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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채수일 교수 |
채수일 교수(한신대)는 20일 연세 목회자 신학 세미나 개회강연에서 '21세기 한국교회의 선교과제'라는 제하로 강연했다. 채 교수는 대중문화시대의 새로운 영성 모색, 세계화 시대의 경제정의 실현, 한국적 선교신학 모색, 해외선교 발전을 금세기 한국교회의 선교과제로 제시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의 요약이다.
한국교회는 짧은 선교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른 성장을 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한국교회를 보는 사회적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교회에 대한 사회적 질타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다르지 않다. 개혁의 주체여야 할 개혁교회가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 된 현실에 대한 지적인 것이다. 우리는 교회에 대한 사회의 비판을 겸손히 받아들이고 자기 개혁의 길을 훨씬 더 급진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오늘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하나는 선교를 매우 좁은 의미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선교를 좁은 의미에서의 전도,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과 봉사활동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선교의 문제는 프로그램 개발의 문제가 아니다. 선교는 사업을 통해서가 아니라 존재로 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다'라고 말씀하신 것도 소금과 빛의 역할이 아니라 제자들의 존재, 곧 사람됨, 그들의 '착한 행실'을 말하는 것이다.
21세기의 도전과 이에 대한 교회의 선교적 응답은 다음과 같다.
-대중문화시대의 새로운 영성을 모색해야
통신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현실일탈적 존재, 수동적인 소비존재, 인격적인 만남보다 정보 교환에 몰두하는 존재로 만들어갈때, 인간과 인간,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인격적 관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기독교 신앙은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교회는 대중매체에 대한 비판적 감시와 효과적인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안적 여론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동시에 교회는 소비가 아니라 자발적 절제에서 욕망의 무한충족이 아니라 자기 비움에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새로운 영성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세계화 시대에 경제정의를 실현해야
한국교회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체제의 강화가 수반하는 여러가지 분제들과 대결할 과제를 가진다. 교회는 시장숭배 이데올로기를 폭로하고 실업과 주조적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십일조 운동, 협동조합운동, 지역화폐운동, 나눔운동, 기업윤리 및 직업윤리의 정립, 민주적 노조 지원, 외국인 노종자 선교, 사회적 책임투자운동 등을 전개할 수 있다. 비정부기구들의 세계화에 대한 세계적 저항이 점차 격렬해지고 있는 것도 큰 변화다. 교회도 세계적 NGO의 하나로서 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이 네트워크를 '인간적 세계화'를 위한 연대를 위해 활용해야 한다.
-한국적 선교신학을 모색해야
한국교회는 정통주의와 창조적 혼합주의 사이에서 새로운 한국적 선교신학을 정립해야한다.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의 주목을 받은 것은 놀라운 급성장과 초대형교회들, 반독재투쟁과 인권운동, 민중신학 때문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한국교회가 가장 한국적 교회가 되는데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전통문화의 적극적 수용, 다른 종교적 전통과의 대화와 협력에서 가능할 것이다.
-해외선교
상호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현지 교회와의 파터너십을 중심으로 한 세계선교에 참여하는 에큐메니칼 혹은 콘실리아적 세계 선교의 전통은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더욱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송선교사들에 대한 선교비 지원이 교단 총회를 통해 이뤄어짐으로써 선교비의 투명성을 확보해야한다. 또 재정적인 지원이 취약한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은 선교동역자 개인의 몫이 아니라 파송 교단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세계선교는 선교동역자를 파송하는 교회의 갱신에 기여해야한다. 선교동역자를 재정적으로 돕는 교회들, 그들을 파송하는 교단이 과연 이런 선교적 파트너십에서 무엇을 배우고 또 그것 때문에 한국교회가 어떻게 갱신되었는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한다.
한국교회의 세계선교는 주로 교역자 중심의 파송선교였는데, 앞으로는 평신도 세계 선교사역도 추진해야 한다.
또 한국에서도 이미 해외선교를 시작할 수 있는데, 그것은 한국에 들어와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과 파송이다.
'21세기 한국교회의 선교과제'라는 주제로 20일부터 시작된 제25회 연세 목회자 신학 세미나는 24일까지 계속된다. 박준서 교수, 전재옥 교수, 홍민기 목사, 서정민 교수, 김기정 교수, 방연상 교수, 천기원 회장, 서경석 목사, 인요한 소장, 유상현 교수, 김상근 교수, 최형근 교수, 문상철 원장, 김영진 교수 등이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