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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묘봉은 처음 오르는 산이라 토요일부터 많이 설레였습니다. 토요일 밀양강 여울에서 피곤함도 잊은채 24마리의 조과를 올리면서도 일요일에 있을 속리산이 머리속에 그려졌습니다. 낚시에 열중하랴...일뇰 속리산 산행을 생각하랴 정신없는 통에..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내일 속리산 꼭 함께하고 싶은 선배님이 계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46인승의 좌석이 가득차고 예비석까지 가득찬터라(총49명) 자리가 없는 상황인데도 "자리없습니다"라는 말이 안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번쩍 떠오른 잔머리....산을 싫어하는 신랑의 자리를 빼면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히히히
나 : 자기야...당신 속리산 가는거 보다.. 밀양강에서 낚시하는게 더~좋지? 돌쇠: 당연하지..말이라고 하나~ 나 : 그럼 내일 당신 산에 오지말고 밀양강에서 낚시할래? 돌쇠 : (돌어항에 있던 누치...풀려나는 심정마냥) 그래...알았다~ 히히히
표정이 너무도 해맑아서 한참을 봤습니다. 그러고는 전화기를 꺼내들고 묵이님께 내일 금시당 올꺼니 구덕이 남겨놔라는 통화를 합니다. 목소리는 완전히 룰루 랄라~~
늦은시간까지 선배님과 이슬이에 푸~욱 빠져있었어도...머리속엔 온통 속리산...묘봉이 떠오르고..... 여울에 놀러오신 선배님과 저녁식사가 늦어지고..토요일 여울에서의 후기를 적고나니 새벽2시... 3시간 눈붙이고 5시 기상~(배낭도 제대로 안챙겼는데 어쩌나...)
허겁지겁 이것저것 쑤셔넣고...산에서 먹을 선배님들의 도시락을 준비(담엔 밥만 가져갈겨~) 37L의 배낭을 꽉꽉 채웠습니다. 6시30분 구영부산은행 사거리에 배낭을 지고 내려가니...모닝구 차 한대가 나를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구영리 현대식육점(현대1차앞에있음)사모님?(사장인가?) 수육한상자를 건네주십니다. 금방 만들었는지....수육냄새가 솔~솔~ 아~새벽까지 마신 알콜도 분해되기전....수육냄새가 안주냄새 같이 느껴졌습니다.
잠시후 속리산까지 안전하게 운전해주실 멋찐 박진수 선배님 차가 보입니다. 벌써 호계에서부터 태화로타리로...문수고를 거쳐 구영리...버스안은 벌써 3분의1의 참석률... 다음 탑승지인 언양읍사무소이동...42명의 인원점검을 마치고 출~발~~
광동제약에서 새로나온 신제품 홍보를 간단히 하신다하여 몸속에 있는 소고기 기름을 녹여주는 알약하나를 받아묵고 경산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였습니다. 경부고속도로로 가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올리는 순간...시댁(경북상주)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선산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속리산으로 출~발...10시30분 산행시작점에 도착 단체사진 한방 찍고...go~go~go~ 10시53분 출발~
앗뿔싸...모두가 바위덩이다....산행할때 제일 싫어하는게 포장된 도로와 바위인데....월뇰이 힘들겠구나...속으로 생각하고 바위를 오르고 오르고......
37L 배낭이 무겁게 느껴지며 점점 내 어깨는 처지고, 숨소리는 가빠르다...헉~... 헉~...
잠깐 휴식시간~ 주위의 경관이 너무 아름답고 멋있어 보인다....가빠른 숨도 고르게 되고...다시 산행 go~go~ 또 바로 보이는 압벽...줄타기...47의 나이에도 레이스가 나풀거리는 팔토시를 하고선 아주 애띤 소녀마냥.... "어떻게...나...무서워...나 못하겠어...."를 연발 내뱉는 공주병 신경애선배님.... 역쉬 이뿌니까 남친선배님들이 상하좌우 보호해준다....아~부러움..... 나의 장난기가 살살 발동되고.....급기야...
