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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근무 현장근무자의 건강과 산소발생기 스크랩 산소 너무 좋아하지 마라
스펀지 추천 0 조회 83 06.11.09 10:2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제1부 산소 - 너무 좋아하지 말라
  항산화 건강법을 실천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지식
  이번 장은 산소가 해로운 이유와 그 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꼭 알아두어야 할 기본적인 지식에 관한 것들이다.
  인간은 호흡으로 들이마신 산소가 있어야 섭취한 음식을 산화시켜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우리 몸에 손상을 주는 유독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프리라디칼' 또는 '활성산소'라고 한다.
  음식을 제대로 저장하지 않고 밖에 놔두면 산소가 닿아서 썩는다. 쇠도 산소가 닿으면 부식되고 녹이 슨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산소가 있는 곳에서는 프리라디칼이 만등러져서 조직이 상하고 녹이 슨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 산소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 산소는 두 얼굴을 가진 존재로 불가피하게 몸에 해로운 프리라디칼이 동시에 만들어지게 된다.
  1. 들이마신 산소가 몸 구석구석 전해지려면 혈관 속을 지나가야 된다. 이때 혈관 속에서 프리라디칼이 생긴다.
  2. 만일 오염된 공기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면 호흡기에서도 프리라디칼이 생긴다.
  3. 에너지가 만들어지려면 세포 속으로 산소가 들어가야 하므로 세포 속에서도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진다.
  4.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호르몬을 만들 때에도 산소가 쓰이므로 이때도 프리라디칼이 생긴다.
  5. 몸에 해로운 독물질을 처리할 때에도 산소가 쓰이므로 이때도 프리라디칼이 생긴다.
  6. 몸을 구성하는 조직을 만들 때나 생명의 유지에 필요한 여러 대사 반응시에 산소가 쓰이므로 이때도 부산물로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진다.
 
  지금 책을 읽고 있는 이 순간에도 당신의 몸에서는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 프리라디칼은 세포 안팎을 휘젓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 손상이 아주 커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이상을 느낄 수 없다.
  프리라디칼이 산소로부터 만들어지면 이것을 산소라디칼 혹은 활성산소라고 부른다.
  활성산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수퍼옥시드 라디칼과 히드록시 라디칼이다(이들 구조를 보면 산소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산소가 아닌 다른 물질로부터도 프리라디칼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물질로부터 만들어진 프리라디칼은 A라디칼이라고 부른다(설파라디칼, 지질라디칼), 본래는 프리라디칼이 아니지만, 언제든지 여건만 성숙되면 프리라디칼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을 만응산소종(반응력이 강한 산소 종류란 뜻)이라고 한다.
  이 중 대표적인 물질이 과산화수소, 오존이다.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산소
  지금으로부터 약 5백만년 전에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출현했다. 그리고 그 옛날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잇도록 해 주는 원동력은 누가 뭐라해도 산소가 일등공신이다. 지금 나의 심장이 힘차게 박동질을 하고 손가락을 움직여서 원고를 쓸 수 있는 것도 바로 산소의 도움을 받아 생긴 에너지 덕분이다. 독자들이 눈을 움직이고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것 역시 산소의 덕분이다.
  이렇게 중요한 산소는 양이 많건 적건 간에 관계없이 있기만 하면 되는가? 아니다. 지금 지구 공기 중에 산소량은 21%이다. 만일 이보다 적거나 많아지면 문제가 생긴다. 저산소증이나 고산소증이 생기고, 공기 중에 산소 아닌 다른 오염물질이 많아지면 우리는 병들어 죽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대기권을 보면 낮은 높이에서는 좀 무거운 분자들인 산소, 질소, 물이 많다.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좀더 가벼운 분자들인 수소원자나 수소이온들이 많고 대기권 밖의 우주공간에는 헬륨이라는 물질이 많다. 어쨌든 이 넓은 우주에서 지구는 산소를 가지고 있는 독특한 행성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공기 중에는 산소가 약 21%정도 있으며, 이 양은 78%를 차지하는 질소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그러나 태초부터 지구에 이 고마운 산소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35억년 전의 지구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강력한 태양광선이 지구 표면을 뜨겁게 달구고 산소 없이도 살 수 있는 유기체가 나타나고, 그리고 이들에 의해 질소나 황 같은 물질이 생성되었다. 대기 중에는 산소가 없으니 당연히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산소가 없는 달이나 화성에 인간이 살고 있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그 어딘가에 현재 지구와 같은 21% 정도의 산소를 갖고 있는 혹성이 있다면, 우리와 같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10억년 정도가 흘러 지금으로부터 약 25억년 전이 되면서부터 비로소 지구에는 산소가 생겨났으며, 그 주역은 광합성(햇빛을 받아서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과정)을 하는 조류식물이다. 이들 조류과 식물은 살아가기 위해서 수소원자가 필요한 생명체인데, 이 수소는 물을 분해해서 얻는다. 바로 이 물분해 과정 중에 산소가 발생되므로 그 당시 지구상에 존재한 몇 톤의 산소들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 바로 이들이다. 따라서 이전에 산소가 없어야만 살 수 있는 유기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대기 중에 산소가 점점 늘어만 가는 것은 심각한 대기오염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요즘 우리가 환경문제를 말하면서 대기오염으로 지구가 위협받고 있다고 걱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의 대기오염으로 위협을 받는 것은 지구 자체가 아니고 대기 중 21%의 산소로 적응해 살고 있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산소가 적을수록 번식을 잘하는 유기체의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살기 좋은 시대가 온 것이다. 