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들레의 꿈
지산 손희란
새 아침 밝은 한 주 하늘은 희뿌옇다
바람에 휩쓸리고 설움에 비 맞은 영토
뜨거운
열정을 다해
사랑하며 살고파
뿌리 채 드러나는 본성의 파헤치기
밟히고 문드러져 야윈 솜털이 되어
모양은
흐트러져도
목발 짚고 피었다
2. 마스크1
손희란
그대로 동그랗게 맨발로 멈춘 시간
느리게 얼어붙어 침 튀김 멀리하고
넋 놓고
면벽을 하며
말 안하니 평온해
보고픈 친구 만나 목쉬도록 할 말 못해
이해와 오해사이 돈 닮아 애 달구나
이 땅의
가운데서서
나를 돌아보고파
2. 마스크 2
사회적 거리 두고 희망의 땅을 디뎌
허기진 입을 가리고 맨살의 몸 하나로
드디어
쏘아 올린 공
바이러스 사랑 탑
사랑도 마스크도 빨아 쓰기 어렵구나
오롯이 곰삭아서 고개 숙인 벼 이삭들
따가운
땡볕아래서
잠잠 하라 이기라
3. 마스크 3
목쉬게 내 말 하다 왠지 모른 부끄러움
코로나 손 뻗으니 침묵의 마음 백신
힘든 일
어려운 맘도
들어주는 마스크
공감이 필요한 건 듣는 귀 많아진 것
너의 뺨 눈물 닦아 사라진 가슴앓이
말 못해
멍든 이 가슴
침묵으로 위로해
4. 씨앗 1
보이지 않는 나날 차가운 바이러스
빈 깡통 사실들을 쏟아 내는 뉴스 속보
애달다
할 말 못하니
가짜 뉴스 판친다.
코로나 전염병에 차갑게 멍든 입술
별빛에 담긴 사연 마스크에 눈빛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더 마르는 인정들
5. 씨앗 2
신종이 나타났다 대 유행 바이러스
샴페인 터뜨리며 떠들썩한 잔치판에
거품에
찬물 끼얹어
충격 맞은 신작로
엄마 젖 따신 가슴 행복으로 그리던 손
도시의 네온사인 광란 파티 요란하다
1초에
박수 두 번 치는
신종종교 판친다
폐렴의 전조 증상 구급차 실려 간 날
대형마트 전통시장 대문을 닫아건다
내 안의
바이러스 공
씨앗부터 살피라
7. 샛길,
골짜기 흐르다가 떨어져 누운 꽃잎
두 마음 맞닿아서 껴안는 시린 기억
솔직함
목이 쉬도록
말로 풀어 가는 길
마음속 맺힌 것을 훌훌 터니 열려진 길
길속에 길을 찾아 뻗친 손 맞잡는다
내 보람
날아오르며
두 손으로 찾은 자유
8. 자스민 향의 그리움
자스민 아침 향기 가득한 휴일 아침
비온 뒤 창문 틈에 고운 꽃을 드리운다
양 볼에
가득한 눈물
씨앗 맺힌 그리움
집으로 들어가는 너에게 달려가다
널따란 어깨 뒤로 와락 안고 싶은 날엔
가벼운
티셔츠 차림
두 손 잡고 걷고파
하늘이 가까운 곳 창문으로 달려 나가
고개 든 풀 냄새에 씽긋이 미소 짓고
좋은 일
궂은일이든
오늘 되어 살고파
9. 시작
밤 세워 한 땀 한 땀 그리움도 시가 된다
글짓기 두려워서 시도가 막막할 때
새것과
물 타기 하며
묵은 꿈도 빌린다
외롭게 그늘지는 공간에 기대서서
내 삶의 한 가운데 주인이 되고 싶다
발아된
메마른 영혼
눈물 깊은 단비다
새까만 터널 속에 갇혀진 깊은 고뇌
정직한 새 힘 돋아 담담하게 시작한 힘
순결한
비둘기처럼
보람 있게 살 거다.
10. 잔디
세월을 견딘 몸짓
파랗게 풀어내다
그 숱한 역경에도
즐기며 키워낸 힘
강직한
아버지 닮아
한결같은 안정감
손희란 약력
한국문인협회/경북문인협회/영주문인협회정회원
현, 공군 병영생활전문상담관/ 해밀원격평생교육원 교수
카페 게시글
손희란 시인방
수고많습니다
작은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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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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