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향詩嚮》에 매달린 과일 따 먹기 -《시향》 10년을 돌아보며 공 영 해
1. 창간호를 내기까지 오직 창원사랑의 시정신 하나로 뭉친 ‘포에지 창원’이다. 동문이나 성과는 관계없이 오직 시사랑의 정신 하나만으로 10년 동안 결속을 다져온 동인이다. 동인의 모태는 1993년 7월부터 시작한 ‘창원사랑시회’이다. 1999년까지 하연승 고문이 중심이 되어 신도시 창원을 사랑하는 시인들이 모여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공간을 마련하여 문학운동을 펴 온 문학회이다. 이때 뜻을 같이한 시인으로는 하연승, 황선하, 이월수, 이상개, 이처기, 이춘하, 이향안, 신찬식, 민병기, 김민수, 박태남, 조용오, 김명희, 최명학, 김우태, 조영서, 홍진기 등이다. 이 회는 《예원》(A4용지 프린트본 12쪽 분량, 월회 작품집) 22호를 발간하고 네 권의 사화집까지 발간하였으나 회원들의 유고와 경제적 어려움이 겹쳐 한동안 휴면기를 가지던 중, 2003년 공영해, 이부용 두 후발 시인이 나서서 ‘창원사랑시회’의 정신 계승의 필요성을 느껴 뜻을 같이하는 젊은 시인들을 규합하여 새로운 시회를 출발시켜 수맥을 잊기로 한다. 2004년 2월 16일 오후 7시 롯데상가 3층 삼천포횟집(구 학로정)에서 발기 모임을 가지고 회장에 강윤수, 고문에 하연승, 홍진기 시인을 추대하여 창원과 인연을 맺고, 시를 사랑하며 한 편의 절창을 위해 ‘나’를 버릴 수 있는, 그리고 시를 쓰는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사무 책임은 이부용, 편집 책임은 공영해가 맡기로 한다. 회의 명칭은 ‘포에지昌原’, 회지 표제명은 《시향詩嚮》으로 정하고 함게 할 회원과 원고 모집에 임한다. 이때 ‘포에지昌原’ 발기인은 다음과 같다. 하연승, 홍진기, 강윤수, 이처기, 주기문, 이부용, 공영해, 최재섭, 이월춘, 김시탁, 윤재필, 우원곤, 안세아(이화여대 재학중). 6월 28일 19시 대성건설(김시탁 회원 사무실)에서 강윤수, 최재섭, 김시탁, 이부용, 공영해가 모여 1차 편집회의를 열다. 7월 1일 북면 고향집에 모여 만장일치로 회칙을 통과시키다. 이대 참석자는 10명. 하연승, 홍진기, 이처기, 강윤수, 공영해, 이부용, 최재섭, 김시탁, 정보암(김해에서 옴), 우원곤이다. 회원들은 모두 창원에 삶의 터전을 가진 사람이거나 창원 출신인 사람으로서, 70대에서 40대까지의 현격한 나이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그것은 인적자원의 지역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가족적인 친화력을 만들어 준다. 오랜 진통 끝에 창간호가 발간된다. 그로부터 《시향詩嚮》은 9호까지 발간된다. 아홉 그루의 나무를 심은 셈이 된다. 이제 그 아홉 그루 나무의 가지를 엿볼 차례다.
2. 아홉 그루 나무의 가지 엿보기 ◎ 마침내 창간호(2004)가 나온다. 제자는 다천 김종원이 쓰고 표지화는 이화식 화백이 맡았다. 표지 디자인은 한국통신의 김종백 대리 작품이다. 148쪽. 인쇄 2004년 8월 25일, 발행 2004년 8월 30일. 펴낸 곳은 도서출판 경남이다. 내표 뒷면에 ‘詩嚮’의 ‘嚮’자 자의(字意)를 밝힌다. 이 자의에 의하면, “‘시詩의 고향으로 향한다’는 뜻이 담긴 ‘시향詩嚮’을 표제어로 삼아 동음인 ‘시향詩鄕’과 그 의미의 폭을 달리하고자 하는 바”라 하고 있다. 그 맞쪽에 창원시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용지호수의 야경’이다. 창간사에서 회장 강윤수는 <다운 사람으로>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시인답게’ 살아야 하는가를 찾는 데 심혈을 쏟을” 것이며,“‘우공이 산을 옮기’는 미련일지라도 한 걸음씩 부지런히 갈고 닦아서 한때를 보람 있게 살았다는 자부심을 갖도록 노력”하며 “탓하지 않고 때 묻지 않고 앞으로 내다보고 뜻을 찾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이우걸 시인(당시 경남문인협회 회장)은 창간 축시 <샘>>에서 “마르지 않는 샘/ 그늘이 있는 샘/ 언제나 새로운 샘/ 노래가 살아 있는 샘/ 세상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샘// <포에지창원>이여/ 그런 샘이 되”라고 밝히고 있다. 창원시 소답동이 고향인 원로 조영서 시인은 <데럼요> 외 4편의 시를 초대시로 흔쾌히 주시며 고향의 후배들을 격려한다. 소목 형수에 대한 화자의 절절한 그리움은 “꿈에도 흙내음이 물씬”한 ‘데럼요’라는 사투리로 뒤척인다. 창간호 참여 회원은 14명. 