어쨌든 지구상에 산소가 차차 늘어나면서부터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조류식물이 만들어내는 산소가 점점 증가되면서 지구의 상층권에는 오존층이 생겨나게 되고 강력한 자외선이 오존층의 작용으로 걸러져서 지구표면에 직접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이전에 살던 생명체들은 죽거나 혹은 더 적응하여 산소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체들이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또 이들로부터 푸른 잎을 가진 식물이 생겨나고 이어서 산소를 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동물이 생겨났다. 점차 산소량이 늘어나 대기 중에 10%에 이르면서부터 생명체들이 바다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드디어 6천5백 만년 전에 영장류가 출현하고, 5백만년 전에 인간이 나타나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지구에 대기오염이 더 심각해지고 이산화탄소 양이 늘어나며, 지구 상층권의 오존층이 뚫리는 일이 일어나면 인간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
  멸종이 될까? 아니면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적응할 수 있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지니게 될까? 산소가 아닌 질소나 이산화탄소로 숨을 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될까? 무슨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거리에서는 특수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실내에서는 인공적으로 이전의 대기상태와 비슷한 상태로 만들어 주는 기능을 가진 거대한 건물을 만들어서 살게 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예전에 조류식물로 인하여 처음으로 지구에 산소가 나타났을 때 어떤 일이 생겼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소와 궁합이 잘 맞아야 산소가 고마운 것
  조류과 식물이 만들어 낸 산소로 인해서 그 전에 살고 있던 생명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우선 이들은 산소를 싫어하는 생명체들이므로 견디다 못해 적응하지 못하고 대부분은 멸종되었다. 또는 예전처럼 산소가 없는 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지내게 된다.
  이들 중 일부가 지금도 존재하는데 혐기성(산소를 싫어한다는 뜻)세균이 그것이다. 혐기성 세균은 산소가 있으면 죽거나 자라지 못하므로 산소가 없는 곳에서만 발견된다. 예를 들면 포유동물의 창자 속, 썩은 음식, 곪은 상처, 충치, 땅속 깊은 곳 등에는 아직도 이런 균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장소는 그리 쾌적한 곳이 아니므로 아예 적극적으로 산소와 맞서거나 산소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생명체로 진화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영양분을 산소와 반응시켜서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산소를 사용할 수 있는 효소 등을 만들어낸다. 동시에 산소에 의한 산화반응(산소를 사용한 연소반응)의 피해를 방어할 수 있는 항산화 능력을 가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 때 산소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 효율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혹시 집에 중고생용 과학책이 있으면 한번 찾아 보라. 거기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와 있을 것이다. 1개의 당분을 섭취한 후 이것을 산소 없이 대사 시키면 2ATP(에너지 단위)가 나오지만 산소를 써서 대사시키면 36--38개의 ATP가 나온다. 이런 효율성 때문에 인간처럼 산소를 사용하는 생명체들은 섭취한 영양분을 연소시켜서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 때 산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밥이나 빵을 먹어서 흡수된 포도당은 산소와 산화반응을 일으켜서 에너지를 만들게 되며, 포도당 뿐만 아니라 흡취-흡수된 지방이나 아미노산들도 모두 산소에 의해 연소가 되어서 에너지를 만들게 된다. 이렇듯 산소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생명체에는 그렇지 못한 생명체에 비해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며 생명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높은 효율성으로 에너지를 만들게 해 주는 산소는 항상 이롭기만 한 것일까?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
 
  산소의 문제점과 항산화 능력
  산소의 문제점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산소의 특성을 살펴보기로 하자.
  산소는 무색, 무취, 무미, 무향의 안정된 가스이다. 우리가 숨을 쉬어서 들이마신 산소가 허파꽈리를 통해 피 속의 혈색소(피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물질)로 가서 각 세포로 운반되려면 물에 어느 정도 용해가 되어야 한다. 물에서 산소가 녹는 정도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줄어들므로 만일 바다나 강의 수온이 올라가면 물고기나 수중동물들은 충분한 산소를 얻을 수가 없게 된다. 공기 중의 산소는 21%이지만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은 이보다 더 많아서 34%정도 된다. 또 산소는 물보단ㄴ 유기용매에 더 잘 녹는다.
  예를 들어 대기압이 1일 때 물 속에서 산소는 약 38.2cc 정도가 녹을 수 있지만, 어떤 유기용매에서는 같은 대기압 아래에서 약 219.5cc 정도의 산소가 녹을 수 있다.
  이렇게 주위 환경에 따라 산소의 녹는 정도가 다른 성질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즉 우리 몸 속에서 산소는 물 성분이 많은 곳보다는 유기성분이 많은 세포 내부에 더 많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산소는 산화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물질이므로 세포 외부보다는 세포 내부에서 산화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산소가 이롭기만 하지 않고 해로운 점이 있다면 세포 내부에서 더 잦은 고장이 생길 수가 있다.
