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이란?
1. 상담의 정의
상담이란 내담자와 상담자간에 수용적이고 구조화된 관계를 형성하고, 이 관계 속에서 내담자가 자기 자신과 환경에 대해 의미 있는 이해를 증진하도록 함으로써, 내담자 스스로가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여러 심리적인 특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도록 원조하여 결과적으로 내담자의 성장과 발전을 촉진하는 심리적인 조력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상담이란 도움이 필요한 사람(내담자)이 전문적 훈련을 받은 사람(상담자)과의 관계에서, 생활과정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ㆍ감정ㆍ행동 측면의 '인간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학습과정이다(이장호, 1982).
2. 상담관계의 특성
상담자와 내담자간의 관계는 동등한 관계로서 어느 쪽이 한쪽을 지배하거나 혹은 종속되었다고 볼 수 없는 관계이다.
1) 자기중심적 < 상대방중심적
상담에서 상담자와 내담자는 자기중심적인 관계보다는 상대방 중심적인 관계를 맺는다. 일상적인 대인관계는 대부분 자기중심적인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진 관계이지만, 상담관계는 상담자가 가능한 자기중심적인 입장을 떠나서 상대방인 내담자 중심의 입장에서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러한 상담관계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신뢰하며, 그의 느낌과 경험을 공감적으로 이해할 뿐 아니라 허용적인 분위기에서 솔직하고 진지하게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으로, 일상관계와는 달리 조력적 효과를 얻게 된다.
2) 역동적인 상호작용관계
상담관계는 하나의 역동적인 상호작용관계이다. 상담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지시ㆍ충고가 아닌 쌍방이 협력하여 세운 상담목표를 향해서 상호협력적으로 노력하는 상호작용의 관계이다. 이때 상담자는 인간의 성장발달, 인간행동 및 인간관계 등에 관한 심리적인 깊은 이해와 이에 대한 응용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3) 개인적, 사적인 관계(직업적 윤리)
상담관계는 일상적 대인관계와는 달리 사적이고 비밀이 보장되는 관계이다. 내담자는 판단, 비판, 정죄되거나 어떤 부정적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상담자가 내담자를 존중하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자신의 고민, 느낌, 경험 등 내심의 사적 비밀을 상담자에게 안심하고 털어놓을 수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비밀을 보장하는 것이 그의 전문적인 직업윤리이다.
4) 상식적인 틀, 관습, 체면 등을 벗어난 초상식적인 부딪침의 관계
상담관계는 상식적 범주의 틀을 벗어난 초상식적인 부딪힘의 관계이다. 일상관계는 상식적인 틀, 관습, 체면, 각자의 가치관 등에 따라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나 깊은 고민에 빠졌을 경우, 상식적인 말이나 행동으로는 내담자의 깊은 심층 심리에 접할 수 없다. 수치스럽고 후회스러운 경험과 같은 상식적 한계를 넘어선 인간 대 인간의 부딪힘을 통해서 진귀한 삶의 교훈, 체험, 성격이나 행동 습관의 개선, 변화가 초상식적인 마음과 마음의 부딪침의 관계 속에서 가능하다.
3. 내담자 이해의 기초
(1) 내담자는 타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자 하는 기본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자기가 가치있고 능력있는 인간임을 인정받고자 한다.
(2) 내담자는 각종 두려움에 직면하기를 두려워하거나 회피한다.
(3) 내담자의 두려움이나 공포의 대상은 특정사건이나 인간관계 자체가 아니고 그에 수반되어있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이다.
(4) 내담자의 불안은 과거의 것이 아니고 장차 일어날 사태에서의 실패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일 경우가 많다 즉, 장래의 것에 대한 공포이다.
(5) 내담자의 갈등은 환경적 여건이나 자기 능력의 제한성을 무시하려는 데서 초래되는 수가 많다.
(6) 내담자의 문제행동은 자기성장을 방해하는 것이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최선의 생활수단이나 안전수단일 경우가 많다.
(7) 내담자 문제의 해결은 자율성과(자신과 남에 대한) 책임감의 향상으로 이루 어진다.
4. 상담자의 자세와 역할
1) 상담자의 자세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치료행위이다. 따라서 상담에서 상담자의 자세는 매우 중요하게 내담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의 관계(rapport)의 질은 상담자의 자세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내담자는 상담자의 자세에 따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게 될 수도 있으며 이와 반대로 상처를 입고 자신의 문제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Paul A. Dewald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상담자가 갖추어야 할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로, 상담자는 내담자를 하나의 인간으로서 존중해야 하며,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 고통의 실제적인 원인은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정서적 장애의 중요성과 그것으로 인해 일어나는 고통을 수용해 주어야 한다.
