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도락' 평일 점심 특선추천 맛집에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을 포함시키는 음식평론가는 신뢰도를 의심받기 십상이다. 표준화된 컨베이어벨트에서 장인의 손맛을 기대한다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일 테니까. 그렇다면 서울의 골목마다 넘쳐나는 수많은 같은 이름 식당들은 미식가의 사각지대에서 계속 천대받고 살아야 하는 것일까.
"나만을 위한 요리가 아니면 안 돼"라고 호통치는 최고급 미식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여기 가격대비 품질을 최우선하는 식도락가를 위한 프랜차이즈 식당 공략법이 있다. 하나는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을 찾을 것. 또 하나는 이 프랜차이즈가 심혈을 기울여 선보이는 평일 점심 특선을 선택할 것. 서울 상계동에 자리 잡은 해산물요리 전문점 '대게도락'의 평일 특선 정식이 오늘의 추천 메뉴다.
▲ '대게도락'의 평일 점심 특선. / 조선영상미디어 정복남 기자 bnchung@chosun.com
'대게도락'은 샤브샤브 체인으로 이름난 채선당(菜鮮堂)을 운영하는 다영 F&B의 씨푸드요리 브랜드. 2003년 경기도 의정부에 1호점을 낸 뒤 6년여 동안 잠잠하다가 지난 2009년 4월 상계동에 2호점을 냈다. 게 요리와 회가 주 전공이지만, 가격대비 만족도는 1만5000원의 평일 특선 점심(부가세 10% 별도·오후 4시까지)이 상지상(上之上)이다. 1호점에는 없는 비장의 메뉴다. 우선 따스한 게살 수프와 새콤한 치킨 샐러드, 예쁜 그릇에 소략하게 담아낸 3종 요리(관자·새우·문어 구이, 연어 말이, 해파리냉채·사태고기)가 입맛을 돋운다. 모두 전채(前菜) 요리 격. 느끼함을 못 견디는 중년 한국남성들을 위해서는 삼색 물김치가 여유 있는 분량으로 준비됐다. 다음 코스가 메인 요리. 회와 초밥, 튀김, 떡갈비 스테이크, 볶음 쌀국수가 순서대로 젓가락을 기다린다. 광어 위주인 회 접시에는 씻은 묵은지를 오목하게 담아내 단순함을 피했고, 유치원생 주먹만 한 떡갈비는 반으로 갈랐더니 가운뎃손가락만 한 떡볶이 떡 하나가 숨은그림찾기 하듯 놓여 있다. 볶음 쌀국수는 조금 매콤한 편. 요리를 마치면 식사 차례다. 방어와 우럭 그리고 묵은지로 끓인 서더리 매운탕이 얼큰하고 단무지·김·파를 잘라 넣은 미니 참치회덮밥은 감칠맛이 났다. 후식으로는 호박 식혜와 딸기 한 조각으로 장식한 요거트 무스 케이크. 별 다섯 개 만점은 아니지만, 모두 세 개 이상, 수준급의 맛을 자랑한다. 식사를 마쳤더니 따라나오는 계산서에 설문조사서 한 장이 붙어 있다. '가격대비 종합 만족도' 문항에서 이 식당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점심 특선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주말(토·일)이나 공휴일에는 이 가격이 불가능하고 2인 이상 주문만 가능하다. 또 치명적으로 '대게도락'이라는 이름이 주는 기대감과 달리 이 구성에서 대게는 한 젓가락도 들어 있지 않다. 대안은 2만 5000원의 '대게구이 특선 정식'. 육회, 대게구이, 좀 더 풍성한 구성의 초밥이 추가된 메뉴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 점심·저녁도 이 가격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 '가격 대비 성능'으로는 평일 점심 특선이 으뜸이다. 김웅권 매니저는 "본사에서 조달한 식자재로 원가를 절감하고, 점심시간에는 회전율이 높아서 이 가격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 외 점심 메뉴로 '멍게 비빔밥과 매운탕' '굴돌솥비빔밥과 매운탕'이 9000원이고, 활어회와 대게구이 모둠해물 세트(3~4인용)가 13만원이다. 모두 10%의 부가세를 받는다. 도심 외곽이지만, 대신 주차장이 넓고 무료 주차 대행 서비스를 해준다. 오전 11시~밤 11시. 연중무휴. 이번 설 연휴에도 영업한다. (02)936-1300. www.daeg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