  산소의 문제점을 간단히 말하면 다른 유기물질들(예: 인간의 조직, 음식, 연료 등)을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질병이나 노화와 관련된 독성물질인 활성산소라는 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생명유지를 위해 산소를 써서 에너지를 ask들어야 하므로 활성산소의 생성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불가피한 것이다. 그럼, 이를 좀 적게 생기게 하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첫째, 우선 산소를 차단시키는 것이다. 쇠가 녹이 슬거나 과일을 먹다가 남겨두면 표면 색이 검게 변하는 것은 산소가 닿기 때문인데 이를 막는 방법은 은박지나 비닐로 싸 두거나 하면 되는 것이다. 진공포장으로 해서 캔을 만들면 뚜껑을 따기 전까지는 사소가 닿지 않으므로 산화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둘째, 사람을 산소로부터 차단시킨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지만, 불필요하게 산소가 몸 속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들어가게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예를 들어 너무 격렬한 운동을 하면 안정시보다 훨씬 더 많은 산소가 몸속으로 들어가므로 격렬하고 심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셋째, 산소가 만나서 산화가 되는 물질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산소가 많이 있더라도 산화가 될 물질이 적으면 활성산소는 덜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 대표적인 장수 방법이 칼로리제한법이다. 쉽게 말해 좀 덜 먹으면 산화될 물질이 적어 활성산소도 덜 생겨서 노화가 천천히 된다는 이론이다.
  넷째, 활성산소가 생기더라도 이를 빨리 처리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능력을 갖는 것인데, 이를 '항산화 능력'이라고 한다.
  수십 억 년 전 지구에는 산소를 사용할 줄 모르는 단세포, 단순 생명체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차차 산소를 사용할 줄 알고, 또 산소를 운반할 수도 있는 다세포 복합 생명체가 출현하였다. 그리고 점차 적응과 진화가 반복되어 오늘날 우리 인간은 산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이용하여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며 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것 뿐이 아니다. 산소 사용으로 생기는 해로운 물질인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항산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산소로부터의 이로움은 취하고, 해로움은 그때마다 바로 처리하는 항산화 능력, 이들 2가지가 서로 조화를 이룰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만일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면 세포가 손상되며 무기력하고 피곤하며 각종 질병에 걸리게 된다.
  어째서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해로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프리라디칼'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알아야한다.
 
  짝을 찾는 프리라디칼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소단위를 원자라고 한다. 원자를 다시 들여다보면 중심부에 양자와 중성자가 있고, 그 주변에 전자가 있는데, 이때 전자는 항상 쌍으로 짝을 지어 존재한다. 만일 쌍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짧은 시간이나마 일정시간 동안 혼자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물질이 있으면 이를 프리라디칼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이 프리라디칼이란 결혼 적령기에 이른 청춘남녀와도 같다. 좋은 짝이 나타나면 언제라도 한 쌍의 부부가 되는 이치와 같다. 그러므로 짝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갖고 있는 원자를 가진 물질은 그 종류에 관계없이 프리라디칼이 될 수 있다. 이 프리라디칼은 매우 불안정하며 수명이 길게는 몇초, 짧게는 수억분의 일초밖에 안되어 생기자마자 곁에 있는 물지로가 반응을 해버리는 성질이 있다. 짝을 못 이루는 전자 때문에 매우 불안정하여 곁에 있는 물질로부터 전자를 빼앗거나 자신의 전자를 다른 물질에 건네 주기 때문이다. 프리라디칼이 다른 물질과 반응할 때 그저 얌전히 결합만 하고 말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 요란하게 흔적과 상처를 남기면서 반응을 하는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 프리라디칼이란 말보다는 자유기니 활성산소니 유해독성산소니 하는 말들을 더 많이 들어보았을지 모른다. 이들은 넓은 의미에서 보면 전부 비슷한 말이지만, 구체적인 뜻은 조금씩 다르다.
  실제로 필자에게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프리라디칼의 손상을 입지 않기 위한 처방을 해 주다 보면 이런 여러 용어의 뜻에 대해 혼동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요즘에 와서 신문의 첨단의학 건강난에도 심심치 않게 프리라디칼이니 활성산소니 하는 말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자주 이런 말들이 매스컴에 실릴 것이므로 그 뜻을 명확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설명했듯이 짝을 이루지 못한 저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매우 불안정한 성질을 가진 물질을 통틀어서 프리라디칼이라고 한다. 프리라디칼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자유기'가 된다. 자유롭게 몸의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 몸 속에서는 여러 물질에서 짝을 못 이룬 물질이 만들어지므로 자연히 프리라디칼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된다.
  예를 들어 안정된 구조를 가진 단백질이 어떤 이유로든지 깨져서 불안정한 전자구조를 가진 물질이 생기면 이를 단백질라디칼이라고 한다. 단백질라디칼은 다시 그 구성성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손톱을 만드는 단백질에는 설파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때느 stjfvkfkelzkf이라고 한다. 단백질이 분해되어 질소라는 물질로부터 프리라디칼이 생기면 이는 질소라디칼이라고 한다. 또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에서부터 짝을 못 이룬 전자를 가진 물질이 생기면 지질라디칼이라고 한다. 지질라디칼도 다시 그 구성 성분의 이름에 따라 알콕시라디칼, 페록시라디칼 등이 있다. 산소가 주성분이 되어서 짝을 못 이룬 전자를 가진 물질이 만들어지면 이를 산소라디칼이라고 한다. 산소라디칼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활성산소가 된다. 얌전하고 조용한 산소가 아니라 반응력과 활동력이 매우 큰 바람둥이라는 말이다. 또 그 결과 우리 몸에 해를 입히므로 유해독성산소라고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프리라디칼 중에서 인체 내에서 가장 흔하게 많이 생기며 주목을 받아온 것이 바로 활성산소이다. 활성산소 중에서도 우리 몸을 끊임없이 공격하는 대표적인 2가지가 수퍼옥시드라디칼과 히드로시라디칼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프리라디칼과 활성산소란 말뜻을 같은 것으로 이해해도 별 무리가 없다. 이 책을 읽을 때에도 군데군데 프리라디칼과 활성산소란 말이 나오면 같은 의미인 것으로 알고 읽어 주기 바란다.
