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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하세요. RockTank 입니다. 잘 지내셨는지요. 일단 뭐 뻔한 질문인 밴드소개와 더불어서 요즘 근황은 어떤지 이야기를 좀 해 주세요.
- 김선운 (Bass) : 안녕하세요 활동한지 2년을 꽉 채워가는 밴드 세임올드스토리입니다. 05년 초반에 공연 활동을 시작해서 같은 해 후반기에 EP를 냈고 06년 12월에 풀렝스를 발매하며 클럽과 행사무대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반 녹음하고 나서 겨울내내 늘어져 있다가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기지개 켜는 중입니다.
2. 첫 번째 풀렝스 앨범 잘 들었습니다. 데뷔 EP 와 마찬가지로 누구를 따라하는 이모밴드의 Same Old Story 가 아닌, 정말 세계의 어떤 밴드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새로움과 이모라는 장르 특유의 정형적인 면이 고루 잘 들어있는 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의 Finch" 뭐 이런 표현은 전혀 안 어울릴 정도로 말이죠. 데뷔 EP 와는 어떻게 다른지, 또 야참차게 담은 것은 이것이다 라던지 등 밴드가 자신있게 말하는 새 앨범에 대해서의 밴드만의 직접적인 코멘트를 듣고 싶습니다.
- 이진우 (Guitar) : EP 때와 비교하자면.... EP 때는 말그대로 전형적인 이모를 해보자.... 우리가 듣던 밴드들의 것을 근사치에 가깝게 흉내내보자 뭐 그런 생각이 많았구요. 이번 풀랭쓰는 특별히 지향점을 두기보단 하고 싶은 것들을 가감없이 담아냈다고 보시면 될겁니다.
- 김선운 : 감사합니다. 데뷔 때는 드럼이 이모 아니면 안한다고 해서 우연찮게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취향의 멤버들이 모였기에 이모란 타깃을 잡고 활동을 하니 의사소통이 더욱 잘 된 것 같습니다. 바로 그렇게 해서 나온 작업물이 EP 5 Songs 와 첫 풀렝스였구요. 풀렝스는 EP 때보단 조금 운신의 폭을 넓히려고 했는데 개인적은 생각으로는 오십 보, 백 보 인 것 같습니다. 슬슬 더 바뀌겠죠.
- 육심현 (Drums) : EP 와는 달라야한다는 생각, 거창하게 뭘 담아보자, 해서 한건 없었던 것 같고.. 서로 하고 싶은걸 하다보니 이런 결과물이 나온 것 같습니다. 유행에 반감 없던 개인적 취향들을 모은걸까요? 중구난방으로 앨범 안에 이것저것 다양한 소스가 묻어 나있는 것을 의도하려 했는데, 5 Songs 의 기존 곡들이 앨범에 덧붙여지면서 그 의도는 좀 묻혀진 경향이 있는 것 같네요.
3. 특이하게 데뷔 EP 도 그렇고, 신작도 그렇도 타이틀 이름이 단순하거나 없네요? 마땅히 정했던 타이틀은 없었는지, 아니면 별 다른 뜻이 없었었는지 궁금하네요.
- 이진우 : 데뷔앨범의 타이틀은 셀프타이틀이 좋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구요. 멤버들도 일치해서 쓰게 된 것 같습니다.
- 김선운 :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음반 제목을 수록곡에서 따오기에는 싱글용 곡을 만들지 않았고, 제목을 따로 짓기엔 이렇다 할 공통분모를 찾지 못했거든요. 5 Songs 라는 제목은 제가 지은건데 유사점은 전혀 없는 밴드 Fugazi 의 작법을 흉내내본거구요. 셀프타이틀 풀렝스는 쟈켓이 워낙 심플하고 깔끔하다 보니 그냥 없어도 되겠구나 싶어 그냥 뒀습니다.
- 육심현 : 음... 별 다른 뜻이 없었다는 말로 요약되네요.
