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경사 오르기
등산이 태동한 알프스에서 프랑스 등반가들이 만들어낸 등반기술이어서 프랑스식 등반기술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용어조차 프랑스 언어를 적용시킨다.
이 프랑스식 등반기술은 이후 독일, 오스트리아 등반가들에 의해 개발된 프론트 포인팅 기술로 인해 점 점 퇴색되었지 만, 몇 가지의 기술들은 현재에도 매우 중요한 등반기술이 되고 있다.
이 프랑스식 등반기술은 발의 기술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식 등반기술, 특히 발 자세는 고산등반에서 아주 긴요하게 쓰이게 된다.
1. 발 자세
- 평지 걷기- 삐에 마르슈 Pied Marche
아이젠은 미끈한 얼음 면에 지지력을 얻는 안전한 장비이지만 잘못된 보행 법은 오히려 위험을 초래할 수가 있다. 아이젠 발톱이 옷깃이나 신발에 걸려 몸의 균형을 깨트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발을 일자로 나란히 두고, 그 간격을 조금 버려서 걸어야 하며, 아이젠 바닥 발톱이 사면에 모두 박힐 수 있도록 발을 들었다 놓는다. 이때 힘을 조금을 가 할 수 있으면 좋다.
이때 중요한 건 한 발이 움직일 때 반대쪽 발에 체중이 완벽하게 이동 되어있어야만 한다.
이런 완벽한 체중이동의 동작은 앞으로 설명할 모든 등반자세에서 잊어서는 안될 기본 원칙이 된다.
이렇게 걷는 보행 법의 명칭을 삐에 마르슈 라고 한다. 프랑스어인 삐에는 발을 뜻하며 마르슈는 행진을 뜻한다. 평지와 평균각도 10도의 경사면을 오를 수 있다.
- 사면 걷기 1 - 삐에 당 까나르 Pied en Canard
삐에 마르쉬의 발 자세로 오를 수 없는 사면은 발 앞쪽을 벌린 팔(八)자 걸음으로 변환시킨다. 이렇게 되면 구부릴 수 없는 발목 관절의 한계를 극복하여 사면에서 몸의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이런 발 자세를 삐에 앙 까나르 라고 한다. 즉 오리걸음이라는 뜻이다.
평균각도 20도 까지 경사면을 오를 수 있다.
- 사면 걷기 2 - 삐에 다 쁠라 Pied a Plat
오리걸음인 삐에 당 까나르로 몸의 균형을 유지 할 수 없는 조금 경사가 급한 사면에서는 뒤로 또는 옆으로 걷는 자세를 취한다.
구부릴 수 없는 발목 관절의 한계로 인하여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역동작의 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런 발 자세를 삐에 아 쁠라 라고 하는데, 사면에서 발을 평평하게 둬야 한다는 뜻이며, 평균각도 45도 경사면을 오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뒤로 오르는 자세가 되는데, 이때 체중이 발뒤꿈치 쪽 아이젠 발톱에 많이 실리게 할 수록 더욱 안정된 자세가 유지된다. 이런 자세가 되려면 기마 자세, 즉 무릎관절을 많이 구부려 엉덩이가 사면에 가깝게 해야 되며, 이런 자세는 매우 힘든 동작으로 다리에 힘을 많이 요구하게 된다.
- 사면 걷기 3 - 삐에 다씨 Pied Assis
삐에 다 쁠라 자세로 사면을 오르다가 다리에 피로를 풀기 위해 안정되게 쉬는 자세가 삐에 다씨이다.
특히 한 자루의 피켈로 가장 급사면을 오를 수 있는 기술인 삐올레 앙크르의 등반기술에서 피켈을 타격할 때에 이자세가 필요하며, 내려올 때에도 중요한 자세이다.
- 사면 걷기 4 - 프론트 포인팅 Pront Pointing
삐에 아 쁠라의 발 자세로 몸의 균형을 유지 할 수 없는 급경사는 아이젠 앞 발톱을 이용한 프론트 포인팅의 발 자세를 취한다.