  프리라디칼의 종류는 이렇게 여러 가지인데, 어째서 활성산소를 가장 중요시하는가? 가장 많이 생기고 동시에 가장 심각한 손상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들이마신 산소의 대부분(90%이상)은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사용이 되고 산소 자신은 물로 변화된다. 하지만 이 중 약 2--5% 정도는 다른 산소 부산물로 바뀐다. 자동차에 기름을 넣으면 그 연료가 연소되어 동력에너지가 생긴다. 에너지가 생겨야만 자동차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있지만, 불가피하게 배기가스라는 다른 해로운 부산물이 생기지 않는가? 체내 산소 부산물 중 대표적인 것이 수퍼옥시드 라디칼, 히드록시 라디칼, 과산화수소이다. 이 중 첫 번째, 두 번째 물질은 짝을 이루지 못한 불안전한 전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프리라디칼이다. 하지만 과산화수소는 프리라디칼은 아니다.
  따라서 프리라디칼에 비해 활동력이 약하지만, 반면에 여건만 되면 프리라디칼을 만들 수 있다. 과산화수소처럼 평소에는 얌전하다가 호시탐탐 기회만 되면 프리라디칼을 만드는 물질을 반응산소종이라고 부른다. 반응성이 강하고 언제든지 활성산소가 될 수 있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세포가 죽기 전에는 멈추지 않는 프리라디칼의 파괴 반응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파열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가로수를 들이받고 연쇄적으로 여러 차를 들이받아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키고 난 후에야 멈추지 않는가? 방안에서 문을 닫고 용수철처럼 강하게 튀는 고무공을 벽에 힘껏 던져 보라. 이리저리 여러 번 사방의 벽과 유리창에 부딪쳐서 힘이 약해지기 전에는 멈추지 않는다.
  프리라디칼도 똑같은 성질이 있다. 세포 안과 바깥에서 좌충우돌마구 휘젓고 다니다가 더 이상 괴롭힐 대상이 없어져야 얌전해진다. 이런 프리라디칼의 성질은 단 한번만 말썽을 일으키고마는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보다 훨씬 더 고약하다. 인간이 산소를 사용하는 한은 끊임없이 생겨서 계속 말썽을 일으킨다.
  프리라디칼이 세포를 공격하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
  첫째는 딱 한번의 공격만 하고마는 것으로, 이때는 세포 손상이 그리 크지는 않다. 둘째는 프리라디칼의 반응으로 또 다른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또 다시 다른 물질을 공격하여 새로운 프리라디칼을 만드는 식의 연쇄반응으로 이때의 세포손상은 꽤 큰 편이다. 이런 연쇄반응은 프리라디칼이 다른 프리라디칼과 만나 안정된 물질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멈추게 된다. 셋째는 가장 고약한 동시다발성 공격방식이다. 이때는 마치 융단폭격을 하는 것처럼 한군데서 시작되어 가지치기 방식으로 계속 퍼져 나가면서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는 반응으로 가장 파괴력이 크다. 이 반응은 세포기능이나 세포구조가 완전히 파괴되고서야 비로소 멈추게 된다.
  이런 프리라디칼 중 대표적인 것이 수퍼옥시드라디칼과 히드록시라디칼이다. 수퍼옥시드라디칼은 산소분자에 전자가 하나 더 붙어서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산소는 산소인데 수퍼 산소란 뜻이며, 세포 내부에서 매우 강한 독성을 갖는다. 히드록시라디칼은 가장 반응력이 강한 활성산소로 알려져 있다. 즉 이 물질은 일단 생기기만 하면 다른 데로 이동할 사이도 없이 근처에 있는 다른 물질과 아주 빨리 결합하는 요주의 물질이다. 따라서 모든 생물학적 분자에 닿자마자 그것들을 융단폭격식으로 공격하고 연쇄반응을 일으켜서 해를 입힌다.
  유전자인 DNA에 손상을 주는 예를 들어 보자.
  우리 몸에 필요한 어떤 물질을 만들어내려면 그에 필요한 정보를 담은 DNA들이 복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히드록시라디칼이 DNA성분을 공격한다. 그 결과 히드록시 DNA라는 것이 생성되면 잘못된 정보에 의해서 비정상적인 물질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를 돌연변이현상이라고 부른다. 엑스선이나 감마선같은 전리방사선에 노출될 때도 히드록시라디칼이 만들어져서 다른 분자들에 대해 해를 입힌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히드록시라디칼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이 방사선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해서 알려진 것이다.