4. 새 앨범을 녹음은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어떻게 다른지, 또한 힘든 점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 이성배 (Vocal) : 일과 후 녹초가 된 채 녹음 하는 게 쉽지 많은 않았는데 게다가 겨울이여서 목상태가 안 좋을 때도 많았고요. 생각해보니 이것저것 배려해준 멤버들에게 고맙네요.
- 이진우 :보컬을 제외한 악기파트는 홈레코딩으로 녹음했구요. 보컬파트만 소닉붐 스튜디오에서 녹음했습니다. 마스터링 역시 소닉붐 스튜디오에서 했구요. 특별히 힘든점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꼼꼼하게 하려 노력햇습니다.
- 김선운 : 전 제 파트 하루에 다 끝냈습니다. 푸하하하
- 육심현 : 굉장히 급박하게 하느라 Sun Kills Moon과 The First Elergy, 그리고 Empty Bullet 외에 나머지 곡들은 합주할 시간도 없었어요. 그나마 맞춰본 것들도 몇 번 안 되서 짧은 시간에 해치울 것들이 많아 곡 외우는 것도 버거웠구요. "시대적 발달의 혜택" 을 받아 편하게 작업했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네요. One Season In Hell!
5. 데뷔 EP 가 홈레코딩이며 베이시스트이신 김선운씨가 프로듀싱에 마스터링을 담당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집에서 녹음 한 수준으로는 굉장히 뛰어났다고 생각되는데요, 이에 대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재밌던 점 등 에피소드 있으면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또 프로듀서로도 활동 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 이성배 : EP 녹음은 말하자면 끝도 없지만 새벽에 진우에게 최종 믹싱 본을 받아 바로 마스터링 했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참 잔혹한 시간이였죠. 하하.
- 이진우 : 프로듀싱은 제가 했구요. 마스터링은 보컬인 성배가 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든 뽑아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이리저리 시도했던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기억나는 것은 발매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녹음이 지연되어서 하룻밤새에 믹싱과 마스터링을 끝냈던게 기억에 남네요. 정말 기적적으로 해냈죠.
6. 인디씬에서 정말 화제였던 데뷔 EP, 5 Songs 6. 데뷔 EP 인 5 Songs 가 엄청나게 빨리 절판되었죠? 그때 기분은 어땠는지, 그 화제로 인해서 라이브를 보러오는 분들은 많았는지 궁금하네요.
- 이진우 : 마케팅상의 약간의 과장도 있긴 했지만 반응이 좋았던 건 사실이구요 저뿐 아니라 멤버들 모두 매우 고무된 상태였었죠. 특히나 저 같은 경우는 오랜 시간 리스너의 입장이었는데 음악이 너무 과하게 좋은 평가를 받아서 매우 기분 좋았습니다.
- 김선운 : 현장 판매 분 100여장이 당일 날 다 팔렸고 신병 훈련소에 다녀오는 1달여 동안 200여장이나 씨디가 팔려버려서 퇴소하고 나서 뭔 일인가, 싶었습니다. 향차트에서도 10위권 안에 있었더라구요. 근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음반으로는 금전적 손해를 봤군요. 아무튼 EP 이후로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기고, 도프와 계약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여러모로 고생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물론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할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십대 때 이루고 싶었던 밴드로의 목표를 EP 공연 당시에 다 이뤄버렸군요.
7. 특히나 새 앨범에서 Sun Kills Moon 과 The First Elegy 같은 곡들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트랙입니다. 특히나 Sun Kills Moon 같은 곡은 해외의 스타 이모급 밴드들에서도 없는 부분이라 할 정도로 매우 독특 했으며, The First Elegy 같은 경우에는 매우 전형적인 대중적 이모 사운드면서도 Same Old Story 의 느낌을 살리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되네요. Same Old Story 멤버들이 뽑는 새 앨범에서의 베스트 트랙, 그리고 그 곡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 이성배 : Homo Selfish, 이번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입니다.