둘째로, 유능한 상담자는 사람들간의 차이에 대하여 너그럽게 대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상담자와 내담자간의 사회적, 문화적인 배경이 다른 경우에 상호간의 생활방식과 인생관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상담자는 포용성있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상담자는 장기목표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며 어떤 즉각적인 결과를 바라서는 안된다. 문제에 따라서는 그 결과를 빨리 볼 수도 있겠지만 상담이나 정신치료에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장기과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담의 활동은 즉각적인 결과나 즉각적인 보상을 지연할 수 있는 끈기와 역량을 지녀야 한다.
넷째로, 상담자는 내담자를 대할 때 수동적인 태도로서 대하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적극적으로 내담자를 지도한다는 식의 개입은 하지 말아야 한다. 즉, 상담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지 내담자를 대신해서 내담자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는 사람은 내담자 자신 뿐임을 늘 인지하면서 수동적인 태도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로, 상담자는 내담자의 생각과 감정을 예민하게 감수하고 거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여야 하며, 내담자와 갚은 정서관계를 맺어야 하고, 또한 상담자는 내담자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어떤 말이라도 다 수용하여 여하한 도덕적 태도를 결코 취하지 않으며 진실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함으로서 내담자 자신이 상담시간이야말로 자신의 모든 감정과 태도를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마음을 갖게 하여야 한다.
여섯째로, 상담방법론에는 원래 제한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2) 상담자의 역할
상담과정에서 내담자에게 변화를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는 상담자 자신이 하나의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더 나아가 상담자로서의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상담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Dewald는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우선 상담자는 내관(introspection)과 자각(self-awareness)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상담자는 인간의 정신기능, 인간의 심리적 과정, 인간의 심리적 표시에 대해서 관심과 흥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것이 자기 자신 속에서 또는 다른 사람 속에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알아야 하며 거기에 흥미를 갖고 역량을 길러서 내담자에게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공감(empathy)하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상담자는 자기자신의 반응을 중지하고 그 대신 내담자의 배경과 내담자의 성격이 상담자 자신에게 주어졌다고 가상하면서 자기를 내담자의 입장에 놓고 내담자가 느끼는 것을 느끼려고 하고 경험하려고 하는 것이다. 공감에 의해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느낀 것을 경험한 후에 이 과정을 역전시켜 상담자 자신으로 되돌아와서 바로 전에 자기가 내담자인양 느끼려고 했을 동안 자기가 느꼈던 것이 무엇인가를 돌이켜 생각해 보는 것이다.
셋째로 상담자가 길러야 할 기술은 관찰력이다. 내담자가 표시하는 모든 비언어적 행동적 표현 또는 내담자의 사고과정의 순서, 표현하고 있는 문제들은 물론이고 그가 생략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내담자의 말을 경청하고, 관찰하면서 거시적으로 내담자의 말이나 행동 줄거리는 어떤 것이고 전반적인 추세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동시에 상담자 자신과, 자신의 반응도 관찰해야 한다.
넷째로 상담자가 반드시 닦아야 할 상담기술로서 환기적 경청(evocative listning)이 있다. 내담자는 어떤 심리적 갈등이나 정서적 장애를 느끼고 있든지 간에 또 지금 어떤 경험이나 행동이나 기억, 감정을 체험하고 있건 간에 그런 모든 것들이 다 내담자의 마음속에 갇혀 있다. 그런 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말과 내담자의 표현을 통하는 것 이외에는 상담자가 접근할 수가 없다. 이때 상담자가 환기적 경청을 해서 내담자가 자기의 마음을 다 털어놓을 수 있게 하며, 내담자로 하여금 표현적 의사소통(expressive communication)을 할 수 있도록 조장하고 격려한다. 이 기술을 연마할수록 내담자 자신의 정서적, 심리적 장애가 무엇인지를 보다 쉽게 표현하게 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해진다.
