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기행 - 세 번째이야기
이번에는 지난번 보성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이동해보자. 보성과 이웃하는 곳에 ‘강진’이 있다. 강진하면 노래 ‘땡벌’을 떠올리기가 쉬운데 그도 그럴 것이 가수 강진은 전남 강진의 옆동네인 영암출신이다. 본명인지 예명인지는 파악이 안됐지만 예명이라면 지역사랑이 묻어나는 이름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주제로 넘어가서, 흔히 전남 강진은 남도답사의 일번지라고 한다. 고려청자의 도요지이며 아름다운 동백림을 간직한 백련사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다산 정약용선생이 18년간이나 유배생활을 하며 남긴 문화적 흔적들이 곳곳에 베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땡벌을 흥얼거리며 강진으로 떠나보자.
청자골 강진
강진은 고려청자의 발생지로 강진 대구면에는 우리 나라 중세미술을 대표하는 고려청자의 도요지가 있다. 1963년 사적 제68호로 지정된 고려청자도요지는 9세기부터 14세기까지 5백여년간 집단적으로 청자를 생산했던 곳으로 9개 마을에 180여개소의 가마터가 분포되어 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발견된 400여기의 옛 가마터중 188기가 이곳 강진에 분포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사당리는 제작기술이 최절정을 이룬 시기에 청자를 생산하였던 지역으로 우리나라의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청자의 80%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되었다고 한다. 이곳의 청자는 그 기법의 천재성과 예술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현재 프랑스 루부르 박물관에도 보관되어 있다.
강진 고려청자박물관
최근 국보급 청자유물전시가 늘어나면서 언론과 관람객들이 강진 청자박물관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사당리에 위치한 강진 청자박물관은 전시유물이 관람객과 상호 대화와 소통을 할 수 있게 꾸며져 눈길을 끌고 있다. 기획전시실과 도편과 유물을 시대별로 묶어 전시하는 상설전시실, 그리고 올해 초 공개된 상감청자주자 등을 비교 전시하는 특별전시실을 새롭게 꾸며 고려청자의 백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1층 기획전시실에는 2005년 APEC정상회담때 21개국 정상에게 선물한 청자상감모란문합의 모델격인 청자학과 오리, 학, 수양버들, 갈대 등이 전시됐으며 십수억원대의 “청자상감모란국화연화문 과형주자”도 감상할 수 있다. 2층 상설전시실은 청자의 발달과정을 알 수 있도록 각 가마터에서 지표조사된 청자도편과 함께 각 시대에 맞는 유사한 완품 청자유물을 전시하여 관람객들에게 쉽게 이해가 되도록 전시를 하였다.
체험! 청자의 현장
청자 박물관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발굴된 고려청자 도요지 2기가 보호각 안에 전시돼 있는데, 고려시대 가마 형태를 직접 볼 수 있는 귀중한 공간이다. 박물관 뒤편에는 직접 청자를 빚어볼 수 있는 청자 체험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전문 도예가들의 지도 아래 다양한 청자를 만들어 볼 수 있는데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모양 성형 및 그림 조각까지로, 일단 그 단계까지 도자기를 만든 뒤 배송을 신청하면 전문가가 유약을 입혀 가마에 구운 뒤 약 70일 후 집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유약을 바르는 작업은 청자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일반인에게는 공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미국으로 간 강진 고려청자
지난 5월 9일부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서는 '천년의 얼굴(The Mill
ennium Face)'을 주제로 한 강진 고려청자 미국 순회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7월12일까지 펼쳐질 이번 전시회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시작으로 워싱턴 D.C. 코러스하우스와 뉴욕 한국문화원, 애틀랜타 역사관, 시카고 시청 쿡 카운티 재무국, 세인트루이스 유리스튜디오, 로스앤젤레스 아시아태평양 박물관등 6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강진군의 고려청자는 2006년 유네스코 본부 특별전과 프랑스 리모쥬시 전통 도자기 축제에 참가했으며 내년에는 프랑스, 포르투갈,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6개국 순회전을 계획하고 있다한다.