- 이진우 : 저는 One Season In Hell 과 역시 Sun Kills Moon 을 꼽고 싶네요. 원시즌은 한큐에 순식간에 만들어버려서 가장 애착이 가구요. 새 앨범의 신곡 중에 가장 전형적이고 대중적인 이모 곡을 하나 넣어야지 하고 만든 곡입니다. Sun Kills Moon 은 반대로 1년간 만든 곡이구요. 저희가 추구하는 약간의 고딕적인 이미지를 적절하게 표현할려고 했던 곡인데 결과물이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 김선운: Smile, Smile Against The World 와 Birth Of Earth 를 꼽고싶습니다. 스마일은 밴드 전체적인 편곡의 효과가 컸던 곡이었습니다. "네 명이 모인 Same Old Story 라는 유닛이 보다 강한 화학변화를 가질수 있게 되었구나" 란 생각이 들었었죠. Birth Of Earth 는 완성된 기타를 듣자마자 곡의 멜로디와 가사의 발상 같은 것들이 한번에 떠올랐던 곡입니다. 지하철 한 시간 타고 오는 동안 모두 끝내서 기억에 남습니다.
- 육심현: 개인적 취향으로 꼽자면 Homo Selfish (EP 에서의 Zen과 비슷한 느낌) 와 Power Of Love (원곡에서 이런 식으로 레어 되었다는게 재밌네요).
8. 새 앨범에 수록된 몇몇의 100% 영어 곡들이 매우 뛰어났다고 생각됩니다. 한글을 주력으로 쓰는 밴드인데도 영어로 가사를 써도 굉장히 느낌이 좋은데, 앞으로 영어로 된 앨범을 낼 생각은 없으신지요. 또한 한글 가사 또한 해외장르를 한국어로 부를 때 생기는 미스매치도 잘 생기지 않더군요. 이는 굉장히 Same Old Story 의 큰 장점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독특한 비결 같은건 있는지요?
- 이진우 : 다른 밴드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 같은 경우 가사에 엄청나게 고민을 마니 하는 편입니다. 한국밴드고 한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한글을 비중 있게 써야한다는 입장인데요. 한글가사에서 오는 필연적인 뽕삘의 제거. 이것땜에 매우 고생했죠 이것은 주로 가사를 담당한 선운이가 신경을 마니 썼습니다.
- 김선운 : 헉 과찬이십니다. 원래는 한글 가사, 영어 가사를 모두 따로 써서 영어반, 한글반으로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그렇게 되지는 못했군요. 가사는 보통 영어로 만들고 그 뒤에 한글로 쓰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노래 멜로디를 처음 흥얼 거릴때 떠오르는 단어들이 거의 영어거든요. 가사 쓰는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건 아니고, 그냥 음악을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거의 펑크만 듣다보니 정서적으로나 여러 면으로 동화되어서 영어나 한글이 어색하지 않게 들리는 게 아닐까요. 한글 쓸 때도 청국장 냄새 안 나는 단어를 고르려고 많이 노력하기도 했구요.
- 육심현: 선운군은 비결이 많답니다. 특히 살 빼는 비결의 대가라고 할 수 있죠 (60kg 감량 성공자). 평소에 낡은 스프링 노트를 늘 가지고 다닌답니다. 이것저것 메모 해 둔게 많은 모양이에요. 평소에 아이디어를 그런 식으로 적립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게 메모한 영악함이 덕택 아닐까 싶네요.
9. 새 앨범에 대해서 약간 말들이 많네요. 데뷔 EP 만큼 좋다, EP 에서 보여준 기대도 만큼은 아니다, 좋긴 한데 예상대로 식상하다, 매우 별로다 등 매우 그 평가도 다양한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지 밴드의 시원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극과극, 뭐 이런 분위기가 아니라 그걸 넘어서 매우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서 꼭 한번 들어보고 싶네요.
