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싸! 가오리의 시드니 낚시 이야기 그 두 번째 이야기
요즘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대물 소식에 몸이 근질근질하신 조사 님들이 꽤 많으실 것 같다.
그러나 사정상 낚시 가기는 힘들고 낚싯대라도 어루만지며 마음을 달래고 계실 조사 님들을 위해 국어사전에 나와있는 ‘낚시와 낚시꾼’에 대해 몇 자 올려드리고자 한다.
국어사전을 펼쳐놓고 먼저 ‘낚시’란 단어를 찾아보니……
“낚 시”
(낚시란 낚싯대 낚싯줄 찌 바늘 미끼라는 물건과 약간 혹은 완전히 맛이 간, 낚시꾼 이라는
인간이 일심동체 혹은 혼연일체가 되어서, 물속에서 평화롭게 잘 살고 있는 물고기를 자기 나름대로 고수라고 자부하며, 갈고 닦은 모든 기술을 총 동원해서 물고기를 잡아내려고 몸부림 치는 행위)라고 나와있다.
이처럼 낚시에 대한 정의는 의외로 간단하다.
물론 ‘곧은 바늘로 세월을 낚은 강 태공’……어쩌고 하는 고상한 말도 있긴 하지만, 필자인 가오리 역시 그런 경지는 아예 꿈도 못 꾸고, 내 주변을 둘러 보아도 그런 경지를 가진 낚시꾼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혹시라도 강 태공 정도의 경지에 오르신 낚시꾼을 알고 계시는 독자 분이 계시면 필히 그
분을 필자에게 꼭 소개 시켜 주시길 부탁 드린다.
필히 사례를 하겠음을 약속하는 바이다.
사례품은 소개를 받은 후 말씀 드리겠다.^^
자~!! 그럼 낚시는 그렇다고 치고 ‘낚시꾼’은 무엇이라고 나왔는지 국어사전을 다시 뒤져 보기로 하자.
아이구!! 여기 나와 있는데 많기도 하다.
차근차근 함께 읽어 보기로 하자.
“낚시꾼”
1. 원래는 매사에 가정적이고 가족밖에 모르던 자상한 사람 이었으나, 그 원수 같은 낚시꾼 친구 혹은 선 후배에게 낚시라는 요상한 짓거리를 배운 후 부터는 마누라나 가족은 아예 뒷전인 채, 낚싯대 라고 불리는 무지하게 값비싼 대나무 같이 생긴 작대기를 마누라 에게는
자초지종 아예 보고도 없이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 자룡’ 헌 칼 쓰듯 신용카드 좍좍 긁어서 구입하고 그것도 모자라 삥땅까지 우습게 여기는 <이상한 인간들>
2. 낚싯대를 마누라나 가족보다 더욱 애지중지 하며 어쩌다가 마누라가 등이라도 한번 긁어달라면, 손톱에 때 낀다며 그 잘난 얼굴을 사방팔방 구겨가며 큰 인심 쓰는 양 마지못해
한번 슬쩍 긁어 주는 둥 마는 둥 하던 화상이, 낚싯대라는 기생 첩X 같은 요물은 샤워를 시켜 주질 않나 구린내 풀풀 나는 입김 후후 불어가며 마른 수건으로 싹싹 닦아주질 않나,
그것도 모자라 집에서는 청소는 커녕 가구 한번 닦지도 않던 인간이, 마누라 가제수건 까지 슬쩍 해다가 가죽소파용 왁스까지 발라가며 낚싯대 몸단장까지 시켜주질 않나…..
