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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골프.산보,바이크,낚시,당구,바둑 스크랩 “양평 청계산 遠足記 및 강북파 모임 參席記”
안당 추천 0 조회 103 10.08.23 22:0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양평 청계산 遠足記 및 강북파 모임 參席記”


“이제 썰의 시대는 去하고 사진의 시대가 到來하였도다”는 구실을 대고 자유사진첩에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려 하였으나 산악대장 신동일과 강북모임을 주선한 안우길 총무의 압력을 뿌리칠 수 없어 이 글을 남기니 후인들은 사관의 고초를 짐작해주기 바란다.


지난달에 처음으로 한번 백운산 산행에 나가고 안 나타나면, “최기덕이 그럴 줄 알았다”고 할까봐 홈피에 댓글로 참석의사를 올려 자신을 속박한 후 미리 원족기는 씨나리오 스타일로 대충 써 놓았으나 사진을 올리는 것이 잘 안되어 모두 지우고 결국 썰로 대치한다.


4월의 마지막 토요일이 원래의 산행 날이었으나 날씨가 불순하여 하루를 순연하여 일요일에 경기도 양평의 국수역에 모이려니 하나님 나라에 가려는 친구들은 빠지게 되어 10명의 동창들과 4인의 어부인 들만이 조촐하게 산행을 하게 되었다. 마침 옆 동네에 사는 김명수가 부인과 함께 승용차로 이동한다며 동행을 요청하니 기꺼운 마음으로 편히 국수역까지 가게 되었다. 명수와는 해병대에서 함께 있던 전우지만 그동안 별로 만날 기회가 없었으나 이참에 부인에게 잘 보여 가끔 저녁밥도 얻어먹고 잘 하면 주위에 이혼녀나 과부라도 소개받을 심산으로 젊잔케 썰을 풀며 양평 가도를 지나갔다. 미사리의 까페 촌과 양수리 모텔들을 지나가다 보니 강남 아줌씨들과 놀던 추억이 새롭다. 이제는 한물간 몸이니 산이라도 다니며 체력을 길러 후일을 도모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잔비가 내리는 청계산을 올랐다.


산은 흙산으로 걷기에는 편하였으나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중간쯤에서 쉬다가 내려오는 친구들과 만날 요량을 세웠으나 마땅히 쉴 장소도 없고, 점심을 먹으려면 형제봉에 있는 쉼터까지는 가야 한다기에 뒤로 처져 혼자서 천천히 올라갔다. 마침 뒤늦게 올라오는 중학교 동창들과 조우하여 잠시 힘을 내어 ?아 갔으나 그들마저 지나가니 이제는 고립무원 나 혼자뿐이다. 1시간 쯤 걷다가 도저히 힘들어서 나무에 기대어 서 있으니 저 밑에서 누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있어 돌아보니 30분을 늦게 도착하여 일행을 따라잡으려 힘차게 올라오는 김상종이다. 상종이가 길동무를 해주는 바람에 겨우 형제봉까지 오를 수 있었다. 형제봉 전망대에 오르니 김기완이 반갑게 맞아준다. 기완이는 며칠 후 있을 골프모임을 위해 체력을 비축할 겸 뒤에 처진 나를 기다려 준 것이다. 상종이와 기완의 그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잠시 후 청계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당당한 모습으로 임종륜, 안우길, 신동일,김명수 부부가 나타나고 이명운, 임대종, 이순모가 모습을 보인다. 여럿이 준비해온 막걸리와 떡, 부침개를 먹고 하산하니 무려 4시간 반의 산행이다. 내려오다 보니 이 먼 길을 내가 어찌 올라왔나 싶다. 양평가도변의 국수집에서 동동주에 별미인 수제비와 빈대떡, 된장 칼국수로 요기를 하고나니 몸은 천근만근이다. 명수 차를 타고 왔으니 다행이지 도저히 집에까지 갈 길이 막막한 원족이었다. 신기한 것은 지난달 산행 후에는 5일을 온몸이 뻐근했는데 이번 산행은 죽을 지경이었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거뜬하였다. 그만큼 단련이 된 것인가 스스로도 놀랄 지경이다. 다음 달에 있을 상주 휴양림의 산행에도 꼭 참석하여 나의 체력을 시험해 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명수 부인이 나에게 관심을 보인다. 구체적으로 말은 안하지만 누군가 한사람 해줄 마음인 것 같으니 이번 산행은 이래저래 소득이 많다. 산에서 빌빌하는 모습을 보이니 안타까웠는가, 발기 문제는 피부비뇨과 의사인 안창헌이 책임져 줄 것이니 명수가 어찌 바람을 잡는가에 내 인생이 달렸다. 잘 하면 60안에 동창생들에게 국수 대접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으니 기대하시고, 이제 강북파 모임으로 넘어가보자.