- 이진우 : 제 생각엔 예상보다 평들을 좋게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구 있구요. 뭐 그렇지 않게 들으신 분들도 있으신거 같은데요. 리스너들의 개개인의 취향이란 절대적으로 주관적인거라 뭐라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네요, 하하. 하지만 그만큼 기대를 크게 하셨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선운 : 저도 어떤 사이트에서 리플이 40여개나 달린 걸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대개 EP 가 클럽을 오가는 사람들을 통해 알려지고 소문이 퍼졌다면 풀랭스는 펑크-하드코어 계열 클럽에 다니지 않더라도, 보다 넓은 범주에 있는 리스너들에게 알려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분들의 평가기준은 상당히 하드한 것 같구요. 한국어 가사 비중 적다고 애국심을 들먹이시는 분들이 계시는가 하면 곡의 스타일이나 녹음의 질에서는 자국 밴드라는 핸디캡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저희로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편이 좋습니다. 성배의 말을 빌리자면 칭찬도 욕도 관심이 있으니까 해주시는 거 아닐까요.
- 육심현 : 개인적으로 칭찬과 비판 또는 비난을 떠나서 말이 많다는 것에 굉장히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리스너들의 주관적인 평가에 대한 욕심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들이 보여주는 관심. 그거 하나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10. EP 와 데뷔작 아트웍이 매우 독특 했습니다. 어떤분의 작품인지에 대해서 한번 들어 볼 수 있을까요?
- 김선운: 옥근남 HXworx (www.hxworx.com) 씨의 작품입니다. 펑크-하드코어 좋아하고 Blind Alley 라는 밴드의 보컬이기도 했었고, 오래전 문사단 소속의 모 밴드에서 활약도 했었죠. 잘 알고 지냅니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도 있었을텐데 저희가 많이 괴롭혀서 미안하군요. 이만큼 저희스타일 이해해주고 의견 수렴해 주는 친구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휴먼트리 (www.humantree.co.kr) 라는 스트릿 계열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구요. EP 때는 김봄님이 모델로 수고해 주셨고 1집은 벽지를 페러디해서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때그때의 트랜드를 캐치하자는 취지였는데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많이 만족스럽습니다.
11. 이건 좀 물어보기 뭐한 질문이지만 한번 물어 보겠습니다. Same Old Story 는 필요 이상으로 너무나 Finch 와 비교되고 하는데, 이에 대한 밴드의 솔직한 감정을 알고 싶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Finch 보다 더 어두우며 몽롱한 느낌이 난다고 생각되는데 말이죠. Finch 와 비교되는데 대해 밴드에 대한 기분은 어떤지, 더불어서 "Same Old Story 는 이래저래서 다른 밴드와 다르다" 라는 점은 무엇인지, 또한 어떤 밴드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네요.
- 이성배: 좋아하는 밴드이지만 저희의 닉네임이 "한국의 Finch" 라 불려지고 있는 건 리스너들이 어느 정도 고정관념을 가지고 Same Old Story 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 밴드와 비교되는 건 좋은 일이긴 하지만요.