  만일 히드록시라디칼 2개가 만나거나 2개의 수퍼옥시드 라디칼이 만나면 과산화수소라는 반응산소종이 만들어진다. 또 어떤 질병에 걸리면 조직이 상하면서 많은 수퍼옥시드라디칼과 과산화수소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 과산화수소는 푸르스름한 액체로서 물과 쉽게 잘 섞이며, 우리 몸 안의 여러 막들을 잘 통과하는 성질이 있다. 오래 전부터 과산화수소는 옥시푸이라는 이름의 소독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물질이다. 이것은 짝을 못 이룬 전자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므로 프리라디칼은 아니지만, 만일 전자 한 개가 과산화수소에 전달되면 맹독성의 히드록시라디칼을 만든다. 따라서 과산화수소를 움직이는 시한폭탄 같은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과산화수소 자체는 프리라디칼은 아니지만, 언제 어느 때라도 전자가 추가되면 히드록시라디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소독제로 쓰일 정도로 강한 과산화수소가 우리 몸 안에서 생기니, 어찌 조직이 손상을 안 입을 수 있겠는가?
  어떤 과학자의 계산에 의하면 이와 같은 프리라디칼들은 1분에 1만번 정도 세포를 공격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10분에 10만번, 1시간이면 60만번, 하루에는 1,440만번이나 우리 세포는 프리라디칼의 시달림을 받는다.
  물론 앞으로 설명할 항산화방어벽 구축법을 잘 지키는 사람이면 이런 공격에도 끄떡없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의 세포는 프리라디칼에 의해서 채이고 뜯기고 시달리다가 하나둘씩 쓰러져 간다. 처음 하나둘씩 세포가 죽을 때는 별 이상이 안 생기지만, 차차 그 수가 많아지면 신체에 활려이 떨어지고 쉽게 피곤하며 무기력에 빠진다. 건강이 분명 예전같지는 않은 것을 느끼지만 병원에 가서 무슨 검사를 해도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건강의 이상이 오기 시작한 것이고 질병의 씨앗이 이미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언제, 어디서 우리 몸에 프리라디칼이 생길까?
  프리라디칼이 우리 몸 구석구석에서 광범위하게 만들어지고 있음을 실감시키기 위해 좀더 구체적인 생성 과정을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가 매일 먹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으로부터 에너지가 만들어지려면 산소를 이용한 유산소 호흡을 통해서 각 조직으로 산소가 운반되어야 한다.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면서 들이마신 산소가 저 깊이 세포에까지 이동되는 과정을 그려보라.
  먼저 코를 통해 들어온 산소는 폐를 지나 혈액으로 스며든다. 그리고는 혈액의 흐름을 따라 흐르면서 구석구석 전달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차량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적혈구 속에 있는 혈색소가 그 산소운반 차량이다. 혈색소는 4개의 단백질 소단위를 갖고 있으며 중앙에는 철이온이 위치하고 있는데, 바로 이 철이온에 산소가 결합되어 운반된다.
  이렇게 산소가 붙은 복합체가 되면 피 속에 산소가 풍부해진 상태라고 할 수 있으며 눈으로 보면 선홍색을 띤다. 반대로 산소가 붙어 있지 않은 피는 거무죽죽한 검붉은 색을 띤다. 호흡을 하여 폐 속으로 들어온 공기 중의 산소가 혈색소의 철이온에 붙어서 각 조직으로 운반되는 수천번의 반복 과정 중에 실수로 1번 정도는 전자가 이동하면서 1개의 혈색소에서 아주 적은 양의 수퍼옥시드라디칼이 생긴다. 하지만 우리 몸 전체의 혈색소 양은 아주 많으므로 각각의 혈색소가 만들어 낸 소량의 수퍼옥시드라디칼을 전부 합치면 전체 양은 많아지게 된다. 이를 계산해 보면 하루에 전체 혈색소 중 약 3%에서 수퍼옥시드라디칼이 ASK들어지는 꼴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혈색소가 들어 있는 적혈구에는 수퍼옥시드라디칼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항산화 방어벽이 필요한 것이다. 이 방어벽이 깨지면 혈액 속에서 프리라디칼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이다. 세포안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핵심 공장 역할을 하는 기관을 미토콘드리아라고 한다. 자동차로 따지면 엔진부분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이다. 그리고 우리가 들이마신 산소의 90%는 바로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라는 작은 기관에서 소모가 된다.
  한편 입으로 섭취한 음식물이 장에서 각 효소의 작용으로 잘게 영양소로 쪼개져서 흡수가 되면 이것이 혈관을 통해 각 조직으로 가서 역시 세포 안으로 흡수가 된다. 그리고 이 영양물질들은 미토콘드리아 내의 산소와 만나서 연소가 될 때 우리가 활동하며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많은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을 좀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 위치한 전자전달사슬(전자를 다른 물질에 주었다가 또 다시 뺐었다가 하는 과정이 연속해서 이루어지는 구조물)에 의해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므로 그때마다 에너지도 단계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인간은 이 에너지의 힘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프리라디칼이라고하는 해로운 부산물이 생긴다. 공장에서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만들 때 산업폐기물도 같이 생기지 않는가?