사면을 마주보고 걷는 이 발 자세는 수직뿐 아니라 역 경사에서도 매우 안정감을 갖는다.
이 프론트 포인팅의 발 자세는 프랑스식 등반기술의 범주에서 벗어나지만 함께 병행하여 사용되어 진다.
- 사면 걷기 5 - 삐에 트와지엠 Pied Troisieme
이 발 자세는 매우 긴 완사면을 오를 때 적합한데, 한 쪽 발은 삐에 아 쁠라 자세를 취하고, 다른 한 쪽 발은 프론트 포인팅 자세를 취하는 발 자세이다.
삐에 트와지엠은 양 쪽 발을 번갈아 가며 쉴 수 있어 긴 사면을 오르는데 매우 유용한 자세가 된다. 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삐에 아 쁠라를 취한 발이 아래쪽에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삐에 아 쁠라가 프론트 포인팅 보다 안정되고 편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이 발 자세는 시계의 양 바늘이 3시를 가리키는 모양새와 같다하여 쓰리 어클락 포지션(Three O'clock Position) 이라고도 한다.
평균각도 30도의 매우 긴 경사면을 쉽게 오를 수 있다.
- 효율적인 보행법
보행을 할 때에는 양 발의 폭을 넓히는 것보다는 좁히는 것이 체력 소모도 적고 안정된다.
이는 한 걸음 한발에 완전한 체중이동을 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양 발 폭이 좁게 되면 아이젠의 발톱에 걸려서 몸의 균형을 잃어버리는 위험함이다. 그래서 사면을 내려 올 때에는 넘어지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해지기 때문에 양 발의 폭을 넓혀 걷고, 반대로 오를 때에는 양 발의 폭을 좁힌다.
하지만 올라갈 때에는 아이젠에 걸려 넘어져도 대처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이런 보행 방법들은 사면을 오를 때 체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이다.
사고는 미숙한 등반기술에서 생기는 것보다는 약해진 체력에 의해서 생기는 일이 더욱 많다.
2. 손 자세
- 평지에서 - 삐올레 깡 Piolet Canne
피크의 방향이 걸어가는 방향, 즉 앞으로 향하게 손으로 쥐고 지팡이를 사용하듯 스파이크를 얼음 사면에 지지하며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이 자세를 삐올레 깡이라 한다.
평균 30도의 경사까지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피켈 사용법이다. 또한 피크가 뒤로 향하게 하여 손으로 쥐기도 하나, 이런 자세는 추락할 때 제동을 빨리 하기 위한 방편의 주로 사면을 내려 올 때 취한다.
- 사면에서 1 - 삐올레 라마쓰 Piolet Ramasse
피올레 깡으로 몸을 유지 할 수 없는 경사면은, 피크 부위를 거머쥔 피올레 깡의 손 자세에서 다른 한 손으로 샤프트 잡고 스파이크를 몸 뒤 사면에 지지하여 몸의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이때 체중이 피켈에 많이 실리도록 해야한다.
이 자세를 삐올레 라마쓰라고 하며, 평균 40도의 경사면을 오를 수 있다. 이때 발의 자세로는 삐에 아 쁠라가 적당하다.
- 사면에서 2 - 삐올레 앙크르 Piolet Ancre
삐올레 라마쓰의 손 자세로 오를 수 없는 더 급한 경사면은 샤프트를 잡고 휘둘러 피크를 얼음에 박은 후 다른 한 손으로 피크 부위를 잡아 당겨 오르는 자세인데, 이 자세를 삐올레 앙크르라고 한다.
평균 60도의 경사면을 오를 수 있다. 이때 발의 자세는 삐에 아 쁠라 인데, 아이젠 바닥 발톱을 사면에 잘 지지할 수 없다면 프론트 포인팅 자세를 취한다.
- 사면에서 3 - 삐올레 뜨락시옹 Piolet Traction
삐올레 앙크르처럼 피크를 얼음에 박고, 사프트만 손으로 쥐고 당겨 오르는 이 자세를 삐올레 드락시옹이라 하는데, 문제는 두 개의 피켈을 사용해야만 좀더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게 된다.