허슬러마눌 : "오빠야...부니도..팔에 힘이 없어 밧줄을 못잡겠어....어떻게~~"했더니 강완수산행부장님 : 임대장~ 부니 내려올때 밧줄치아 뿌라~~" 이런다.. 어쩌다..이런일이~~ 임종태선배님 : "부니는 전문산악인 아이가~중간에 남자 거시기 처럼 툭 튀어 나온 바위 디디고 뛰어내려라~"
어찌 산행부장님이 총무를 이렇게 섭섭하게 할수가.... 역쉬...여자는 여자다워야 하는구나... 임선배님 말씀두 저를 생각해서 해주시는 말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나? ㅎㅎㅎ 임선배님의 말씀처럼 남자 거시기 처럼 툭~튀어 나온 바위에 조심스레 한발 디디고 폴~짝~ 역쉬 남자 거시기 처럼 튀어나온 바위는 단단했다. 푸하하하 내일부터 당장 레이스달린 팔토시며 레이스달린 두건이며..레이스로 온몸을 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뎌...기다리던 점심시간.... 그러데...이럴수가....공주병 경애언니의 모습을 부러워하면서도 계속 함께하고 오는터라 선두와 40분정도의 거리가 벌어지고.... 선두는 벌써 점심을 먹은상태....선배님들과 함께 마실려고 준비한 임페리얼...밥먹기전에 한잔 들이키니.... 목구멍에서 부터 거시기 저~아래까지 찌리찌리해져오는 이 기분......역쉬...정상주는 독해야해...... 남은 임페리얼 강완수산행부장님 잽싸게 챙겨 배낭속에 숨겨버리고....두잔의 맛을 못보게 했다... 이유는 술취하면 바위에서 떨어진다나~ 우짠다나~~ 헐~~ 급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하산~~
압벽타고 내려가는게 여자들은 좀 무리인가....줄을 서서 기다려야했다...마침 멀리 최부천 선배님께서 카메라를 들고 우리쪽을 겨냥하고 있다.... 내가 서야할 자리가 없었다....그래도 한장 박혀볼꺼라고....이상암선배님 바지가랭이를 잡고 매달려 보았다.. 그런데....이게 몬일~ 나도 겨우 이상암선배님 바지 가랭이 잡았는데 홍병철 선배님은 나의 다리를 잡는다....헐~ 그래도 이렇게 사진보니...그때 미또끄또 없는 이야기에 마냥 웃으며 즐거웠던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
다른 여자선배님들은 남자선배님들이 밑에서 내려오는걸 받아주는데... 부니가 내려갈려고 아래를 보면 뒤도 안처다 보고 이동해버린다....이런~~울신랑한테 다~일러줄겨~~ 그래도 최부천 선배님께서 한컷 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쥐.....선배님..담에 아이스깨기 한개 챙겨갈께요....ㅎㅎㅎ
아직 1키로를 더~가야하나? 문수경기장 둘레가 3키로인디...아까 상학복 3키로 되어있었는데.... 왜이리 멀게만 느껴지고 숨이 가빠를꼬.....문수경기장 3키로는 25분뿌니 안걸리는디....이궁....
저 멀리 사람이 보이는 곳이 상학봉이다. 어찌 저기를 올라갈까? 이제 다리가 덜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드뎌....상학봉 도착~ 굿모닝 산악회 기를 펼쳤다....
드디어 속리산 묘봉 정상에 올랐다...앗불싸..그런데...돌기둥이 없고...양철로 된 푯말만 있다.... 그래도 우리는 저 푯말이 정상에서만 볼수 있는거다 싶어....서로 사진찍는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울산으로 전화하니 앞이 안보일정도로 비가 온다고 한다... 아~니..이런...여긴 몇방울씩 또닥 또닥 내릴뿐인데....역쉬 우리나라는 넓고도 쫍다....ㅎㅎㅎ
앗뿔싸~~ 또 이놈에 정신....사진찍을때 맨앞줄에 절대있으면 안되는것을 깜빡했다... 키와 덩치가 큰탓에...맨앞줄에 서면... 항상...유치원 원생과 선생님이라고 그 누가 지적했는데...내 방댕이가 적나라케 나온 이 시츄레이션은 무엇인가~~ 이런 방댕이가 나올줄도 모르고 어금이까지 훤~히 보이게 웃는 이사진....최부천 선배님...우째 포토샵으로 쪼맨하게 만들어 줄수 없을까나? ㅎㅎㅎ
속리산 계곡에 흐르는 물은 얼음위에 서있는거와 같았다....