  동력이 없는 자동차가 움직이지 못하듯이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 공장이 다 망가지면 호흡과 심장박동이 멈춘다. 그러므로 이런 에너지 생성공장이 망가져서는 안된다. 하지만 불가피한 부산물인 프리라디칼을 그때그때 처리해 주지 못해도 문제가 된다. 그 손상으로 세포 내부는 엉망이 되어 비실비실하다가 결국 활동을 멈춘다. 다만 그 속도가 느려서 우리가 눈치채고 있지 못할 뿐이다.
  세포는 단백질과 지질로 된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막은 세포의 보호역할을 한다. 또 이 막을 통해 필요한 물질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만일 세포막이 망가지면 바로 그 세포는 죽게 된다. 사람이 곰팡이균에 감염되어 무좀에 걸리면 무좀약을 바르거나 먹는다. 이 약들은 체내로 들어가서 곰팡이균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서 그 균을 죽이는 것이다. 폐렴에 걸리면 항생제를 먹는다. 항생제도 마찬가지로 세균의 세포막을 망가뜨리는 작용이 있다.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 프리라디칼이 세포막을 공격할 때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세포 안에서 생긴 프리라디칼이 세포막의지질 성분을 공격하면 지질이 산화되면서 과산화지질 라디칼이라는 것이 생긴다. 또 여기서 또 다른 여러 프리라디칼이 계속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긴 각종 라디칼들은 또 다시 세포막의 다른 지질과 단백질을 파괴시키는데, 이런 반응을 자동파괴반응이라고 한다. 한발씩 총알이 나가는 권총이 아니라 연발로 총알이 나가는 자동소총같은 식이다. 그러다가 결국 세포막 성분인 지질, 단백질이 파괴 정도가 복구되기가 힘들 정도가 되면세포는 기능이 정지된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들이마신 산소의 90% 정도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쓰이면서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나머지 10%의 산소는 어디에 쓰일까? 그 용도를 알면 산소가 쓰이는 곳에서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진다는 원칙에 따라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지는 또 다른 곳을 알 수가 있게 된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에너지뿐일까? 그렇지 않다.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 전기만 들어오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당연히 여러 물질이 필요하며 우리는 영양분을 흡수해서 이를 가지고 각종 필요물질을 만들어 낸다. 예를 들어 인슐린을 만들어 혈당을 내리고, 흥분시에는 교감신경호르몬을 만들기도 하고,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처리하는 반응도 일어나야 한다. 조직을 탄력있게 유지시켜 주는 콜라겐이라는 물질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물질을 만드는 과정에는 산소가 필요하다. 결국 나머지 산소가 바로 이런 곳에 사용되며 이때도 프리라디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심한 자극을 받거나 흥분할 때, 또 조직이 손상을 입으면 카테콜라민이라고 하는 교감신경호르몬(교감신경은 자율신경의 일종으로 신체가 스트레스에 접했을 때 이에 대처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이 분비된다. 분비 후에는 제 역할을 다한 교감신경 호르몬을 분해하는 일을 하는 효소에 의해 분해가 되는데, 이때도 수많은 전자가 생성되어 각종 프리라디칼이 만들어진다. 이런 이유로 항상 긴장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서는 프리라디칼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 또 도시인들이 매일 마시는 오염되고 탁한 공기안의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과 그외 탄화수소 물질들은 모두 프리라디칼을 만들어낸다. 직업적으로 광물질이 든 먼지나 철을 함유한 먼지를 마시는 경우에도 프리라디칼이 많이 만들어진다. 이런 경우에 특히 잘 생기는 질병은 아무래도 호흡기질병이며, 예를 들면 천식, 기관지염, 폐기종, 폐암 등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참고로 프리라디칼은 우리 몸에 해로운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 몸에 침입하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혈액 내 백혈구가 활성화된다. 그리고 활성화된 백혈구는 산소를 평상시보다 많이 사용하여 프리라디칼을 만들어서 세균을 죽이는 일을 한다.
 
  프리라디칼을 만들 수 있는 금속들
  TV나 라디오에 안테나가 없으면 화면이 잘 안 나오고 소리도 매끄럽지 않다. 기계가 씽씽 잘 돌아가다가도 나사나 부품이 하나만 빠지면 덜컹거린다. 인체내에서 필요한 물질을 만들 때에도 이런 중요한 부품 역할을 하는 물질이 있다. 바로 구리나 철같은 금속물질이다. 산소를 혈액 내에서 운반하고 근육이나 심장에 제대로 저장하려면 철이 필요하다. 해로운 물질을 해독할 때도 철이 있어야 그 처리가 원활해진다. 호르몬을 만들고 조직을 탄력있게 해 주는 콜라겐이라는 물질을 만들 때에는 구리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반응들이 일어날 때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 중의 하나가 산소이다. 하지만 철이나 구리가 같이 있어야 빠르고 매끈하게 일이 마무리된다. 전문용어로는 이런 철이나 구리같은 물질을 촉매라고 한다. 만일 구리나 철이 없으면 그 반응이 매우 느리며 아예 반응이 이루어지지 않기도 한다. 반면에 구리나 철이 있으면 그 반응이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왜 그럴까? 산소가 관여하는 곳에서는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므로 마치 산소가 매우 활발하고 불안정한 물질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활성산소가 불안정한 것이지 산소 자체는 안정된 물질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안정성이 있는 물질인 산소가 관여하는 화학반응들은 그 속도가 느리게 진행된다. 하지만 여기에 전자를 쉽게 추가하거나 잃어버리는 성질을 가진 불안정한 물질이 첨가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당연히 빨리 안정되기 위해서 반응이 빨리 일어날 것이다. 철이나 구리가 바로 그런 물질이다. 산소만에 의한 느린 산화반응이 매우 빠르게 촉진되므로 이것을 철이나 구리에 의한 자동 산화반응이라고 부른다. 느린 반응이 빠르게 촉진된 것까지는 좋지만, 호사다마라고 해로운 프리라디칼 역시 빠른 속도로 생기는 것이 문제이다.