시에 하연승, 주기문, 최순용, 이부용, 윤재필, 정보암, 김시탁, 우원곤, 안세아. 시조에 홍진기, 이처기, 공영해, 최재섭. 문학 연령보다 자연 연령을 중시하여 순서를 정하였다. 각자 7편의 시작을 발표하고 있다. 강윤수는 특집 ‘나의문학 나의 삶’에서 자전적 시세계를 <바람은 바람끼리 부딪쳐 몸 바뀌는데>에 진솔하게 담아낸다. 권말에 경남 출신 작고시인의 작품을 ‘작고 시인을 찾아’에 발표함으로 그 분들의 작품 세계를 확인하는 장으로 삼고 있다. 그 첫 시인으로 <남촌>의 제해만 시인을 찾는다. 발기인 모임 후 6개월만에 창간호를 발행한 터이나 그 어떤 동인지보다 질적인 면에서 값진 동인지임을 빼 놓을 수 없다. 편집후기에 “시작이 반이라 하였다. 우리 시향은 오직 앞을 향해 나아갈 다름이다. 그 앞에는 든든한 둥지를 틀 나무가 있으리.”라 한다. 표2에 (주)대성과 표3에 화용당 귀금속(대표 최성경)이 광고로 돕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사족 : 동인은 9월 7일 신월동 김해연(시인) 씨가 운영하는 <골동반>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지다. 회원(12명)들의 부부동반과 지역 문인들이 참석하다. 참석자는 이광석, 이우걸, 오하룡, 유용수(창원문성고 교감), 조영서, 김만수, 서일옥, 강현순, 손영희, 임성구, 옥영숙 등이다. 갚아야 할 빚을 지다.
◎ 2호(2005)의 표지는 채색만 달리할 다름 디자인은 창간호와 같다. 제자, 표지화, 표지 디자인도 같은 사람이다. 152쪽. 인쇄 2005년 6월 5일, 발행 6월 10일. 펴낸 곳은 도서출판 경남이다. 창간호와 마찬가지로 내표 뒷면에 ‘詩嚮’의 ‘嚮’자 자의(字意)를 밝히고 그 맞쪽에 창원의 명소 ‘주남저수지 왕버들 숲’을 싣고 있다. 회장 강윤수는 발간사 <길을 닦으며>에서 “작년 9월 첫선을 보인 『시향』은 정말 뜻밖의 환대와 찬사를 받았습니다. 송구스럽고 흐뭇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한 후, “우리를 항상 지켜보시는 모든 분들께 당당히 손을 흔들며 우리는 걸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당당한 출발에 대한 확신에 찬 어조이다. 동인들은 이에 힘을 얻어 작품 활동이 활발하다. 밀양시 하남 출신 이유경 시인은 <주남지, 봄이 왔어>외 3편의 초대시로 향토적 서정의 세계를 선보인다. 창간호에 초대시인으로 모신 조영서 시인을 이번호부터는 ‘출향원로시인’으로 모시고 시 <골목바람>을 싣는다. 경남 창원군 창원면 소답리 61번지를 잊지 못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깊고도 깊다”. 2호에 참여한 회원은 14명. 최재섭, 안세아는 개인 사정을 받아들여 재명하고, 대신 김순병, 문희숙을 신입 회원으로 영입한다. 회원들의 면면을 본다. 『현대문학』에 일찍이 시로 등단한 강윤수(현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가 회장을 맡고, 1950년대 『신작품』, 『詩硏究』회원으로 활동하다가 70년대부터 『현대시학』·『월간문학 ·『시문학』 등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해 온 하연승(도청 국장 역임), 『현대문학』․『시조문학』을 통해 시와 시조로 등단한 홍진기(경남시조문학회장) 고문. 그리고 『현대시조』․『시조문학』에 시조로 등단한 이처기(중등 교장), 『시세계』신인문학상에 시로 등단한 농부 시인 주기문(동운문학 회장), 『시조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공영해(중등교사, 현 본회 편집간사), 『제3의 문학』에 시로 등단한 최순용(지방 3급공무원), 『문학공간』에 시로 등단한 이부용(중등교사, 문학박사; 영문학),『농민문학』에 시로 등단한 윤재필(‘주’ 신도시개발공사 대표), 『한국문인』신인상에 시로 등단한 김순병 (중등교사, 문학박사;현대문학), 『한국문인』에 시로 등단한 우원곤(현 5급 교육공무원), 96’ 중앙일보지상시조백일장 연말장원으로 등단한 홍일점 문희숙(논술 강사), 『창조문학』시 신인상으로 등단한 정보암(중등교사, 문학박사; 현대문학), 『문학마을』시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시탁(‘주’ 대성 대표)등이다. 회원 각자는 최대 7편의 작품을 발표, 순서는 자연 연령 순이다. 홍진기는 특집 ‘나의문학 나의 삶’에서 자전적 세계를 <새벽닭 울음이 시가 되어>에서 『현대문학』초회 추천 작품인 <닭 울음>을 통해 시세계를 펼치고 있다. “두려운/ 긴/ 목”에 예사롭지 않은 안목을 담고 있다. 특집 2로 새로 기획한 ‘詩嚮 국토순례’는 첫 출발지를 제주도로 한다. 