- 이진우: 정확히 말하자면 그 문제의 "한국의 Finch" 라는 표현은 어떤 모 잡지 리뷰에서 나온건데요. 사실 저희는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핀치의 데뷔앨범은 뭐 트렌디한 이모사운드의 전형을 만든 앨범이기도 하고 저도 마니 듣고 영향 받았죠... "5년전" 에.... 크하하. 하지만 풀랭스를 만들면서나 최근에는 이모 보다는 좀더 넓은 것. 그리고 제가 10대때 영향받았던 음악을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간간히 나오는 메틀릭한 부분이나 80년대 뉴웨이브,고스의 느낌 (특히 The Cure) 을 살리고자 했구요, 앞으로는 이런 부분이 더욱 도드라질 것입니다
- 김선운 : 음... 트랜드 이모쪽에서 들으셨던 음반이 The Used, My Chemical Romance, Finch, Story Of The Year 정도셨다면 충분히 Finch 를 닮았다고 하실 수 있을거 같아요. Finch 관련부분은 모 잡지사에서 처음 저희 EP를 호의적으로 봐주시며 과분한 칭찬을 해주신건데, 요즘 분위기는 오히려 이게 짐이 되는 것처럼 같군요. 저 같은 경우는 "이모-펑크" 라는 홍보용 장르에서 "이모" 보다는 "펑크" 에 무게를 두고 작업했습니다. Fat Wreck Chord 를 비롯한 여러 레이블의 스케잇 펑크 밴드에게서 많이 영향을 받았습니다. 딴소릴 하자면 전 제이콥님의 개인 블로그에서 연재하시는 음모론적인 오덕후 시리즈를 좋아하는데요. (Weezer 에 관한건 정말 대박이었죠...갇 댐유 하프제페니스 걸...) 암튼, 그런 시각으로 보자면 핀치라는 밴드명은 진화론과 관계가 있지않을까요. 바로 다윈이 진화론연구에서 대상으로 삼았던 종 들 중 하나가 Finch 였거든요. 잘나가는 트랜드이모쪽에서 가장 펑크스러워 보였던 Finch. 밴드명은 펑크의 진화, 라는 생각으로 짓지 않았을까하는 덕후스러운 생각이... The Offspring 이나 Descendents라는 작명 법 (펑크의 후손이라는)을 생각해 본다면 그럴 법도 한거 같아요. 안타깝게도 2집으로 너무 과하게 진화하려했다가 해체했군요. 저희도 요즘 해 가려는 꼴을 보면 그렇게 될지도. 푸하하
- 육심현 : Finch의 데뷔작과 비교언급하시는 것 같네요. 성배랑 저는 사실 두번째 앨범 Say Hello To Sunshine 을 훨씬 좋아합니다. 결과적으로 뻘짓거리가 되어버린 앨범이지만 이게 Finch 의 첫 앨범이였다면 그만큼 센세이션도 없었겠지만 절대 지금처럼 욕먹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H 잡지 리뷰와 시디포장에 붙여진 홍보 스티커 문구 덕택에 Finch 와 비슷하게 묘사되고 있는데 저희 멤버 중에 핀치를 좋아하면 좋아했지 싫어하는 사람이 없으니 감정 상한 사람은 아마 없을겁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좋게 생각하고 있는 멤버도 있어요.
12. 특이하게 밴드의 멤버들은 지금 하고있는 이모 음악과는 좀 다른 서로만의 음악관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분명 재밌는 사연을 바탕으로 밴드가 결성 되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 Same Old Story 결성되었는지, 결국 이모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 한번 듣고 싶습니다.
- 김선운 : 밑에 올타임 베스트 텐을 보시면 알겠지만 좋아하는 장르들이 각양각색입니다. 보컬은 노말 취향, 기타는 메탈-고딕-뉴웨이브 오타쿠, 베이스는 펑크-스카-하드코어 오타쿠, 드럼은 온리 스크리모-이모 쪽.... 밴드는 울트라 컨디션이라는 클럽 롤링스톤즈를 기반으로 하는 팝펑크 밴드를 전신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래 대학 락동아리 선후배였던 이진우(기타)-육심현(드럼) 이 역시 같은 동아리 선배였던 분과함께 밴드 울트라 컨디션을 하다가 중간에 베이스로 제가 들어간거구요. 당시 저는 한동안 올드스쿨이나 파워 바이올런스를 시도 하다가 드러머가 몇 년간 10명이 넘게 바뀌다 보니 될대로 되란 심정으로 아무 밴드나 하려고 했었어요. 우연한 만남이었죠. 그러다 제가 들어가서 얼마 뒤에 진우가 그 밴드에서 나오고 심현이도 조금있다가 나오고, 저도 어정쩡해져서 그렇게 됐구요. 그렇게 한동안 연락 끊겨져 있다가 제가 진우랑 심현이를 꼬드겨서 밴드를 만들자고 했어요. 간간히 Blink-182, No Use For A Name 등을 카피했었죠.