이 삐올레 뜨락시옹의 손 자세는 프론트 포인팅의 발 자세와 조화를 이루면 수직이나 역 경사 등, 고 난이도의 등반을 가능케 한다. 현대 빙벽등반 기술의 대부분을 이 등반자세 이다.
- 내려오기 - 삐올레 람쁘 Piolet Ramp
한 자루의 피켈로 사면을 내려오는 삐올레 람쁘는 사면 아래쪽에 피크를 박고 계단의 난간처럼 사프트를 잡으며 내려오는 기술이다.
모든 등반기술의 동작을 역순으로 하면 내려오는 동작이 된다.
하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삐올레 람쁘로 대신한다.
급경사 오르기
1. 등반자세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동작은 보다 좋은 동작을 위해서 자세라는 것이 필요한데 그 자세가 안정 되었다면 올바른 동작이다. 즉, 올바른 동작이란 에너지를 보다 적게 소모시켜 목표했던 동작이 좀 더 효율적이었을 때를 말한다. 빙벽등반에서 효율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동작이 바로 엔(N)바디 등반자세인 것이다. 고전 빙벽등반자세인 엑스(X)바디 자세를 좀 더 진보시킨 까닭에 이름 또한 몸의 모양이 엑스(X)바디처럼 알파벳 N과 비슷하여 붙이게 된 계기다.
엔(N)바디의 등반자세는 두 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피켈(=아이스툴)을 서로 엇갈려서 찍어나간다는 것이며, 둘째는 한발로 서서 몸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의 원칙이란 무엇이며 어떤 면에서 그 동작이 효율적이라는 것인가?
첫 번째, 피켈을 서로 엇갈려서 찍어나가면 등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것에 있다. 이는 타격범위가 넓은 만큼 피켈을 얼음에 쉽게 고정시킬 수 있는 선택의 폭이 크다는 것이며 그래서 등반 진행방향을 쉽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피켈을 같은 높이 혹은 비슷한 높이로 찍어나가는 엑스(X)바디 등반자세와 비교 설명한다면, 엑스(X)바디 등반자세는 양 피켈이 같은 높이 이기에 타격범위가 엔(N)바디 등반자세에 비해 그 선택의 폭이 반 정도이고 그래서 방향전환이 쉽지 않다는 것이며, 또한 같은 이동거리이지만 타격횟수는 많아지게 되어 등반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체력소모 또한 많다는 것이다.
두 번째, 한발로 서서 몸을 유지하는 것은 두 발로 몸을 유지하는 것보다 어떠한 굴곡의 불규칙한 얼음에서 쉽게 안정된 타격자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한 손 두 발보다는 한 손 한 발이 안정된 타격자세를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이때 손과 발의 위치는 오른손이면 왼발이 되고 왼손이면 오른발로 몸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다른 한 발은 쉬는 상태로 무릎을 굽혀 가볍게 얼음에 걸쳐 놓는다. 이런 발 자세는 좌우 몸의 움직임을 잡아주게 되어 타격자세가 더욱 안정된다. 다시 이어지는 다음 타격자세에서는 쉬는 발이 몸을 유지하게 되고 몸을 유지했던 발은 쉬게 된다. 이처럼 발동작은 휴식과 함께 반복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두 발로 같은 높이에서 몸을 유지하는 자세와 비교한다면 분명 한발로 유지하는 것이 다리의 체력소모가 두 배일 수 있지만, 두 발로 유지하는 자세는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에 오히려 발의 피로를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
하지만 이처럼 엔(N)바디 등반자세는 안정된 자세이긴 하지만 엑스(X)바디와 같이 빙벽등반자세의 기본 틀이지 빙벽등반기술의 전부는 아니다. 좀 더 세부적인 발과 손의 자세, 즉 아이젠의 킥자세와 피켈의 타격자세가 더 중요한 자세이고 기술이다. 야구로 비교해 본다면 타자가 방망이를 들고 투수의 공을 치기 전까지가 엔(N)바디 자세이고, 공을 치는 자세는 킥자세와 타격자세라고 할 수 있다. 타자는 투수의 공을 밀어칠건지 당겨칠건지 생각하고 안정된 타격자세를 잡을 것이다.