기획의 변을 “제주를 지키는 중견 시인들의 시세계를 대함으로 우리들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정신의 충전을 기하고자” 함이라 밝히고 있다. 제주도에서 찾은 시인은 윤석산, 나기철, 오시열 시인이다. 이 세 분 시인들은 각 3편의 시를 통해 “의식 안 분화구에 우물을” 파 독자들의 갈증을 채워주는 치열한 시정신을 보여 준다. 이를 계기로 <詩嚮>은 앞으로 낯선 지역 시인들과의 만남을 계속하기로 한다. 권말의 작고 시인은 진주 출신 이형기 시인. 그의 시 <폭포>를 만난다. 편집 후기에, “더욱 겸양의 자세로 내실을 기하면서 보답해 나”가기로 한다. 표3에 (주)대성이 광고로 돕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 3호(2006)를 본다. 표지는 디자인은 창간호와 같다. 채색만 다를 뿐. 148쪽. 인쇄 2006년 6월 10일, 발행 2006년 6월 15일. 도서출판 경남에서 펴내다. 2호까지 내표 다음 쪽에 밝히던 ‘詩嚮’의 ‘嚮’자 자의(字意)를 이번호부터는 빠지다. 강윤수 회장은 발간사 <사람과 이야기하는 시>에서 “사람을 바로 찾고 사람의 눈을 뜨고 사람의 창을” 여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시를 써야” 함을 다짐하고 있다. 창원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천주산 진달래’이다. 함안 출신 이수익 시인은 <나의 고향은>외 4편의 초대시를 통해 “아, 어쩌면 지금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듯한……” 고향의 폐가와 구릉을 노래하고 있다. 출향 명예 회원으로 모신 조영서 시인은 <돌팔매> 외 2편의 간결한 시편을 선보이고 있다. “바람이 새삼 눈뜨는 봄날”, “혀끝이 나불거리게 기인/ 봄볕을 핥으며 꾸물꾸물 기어 나오는 봄”을 ‘뱀’이라 노래하며. 3호에 참여한 회원은 15명. 김승강 시인이 뜻을 같이하게 되다. 김 시인은 『문학·판』시인상(시)을 통해 등단한, 영·중·일 번역 대행을 업으로 삼고 있다. 신입회원 특집으로 김승강은 <새와 나무> 외 5편을 선보인다. 이번호는 젊은 회원들의 작품을 앞쪽으로 싣는다. 김시탁, 정보암, 문희숙, 우원곤, 김순병, 윤재필, 이부용, 최순용, 공영해, 주기문, 강윤수, 홍진기, 하연승 순이다. 회원 각 5편씩 발표한다. 이처기는 ‘나의 문학 나의 삶’에서 <설렘, 화엄청산>을 “귀중하고 중요한 추억의 보물창고”에서 찾고자 한다. 잊지 못할 망운산과 남해바다 물결, 그리고 어머니와 외가를 거쳐 분단과 이산의 아픔을 앓으며 유유히 청산을 넘는 뜨거운 작업에의 열망을 펼쳐 보여 준다. ‘詩嚮 국토순례’를 이번 호에는 강원도로 찾아간다. 백두대간의 으뜸 척추인 금강과 설악, 그리고 동해를 노래하는 시인들을 만난다. 최명길, 고경희, 채재순 시인이 그들이다. “설악산 철쭉 필 때 오시라/ 동해가 풀파도로 들떠 있다.” 번역시가 보인다. 고성 김춘랑 시인의 시조 <서시>이다. 이부용 회원의 영문 번역이다. 권말의 작고 시인은 고성군 영현면 출신의 서벌. <全紙로 하늘이 내려>를 싣고 있다. 표2에 시집 《빈 수레를 끌고 간 겨울》(시문학사/ 문고판/ 104면)의 이부용, 시집 《사계》(창조문화사/ 문고판/ 132면)의 정보암, 시집 《흑백다방》(열림원/ 문고판/ 142면)의 김승강이, 표3에 (주)대성이 광고로 돕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 4호(2007)를 본다. 표지 디자인이 바뀐다. 보도블록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디자인, 김시탁 회원의 작품이다. 제자도 한글 서체를 중심으로 다천의 한자 글씨체를 바닥에 깔고 있다. 표지 좌측 하단에 동인들의 성명을 고딕으로 밝힌다. 평범하다. 176쪽. 인쇄 2007년 4월 15일, 발행 2007년 4월 20일. 도서출판 경남에서 펴내다. 창원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창원시청 잔디광장’이다. 강윤수 회장은 발간사 <시는 시인의 얼굴>에서 “‘시’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느낌’을 그대로 노래할 줄 아는 사람이 시인입니다. 이런 시인이 쓴 시가 아름답고 ‘좋은 시’” 라면서 “초심의 열정을 잃지 않고 마음을 뭉”쳐 “지켜보는 모든 분들께 ‘좋은 시’로 보답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하동 출신 정공채 시인은 <사람 소리·2> 외 3편을 초대시로 소개한다. “키가 작아도 아름다운 평등의 초록빛 그리움을 품고” 사는 삶을 갈망하갈망하는 인간의 간이역을 노래하고 있다. 