"홍선배님 : 부니야 니 30초만 발담그고 있으면 옵빠야 10만원줄께 내기할래~~" "부니 : 네....자 시작해요...." 한15초가 경과할 무렵 임종태선배님께서 mp3에 담긴 트로트 노래한곡을 틀어주시며 한말씀 하신다... "임선배님 : 부니야 이노래가 30초거덩...이노래 끝날때 까지 담그고 있어라~~"
헉~~이건 또 무슨 주문이시래....20초가 경과할 무렵 발이 얼어서 따가움이 느껴진다.... 속으론 10초만 견디자...10만원이 생긴다....이를 꽈~악 물며...30초까지 갔다....얼렁 담군발을 꺼냈다.... 그런데 임종태선배님께서 틀어주신 노래는 막 간주가 끝나고 노래가 시작되었다...이런~부니 또 속았다.... 모두 즐거우신지 큰소리로 웃으시며 "시원하제~~"하신다.... 냉찜질로 불이난 내 발이 조금 식혀진것 같다
공주병 신경애선배님캉 내려오다 보니...하산주 파티가 끝나가고 있었다.... 이런~~내가 산에 오는 가장 즐거움의 하나가 하산주마실때인디....아침에 내 코를 유혹시킨 수육박스는 바닥이 보이고.... 강이수선배님께서 부어준 하산주는 종이컵을 가득 채웠다...이런~"선배님 물도 아닌 술을 종이컵에 가득 부어주시는 의도는 뭔가요~~ 부니 이거 마시고 죽어란 소리인가요?" ㅎㅎㅎ 신경애공주선배님께서 몰래 제 잔에 보탰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ㅎㅎㅎ 강이수선배님 까칠하게 해서 죄송해요~~ (그런데 까칠했었나? ㅎㅎㅎㅎ)
노익장 선배님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지산요수...... 일요일 남편은 강으로...마눌은...산으로....저희 부부 천생연분 맞죠? ㅎㅎㅎㅎ |
첫댓글 증말 천생연분이 맞네요~~~~ㅎㅎㅎ 바깢분은 강으로... 부인은 산으로..ㅎㅎㅎ 재미있게 사십니다...
감사합니다....게시판 성격에 안맞게 여기 올려졌네요...죄송해요...
젤 위에 문구를 봐라... 여긴 견지 다녀온 이야기를 적는 곳이란다. 참아라...
산에도 누치 있어여~~~~ㅎㅎㅎ
오잉...이동이 안되는군요....견지다녀온이야기를 미쳐 못보고...그냥 다녀온이야기만 보구선 적었슴돠 카페지기님 자유게시판으로 옮겨주세요...죄송해요~~
부부가, 아니다 가족이 재미있게 사시네요. 머할라꼬님, 다리가 튼튼해야 나중에 센물에 들어가서 버틸수 있으니 열심히 등산하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신랑보다 입질잘하는 본물골에 설수 있답니다. ㅎㅎㅎ
마자요...다리가 튼튼해야 여울에 들어갈수 있겠더라구요....제가 다리가 쪼매 부실하거덩요...히히히 이유는 키가 너무 커서리...히히히 173cm키다보니....머리는 커서 무겁고..다리는 부실하고...요즘 쪼~매 땐땐해 지고 있습니다...히히히
재미있는 산행기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낚시동우회에 등산후기가 안어울리죠? ㅎㅎㅎ 죄송해요~~~
산행은 꼭가지고 다녀야할 안전 장구가 필요하지요.. 의류 : 닭털파카 우의 나침판 지도. 후라쉬. 건빵몇봉지 압박 붕대 소독액 소화제 등은 항상 베낭에 있어야할 물건들 입니다. 산행은 겸손한 마음으로 대하여야 하며 산을 얏보았다가는 큰코 다치는경우가 종종 있음니다. 그리고 술은 하산한 다음 드시는것이 상책이지만 정상에서의 한잔술은 어데에 비하겠읍니까. 줄거운 산행 축하드립니다.. 산이름에 악자가 들어가는 산(설악산 관악산 ...)은 산세가 험합니다...
우리나라 악산이 많다카데요....강원.서울.경기지역. 설악산: 양양.속초.인제 치악산: 원주 감악산: 원주 운악산: 포천 화악산: 가평.경기도 제1고봉 삼악산: 춘천 관악산: 서울.시흥.과천.안양 기타.경남북 호남. 월악산:제천 황악산:문경 백악산:괴산 화악산:청도 모악산:김제 악휘봉:괴산 악견산:합천 우리나라 험한산 진짜 많네요....피해가야쥥~~ 히히히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봉우리중 하나입니다. 산세가 험하기도 하고 밧줄 타고 오르내리는 구간도 있어서인지 스릴도 있고..^^ 요만큼 매력있는산 찾기도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우선 코스가 길지 않아서 좋습니다..^^)
저도 처음엔 난감했다가 묘봉 정상에 오르는 순간 "진짜 여기 안왔으면 나 정말 후회했어~"라는 말을 주위사람들에게 했습니다. 정말 좋았어요....ㅎㅎㅎ
구영 굿모닝 산악회라면 울산에 있는 구영리 이란곳인가요?
네...맞아요...울산 구영리 아셔요? 혹시....울산살고계시는건 아닌지? ㅎㅎㅎㅎ
반갑습니다....울산에 사시는 여견회원이시군요....반가워요~~
내 그래요 여긴 복산동입니다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