다섯째로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고통스러운 경험이나 기억을 촉발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동원시킬 수 있어야 하고 그러면서도 내담자 스스로가 어떤 부당한 죄책감이나 곤란감을 느끼지 않고 내담자가 갖고 있는 깊은 내적 갈등을 표현하고 고통스러워한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함으로써 내담자의 밑바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담자가 고통스러워한다고 이를 피한다면 그것은 상담의 올바른 과정이라고 보기가 힘들게 된다.
여섯째로 상담자는 내담자가 전이반응으로 말미암아 상담자를 그릇되게 지각하거나 또는 왜곡된 상담자 영상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기를 그렇게 보는 경우에 왜곡된 영상이나 지각을 고쳐주려고 하는 어떤 개인적인 필요성을 느끼지 말고 내담자의 그같은 왜곡을 보고도 참고 견딜 수 있게끔 전이에 대한 공부를 하며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위에서 열거한 모든 역할들은 대부분 상담자의 마음속에서 소리 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소리 없는 수많은 활동 가운데 상담자는 경청하고 있고 여러 가지 각도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그럼으로써 내담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어떤 식으로 반응하며 대처해 나갈지는 결정해야 한다.
5. 상담의 단계
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만나기 시작해서 종결될 때까지 여러 번의 면접을 거치는 일련의 과정이다. 한두 번의 면접으로 내담자의 관심사와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교육기관에서 5회 내지 6회 이상에서 20여 회에 이르는 면접이 진행된다.
상담이 한두 번의 면접으로 끝나든 20회 이상이 진행되든 그 과정을 단계적으로 구별해 볼 수 있다. 상담과정의 단계는 문제의 정의에서부터 바람직한 행동의 실천에 이르기까지, 상담자와 내담자의 공동노력의 특징들을 나누어 본 것이다. 상담을 단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상담과정의 이해와 효과적인 상담진행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상담기술훈련에도 지침이 될 수 있다.
(1) 1단계 - 동기조성 및 구조화
먼저 내담자에게 자신의 걱정거리, 문제, 찾아온 이유를 말하도록 한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진술에 주의하면서, 그의 비언어적인 행동을 관찰하고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또한 상담에 대한 내담자의 기대와 느낌을 명료화하여 내담자가 상담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이끌어주며, 상담과정의 방향과 골격을 분명히 한다.
내담자들은 흔히 상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주기를 바라거나 문제에 대한 해답 및 행동방향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상담자는 구조화를 통해서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하여, 상담의 진행과정에 대한 두려움이나 궁금증을 줄일 수 있다.
구조화는 상담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기 위해 상담의 기본성격, 상담자 및 내담자의 역할한계, 바람직한 태도 등을 설명하고 인식시켜주는 작업이다.
이런 점에서 구조화는 일종의 내담자 교육이다. 구조화에 포함되는 사항은 상담의 성질, 상담자의 역할과 책임, 내담자의 역할과 책임, 상담의 목표 등이다. 아울러 시간적, 공간적인 제한사항도 포함된다.
(2) 2단계 - 촉진적 관계의 형성
이 단계에서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솔직하고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내담자가 상담자에게서 느끼는 전문적 숙련성, 매력, 신뢰성 등은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하는 요인이다. 상담의 촉진적 관계형성을 위해서는 상담자의 적극적 경청, 공감적 이해, 내담자에 대한 수용적 존중, 성실한 자세 및 구체성 등이 필요하다. 이것은 상담자나 내담자가 서로 상대방을 어떻게 보며 받아들이느냐의 지각 및 태도 및 행동특징은 공감적 이해, 수용적 존중, 일관적 성실성 및 전문적 구체성으로 집약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담자의 행동특징이 내담자에게 느껴지고 전달될 때에 내담자가 편안하게 자기를 탐색할 수 있고, 상담자와 효과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 이들 네 가지의 촉진적 태도에 대해 내담자는 다음과 같이 받아들인다.
촉진적 관계형성을 위한 조건: 적극적으로 경청한다.
즉 공감적 이해, 내담자에 대한 수용적 존중, 성실한 자세, 전문적 구체성이 필요
결과적으로 내담자가 상담자를 신뢰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rapport)
- 동물조련사, 어머니들의 똑같은 대우 - 상대에게 전달되어야 함
상담자의 태도 내담자의 지각
공감적 이해 상담자는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알고 있다.
수용적 존중 상담자는 내가 어떤 생각,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인다.
일관성 있는 성실성 상담자는 말과 행동이 같다. 상담자는 솔직하다.