특집 ‘시향국토순례’를 ‘지역문인초대’로 바꾸고 대전·충청 권역의 시인을 찾았다. 임강빈, 김정수, 주용일, 황희순 네 분이다. “눈물은 뜨겁고/ 오십이 훨씬 지나서야/ 철이 든”, “혼자 있고 싶어하고/ 안으로 세상일 삭이는”, “맑은 물소리에 귀 세우는” <서정시인>을 만난다. 출향 명예 회원 조영서 시인은 <소년행>에서 12편의 단시로 소년 시절을 ‘소풍’ 간다. “도망치다 벗겨진 고무신 한 짝”에서 까맣게 고인 햇빛을, “모깃불 매캐한” 여름 평상을 만나기도 하고 “하늘이 배고프게 어질어질한” 봄날 보릿고개를, “달빛이 시소를 타”는 운동장을, “천주산 물소리”와 지우개, 피라미, 들길, 짐차가 싣고 온 길과 외할머니의 주름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산문 <향수는 시인을 놓아주지 않는다>에서 청마 유치환과 대여 김춘수 선생의 시에 나타난 통영을 다루고 있다. 4호에 참여한 회원은 17명이다. 특집으로 신입 회원 오삼록과 정선호 시인의 작품을 싣고 있다. 오삼록 시인의 시를 통해 간결하고 단정한 극복의 미학을, 정선호 시인의 시를 통해서는 역주행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기호화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회원들의 시는 다시 자연 연령 순으로 발표된다. 하연승, 홍진기, 이처기, 강윤수, 공영해, 이부용, 최순용, 윤재필, 김순병, 우원곤, 문희숙, 김승강, 정보암, 김시탁 순이다. 3편에서 7편을 발표하고 있다. 주기문은 ‘나의 문학 나의 삶’에서 <내가 진 빚을 어찌 다 갚을꼬>를 통해, “시리고 아픈 당대 농부의 기록”을 대신한다. 주남저수지를 바라보는 마룡리에서 빈 리어카를 끌며 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주기문, 빚진 삶에 대한 회한을 여과없이 풀어 놓고 있다. 권말의 작고 시인은 밀양 출신의 오규원. <비가 와도 젖는 자는>과 <강변>을 싣고 있다. 표2에 시집 《봄의 혈액형은 B형이다》(현대시/ 신문고판/ 120면)의 김시탁, 시집 《빌레에 앉아 부르고 싶은 노래》(고요아침/ 문고판/ 120면)의 김순병과 표3에 신월주유소(대표 최두철)가 광고로 도움 주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 5호(2008)를 본다. 표지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바뀐다. 표지화는 박병용 화백의 그림이다. 제자는 4호와 같은 디자인 - 한글 서체를 중심으로 다천의 한자 글씨체를 바닥에 깔고 있다. 184쪽. 인쇄 2008년 5월 20일, 발행 2008년 5월 24일. 도서출판 경남에서 펴내다. 창원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주남저수지의 봄’이다. 이처기 회원이 2대 회장의 중임을 맡게 된다. 이처기 회장은 머리말 <울림을 주는 북채를 놓지 않을 것>에서 “한 줌의 빛을 사냥하기 위하여 긴장한 눈을 하고 여울에 스미는 작은 소리에도 귀를 모으나 아름다운 시를 낚”아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하여 항상 깨어” 좋은 시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북채를 놓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대구에서 출생하여 오래 동안 부산에서 의사 시인으로 활동하시는 허만하 신인을 초대 시인으로 모셨다. <태초의 바다> 외 3편을 통해 그는 “그늘진 역사의 기억들이 흩어져 있는 모래사장/ 물결이 지운 지난여름 발자국들”에서 “창조적으로 푸”른 “겨울 바다 물빛”을 발견하는 것이다. 어머니와 주남저수지의 “기러기 울음소리”, <대비사>에서 만난 “은백색 구름처럼 지난 자리에 자국을 남기지 않는” ‘더 큰 슬픔’의 무게를 던져 준다. 특집 ‘지역문인순례’는 순천을 찾는다. 서정춘, 양동석, 김영숙, 양해열 시인이 기꺼이 맞아 준다. “간이역만 흘러다닌/ 푸른 시그널”을 통해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이 걸”리는 시업의 거룩한 현장을 만난다. 조영서 시인을 출향 명예 회원으로 모신다. <잠자리와 황소>외 4편을 통해 자의식의 세계를 펼친다. 시 <꿈 속의 꿈>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5호에 참여한 회원은 19명이다. 신입 회원으로 이월춘, 장예은 시인이 뜻을 같이하게 되다. 