첨엔 사랑스러운 여성보컬이 있는 펑크팝 밴드가 하고 싶었는데 육심현이 이모안하면 자긴 밴드 안한다 우겨서 보컬을 구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Mule 등에 광고를 올려서 오디션을 봤습니다. 근데 이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한 반년동안 스무 분 정도인가? 뵙다가 성배를 만나게 됐죠. 그때 오디션곡이 The Used 의 Buried Myself Alive, Story Of The Year 의 Until The Day I Die 였어요. 나중엔 정말 하기싫어 뒤질 뻔 했군요. 성배와 함께 연습을 해서 2005년에 Bury You, Monday, Sadless, Zen 을 가지고 4월쯤에 라이브를 시작했어요. 처음에 대체 이런 음악 가지고 어디서 오디션을 봐야하나, 라고 많이 고민했었어요. 펑크라고 하기엔 너무 게이 같았거든요. 이모를 하는 밴드도 거의 없었죠. 그러다가 할 수 없어서 스컹크 헬에 연락을 해보자고 했어요. 그런데 오디션도 없이 그냥 토요일에 오프닝 하라고 종희형이 그러시더라구요. 그때부터 라이브를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게이 같다고 욕먹을 줄 알았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구요. 요즘은 공연 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클럽 스컹크 헬은 저희 마음속의 고향입니다. 곧 2주년이군요.
13. "이모 = 남자답지 못한 음악" 으로 해외서 꽤나 말이 많은데요, 이에 대해서 밴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 김선운 : 처음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이모를 접한 것도 센프란시스코/켈리포니아 쪽의 로컬 하드코어쓰레쉬 밴드들 때문이었거든요. 이쪽 계열 7인치들을 사모으다 보니 Jets To Brazil 이나 The Promise Ring 같은 밴드들을 들먹이며 재수없어, 갈아서 밭에 퇴비로 주고 싶어 라는 가사들이 있더라구요. "대체 어떤걸 하길래 이렇게 난리들이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실제로 The Promise Ring 을 들어보니 제게서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하지만 그때에 비하면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습니다. 아주 최근에 든 생각입니다만, 저희장르를 이모-펑크 라고 하고 다녔었는데, 사실 이제 이모는 펑크와 관계없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나찌 이모, 아나코 이모 밴드도 생기지않을까요 푸하하하
- 이진우 : 남자답지 못하다는건 나쁜게 아니구요. 실제로 저희 멤버중에도 흔히 말하는 남자다운 녀석은 한명도 없습니다. 남자답지 못한 것이 흠이라면 반대로 남자다운것도 흠이 될수 있겠죠. 꼴통마초라던지 하는식으로요, 하하. 그건 일종의 선택의 문제 취향의 문제라고 봅니다.
- 육심현 : 주관적인 편견이죠. 저희도 장난으로 밴드 내에서 이모왕이네 게이네 하며 놀리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장난이구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 깎아내릴 것 까진 없다고 생각해요. 진지하게하는 비난을 그런식으로 하는거라면 오히려 그 사람이 더 남자답지 못한 것 아닐까요
14. 인디 밴드건, TV 에 나오는 연예인이건 점점 한국 음악계가 전반적으로 최악의 판매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힘든 부분에 대해서 Same Old Story 는 어떤지, 또한 밴드의 솔직한 생각은 어떠한지 듣고 싶네요.
이진우 : 사실 앨범을 낸 입장이지만 음악계의 전반적인 불황은 어쩔수 없다고 보여집니다. 흔히들 엠피쓰리 문제를 마니 거론하시는데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답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제적인 부분을 어떤 의식이나 도덕성으로 호소할 순 없다고 보거든요.
