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9(토) 흐림
오늘 고등학교 재경동문회 연말 모임을 다녀왔다. 전체가 다 모여서 몇시간 행사하고 밥먹고,
기수들로 찢어져서 2차하는 모임이다. 오늘도 예년처럼 한 200명 참석했나부다. 나도 왠만하면
이 연말모임만큼은 안빠지고 참석한다. 내가 나온 학교는 옛날에 소위 똥통학교였다. 시험세대의
부산출신들은 이름을 들어도 잘 모르는 학교다.
내가 평준화 4회니까 아직 중뿔하게 잘된 사람도 돈을 엄청 번 사람도 없는 그저 고만고만한
월급쟁이들 중심으로 모이는 거다. 그래도 서울까지 와서 직장 생활이든 장사를 하든 어디
기댈 데 없이 사는 사람들이니만큼 일년에 한두번 행사에는 잘 모이는 편이다. 어쩌면
기를 쓰고 나는 외롭지 않아! 하고 외쳐보고 싶은 건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모이는 숫자가 도통 늘지를 않는다. 지금 30대 초반 이하 후배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잘 진학하지 못하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이다. 우리 또래의 동문들과 비교하면 무려 10분의 1
수준으로 격감했다. 원인은 여러가지일 것이나 가장 결정적 이유는 역시 지방의 몰락이 아닐까
싶다. 아! 그래서 우리 부산동고 재경동문회는 한 20년 후이면 노인들만 모여서 동문회를
하는 참상이 벌어질 지도 모르겠다.
첫댓글 ㅎㅎ....제가 나온 부산수대 동창회 가면 초 절정이에요..... 그나마...고등학교는 아직은 괜찬은데...이제는 못올라온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