  철이나 구리는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 때 있어야 하는 금속 성분이다. 따라서 우리느 S이들을 음식을 통해서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체내로 섭취된 후에 마구 몸 속을 돌아다니게 방치하면 안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프리라디칼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멋대로 행동하지 못하게 감시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다. 축구경기를 할 때 보면 상대편 진영의 요주의 선수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마크맨이 있다. 철이나 구리도 이들을 붙잡고 따라 다니는 결합단백질이라는 마크맨의 감시를 받는다.
  예를 들어보자. 철은 붉은 고기 안에 많이 들어 있다. 이 고기를 먹으면 철분이 소장으로 흡수되며 우리 몸에 해는 입히지 않으면서 필요로 하는 만큼만 흡수가 되어 피 속으로 들어간다. 남는 철분을 그대로 놔두면 말썽을 일으킬 소지가 있으므로 마크맨이 가서 달라붙어 운반을 하고 나중에 필요할 때 쓰기 위해 저장을 해 둔다. 마크맨은 여러 종류가 있으며 트랜스훼린, 락토훼린, 훼리틴, 헤모시데린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감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을 제대로 못 먹어서 철분 섭취가 불충분하거나 위십이지궤양, 대장암, 생리 양이 많을 때, 치질 등이 있을 때에는 출혈이 되어 철분이 부족하게 되므로 이때는 붙잡고 있던 철분을 놓아 준다. 더 이상 풀어 줄 철분이 없는데도 계속 철분이 모자라게 되면 어지럼증이 오며 이를 빈혈이라고 한다. 이때는 피검사를 하여 철분이 정상보다 감소된 것을 확인 후 철분제를 투여하게 된다. 물론 어지럽다고 다 빈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자들은 어지럼증이 있다고 그냥 약국에서 철분제를 사 먹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물론 철분을 감시하는 마크맨들이 있지만 이들도 감시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한계 상태에서도 계속 철분이 공급되면 통제불능이 되어 프리라디칼을 마구 만들고 다니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를 한 뒤 빈혈치료를 하도록 하라.
  구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인체 내에서 철분이 마크맨 역할을 하는 단백질에 딱 붙어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구리도 그런 결합단백질의 감시를 받는다. 철이 지각층에 매우 많은 금속인데 비해 구리는 소량만 포함되어 있다. 인체 내에서도 철분에 비해 60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과산화수소와 반응하여 가장 해로운 프리라디칼인 히드록시라디칼을 만드는 속도는 철보다 더 빠르다. 음식물로부터 섭취한 구리가 위와 상부 소장에서 흡수된 다음부터는 마크맨이 따라다닌다. 제일 먼저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이 달라붙어서 구리를 간으로 운반한다. 간에서는 세룰로플라스민(혈액 속에 있는 구리단백질의 일종)이라는 단백질이 알부민에 붙은 구리를 떼어서 옮긴 후 피 속으로 안전하게 이동시킨다. 알부민은 단순한 마크맨의 역할 외에 다른 보호기능도 한다.
  즉 구리가 관여하여 만들어진 프리라디칼의 공격을 자기 자신에게 향하도록 함으로써, 우리 몸 안의 여러 다른 중요한 새움ㄹ학적 분자들을 보호하는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필자는 노인의학을 전공한 의사이므로 아무래도 입원환자 중에는 노인환자가 많다. 그런데 같은 나이에, 같은 병을 가진 노인환자라해도 알부민 수치가 낮은 환자가 더 회복이 느리고 치료가 힘들다. 실제로도 많은 노인병 전문의들이 혈중 알부민 수치를 그 환자의 예후나 회복 정도를 예측하는 데 사용한다.
  자, 이제 정리를 해 보자. 철이나 구리는 산소와 반응하여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이 빨리 만들어지게 해 준다. 때로는 이것이 없으면 반응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전자를 주고 뺏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전자를 가진 물질을 뭐라고 부르는가? 바로 프리라디칼 아닌가? 결국 반응은 빨리 일어나지만 철이나 구리가 있는 곳에는 해로운 프리라디칼이 잘 생기는 것이다. 참으로 조물주가 창조한 우리 신체는 복잡하고 오묘하다. 필요하고 이로운 물질을 갖게 하면서도 반대로 너무 과하게 사용하거나 잘못 사용하면 해를 입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기에 또 다시 덧붙여서 해로움을 덜 입도록 막아 주는 장치도 같이 주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할 몫은 이 안전장치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안전장치가 잘 돌아가도록 하는 왕도는 무엇일까? 이제 곧 설명드릴 항산화방어벽 구축이다. 똑같은 날에, 똑같은 가격의 전자제품을 사도 어떤 사람은 1년 안에 망가뜨려 고물로 만들지만, 어떤 이는 10년이 넘도록 사용한다. 비싼 돈 들여 산 물건의 기본구조와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지켰느냐의 차이이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어떨 때 신체가 소리없이 해를 입는지를 모르는 사람, 또 안전장치에 위험 신호가 들어왔는데도 못 알아차리고 사는 사람은 일찍 몸이 덜거덕거리고 병이 나고 수명이 짧다. 안전 장치의 점검법을 제대로 알고 있지만 실천을 못하는 사람도 매 한가지이다.