이와 같은 올바른 N바디 등반자세와 킥자세, 타격자세가 함께 잘 이루어졌을 때 올바른 빙병등반기술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자세들을 정확히 알고 난 후 연습을 할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반드시 연습할 때는 앞 뒤 순서가 있어야 한다. 모든 동작은 발에서부터 시작이다. 하체가 안정되어야만 상체가 안정되는 것이니 당연히 발 자세부터 먼저 연습해야 한다. 그래서 빙벽화를 착용하는 방법부터 차례로 알아보기로 하자.
1) 발(킥) 자세
* 빙벽화 착용 법
- 빙벽화의 크기
빙벽화의 크기를 선택할 때는 발의 보온을 위해 양말을 몇 컬레 더 신으려 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빙벽화는 그 자체만으로 보온이 충분하다는 것이며, 발이 차가운 까닭은 신발에 보온이 안돼서가 아니라 몸의 열(에너지)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다. 그래서 겨울용 양말 한 컬레이면 발의 보온은 충분하다. 오히려 여러 컬레의 양말을 신으면 빙병화의 착용감도 나빠지고 발을 압박하여 혈액순환이 안돼서 추의를 더 느낄 수 있다. 빙벽화의 착용감을 좋게 하는 것이 우선이고, 한 컬레의 양말을 신고 발가락이 빙벽화 안에서 잘 움직일 수 만 있으면 적당한 크기이다.
- 빙벽화의 끈 묶기
빙벽화는 발등과 발목이 잘 잡아주도록 빙벽화 목을 신발 끈으로 잘 묶어야 하지만 빙벽경사에 따라서 발목 조임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오버행 진 곳일수록 발등은 잘 조이고 발목 끈을 느슨하게 묵는 것이 아이젠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순수 등반용 빙벽화일 수록 발목이 길지 않다.
- 빙벽화 속의 발 자세
빙벽화에 발을 잘 맞추어 신어도 빙벽화속에서 발가락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남게 된다. 그 여유 공간은 발가락의 보온을 위해서 중요한다. 하지만 그 공간은 필요 불가분 한 것이기에 발가락으로 신발을 잘 잡아주어야 한다. 그래서 킥을 할 때는 먼저 발가락을 구부리듯 힘을 주어 빙벽화 바닥을 누른 후 킥을 해야 하고, 킥을 한 발에 체중을 옮길 때는 빙벽화의 뒤꿈치가 움직이지 않도록 발등으로 빙벽화 위를 받쳐서 지지해야 한다. 이때 빙벽화가 클수록 또는 빙벽화의 끈을 단단히 묶지 않을 수 록 발뒤꿈치가 빙벽화 속에서 들리게 된다. 이런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무시해 버려야 하며, 빙벽화의 뒤꿈치가 움직이지 않도록 발가락과 발등으로 신발을 잘 지지해야 함이 빙벽화속의 발 자세인 것이다.
* 킥 / 발 자세의 종류
- 스트레이트 킥 ↑↑
일명 일(1)자 킥으로 안정적이며 보편적인 킥(발)의 자세이다. 모든 발동작은 이 킥에서부터 이루어진다.
- 아웃 포인트 킥 ↗↖
일명 에이(A)자 킥으로 아이젠의 앞 발톱 두 개 중 바깥쪽 발톱을 주로 빙벽에 딛는 퀵 자세로 얼음 기둥이나 혹은 굳이 킥을 하지 않고 발 딛는 좋은 곳이 높이 있어 그곳을 딛고(킥하고) 서야할 경우에 매우 안정된 자세가 된다. 하지만 이때 주의할 점은 발의 위치인데 지지하고 있는 피켈(손)에 수직선상에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 인 포인트 킥 ↖↗
일명 브이(V)자 킥이다. 두 개의 앞 발톱 중 안쪽 발톱을 주로 빙벽에 딛고 몸을 지지하는 발 자세이다. 그런데 이 발 자세는 그리 좋은 자세가 아니다. 한발로 몸을 지지하는 엔(N)바디 등반자세에서는 더욱 그렇지만 몸을 지지하는 주요 발 자세가 아닌 쉬는 발 자세에서는 이 킥 자세가 필요하게 된다.