다산초당과 백련사
강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만덕산 기슭 다산초당은 다산이 강진 유배생활 18년 가운데 10여 년을 보내며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5백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집필한 곳이다. 다산초당 양쪽으로 다산이 머물던 ‘동암’과 제자들이 거처했던 ‘서암’이 남아 있으며, 산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다산이 직접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연지석가산’이라는 이름의 인공 연못도 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다산은 차(茶)에 깊게 매료됐다고 하는데, 다산초당 앞에는 찻잎을 덖어 차로 만든 뒤 솔방울로 불을 지펴 차를 끓여내는 데 쓰던 평평한 돌 ‘다조’가 그대로 남아 있어 차에 대한 다산의 사랑을 엿보게 한다. 다산이 흑산도로 유배간 형 손암 정약전을 그리며 시름을 달래던 정자인 천일각 뒤편으로 돌아들면 다산이 유배시절 친교를 맺은 승려 혜장선사와 교류하기 위해 그가 주지로 있던 백련사에 들를 때 거닐던 오솔길이 방문객을 맞는다. 천일각에서 60m쯤 걷다 보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도 하나 나오는데, 최근 강진군이 관광객을 위해 새로 지은 곳으로 이름은 ‘바다 위에 뜬 달’이라는 뜻의 ‘해월루(海月樓)’다. 이 정자를 지나치면 동백숲 너머로 백련사에 닿는다. 신라 말 창건된 이 절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각각 8명의 국사와 대사를 배출했을 만큼 유서 깊은 절이다. 백련사에 들르면 경내에 있는 찻집도 그냥 지나치지 말자. 이곳에서는 1년 내내 향긋한 백련차를 마실 수 있는데, 따뜻한 찻물 안에서 곱게 피어나는 백련의 아름다움이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초여름 백련꽃이 한창 피어날 때 꽃을 따 냉동건조시켰다가 연중 사용한다고 한다..
‘미친소’대신 “황금한우”드세요.
지난 4월 문을 연 ‘강진들 황금 한우 암소 먹거리촌’ 정육점 코너가 고급 한우를 맛보기 위한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한다. 먹거리촌의 인기 비결은 바로 '가격 경쟁력'과 '고급화'인데, 작년 말 황금 암소 축산농가로 구성된 '강진들 황금한우 사업단'이 한우를 이곳으로 직송, 유통과정을 한 단계로 줄여 가격 거품을 뺐다. 개장 한 달 열흘 만에 200여 마리 암소를 팔아 17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니 황금 한우가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이곳은 1층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의 한우를 100g 단위로 구매하여 2층 식당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먹는 방식인데 5월의 정육시세가 1등급 꽃등심 600g 기준으로 29,000원이며 식당의 야채 및 밑반찬 세팅비는 100g당 천원을 받는 독특한 방식이다. 고기를 드신 후 마무리 식사는 1인당 천원이라고 하니 정말 삼겹살 가격에 고급한우를 마음껏 드실 수 있을 것 같다.
tip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의 청자 체험료는 흙 1kg이 제공되는 물레성형 체험료 3천원, 코일링 체험료(점토로 흙타래를 만들어 밑판으로부터 점차 원하는 형태로 쌓아올리는 기법) 2천원이다. 청자 파편으로 모자이크를 만드는 체험료 3천원, 매병(梅甁)·주병(酒甁)·필기구·호리병 등에 조각을 넣는 체험료 1만5천원이다. 박물관 관람 및 체험장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년 1월1일엔 휴관한다. 박물관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어린이 4백원이며 주차는 무료다. 문의 및 예약 061-43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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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주에서 1일 코스로 강진을 갈 때 고려청자박물관, 다산초당, 또 '영랑생가'(강진읍 남성리)를 곁들이곤 하지요. 영랑생가에 가면 잘 알려진 김영랑의 시들을 예쁜 선돌에 새겨 두고 있어, 어린 아이들이나 중고생과 함께 가도 시를 읊어보며 즐기게 됩니다. 사진도 찍어가며... 생가에서 그대로 죽 걸어 내려오면 오른 편에 백반집들이 있는데 저렴한 가격으로 남도 특유의 깔끔한 정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엿보고 손님이 와글와글한 집에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