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코스 영도대교∼감천사거리
이원근
● 일시: 2025.3.16. (일), 흐림 후 비
● 경로: 영도대교∼용두산공원∼깡통시장∼국제시장∼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감천사거리
※ 시점: 영도대교 입구(중구 태종로 8), 교통편- 지하철 남포역 6번 출구 도보 이동
종점: 감천사거리(사하구 감천동 447-6), 교통편- 부산역 17번 버스, 감천우체국 하차
● 거리: 16.7km, ● 시간: 4시간 42분
● 참고로 영도대교 도개 행사 시간은 오후 2시부터 2시 15분까지다.
남파랑길 3코스는 영도대교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용두산공원, 부산근현대역사관, 부평 깡통시장,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송도해수욕장을 지나 암남공원을 한 바퀴 돌아 사하구 감천 나누리파크까지 시끌벅적한 시장 골목과 한적한 산길을 걸을 수 있는 멋진 코스였다.
남파랑길 3코스
볼거리도 많고 정취도 깊은 길이다.
3월 중순, 바람이 아직은 쌀쌀하지만, 봄기운이 스며든다.
옛시청교차로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 시작점에서
서울, 파리, 뉴욕, 모스크바까지의 이정표를 확인하니
여행의 설렘이 더해진다.
용두산 엘레지 노래 흥얼거리며 용두산공원에 이르니
벚꽃망울이 피어날 준비를 하고 주변에는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이 산책을 즐긴다.
우남공원이 되었다가 다시 찾은 그 이름 용두산공원
부산타워가 위용을 뽐내고.
부평 깡통시장에 이르니
밝은 조명 아래 시장 골목은 활기로 가득하고
시장 상인들의 구수한 억양과 활기찬 분위기가 정겹다.
시레이션 냄새는 사라진 지 오래다.
송도구름산책로를 따라 거북섬으로 들어가니
잠시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봄 햇살을 받은 바닷물이 반짝인다.
어부와 인용의 사랑 조형물이 이쁘다.
이 거북섬이 바로 송도다.
자신의 이름 송도를 해수욕장에 넘겨주고 자신은 거북섬으로 남았다.
이름 속에 담긴 세월이 새삼스럽다.
굳세어라 금순아, 현인 광장에 이르러
송도 100주년기념공원 타임캡슐을 놓친 것을 알고
어찌할까? 고민하다 부질없다고 여겨
그냥
암남공원 산길로 들어선다.
숲길에 들어서자마자 봄 내음이 묻어난다.
아직 앙상한 가지들이 많지만,
여기저기 노란 생강나무가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린다.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 기념석, 이 돌은 뉴질랜드 오클랜드산이다.
물개를 닮은 그 돌을 쓰다듬으며
이국의 자유를 지키려다 산화한 뉴질랜드 전몰장병들의 혼령을 위로하고
동섬에 이르니
이전에 이 친구들과 한 바퀴 돈 곳이다.
윗부분이 아래로 떨어진 정단층이 신기했다는
얘기를 하다가 지질의 시간 앞에서 짧은 우리의 하루를
한탄하면서 그냥 지나친다.
분홍빛 출렁다리 건너 동백나무길 전망대
붉은 동백꽃 대신 보라색 현호색이 우리를 반긴다.
포구나무쉼터에 이르니, 길은 아직도 창창한 데
참았던 하늘이 더 참지 못하고 차가운 비를 흩뿌리기 시작한다.
두도전망대를 포기하고 일정을 서두른다.
흔치 않은 느릅나무 노거수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세월을 머금은 나무의 자태를 폰에 담으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감천사거리에 다다라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시장 골목의 활기와 고즈넉한 산길,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와 유구한 역사가 함께하는 남파랑길 3코스.
3월의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스며든 봄기운이 걸음을 가볍게 했다.
부산이 가진 다채로운 매력을 한 발 한 발 걸으며 느낄 수 있었던 길이었다.
▲ 아시안하이웨이 6호선과 7번 국도의 시발점인 옛시청사거리, 세계 각처의 이정표
▲ 남파랑길 4코스 시작점에서
첫댓글 ㅡ 권수문
형님의 남파랑길을 읽으니 당장 따라붙고 싶은데 현실이 그러하지를 못하니 마음만 따라갑니다. 부산에는 소인의 지인들이 많아 과거에는 자주 들락거렸는데 이제는 다들 전과 같지 않아 ...항상 좋은 산행기를 올려주시는 성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우야든지 끝까지 무사고로 완주하시길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