어젯밤 술이 덜 깼다는 말이 작취미성인데 바로 이런 때를 두고 이름이다. 무려 10시간을 부산에서 동창생들과 만나 술을 마시고 서울로 돌아와 청량리의 강북파 모임에 참석하였으니 이 체력이 산행 덕분인가도 싶다. 다시는 술을 쳐다보기도 싫었으나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pork rip을 몇 점 먹으니 서서히 기가 살아난다. 우리들 보다 10살은 젊어 보이는 말끔한 신사인 안과의사 김영택이 외손주 보는 재미를 싱글벙글하며 하기에 “외손주는 확실하게 내 새끼이니 당연하다”며 한번 거드니 유구한 나의 썰이 다시 시작된다.


안창헌은 청량리에서 30년을 개업한 피부비뇨과 의사로 이 지역의 터줏대감이다. 넉넉한 풍채에 백발의 관록이 돋보이는 창헌이가 자기 ‘나와바리’라며 저녁을 대접하였다. 창헌이가 고대파 3대 이빨인 박주홍, 이진규, 양동희를 잡는 천적인줄을 이날 처음 알았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다. 그리고 우리 동창들은 얼굴에 검버섯 나고 발기부전이 되면 ‘울둘목’에서 기다리고 있는 창헌이에게 언젠가는 다 잡히게 되어있으니 평소에 잘 할지어다. 나도 다음 주에 미리 가서 점심이라도 대접하고 아부를 떨 계획이다.   


수원에서 역부러 전임회장인 송근영이 올라오고, 전곡에서 LPG 충전소를 하는 여인수가 부평에서 오고, 강서에 사는 원성규와 한도상이 전국구로 참석하고, 도봉산 근처에서 김용기와 안우길이 오고, 상계동에 서 신동일, 강남에 직장이 있는 이명운이 참석하여 모두 11명이 모였으니 강북파 모임이란 명칭이 무색하다. 의정부에 사는 오대우는 중요한 계약이 있어 참석치 못하였으나 지역이 무슨 상관이랴 마음이 끌리면 오는 것이지, 다시 헤아려 보니 거개가 산악회 멤버이다. 명운은 산행 때마다 만나고 강북모임에서도 또 만나니 정이 새롭다. 다국적 기업의 중역으로 있는 명운은 강원도 태백에서 귀하게 자라다 서울의 경동고로 진학하여 외로운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고백한다. 나도 천안에서 올라와 중학교 시절 겪었던 마음의 행로가 생각나 이제부터라도 고교 동창들과 교유하며 마음의 짐을 벗도록 기원해 본다.


청량리에서 세무사를 하는 동일이가 내 동네에 왔는데 그냥 헤어질 수 없다며 다음날 있을 중국의 태백산 산행에도 불구하고 주점으로 안내하여 2차를 대접했다. 모임을 주선한 안우길은 모여 준 친구들이 고마워 계속 감격한 표정이다. 이날 모임에서는 서울의 청계산(양평 청계산은 닭 계자이고 서울은 개울 계자라고 한다) 산행 겸 정기 총회를 6월 6일에 개최키로 의견을 모았고, 최기덕의 썰에 식상한 친구들을 위해 송근영이 보관한 1,500개의 만담, 유모어, 동영상, 야한 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도록 홈피를 개편하자는 안이 나와 홈피지기인 김영택으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언질을 받았다.


다음 주부터는 모 언론사에 논설주간으로 취임할 예정이라 나의 썰이 계속될지 장담을 못하겠다. 지금까지 애독해 준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잠시 휴지기를 가지려하니 제 2 제 3의 썰이 나와 동창회의 홈피를 빛내주길 기대해 본다. 그럼 다시 볼 그날까지 친구들이여 안녕. Adios,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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