 
  활성산소가 우리 몸을 녹슬게 한다
  인간과 포유동물들은 21%라는 대기 중의 산소량 환경에 맞게 적응하여 살아왔으므로 만일 이보다 산소가 더 많아지면 문제가 생긴다. 물론 산소가 적어져도 생명을 유지하기가 힘들게 된다. 산소가 증가할 때 피해가 온다는 것에 대한 임상 증거들은 아주 많다. 쥐에게 21%가 아닌 100%의 산소를 3일간만 주어도 경련마비 증상이 생기고 심한 폐손상이 유발된다. 햄스터나 기니아피그에게 70% 정도의 산소를 3, 4주 정도 마시게 하면 고환 손상이 오고 골수에서 적혈구를 생성하는 기능에 장애가 오기도 한다. 저산소증이 온미숙아에게는 21% 이상의 산소를 치료 목적으로 주게 되는데, 이때도 부작용으로 망막 손상이 생긴다.
  성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일 100% 산소를 6시간 정도 마시게 하면 역시 폐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21%의 산소환경에서도 프리라디칼이라는 해로운 물질이 부산물로 생긴다. 프리라디칼을 처리하는 장치가 원활한 사람은 해를 안 입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이로 인한 해로움이 점점 쌓이게 된다. 결국 세포가 녹슬고 병들며 생명체가 노화되어 죽게 되는데, 이는 지금도 노화 원인에 관한 유력한 가설 중의 하나이다.
  산소가 해로운 이유는 무엇인가에 관한 초기 연구 결과들은 산소의 직접적인 억제 작용 때문인 것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직접적인 억제 작용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1954년에 미국의 Gerschmann과 Gilbert 박사가 산소의 해로움은 산소 농도가 아니라 활성산소 때문이라는 이론을 제기한 이래로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이 이론을 뒷받침해 주는 연구 결과들이 계속 발표되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활성산소를 무력화시키는 효소의 발견과 이에 근거한 활성산소 이론이다. 활성산소 이론은 지금까지 설명한대로 프리라디칼이 세포의 여러 기관에 손상을 주어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물론 동물실험의 결과에 비하면 활성산소 이론을 지지해 주는 결과들이 인간에서는 아직 불충분한 점도 있다. 하지만 사람에서 이제까지 연구된 결과들을 보면 각종 질병과 노화에 프리라디칼이 관여한다는 증거들이 매우 많다. 또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것이 질병과 노화 예방면에서 인체에 매우 중요하다는 증거를 증명한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증거들이 앞으로 더욱 확실히 규명이 되고, 동시에 지금의 것보다 더 강력하게 세포 내부에까지 흡수되어 오랫동안 작용을 하는 항산화 방어벽 구축법이 개발이 된다면 그때는 그야말로 21세기의 불로초가 될 것이다. 불로초라고하면 왠지 불가능한 것이며 황당한 말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여러분이 살아 있는 동안에 언젠가는 이것이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 항산화제를 위시한 세포 수준의 이상을 찾아 처리하는 각종 질병 예방법과 유전자 치료, 손쉬운 인공 장기 이식법 등의 각종 질병 치료법까지도 개발될 것으로 믿는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150세 정도는 거뜬히 활력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장수의학을 가르치는 강의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런 얘기를 한다. 여러분들 시대에는 80세, 90세, 100세까지는 아저씨, 아주머니라고 부르게 된다.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불리려면 120살은 넘어야 될 것이다. 만일 100살이 안되어 죽은 친구를 애도할 때는 '아까운 나이에 단명하였다'고 하게 될지 모른다. 지금 여러분들의 나이가 20대 초반이니 앞으로 남은 인생은 적어도 100년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발등에 떨어진 불 끄는 식으로 급하게 살지 말고 장기적인 인생계획을 짜두는 게 좋겠다고 말이다.
  이런 얘기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지, 좀더 먼 미래에 실현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앞으로의 얘기이므로 독자 여러분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될지 모르겠다. 그러니 다시 현실로 돌아와 보자. 많은 사람이 익히 알고 있고, 또 많은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견해를 같이하는 인간의 한계수명은 120세 정도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밝혀진 과학적인 방법을 총동원하여 120세까지 질적으로, 또 양적으로 활력있고 건강하며 인간답게 살도록 많은 사람들을 교육하고 환자들에게 처방을 하는 것이 나같은 의사들의 임무이다.
  내 몸 안에 생기는 프리라디칼을 처리해 주는 항산화건강법에 대한 이 책을 쓰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이제 다음 장부터는 최근 5년간 세계적인 의학잡지에 실린 프리라디칼과 항산화제에 관한 5,000여편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나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먼저 2부에서는 프리라디칼이 우리 몸을 녹슬게 하여 어떠어떠한 질병의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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