* 킥 자세
킥을 할 때는 발이 지면과 수평으로 움직여 킥을 해야만 아이젠의 앞 발톱 각도에 맞게 힘을 가할 수 있게 되어 얼음에 아이젠의 앞 발톱이 잘 박히게 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이런 자세를 하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은데 그 요령은 다음과 같다.
피켈을 잡은 양 팔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가 이루어져야 한다. 피켈을 위 아래로 엇갈려 찍어나가는 엔(N)바디 자세에서는 위쪽 피켈을 잡은 팔이 펴지게 된다. 이런 자세가 되면 쉽게 발목관절과 무릎관절을 동시에 펴고 굽히며 지면과 수평으로 발(빙벽화 바닥)이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킥 자세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킥을 하려고 발을 엉덩이 뒤로 빼는 순간 아이젠의 앞 발톱이 무릎 밑으로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얼음에 킥의 위치를 정조준해서 킥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얼음도 킥의 위치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킥을 세게 한다고 아이젠 앞발톱이 얼음에 잘 박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위치를 찾아 정확히 하는 것이 잘 박히게 만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킥이 강하면 얼음이 무너지거나 반동으로 아이젠 발톱이 얼음에 덜 박히게 된다.
간추려보면 킥은 축구공 차듯이 하지 말고 빙벽화의 무게만을 이용하고, 킥을 시작할 때 아이젠의 앞발톱이 무릎 아래로 보여야 하고, 무릎관절과 발목관절이 동시에 펴져서 발이 얼음을 향해 지면과 수평으로 전진시켜 킥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확한 킥은 발의 안정감을 갖게 하고 그 안정감은 강한 킥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 양 발의 넓이와 이동높이
- 양 발의 넓이
킥을 하며 양발을 위로 이동시킬 때 양발의 넓이는 좁을 수 록 좋다. 이는 평지를 걸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양발을 어깨 폭 정도 벌려 걸어보면 체중이동이 크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등반에서는 체중 이동이 크면 클수록 팔에 하중이 많이 걸리게 되어 결국 팔힘을 많이 소모시켜 좋은 자세가 될 수 없다. 이처럼 좁은 양발의 간격이 넓은 것 보다 양발을 이동하기가 훨씬 쉽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 양 발의 이동높이
피켈을 잡은 높은 손을 기준하여 팔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에서 킥을 하며 다리만 올라가야 하는데 이때에 허벅지가 지면과 수평(또는 몸통과 직각)이 되었을 때가 적당한 이동거리가 된다. 그런데 주위 해야 할 점은 다리와 함께 몸이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 이 동작은 킥동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몸이 다리와 함께 올라가 버리면 허벅지가 지면과 수평이 되어도 이미 적당한 이동 높이를 넘어서버리기 때문이다. 발이 너무 높이 올라가게 되면 정작 다리를 펴고 몸을 세웠을 때 팔이 너무 많이 당겨져서 엉거주춤 한 타격자세가 된다. 또한 이미 몸과 무릎이 얼음에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발을 수평으로 킥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킥의 위치를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아져 더욱 킥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더욱이 항상 팔 관절이 굽혀있기 때문에 팔에 힘도 많이 소모시키데 된다.
그래서 킥을 하며 오를 때는 펴진 팔이 굽혀지는지를 확인해 보면 정확한 킥자세 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킥하며 오를 때는 팔을 굽히지 않고 다리만 올라가야하고, 킥이 끝난 후에 팔을 굽히며 몸을 당겨 올려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양발을 너무 적고 낮게 이동시키면 타격자세는 안정될 수 있지만 타격위치가 적고 낮아 전체적인 등반속도가 늦어지게 된다.