전문적인 구체성 상담자는 내 문제에 대해 실타래 매듭을 풀듯
하나하나씩 해결해 나갈 능력이 있다.
(3) 3단계 - 목표설정 및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
이 단계에서는 문제에 관한 내담자의 감정표현을 촉진시키고, 제시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문제행동'과 바람직한 '목표행동'에 대한 내담자의 자각과 문제해결 과정에서의 실제적인 노력을 촉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문제 및 상담목표에 관련된 내담자의 감정 및 생각을 탐색하고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탐색을 통해 내담자는 자신과 생활과정에서의 주요 경험 및 사건들을 이전보다 분명히 그리고 통합된 시야에서 재인식하게 된다. 내담자 자신에 대한 이러한 자각이 이루어져야 상담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실제적 노력을 하게 된다. 탐색의 대상에는 내담자의 관심사, 문제의 형성배경, 충격적 경험, 방어기제와 습관적 행동, 상담효과 등에 관련된 느낌 등이 주로 포함된다. 이때 고려해야 할 점은 내담자들이 도중에 그만 두려고 하거나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저항'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과 저항은 상담의 목표행동에 대한 상담자와 내담자간의 개념의 차이, 목표행동을 위한 수행기술의 부족, 또는 상담자와 내담자 양자간의 의사소통 문제의 차원에서 탐색되고 조정되어야 한다.
(4) 4단계 - 실천행동의 계획
자각과 합리적 사고의 달성만으로 상담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상담을 하는 도중에는 앞으로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될 것 같지만 실제생활에 부딪쳤을 때에는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내담자의 새로운 견해나 인식이 실생활에서 실현되도록 내담자의 의사결정이나 행동계획을 도울 필요가 있다. 이 단계에서 이루어져야 할 목표는 내담자의 구체적인 행동절차를 협의하고 세부적인 행동계획을 작성하는 것이다.
(5) 5단계 - 실천결과의 평가와 종결
종결은 주로 내담자와 상담자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내담자가 종결을 희망하더라도 아직 불충분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에는, '잘 대처해 나가는지 서로 확인해 보기 위해' 상담을 당분간 계속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내담자의 입장에서는 상담을 종결한 후 '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혼자서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 불안해하는 경우가 있다. 상담의 종결을 상담자가 자기를 배척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내담자도 있으므로 상담자는 내담자가 이러한 문제에 갑자기 직면하지 않도록 서서히 종결시킨다. 즉, 종결 무렵에는 2주일이나 3주일의 간격을 두고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결에 앞서 그동안 성취한 것들을 목표에 비추어 평가하거나 설정해 놓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를 토의해야 한다. 종결에 즈음하여 상담의 전체과정을 내담자로 하여금 요약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문제가 다시 생기면 상담자를 찾아올 수 있다는 추수상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상담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에는 상담과 상담자의 한계에 대해서 명백히 밝히고, 필요하면 다른 기관이나 다른 상담자에게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에 제시된 5단계의 상담과정은 대체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설정된 것이긴 하지만 실제 상담과정에서는 이런 분류가 분명하지 않고 서로 중복되거나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촉진적 관계형성을 이루는 태도나 기술은 상담과정의 어느 단계에서나 요구되며, 구조화도 상담초기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담의 진행과정을 살펴볼 때, 내담자의 말을 경청하고 그에 대한 이해표시로 이루어지는 것이 촉진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며 이러한 촉진관계의 형성은 상담의 기본 주춧돌이자 상담의 성패를 결정하는 열쇠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6. 상담의 기법
1) 경청 : 단순히 내담자가 말하고 있는 것을 듣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이것은 내담자가 말하는 동안 그 내용을 들을 뿐 아니라, 그의 감정, 행정, 태 도, 표정 등을 모두 듣는 것을 의미한다.
2) 공감 : 감정이입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내담자의 입장이 되어 내담자를 이 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3) 탐색 : 내담자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질문하는 것이다.
4) 반영 : 내담자의 말과 행동에서 나타난 감정이나 생각을 상담자가 다른 참신 한 말로 부연해 주는 것이다. 내담자의 감정이나 태도 중 가장 중요하 고 강한 것으로 판단되는 것을 상담자가 선택하여 반영함으로써 내담 자는 상담자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신뢰감을 느낄 수 있다.