창립 멤버로 함께 황무지를 일구다가 막상 회가 출범하자 개인 사정으로 활동을 중단한 이월춘 시인이 마침내 함께 하게 되었고, 경남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만학의 장예은 시인 또한 기쁜 마음으로 입회하게 되었다. 이월춘은, 경남문단의 중견 시인으로, 시향 출발의 주춧돌 역할을 해 온 바, 신입 회원의 대우를 벗기기로 한다. 이제 회는 본 궤에 오르게 된다. 신입 회원 특집으로는 장예은 시인의 <물총새 한 마리> 외 4편을 선보인다. 모성 본능에의 사랑- “두 눈 시퍼”런, “장미처럼 피고 싶”은 마흔여섯의, ‘무꽃’처럼 안달하는 자아의 깊은 뿌리를 찾아 사무치게 부치고 싶은 편지를 시로 쓰고 있다. 대상은 당신, 또는 어머니이다. 회원 작품 수록 순서는 홍진기, 이처기, 강윤수, 주기문, 공영해, 최순용, 이부용, 윤재필, 오삼록, 김순병, 이월춘, 우원곤, 문희숙, 김승강, 정선호, 정보암, 김시탁이다. 이번호의 특집 ‘나의 문학 나의 삶’은, 본회의 정신적 중추 역을 맡고 있는 하연승 고문이 맡아 쓴다. <나의 시, 그 자전적 편력·1>을 ‘젊은 날의 시편들을 되새기며’ 담담하게 ‘유년의 그 파랑새’를 찾고 있다. 가봉리 큰집 뒷산 산등성이에서 본 풍광, 애기똥풀, 물무당, 타작마당에 내리는 소나기와 어머니의 분신과도 같은 싱거 미싱에 대한 기억, 남강과 토종물고기와 동무들, 얼굴무늬 수막새와 사진 속에서 만난 소녀에 대한 수줍은 눈빛들……. 그렇게 성장통을 앓던 소년이 글 속에서 걸어 나온다. 권말의 작고 시인은, 마산 출신의 김용호와 통영 출신의 김상옥이다. 김용호의 <눈 오는 밤에>와 김상옥의 <수해(水害)>를 감상한다. 표2에 시집 《낮은 기침》(동학사/ 신문고판/ 124면)의 공영해, 시집 《내 몸속의 지구》(시와에세이/ 국판변형/ 136면)의 정선호와 표3에 시집 《나비의 생태학》(동학사/ 양장본/ 132면)의 하연승이 광고로 도움 주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 6호(2009)를 본다. 표지화는 최동수 화백의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택한다. 표2에 표지화를 그린 고 최동수 화백의 그림을 보며 쓴 하연승의 시 <카리브의 먼 물빛>를 싣는다. “동해 감포 해변 마을 어디 같기도 한/ 바다 쪽으로 길이 휘어진 골목 어귀/ 갈 길을 잃은 듯한 검은 개 한 마리/ 어디로 가”는 노을빛 저녁 땅거미 깔리는 풍경이다. 184쪽. 2009년 5월 18일 인쇄, 2009년 5월 25일 발행. 도서출판 경남에서 펴내다. 창원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창원의 집 연못’(창원시 공보감사과 제공)이다. 머리말 <지역을 넘어서는 동인지로>에서 회장 이처기는, “한 편이라도 더 좋은 시를 써야 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좋은 시, 아름다운 시세계를 개척하기 위하여 회원들은 각자 자기 향기가 밴 시 창작에 열중”하며 “동인들 간의 독자성을 존중하며 정으로써 결속을 다”져 가겠다고 밝힌다. 초대 시인은 함안 출신의, 한국시문학사에 크게 이바지하신 문덕수 시인의 시 <문제> 외 4편을 싣는다. 불가해한 대상에 대한 상상력은 돌이 된 정지용과 이상을, 알렉산더 대왕의 옹알이를, 불안한 전투모, 잊을 수 없는 군번의 유정물화를, 새로나 벌레로나 슬픔으로 살아날 손수건을 보여 준다. 특집 ‘시향국토순례’에서 우리는 울산광역시를 찾는다. 정일근, 이궁로, 도미솔 시인이 각각 3편의 시로 참여해 준다. 긴 호흡의 내면을 분방한 상상력으로 종횡무진 펼치고 있다. 숨비소리 같은 ‘어멍’과 겨울 감귤 밭과 흑백의 연애 사진 한 장이 있는가 하면 기차역에서, 황룡사 옛터에서 서성이는 자아와 꽃에서 만나는 아버지가 있고 난쟁이 행성과 헐렁헐렁한 세계와 청적백흑황의 꽃이 바라밀로 피어나는 길을 만난다. 출향 명예 회원 조영서 시인은 <Cobait blue>외 4편을 발표한다. 통영의 쪽빛 바다와 “빛을 입덫하고 있”는 에로스와 김종삼을 펼쳐 놓다가 잊을 수 없는 <창원군 소답면 소답리 61번지>를 불빛 가물거리는 모롱이에서 만난다. 6호에 참여한 회원은 19명. 수록 시 순서는 홍진기, 이처기, 강윤수, 주기문, 공영해, 최순용, 이부용, 윤재필, 김순병, 오삼록, 이월춘, 우원곤, 문희숙, 김승강, 정선호, 정보암, 장예은, 김시탁이다. 이번 호의 특집 ‘나의 문학 나의 삶’은, 지난 호에 이어 하연승 고문이 계속 맡아 <나의 시, 그 자전적 편력·Ⅱ>를 쓴다. ‘동인지 『麥鄕』에서 회원지 『詩硏究』를 거쳐’ 1993년까지의 시의 역정(歷程)을 세세히 밝힌다. 해방 후 지역 문단의 이면을 이 글을 통해 밝히고 있어 학술적 연구의 사료로 길이 남을 만하다. 