한 술 더 떠서 그 잘난 낚싯대 칠이 조금 벗겨 졌다고 마누라가 그토록 아껴 바르는 매니큐어를 화장대에서 슬쩍 집어다가, 마누라 같으면 손톱에 발톱까지 10회 이상 넉넉히 바르고도 남을 매니큐어를 낚싯대의 깨알만큼 칠이 벗겨진 부분에 듬뿍 떡 칠을 해대질 않나……
도대체가 겁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인간들>
3. 낚싯대라는 요상한 작대기에 나일론 줄, 카본 줄 까지 묶어대고 한술 더 떠서 고기가 낚이면 즉석 불고기가 되어서 나오는 낚싯줄인지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불타는 줄’(Fire Line)까지 묶어대니……..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꼬부라진 작은 낚시바늘부터 정육점 통 돼지 한 마리는 거뜬히 걸어놓을 만한 무지막지하게 큰 바늘까지 달아 놓고서, 바닷속 물고기는 몽땅 자기 것 인양 광분해 가며 ‘입을 벌쭘’ ‘콧구멍을 실룩’ ‘어깨를 으쓱으쓱’ 해 가며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혼자서 가끔 실실 웃어대질 않나, 낚싯대 릴 낚시바늘 낚싯줄 찌 뜰채…등등 온갖 잡동사니 같은 물건들을 휴전선 비무장 지대 지뢰 깔 듯 온 집안에 잔뜩 깔아놓고, 간혹 고개를 ‘갸웃’ 해 가며 그리스의 철학자처럼 심각한 표정도 짓다가 때론 뚫어질 듯 낚시장비를 쳐다 보다가, 로마 바티칸에 계시는 ‘교황 성하’처럼 자애로운 미소를 띄우는 바람에‘일산화 탄소’나 ‘자동차 배기가스’보다 더욱 치명적이고 심각하게 온 가족의 근심걱정을 발생 시키는 <이상한 인간들>
4. 낚시를 배운 후부터는 느느니 거짓말이요 느느니 삥땅이니……
웬 초상집 밤샘은 그렇게 자주 가고 없던 출장은 왜 그렇게 많아 졌는지……
직장에서는 본가 처가의 부모형제 친척은 이미 다 돌아 가셨고, 집에서는 초 중고 은사님은 기본이요 생판 얼굴도 모르는 초 중고 동창에 그들 부모님 장인 장모님까지…..
직장동료 부모님들은 이미 다 돌아 가신지 옛날이고……
지난번에 초상난 집 이번에도 또 초상 났다고 거짓말 치다 들통나서 X망신.
죽었다던 고교동창은 예수님처럼 부활해서 집으로 찾아오고……
꼬박꼬박 잘 나오던 수당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 졌다며 못 받아온 지 벌써 오래 되었고……
결국은 어느 하루 모든 게 들통나서 마누라에게 무릎 꿇고 싹싹 빌고 다시는 절대 속이지
않겠다는 각서도 벌써 몇 번째 쓰고……
멀쩡한 사람을 한번 혹은 그 이상 사망케 하고, 그도 부족해 잘 돌아가고 있는 회사를
자신의 입으로 부도직전까지 몰고 가는 <이상한 인간들>
5. 낚시 가기 며칠 전부터 마누라가 보기에는 쓰레기 같은 물건만 낚시가방에 잔뜩 때려 넣고서, 조조의 다섯 개 관문을 통과하며 청룡 언월도 한 자루로 여섯 명의 적장을 한칼에 베어버린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 장군’ 마냥, 그 이름도 찬란한 ‘한산대첩’을 구상 중이신 ‘이 순신 장군님’ 마냥 눈 부릅뜨고 입을 굳게 다문 채 물고기를 향한 ‘복수혈전’을 다짐 또 다짐하고, 할복자살을 결심 한 ‘쪽발이 사무라이’ 칼날 어루만지듯 하루에도 수십 번씩 틈 날 때 마다 낚싯대를 만져가며 ‘검도사범’ 폼을 잡고 자기가 무슨 ‘특수부대 5분대기조’ 라고 수시로 장비 점검도 하며 뭐 마려운 강아지 마냥 쉬지 않고 끙끙 대더니 ……
마침내 던지는 그 한 마디!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나머지는 하늘의 뜻이다.” 라며 출격 직전의 ‘가미가제 특공대’보다 더욱 비장한 표정을 지은 채 일기예보를 본다고 TV 리모컨을 아예 독점하고……