5) 직면 : 내담자가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는 감정이나 생각 을 직접 들여다보도록 지적해 주는 것이다. 이것은 내담자가 자신의 고통스런 감정과 행동을 직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안을 해결하고 자신의 행동과 감정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6) 해석 : 내담자가 진술한 단편적인 내용들에 관계성이나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은 내담자를 관찰하여 얻은 예감이나 가설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므로, 단정적이기보다는 암시적이거나 잠정적인 표 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bridging gaps : 상담자와 내담자간의 대화를 방해하는 요인들(연령, 성, 사회 경제적 배경 등)이 있을 때 그 차이를 감소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 람직하다. 그러나 이것은 내담자의 보조에 맞추어 내담자를 다루는 것 을 의미하는 것이며, 내담자처럼 되라는 것은 아니다.
8) setting the tone : 상담자는 상담장면의 분위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 내담자의 내 외적 압력에서 발생하는 불안, 실망 등을 감소시키고 내담자의 자아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한 지지적인 기법들로서 현실에 기반한 확신주기(reassurance), 이론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고 스스로 가능성을 찾도록 하는 논리적인 토론(logical discussion), 인간경험의 공통성과 내담자가 당면한 문제의 유사성을 활용하는 보편화의 활용(utilization of universality), 불안, 억압된 감정 등의 발산(ventilation), 충분한 정보의 제공, 행위의 전시(demonstration of behavior) 등이 포함된다.
7. 상담의 방향성
상담자는 내담자보다 명확한 상담방향을 인식하고 있기 위해서 here-and-now의 현장성에 민감하고, 상담의 흐름을 명확하게 파악하면서 상담에 임해야 한다.
1) 지지적 상담방향
내담자의 감정수위가 높아서 지쳐있는 상태이므로 쉬게 해 주는 것이 요구되는 상담방향이다. 이런 경우는 수용과 공감으로 따라가는 것이 최선이다. 섣불리 문제제기를 하거나, 정보제공 또는 조언 등을 하여 내담자를 더 지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자살, 고독, 만성질환자, 신체적 질병으로 곧 죽음을 맞아야 하는 사람들, 학업에 지쳐서 불안을 겪고 있는 학생들, 실패나 좌절에 힘겨워 하는 사람들,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 등이다.
2) 의사결정 방향
내담자가 나름의 확실한 방법을 이미 가지고 있으나 어느 쪽으로의 선택을 내릴 수 없는 갈등상태이다. 이런 경우 상담자는 양방향의 장단점을 내담자와 여러 각도로 함께 검토해 보는 것이 최선이다. 재혼, 부모나 형제자매 등의 대인적 갈등, 또 진로나 취업 등 나름의 대안을 가지고는 있으나 막상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 포함된다.
3) 정보제공 또는 조언적 상담방향
내담자가 당면한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가 적합한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 적용되는 상담방향이다. 이런 경우 상담자는 적극적으로 묘안을 찾아보려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을 해야한다. 복덕방 기능의 상담과 청소년의 성문제에 대한 호기심에 따른 교육적 상담, 특별한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래상담이란?
비슷한 연령과 유사한 경험 및 가치관 등을 지닌 청소년들이 일정한 훈련을 받은 후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주변에 있는 정상적인 다른 또래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조력하고, 또래들과 더불어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그들의 생활제반 영역에서 지지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또래상담자란 또래상담을 수행할 수 있는 책임있는 또래를 의미한다.
※ 또래 상 담자 에게 필요한 기초적인 의사소통기술 : 관심기울이기, 공감,
요약하기, 질문하기, 진실성, 주장, 직면, 문제해결 등
문제조력기술 : 또래 상 담자는 자신이 배운 과정을 친구들에게 전수하고 고민을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 한 걸음 먼저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해야 하며, 이는 이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노력을 기울여 친구에게 좀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모색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친구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여 보고,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도움을 주는 방법이 적절한지의 문제들을 살펴보는 계기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또래 상 담자는 다른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도울 수 있는 방법과 그들이 보다 자기 자신의 선택으로 자기 삶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을 알고자 할 것이다. 또래를 돕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가치있는 경험이며, 최종적인 답안이나 빠르고 간단한 해결책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친구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유용하다거나 행동계획을 개발하고, 자신의 생각을 조직화하는 것을 배우고자하는 과정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또래상담자를 돕는 것은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조력과제가 된다.