공무원 생활로 시작을 멀리해 오다가 15년이 지난 70년대에 와서 긴 휴면기에서 한 때(1974년 엔솔로지 『南部의 詩』나마 시작 활동을 하다가 공직에서 물러나던 1993년까지 20년여 동안 다시 휴면기에 들어가게 내력이 소상하다. 그 이후 ‘창원사랑시회’와 2000년대의 시적 편력을 기대한다. 권말의 작고 시인은, 창원시 웅촌 출신의 홍원과 통영 사량면 출신의 시조시인 박재두이다. 홍원의 <연(鳶)>과 박재두의 <쑥물 드는 신록>을 음미한다. 표3에 ‘창원시의 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광고로 싣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 7호(2010)를 펼친다. 표지화는 백영수 화백의 <새와 아이>를 택한다. 하연승 고문과 각별한 사이로, 하 고문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후에 무단 사용으로 곤욕을 치른다. 표2에 조영서 시인은 그림에 부치는 시 <새와 아이>를 쓰고 있다. “한낮에도 (아이의) 속눈에는 별이 하나 둘 돋아납니다 그리곤 눈짓을 보냅니다 눙이 말을 합니다 말갛게, 새 한 마리가 날아갑니다 날개가 길입니다 남을 새들은 쪼아 먹다 아껴 둔 빛가루를 물고 재잘댑니다 속삭임 하나하나가 푸르디푸릅니다”라고. 200쪽. 2010년 5월 19일 인쇄, 2010년 5월 25일 발행. 도서출판 경남에서 펴내다. 창원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비음산 진달래’(창원시 공보감사과 제공)이다. 머리말 <매너리즘을 경계하며>에서 회장 이처기는, “여러 세대를 아우른 동인들의 사업과 직업은 시 속에서 독자적인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향기도 색깔도 다 다릅니다. 각양의 꽃은 그러나 새로운 힘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삶의 정답 찾기는 언제나 계속 중”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을 꿋꿋이 지켜나가는 시동인지의 소임을 다할 것과 영역 확대에도 힘쓸 것을 약속”하고 있다. 초대 시인은 창원 사파정 출신 정희성 시인이다. 그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시인으로, 본지의 청탁에 흔쾌히 응한다. <숲속에 서서> 외 4편이다.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숲 속에 서서’‘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보내는 그의 시 <내 시는 나와 함께>에서 “나 죽고 나면 내 시 읽을 사람 없고/ 평생 두고 지은 언어 구조믈은 무너져/ 아무도 들어가 사는 이 없고/ 기쁨이나 슬픔도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남았다가/ 모래처럼 흩어지고 혹은 허공 속에 증발되어/ 자연으로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 노래하고 있다. 특집 ‘시향국토순례’에서 우리는 경주의 시인을 찾기로 한다. 김성춘, 서영수, 황명강 시인이 가 5편의 시로 참여해 준다. ‘고선사 탑’, 경주박물관, 불국사, ‘웃기 돌’, ‘에밀레 종소리’, ‘분황사 석탑’, ‘경주의 바위’, ‘동리·목월 문학관’, ‘경주의 바람’, ‘남천’ 등에서 경주의 이미지는 시퍼런 물이랑을 헤치는 고래처럼 다가온다. “물소리와 물소리 사이 내달리는 단풍일 때,/ 천년을 매달리고도 쓰러지지 않는/ 저 문장들!”이 ‘싱그러운 가시밭길’을 헤치고 있다. 출향 명예 회원 조영서 시인은 <地球儀> 외 5편을 선보인다. “태평양을 헛디딘/ 발이/ 지중해를 담그고 있”는 ‘지구의’와 “아르카디아의 어린양들이 풀을 뜯고 있다 꿈속처럼, 태양을 냠냠 하나씩 물고, 꼬리는 가마득한 바람을 가마득하게 꼬리치고 있”는 <타임머신>처럼 시공간을 넘나들고 있다. “햇빛을 핑 돌”리며. 7호에 참여한 회원은 19명. 수록 시 순서는 하연승, 홍진기, 이처기, 강윤수, 주기문, 공영해, 최순용, 이부용, 윤재필, 오삼록, 김순병, 이월춘, 우원곤, 문희숙, 김승강, 정선호, 정보암, 장예은, 김시탁이다. 이번 호의 특집 ‘나의 문학 나의 삶’은, 조영서 명예 회원의 <빛과 어둠 사이>를 싣는다. 1957년 『문학예술』을 통해 등단한, 문단 경력 53년이 된 원로이면서도 “나는 오늘도 시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다시 띄운다. 그러나 답은 기다리지 않는다. 정답이 어디 있는가. 시는 물음이지 답이 아니지 않은가.”라 한다. 말미에 그는 “시가 반짝임을 잃어버리지 않으면 영원히 젊다고 나는 생각한다. 눈이 흐린 게 좀은 슬프다.”