평상시엔 영어가 딸려서 신문 한 장 뉴스 한 줄도 못 본다던 인간이, 가기 싫다는 아이 억지로 옆에 태우고 ‘뉴스 에이전시’까지 운전해 가서 ‘시드니 모닝 헤럴드’ 한 장 사오라고 해 놓고는 잔돈 악착같이 챙겨 받은 후, 오직 ‘주말의 날씨’ 페이지만 종이가 나달나달 구멍 나기 일보 직전까지 보고 또 본 후에도 아이들 윽박 질러서 ‘시드니 전화 기상예보’에 ‘인터넷 기상예보’까지 확인 하고도 그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는지 혼자서 궁시렁 하다가, 낚시 가기 전날 밤은 아예 ‘HSC’를 앞둔 12학년 수험생 마냥 기~인 밤 홀로 지새우며 부스럭 부스럭 거리며 왔다 갔다 해서 온 집안 식구들 죄다 잠 설치게 만들어 놓고, 시간이 채 되기도 전에 뭐가 그리 잘났다고 심호흡 까지 크게 한번 하고서, 이삿짐 보다 더 많은 짐 보따리를 털털 거리는 애마에 싣고 혜성처럼 빠른 속도로 바다로 떠나는 <이상한 인간들>
6. 죽자 사자 과속은 기본으로 달려와서 그 잘난 낚시친구들과 함께 바닷가 갯바위에 우뚝 선 채, 휴전선 지키는 군인마냥 낚싯대 허리에 척하니 걸치고선, 눈에 쌍심지도 모자라 시뻘건 핏발 세우고, 담뱃불 붙일 때나 불어터진 사발면 먹을 때나 잠깐씩 생리현상을 해결 할 때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자미 눈을 하고 낚싯대에서 불타는 시선을 떼지 못 하는 쪼잔 하기가 ‘밴댕이 소갈머리’는 명함도 못 내밀 <이상한 인간들>
7. 다른 낚시꾼이(특히 자기와 가장 절친한 동료 낚시꾼이) 엄청난 대물을 걸었다가 코앞에서 떨구는 안타까운 장면을, 별로 길지도 않은 낚시 인생 중 가장 아름다웠던 ‘낚시의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하는 약간은 경악스럽기 까지 한 <이상한 인간들>
8. 마치 바닷속의 물고기란 물고기는 몽땅 잡아낼 것처럼 ‘역발산 기개세’를 뽐내었으나
시간은 조류처럼 흐르고 흘러서 철수 할 시간!
당연한 결과 이지만 아무것도 잡은 게 없는 빈 바구니!
그때부터는 ‘관운장’의 위풍당당도 ‘이 순신 장군님’께서 남기신 불후의 명언 중에서 저작권료 한 푼도 안내고 스리슬쩍 무단으로 사용해 온 명언인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정신은 온데간데 없이 자신의 실력은 까맣게 잊은 채, 날씨 탓 미끼 탓 포인트 탓만 하다가 고개를 푸~욱 숙인 채 ‘나의 꽝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알리지 말라’며 애꿎은 담배만 콧구멍이 노래 지도록 빨아대는 <이상한 인간들>
9. 집으로 다던 중 갑자기 무슨 기막힌 생각을 떠올렸는지 ‘몰래 카메라의 이 경규’처럼
회심의 미소를 띄운 채, ‘시드니 피시마켓’으로 총알같이 달려가 커다란 아이스 박스 옆에 차고 낚시복장 그대로 뻔뻔하게 들어가서 혹시라도 아는 사람 만날까 상하좌우를 열심히 살핀 후, 그 중 물 좋아 보이는 킹 피시 한 마리와 고등어 몇 마리를 깎을 수 있는 한 최대로 깎아서 산 후에, 통째로 아이스 박스에 넣어 달라고 하고서는 “이거 회로 먹어도 되냐?”고 꼭 물어보는 아주 웃기지도 않는 <이상한 인간들>
10. 마침내 개선장군처럼 집으로 돌아와선 빨래감만 세탁기로 하나 가득 채워 놓고도, 큰소리 탕탕 치며 ‘초고추장 만들어라’ ‘야채 준비해라’ ‘와사비는 넉넉하냐? 며 마누라에게 으스대다가, 여기저기 전화해서 친구에 친척에 잔뜩 불러다가 회 파티를 벌여놓고 마침내 킹 피시 잡을(?)때의 무용담이 시작 되는데……
목줄이 몇 번이나 터졌다는 둥, 아직도 어깨가 뻐근 하다는 둥, 놓친 킹 피시는 미터급 이라는 둥, 침을 튀기며 떠들다 보니 술에 취해서 자신의 이야기에 취해서 진짜로 자신이 잡은 듯한 착각에 빠져 버리는,
“흐~~~~미!” “쯧쯧쯧” <이상한 인간들>
(참고문헌; 1. 킹 피시 출판사 발행 2006년 최신판 ‘고등어 국어사전’
2. 블랙피시 출판사 발행 2005년 ‘오늘도 꽝! 국어사전’)
이상 ‘낚시와 낚시꾼’에 대한 국어사전 검색 결과 10개 항목 이었다.
독자 여러분은 몇 개 정도 해당 되시는지 궁금하다.
가슴에 손을 얹고 잘 생각해 보시길………
사진설명; 낚시터에서는 무엇이든 맛있다. 특히 쐬주는 더욱.....
첫댓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보면서 맘 한쪽이 찡하면서 반성도 되고 그렇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