제목: 정선의 명소 옥산장 탐방기
01.08.08.
정선 탐석을 마치고 점심 겸 돌과 이야기에 유명한 옥산장에 들렀다. 그곳은 유홍준 교수(영남대)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글을 쓰기 위해 현지 답사차 방문하다 우연히 옥산장의 입담 좋은 아주머니를 알게 되어 소개하면서 전국에 알려지게 된 곳이다.
道 무형 문화재 1호 정선아리랑 길라잡이, 전옥매(주인, 67세)님은 83년부터 모아오신 1천여 점의 수석을 97년 돌과 이야기라는 찻집을 지어 이곳에 박물관처럼 전시하여 옥산장을 찾는 분들에게 수석에 대하여 설명을 하여 주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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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우라지의 애달픈 사연인 뗏목과 행상을 위하여 객지로 떠난 임을 애달프게 기다리는 애절한 남녀의 마음을 적어 읊은 정선아리랑을 직접 손님들에게 불러 주어 더욱 유명하게 되었다.
사실 필자는 전혀 코스를 알지 못하고 들렀다가 카메라를 준비하시라는 강 고문님의 말씀에 따라 얼떨결에 따라 들어가 취재를 하게 되었다.
막상 전옥매님이 수석 설명을 할 때 우리 일행은 일반인들과 달리 수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므로 생소하지는 않았다. |
수석 설명을 하시는 전옥매님 |
다만, 수석을 테마별로 수집 연출하여 입담 좋게 설명을 하시는데 상당히 재미가 있었고 문양석을 어떻게 모으는 것이 좋은지 그 해답을 이곳에서 찾을 수가 있었다. 수석은 아우라지 등 그 지역 문양석 위주로 수집하여 테마별 연출하여 놓았다.
예를 들면 사람의 일생을 테마로 수집 연출하여 음양석에서부터 남녀가 포옹하고 있는 문양석, 아이가 태반에 있는 문양석, 어머니 품에 있는 문양석, 성장하여 결혼하는 문양석, 어른이 되어 늙어 가는 문양석, 죽어서 무덤에 묻힌 형상석 등으로 수집 연출하고 이를 구성지게 설명을 하는데 문양석의 좋고 나쁨을 떠나 생활 속에 흡수된 소장자의 수석취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안타까운 것은 남녀가 포옹하는 문양 등 좋은 수석 몇 점을 손님들이 가져가서 현재에는 비디오에만 찍혀있고 이곳에 없다는 말에 애석하기까지 하였으니 예의를 중시하고 타인의 수석을 귀히 여기는 우리 수석인들이 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 일반인들이 호기심에서 재미로 슬쩍 한 것이 아닌가 생각 든다.
주인은 태어나서 아우라지를 떠난 적이 없는데 나름대로 끼가 있어 마음속으로부터 분출되는 정열을 어쩌지 못하여 이러한 수석취미를 하면서 소화하여 나갈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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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일생 연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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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돌과 이야기' 한편에는 강원도 산간지방 전통 가옥인 '굴피집'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어 정선지역 주민들이 조상 대대로 사용하던 생활 용구들을 모아 놓아 옛 정취를 듬뿍 느끼게 하였으며, 또 지금은 야생화까지 취미를 넓혀 활동하고 계신 것이다.
그렇게 수석 취미생활을 하다 마음이 울적하여 어느 날 강가로 탐석을 나갔는데 돌밭이 "내가 너에게 다 주었는데 무엇이 부족하여 또 왔느냐"고 물어서 부끄러워 망설이다가 "그래 이제부터는 숫자를 모아 보자"고 마음속에 생각하자마자 주변에 "1"자와 "一"가 보여서 바로 탐석을 하여오고 그 숫자 모음을 99년 완료했다고 한다.
숫자 모으기는 많은 수석인들이 시도를 하지만 아직 숫자를 다 모은 사람은 별로 없다고 말씀하신다.
또 이곳에 오신 어떤 분이 십이지간지를 모아보라 하시어 그것을 어떻게 모으나 걱정을 하였었는데 하나하나 모으다 보니 3년 전에 다 모았다고 하시는데 요즈음은 야생화도 하여 바빠서 탐석을 다니지 못하였었는데 오가다 눈에 띄어 이렇게 다 모으게 되었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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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대의 수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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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의 수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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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피집 내부 |
이곳은 유 교수님의 소개로 알려져 그 이후 많은 손님이 다녀가고 전국의 유명한 곳이 되면서 그 고마움에 유 교수님에게 다른 것은 선물할 것이 없고 수석을 선물해야지 하면서 강변에서 탐석을 하는데 그림의 수석이 눈에 띄어 93년 11월 6일 취석을 하였다.
홀로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이지만 약속을 지켜야겠다고 그림의 수석을 유 교수님에게 선물로 드리는데 다른 분이 이것이 선물로 나가게 되면 앞으로 보기 어려우니 이곳의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놓으라 하시며 다른 어떤 손님이 사진을 찍어 액자까지 하여 갖다 주시었는데 본인은 아직 누군지도 모르고 다시 한 번 방문하여 주시면 고맙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여기까지 수석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다른 애석인들처럼 수석을 열심히 사랑하시는데 조금 특이하게 하시는구나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나중에 정선 아리랑을 직접 노래하시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얼마나 구성지게 노래하시는지 그분의 한 서린 삶의 깊이를 깨닫게 되고 그 한을 하나하나 채우기 위하여 돌 하나하나를 수집하여 한의 깊이를 메워나가셨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니 아까의 수석 이야기가 더욱 감동 있게 잔잔한 여운으로 필자의 가슴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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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장의 문양석들 |
정선 아리랑을 열창하는 전옥매님 |
역시 말보다는 예술의 힘이 더 크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으니 수석도 예술로 수석이 보유한 그 아름다움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겠을까 하는 생각을 하여 본다.
수석은 돌과 이야기 찻집 안에 뿐만 아니라 밖에도 일부는 연출, 일부는 화단석으로 꾸며 놓았다. 여기의 옥산장은 홈페이지도 있어서 홈페이지 주소(oksanjang.pe.kr)를 적어 왔다.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 아우라지에 탐석 가실 일이 있으신 애석인들께서는 꼭 옥산장에 들르시어 수석도 감상하시고 수석 이야기도 들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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