고 한다. 반짝이는 젊은 시를 써야 하리. 권말의 작고 시인은, 삼천포 출신의 박재삼과 진양 출신의 이경순이다. 박재삼의 <밤바다에서>와 이경순의 <유배지의 섬>, “가늘고 먼 울음을 울음” 우는 시편에 젖는다. 200쪽 전면에 《장엄한 절정》(도서출판 경남/ 신문고판/ 104면)의 이처기, 표3에 《산과 물의 발자국》(문학의전당/ 신문고판/ 128면)의 이월춘, 《천주산, 내 사랑》(시선사/ 신문고판/ 124면)의 공영해가 광고로 도움 주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 8호(2011)를 펼친다. 표지화는 마산 출신의 이림 화백의 비구상화를 만난다. 표2에 하연승 고문은 ‘이림 화백의 그림을 보며’ 시 <嚮>을 남긴다. “향(嚮)은 서로 가가이 나가는 것, 함께 누리는 것, 마음의 텃밭 그 그 본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래서 여기 변방의 한 모서리, 해맑게 피어오른 연꽃 몇 송이가 아침 햇살같이 환하게 제 우주를 떠밀어 올리고 있다.”는. 192쪽. 2011년 5월 2일 인쇄, 2011년 5월 7일 도서출판 경남에서 펴내다. 창원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마창대고의 여름’(시향 편집부 제공)이다. 통합 창원시로 승격되어 명소가 마산, 진해로 확장된다. 머리말 <시향 8집을 내며>에서 이처기 회장은, “밀레니엄의 새 시대를 맞이한 지 벌써 10년이 지나고, 많은 시인들이 새로운 다짐으로 시대의 담론을 풀어가면서 감성이나 비주류, 또는 지역 등의 가치에 주목해 온 것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탈각의 미학이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미학은 감각의 자유화에 있습니다. 감각의 자유화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줄 때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 한다. 초대시는 1957년 『사상계』로 등단한 김규태 시인을 모셨다. <잃어버린 붕어> 외 4편을 우리들에게 선보인다. 부산 사람이 된 그는 “끝없이 출항의 닻은 올려지고/ 빛살무늬 토기를 굽던/ 아득한 날의 새벽에/ 잃었던 역사의 원혼처럼/ 뜨거운 바람이 부딪치”는,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도시, 부산을 노래하고 있다. 특집 ‘시향국토순례’에서 우리는 가까운 도시 부산의 시인들을 만난다. 손경하, 유병근, 박태일, 최영철 시인이 각 5편씩을 보여준다. ‘반딧불이’, ‘까치똥’, ‘보수동 일기’, ‘구덕포’, ‘대목장’, ‘노을’, ‘다대포 갯벌’ 등을 통해 우리는 넘쳐나는 서정의 세계를 만난다. ‘저녁 해의 당부를 받아 적’은 “나 가고 없더라도/ 춥고 어두운 밤/ 서로 데우고 밝히며 살아가라고/ 구시렁구시렁 써 놓은” 모래펄 한 페이지를 다 채운 글씨와 “삐걱삐걱 바둑판을 저어 가고 있”는 ‘젊은 아버지들버지들’을 <벤치>에서 만난다. 명예회원 조영서 시인은 <뷔조트 城> 외 5편을 밮표한다. 노익장의 빛나는 젊은 시를 만남은 즐거운 일이다. 금이 간 ‘거미줄에 걸린 달빛’을 보며 “나이 든 그리움이 하나씩 하나씩 더 반짝”임을 만나지 않을 수 없다. “아날로그 바늘에 녹슨 수갑을 채워” 시간을 멍들게 한 ‘손목시계’를 끝내 우리는 버릴 수 없다. 8호에 참여한 회원은 18명. 『시안』으로 등단한 신예 황시은 시인이 신입회원으로 활동을 함께 한다. 수록 시 순서는 하연승, 홍진기, 이처기, 주기문, 최순용, 이부용, 윤재필, 오삼록, 김순병, 이월춘, 우원곤, 김승강, 정선호, 정보암, 장예은, 김시탁, 황시은이다. 강윤수, 문희숙은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강윤수는 일신상, 문희숙은 중국서 시작한 사업의 정착 문제 때문이다. ‘나의 문학 나의 삶’은 공영해가 맡는다. <영원한 습작, 나의 고향 찾기>를 통해 그는 유·소년기에서부터 1999년까지의 문학적 편력을 진술한다. “출발이 늦어 정상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기슭에서 에돌지만 행복”한, ‘대표작이라 내세울 만한 시 한 편을 남기기’ 위한 삶을 보여 준다. 권말의 작고 시인은, 창원, 마산, 진해의 문단에 크게 기여한, ‘이슬처럼’ 살다 간 황선하 시인과 진주 출생의 방인영이다. 황선하의 <용지못에서>와 방인영의 <겨울 大山里>를 만난다. 키츠의 시처럼 영혼이 맑은 시를 본다. 표3에 《기타 치는 늙은이》(중앙북스/ 국판 변형/ 144면)의 김승강이 전면 광고로 도움을 주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받다.