Painter(1989)는 동료상담자들이 또래상담의 기본 기술을 익힌 다음 또래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하여 개입하여 해결에 조력하는 방법 등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기술은 또래상담자 훈련을 위한 주제개발영역(topic development)으로, 앞으로 또래상담자가 또래들의 특정 문제 영역에서 조력활동을 전개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며 문제해결에 조력하는 방법과 절차를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은 질문하고 문제를 이해하고 의사결정과 변화를 위한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에 조력할 수 있는 방법과 절차를 필요로 한다.
Stone과 Keefauver(1990)은 문제해결과정을 문제상황과 잠재적인 가능성 명료화하기와 방책모색하기로 구별하여 제시하고 있다. 문제상황과 잠재적인 가능성을 명료화하기 위해서는 1)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진정 자기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원하는지, 2)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3)원하고 있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하겠는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방책모색하기에서는 부딪히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엇이 필요로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다. 즉 1)해결책을 실천할 것인지 2)그 해결책을 언제 실천할 것인지 3)그 해결책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4)그 해결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결과확인하기 등이 필요하다.
결국 문제해결에 조력하는 기술은 문제에 대한 이해능력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나서 필요한 것은 문제해결에 조력하는 기술과 절차이다. 문제해결에 조력하는 절차는 흔히 문제해결을 위한 상담접근방식일 필요가 있다. 즉 친구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친구가 원하는 것과 그의 대처노력을 이해한 후에 해결방법을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찾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또래상담자는 근본적으로 비전문적ㆍ비직업적인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은 대체적으로 간단하고 동질적인 특징을 지니게 되지만, 이들 또래 상담자들도 구체적인 상담의 장면에서 이들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여야하기 때문에 구체적이고도 상세한 프로그램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또래상담자를 위한 훈련프로그램은 이해, 진실, 관심 등의 상담자에게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질을 양성시키는데 역점을 둔다. 초기의 핵심적인 훈련에서는 대개 기본적인 대화의 기법과 상담기법이 다루어진다.
또래상담자의 자격 : 상담이 이루어지는 조직의 일원으로 적어도 1년 이상의 생활경험이 있어야 하며, 훈련의 취지 및 활동에 자발적으로 적극 동의, 참여할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다(김광은, 1992).
또한 훈련과정을 통해 자신의 이해 및 성장에 대한 욕구를 또래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연결시켜 줄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있는가에 있다(이관용 등, 1983). 즉 훈련을 받은 후에 또래상담자로서 다른 또래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태도와 능력이 또래상담자 훈련생을 선발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또래상담자의 역할 : 또래상담자는 전문 상담자가 아닌 준상담자로서 그들의 역할 및 책임범위를 명백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래상담은 비슷한 연령과 유사한 생활경험 및 가치관 등을 지닌 청소년 들 중에 일정한 훈련을 받은 후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주변에 있는 정상적인 다른 또래들이 발달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제의 해결에 조력하여, 이들이 성장, 발달할 수 있도록 생활의 제반 영역에서 지지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행위로 정의하여 이들의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구본용 등, 1995).
1. 또래상담자는 비슷한 경험을 지닌 또래 청소년들을 돕는다.
2. 일정한 훈련을 받은 후에 상담활동을 해야 한다. 상담기초 기술과 청소년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가질 수 있는 훈련프로그램을 이수하여야 한다.
3. 또래들의 생활문제에 대한 지지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어려움에 처한 또래청소년들을 심리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거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적인 상담자의 역할은 할 수 없다. 따라서 또래상담자들은 자신들이 좋은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도움의 수준을 넘어서는 문제를 지닌 청소년들은 우선적으로 위로와 격려,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는 등의 긴급조치를 한 후에 전문가에게 연결해 주어야 한다.
4. 또래상담자들은 또래상담전문 지도자에 의한 지속적인 교육과 추수지도를 받으며 활동해야 한다. 상담에 대한 책임을 또래상담전문 지도자가 또래상담자를 관리하여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 필요하다.
또래상담자에 대한 보상 : 물질적인 보상보다는 상담활동에 참여하고 상담자 교육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자신감의 향상, 자기존중감, 사교성, 지도성, 표현력의 향상에 대해 더 큰 만족과 기쁨을 느끼며 이러한 것을 더 의미있는 보상으로 여기고 있었다.
참고자료 : 1.「제1회 성폭력 상담원 교육」자료집 (아우성상담소)
2. 「여성1366 상담매뉴얼」(보건복지부)
3. 「청소년 또래상담 훈련프로그램Ⅳ」(청소년대화의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