* 발의 이동방향과 위치
한손과 한발로 몸을 유지하는 엔(N)바디 등반자세는 피켈을 잡은 양 손 중 높은 손을 기준해서 발의 위치를 정해야 한다. 높은 손이 왼손이면 오른발 반대로 오른손이면 왼발이 된다. 이때에 손과 발의 위치는 수직선상에 가깝게 놓여야만 보다 안정된 자세가 된다.
하지만 팔을 넓게 벌려 피켈을 찍어야 할 경우가 있다. 얼음이 매우 불량해서 바로 위 빙벽에 피켈을 타격할 수 없을 때나 혹은 옆으로 횡단해야 할 때 이다. 이런 경우도 역시 진행 방향 쪽 피켈이 중심이 되기에 그 쪽 방향으로 킥을 하며 발을 이동시켜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약간 옆으로 혹은 사선으로 킥하며 이동하게 되는데, 역시 중요한 건 최종적으로 몸을 지지하는 발을 지지하는 손과 수직선상에 두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을 위쪽이 아닌 옆으로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킥과 양발의 배열이 헛갈릴 수 있게 되지만 결국 양발을 위로 이동시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또한 발의 이동을 빠르고 안정되게 하기 위해서는 발과 발을 서로 교차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교차시키려는 발이 앞쪽 보다는 뒤꿈치부터 진행하는 것이 발을 교차시키기가 보다 쉽다.
2) 타격(손) 자세
* 상체와 하체의 자세
피켈을 타격할 때에는 하체를 얼음에 가깝게 하고 상체는 얼음에서 되도록 멀리 한다. 이런 자세는 엔(N)바디 등반자세에서 쉽게 취할 수 있는데, 상체를 얼음에서 멀리 해야 하는 이유는 시야를 넓게 하여 타격지점을 잘 찾고 타격의 세기를 강하게 할 수 있어서 이다. 물론 피켈의 타격이 세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타격을 세게 할 수 있다면 반대로 약하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언제든 강하게 할 수 있는 안정된 타격자세가 우선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체가 얼음에서 멀어졌을 때에 몸을 유지하는 한발의 무릎관절은 약간 구부러지게 되는데 나쁜 자세는 아니니 굳이 무릎을 곧게 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안정되게 상체를 몸 뒤로 젖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타격위치
얼음의 빙면은 어느 곳이던 타격지점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타격할 때 얼음이 깨져서 생기는 낙빙이 문제가 된다. 그런 곳은 얼음이 볼록한 부분이나 밋밋한 부분인데 자신의 신체상해를 입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신체상해를 입힐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얼음이 잘 깨지지 않는 곳을 타격해야 하는데 그 위치는 얼음이 움푹 들어간 부분, 즉 고드름 사이나 얼음 버섯 안쪽 같은 곳들이다. 그렇지만 볼록한 부분이나 밋밋한 빙면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곳에서는 단번에 피켈을 타격하면 얼음이 쉽게 깨져버리기 때문에 먼저 피크로 얼음을 가볍게 쪼아내어서 피크가 얼음에 걸릴 수 있을 만큼 파낸 후 다시 피크를 얼음에 걸듯이 타격하면 얼음이 깨져나가지 않고 피크를 쉽게 고정시킬 수 있다.
