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 까까머리 산골 소년
당신의 퇴임을 축하하며...
정 영순
오늘이 옷밥골 산골소년 당신의 공직생활 40여년을 마감하는 날입니다.
지금시간 오후 4시 12분,
오전에 ‘유일 농원’에 들러 더욱 열심히 초등교육을 위해 정진해 주십사는 염원을 담아 승진, 영전 축하화분을 주문하였지요.
다음으로 요즘 몸이 좋지않아서 어제 퇴임식자리에도 못 오신 큰 형님(팔남매 맏이 큰 시누)을 뵈오러 갔다. 큰 형님은 연세에 비하여 생각도 바르고 자녀교육도 바르게 잘하는 분이라 교육을 하는 우리가 고개가 숙여질 때가 많았다.
아무리 두드려도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 혹시나 하고 큰 딸 미자네 가게 ‘금가락지’로 자동차의 방향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병원갔다 오는 길에 들렸다 한다. 큰 사위 박서방과 큰 딸 미자랑 오순도순 재미있는 시간을 갖고 계시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박서방과 미자는 두어 달 전에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퇴임식에도 참석 못했노라고 어제 전화로 들었지만 본인들을 보는 순간 ‘참 바쁘게 살면서 이렇게 무심하였구나.’하고 반성이 되었다. 무어라 말씀 드릴 면목도 없고 갖고 간 형님의 것 궁중송편과 퇴임기념품을, 그리고 하나 아빠의 것, 궁중송편, 기념품, 건강식품(약)을 전해드리고 모처럼 형님과 조카 내외와 점심을 같이하고 왔지요. 식사하며 큰 형님께서 해주신 덕담 “ 동생아! 수고 많았다. 이젠 좀 쉬고 둘이서 놀러 다니고 그래라. 그러려면 몸 관리도 잘 하고이 ...” 미자도 “ 외삼촌 늘 건강하시고 이제는 오래 오래 사시도록 건강 챙기세요.‘ 해주었지요.
여보! 잘 들었지요?
그래도 우리는 ‘행복’ 이라예. 이렇게 챙겨주시는 분도 많고요. 정으로 안아주시는 분도 많고 엊그제 퇴임식 때 얼마나 고마운 분들이 바쁜 걸음으로 오셔서 격려를 해 주셨습니까? 당신 퇴임사처럼 평소에는 모시러가도 못 오실 어른도 직접 오셔서 저희들을 격려 해주시고 골프도 오라는 이교장님도 계시고 같이 부동산 공부도 하자는 강교장님도, 오카리나에 넣어주겠다는 김 선배님도..., 서예 배우러 오라는 이교장님도 ...,
멀리서 축하해 주러 온 팔십 이쪽저쪽인 처형님들의 “ 우리제부, 파이팅!!하는 하이파이브”도 큰 힘을 주었고 큰 오빠, 상윤이가 보내 준 화분, 수명이가 보낸 노란 꽃 화분 , 000교육장, 길연, 상원, 오세인 제부가 보낸 축전, 방명록에 ‘멋지다.’고 써주신 선배 누나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되었지요? 얼마나 고맙습니까? 평생 잊지 맙시다.
사랑하는 여보! 당신 생년월일이 잘 못되는 바람에 내가 1년을 먼저 제대하여 살아보니 백수로 노는 이 재미 또한 괜찮네요. 만고에 시간 구애 안 받고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그러난 너무 추하면 안 되지..) 입을 수도 있고...,
너무 좋아요.
여태 40여년을 수고하셨으니 이제는 당신 마음대로 날개 달고 날아도 보고 (그러나 꽃뱀은 조심- 돈만 빼어먹고 마음 상하게 할 것이니...), 훨 훨 여행도 다니시고 그러셔요. 아들이 당신 드릴라고 돈 좀 모아 두었는지 언제여행 갈 거냐고 하며 두둑이 주고 갔네요.
오늘이 지나고 나면 학교 도장 찍을 일도 없을 것이구만요. 오늘은 해가 있는 동안에 이00 실장이 올런지는 모르겠지만...,
까까머리 강00 소년을 이렇게 낳아 키워주신 우리 ‘강’ 자‘ 판’ 자 ‘ 상’ 자 아버님과 ‘최’자 ‘재’ 자 ‘선’ 자 어머님께 큰 절 올리고 그 고마움을 한 시도 잊지 맙시다. 두 분이 아니시면 어찌 대00교, 대00교에서 장으로 마지막을 영광스럽게 보낼 수 있었겠습니까?
자식을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도 불사하고 못 먹고 못 입으셔도 자식 공부는 시키신 두 분이십니다. 늘 생각하며 감사드립시다.
그런 걸 보면 당신은 복이 많으세요.
또 마지막의 00교 선생님들을 얼마나 잘 만났습니까? 숫자는 얼마 안 되지만 일당백으로 그 퇴임식을 얼마나 멋지게 기획하여 잘 진행하던지..., 단체복으로 갈아입고 불러준 ‘ 만남’ 합창도 , 박주사가 하모니카로 불러준 ‘ 오빠 생각과 석별의 정’ , 김진경 선생님 따님이 불러준 ‘ 축하합니다’ 독창도 김영자 교장선생님과 4인이 들려준 ‘섬집아기 외 1곡’ 의 오카리나 연주는( 그 중에 정 영순이 있어서 더 좋았다는 여론도 있음) 함께 해주신 여러 축하객님들이 모두 감탄하대요.
우리아이들도 ‘감동’ 이라하고요. 눈물겹도록 고마웠습니다.
그것도 절대로 잊지 말고 작은 것부터 갚도록 합시다.
사랑하는 민성 아빠!
결혼하고 삼십 여 년을 살아오며 짜증도 많이 내고, 기분을 상하게도 했지만 그래도 잘 참아주어 오늘에까지 왔네요. 누가 뭐래도 당신은 나의 임자. 우리 집의 기둥이요. 이제는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건강을 챙깁시다. 그래야 이렇게 고마우신 분들께 보답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한글 해득을 못한 분들께 봉사의 시간도 갖고 누구처럼 아파트 주변의 껌도 떼고 ..,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대요.
늙었다고 주눅 절대로 들지 말고 동서(경호엄마)가 사준 분홍빛 셔츠로 갈아입고 청춘을 살려보이소.
잡곡밥은 조금 더 먹고 단 것은 덜 먹고 (당뇨있으니)....
까까머리 옷밥골 산골 소년! 강 00님 ! 힘내라 파이팅!!
퇴임을 축하하며 당신의 영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