◎ 9호(2012)를 펼친다. 표지화는 지난 8호에서 만난 이림 화백의 <망향>을 만난다. 표2에 이처기 회장은 ‘잠자리’를 부제로 한 <기억을 날리다>를 남긴다. 이 시는 2011년도 한국시조문학상 수상작품이다. “쌓여 있는 얼룩을 찾아 균형 잡은 은빛 날개/ 잠자리 날개 망網 사이로 우주가 잠겨 간다// 덧없이 이어져 가는/ 무상한 생애를 업고” ‘기우뚱 기우뚱' 잠자리가 날고 있다. 176쪽. 펴낸 날은 2012년 6월 8일, 도서출판 경남에서 내다. 창원의 명소로 소개되는 사진은 ‘진해구 내수면생태황경연구소의 봄’(시향 편집부 제공)이다. 머리말 <더욱 깊은 잠망경으로 내면 바라보기>에서 이처기 회장은, “현실적으로 서정의 영역이나 숙성되어야 할 공감대의 영역도 급격히 파편화되어 가고 있는 마당에 이를 익혀 낸다는 것은 시가 아름다운 노래가 아니라 뼈저린 고뇌일 수밖에 없는 일”이므로 “나 보기에는 사치스럽게 보이는 멍에를 스스로 벗지 못하고 끌고 가고 있는 것”인 바, “내면을 함께 바라보기를 보람으로 여기” 싶다고 말한다. 초대시는 부산 출신의 김종해 시인을 모신다. <새는 자기 길을 안다> 외 4편으로 우리들 앞에 선다. 시가 간결하고 깊다. “하늘로 들어가는 길을 몰라/ 새는 언제나 나뭇가지에 내려와 앉는다/ 하늘로 들어가는 길을 몰라/ 하늘 바깥에서 노숙하는 텃새/ 저물녘 별들은 등불을 내 거는데/ 세상을 등짐 지고 앉아 깃털을 터는/ 텃새 한 마리”(시 <텃새> 중에서)가 ‘눈 날리는 꿈길 위로’ ‘기우뚱 날아’가는 모습을 지울 수 없다. 특집 ‘시향국토순례’에서 우리는 대구의 중견 시인들을 만나 보기로 한다. 이태수, 박해수, 서정윤, 문인수 시인이 각 5편씩의 시로 안내한다. 마음의 적멸궁을 달빛으로 풀어 놓은 이태수, 생의 간이역에서 만나는 삶의 부화(孵化) 시인 박해수, ‘홀로서기’를 거쳐 사이의 미학을 발견한 서정윤, 정감 넘치는 달관의 우주관을 풀어 놓은 문인수의 절창을 만나게 된다. 명예회원 조영서 시인은 <지평에서> 외 4편을 발표한다. 그는 고향의 산 ‘천주산’을 잊지 못한다. “사람들이 햇살처럼 모여” 들었다가 “바람처럼 흩어지는” 천주산 진달래 축제를 잊지 못한다. 반짝임을 잃어버리지 않는 젊은 시를 그는 계속 추구하고 있다. 9호에 참여한 회원은 19명. 수록 시 순서는 하연승, 홍진기, 이처기, 주기문, 공영해, 최순용, 이부용, 윤재필, 오삼록, 이월춘, 문희숙, 우원곤, 김승강, 정선호, 장예은, 정보암, 김시탁, 황시은이다. 강윤수는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고 김순병은 개인 사정으로 탈퇴한다. ‘나의 문학 나의 삶’은 홍진기 고문이 두 번째로 맡는다. <막차를 탄 여유로>를 통해 그는 미당 서정주 선생의 제자로서 문학인의 태도와 기작 태도를 소상히 흥미진진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는 “결정적인 시기에 결정적인 스승을 만나” “인생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 왔는데, 뒤늦게 『현대문학』에 자유시로, 『시조문학』에 시조로 당선하여 문단 활동을 하게 된다. 그는 “사는 날까지 사람 생각하며 시나 쓰면서” 살겠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함께하는 시작 태도는 후학들이 깊이 본받아야 할 일이다. 작고 시인은, 하동 출신의 정규화, 고성 출신의 이문형 시인으로, 작품 <영산홍>과 <돌멩이>를 찾아 감상한다. 표3에 (주)엠에스환경디자인(대표이사 강미선)이 광고로 도움을 주다. 창원시로부터 제작비의 일부를 9년째 지원받다. 창원시의 꾸준한 지원이 고맙다. 계속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3. 글을 맺으며 이상으로 《시향》의 10년을 돌아보았다. 앞으로 《시향》은 창원이라는 이 지역의 토양에 깊이 뿌리내리고 무성한 나무로 자랄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의 삶과 시인다운 시인의 길”을 우리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액자나 종이를 끊을 때 가장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황금비라고 한다. “끝없이 펼쳐나가는 시인의 상상력도 민족의 정서가 담긴 아름답고 참신한 모국어와 다양한 비유의 옷을 입을 때 황금비가 되듯” 우리 동인 모두는 오로지 좋은 시로써 이 지역의 문학 풍토를 일구어 나가야 한다. 세속을 초월한 서정의 꽃을 ‘포에지창원’은 피워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