* 팔관절과 손목관절의 움직임
타격할 때는 어깨는 움직이지 말고 팔 관절을 중심축으로 손목관절과 함께 손으로 쥔 피켈을 얼음에 타격하게 된다. 이때 팔 관절에서 구동력이 만들어져야지 어깨나 손목 관절에서 구동력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 어깨가 앞뒤로 움직이면 이미 타격은 강해지게 되고, 또는 타격의 힘을 더 가하기 위해서 손목관절을 의식적으로 크게 회전시키려 하면 피크의 각도에 맞는 힘의 방향이 바뀌게 되어 결국 피켈이 얼음에 잘 박히지 않고 튀게 된다. 그렇다면 피크의 각도에 맞는 힘의 방향으로 타격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팔 관절을 중심축으로 피켈을 휘두르되 피켈을 잡은 손이 얼음에 가깝게 갈수록 타격 힘은 피크의 각도 방향으로 정확하게 전달된다. 즉, 피크가 얼음에 박히는 순간 피켈을 쥔 손이 얼음에 가깝게 갈수록 정확한 자세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클라이머들 손가락에 잦은 타박상을 입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피크의 교정
피켈의 피크는 예리할 수 록 얼음에 잘 박히게 되며 그로인해 얼음의 파괴도 적으니 낙빙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피크의 톱니 또한 날카로워야만 얼음에 잘 걸리게 된다. 새로 구입한 피켈들은 반드시 교정을 해서 사용해야 하고, 무뎌진 피크들은 수시로 교정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피크를 교정하려면 쇠를 가는 납작한 평줄과 가는 둥근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줄은 빙벽등반장비 중에 중요한 장비라 할 수 있다.
먼저 피크를 갈 때는 피크의 양옆을 피크 끝에서부터 피켈의 머리 방향으로 약 2센티 정도 갈아내야만 피크의 예리함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다음은 피크의 톱니를 가는 둥근줄로 톱니의 홈을 갈아내어 톱니를 날카롭게 만들어야 한다. 날카로운 톱니가 얼음에 잘 걸리게 됨은 당연한 이치다.
피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피크 앞쪽 끝이다. 그 끝이 톱니의 평균적 높이와 같아야 하며 매우 뾰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등반자는 곧 얼음에서 피켈의 지지력이 떨어지게 됨을 느끼게 되어 피켈을 얼음에 강하게 타격하려고 한다.
피크의 예리함과 피크 끝의 뾰쪽함은 얼음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얼음과 바위가 섞인 혼합등반에서는 피크의 예리함이 오히려 피크를 쉽게 무디게 하기에 그 예리함의 정도를 순수 얼음에서 보다 좀 더 줄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피크 끝이 뾰쪽해야 함은 혼합등반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2. 등반자 확보
* 확보물의 종류와 설치방법
빙벽에서는 암벽에서처럼 볼트나 하켄 같은 고정확보물이라는 것이 없다. 등반자가 스스로 빙벽에 설치하며 또 회수해가며 등반해 나아가야 하는데 그에 적합한 확보물이 스크류이다.
손으로 누르며 오른쪽으로 돌릴수록 얼음에 깊게 파고들어가게 되는데, 설치하고자 하는 빙면에 90도 각도를 기준해서 설치하면 된다.
한 손으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이 스크류는 현대의 빙벽등반에서 거의 독보적인 확보물로 사용되고 있다. 그 길이는 12센티, 18센티, 25센티의 종류가 있으며, 그 중 18센티가 주로 사용되어지고 있으나 얼음이 두껍게 결빙되는 경사가 급하지 않은 빙벽에서는 좀 더 짧은 12센티가 효과적이다. 스크류 이외에 또 다른 확보물로 얼음을 V자형으로 관통시켜 슬링을 넣고 매듭지어 사용하는 자연적인 확보물 있다. 보기보다 지지력이 매우 좋으며, 특히 스크류를 사용하지 않고 탄탄한 확보지점과 또는 하강지점을 만들 수 있어 스크류의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손실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얼음 관통은 스크류로 해야 하며 좀 더 얼음을 두껍게 관통시키기 위해서는 길이가 긴 25센티가 좋다. 또한 스크류로 관통한 얼음구멍에 슬링을 잘 통과시켜 묶으려면 뻣뻣한 철사 등을 이용해야만 한다. 이밖에 자연적인 확보물로 고드름 밑둥이에 슬링을 걸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런 고드름의 형태는 빙벽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어 좋은 확보물로 이용할 수 있다.
첫댓글 올 겨울에 이론을 실전에 적용해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