김선운 : 음반이 출시되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여러 P2P 사이트에 저희 음반이 올라와있는 걸 보고 허허 하고 웃었습니다. 네이버 같이 개방적인 곳에도 당당히 올려달라고 요구 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일단 음반 수익은 애초에 고려하지 않았지만 라이브 밴드인 저희로선 싱글 위주의 활동보다는 손해를 보더라도 음반을 고수하는 쪽입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소비자라는 의식보다는 서포터, 라는 동질감을 갖게 되셨으면 좋겠군요. 불현듯 사우스파크 에피소드에서 대중들이 음반을 사주지 않아 자기 집 수도꼭지를 순금으로 바꾸지 못해 슬피우는 라스울리히가 생각나는군요.
- 육심현 : 비주류인들 입장에선 훨씬 더 크게 느껴지겠지만 그런 소극적인 호소로서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거 같고.... 그냥 덤덤합니다. 음반으로 수익을 올린다는 이야기는 이미 꿈동산 너머로의 이야기쯤으로 느껴지는데 음악계건 소비자건 둘 중 하나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집어 까지지 않는 이상 이 상태는 지속될 거라 생각해요.
15. 베이시스트 김선운씨는 예전에 하드코어 음악을 했다고 하셨는데요, 이에 대한 코멘트와 다시 하드코어 음악과 같은 강력한 사운드의 프로젝트, 뭐 그런거 다시 하고 싶은 생각없는지도 궁금하네요. 다른 멤버들도 따로 준비하는 여가밴드, 뭐 그런 프로젝트는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 이성배 : 잔잔한 노래들을 몇 개 만들고 있는데, Dashboard Confessional 같은 느낌의 밴드는 아니고 세임올드스토리의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음악들입니다. 취미생활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녹음도 곧 할 예정이구요
- 이진우 : 딱히 프로젝트는 없구요. 이번에 4학년으로 복학하는데 학교 동아리밴드에서 여자후배를 데리고 김아중의 마리아를 하고 싶습니다.
- 김선운 :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공익 중이고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도 있구요. 그리고 하게 된다면 인간관계로 하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전 깐돌이 팝펑크나 파워바이올런스 계열이 되면 좋겠지만요. 하지만 밴드라는게 제 맘대로 되나요, 하하하.
- 육심현 : 여가쯤으로 적잖은 시간 들일만큼 부지런한 멤버는 없을 듯ㅋ 만일 밴드를 오래하게 되고 좋은 여건이 허락된다면 CCM 밴드도 하고 싶네요.
16. Same Old Story 가 소속되어 있는 The Strikers 나 Hollow Jan 같은 밴드가 일본에 진출했거나 예정중인데, Same Old Story 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 김선운 : 3월중에 발매될 "Punk Rock Sound Track" 최신반에 Empty Bullet 으로 참여하게 되었구요, 늦봄쯤에 EP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7. 라이브 활동은 어떻게 꾸려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투어라던가, 뭐 그런거 말입니다.
- 김선운 : 일단 큰 공연은 뭐니뭐니 해도 4월 10일 롤링홀에서 NOFX 의 서포트 밴드로 출연하는 거구요. 하룻동안 청주 (or 대전) 와 대구를 도는 투어를 3,4월중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부산도 가보고 싶지만 기회가 잘 닿지 않는군요. 풀렝스 발매 후 겨울 내내 좀 늘어져 있었는데 다시금 조여 볼까합니다. 아 4월중에 단독공연이 한번 있을거라고 하시는군요.
18. 지금까지 해 온 라이브 활동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떤 공연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이성배 : 뉴 데이 라이징, 광명 뮤직밸리, 펜타포트, 락동산
- 이진우 : 우선 EP 발매공연이었던 뉴 데이 라이징 페스트가 기억에 남고요. 작년의 광명뮤직밸리공연 그리고 12월에 있었던 락동산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밴드도 그러시겠지만 저희가 완벽히 프로페셔널하질 못해서 관객분들 반응이 좋아야 저희 역량이 120프로 나오는 타입이거든요. 하하.
- 김선운: 광명 음악벨리에서 정말 융숭한 대접을 받았던 게 기억납니다. 나중에 저녁식사 식권을 넷이서 8장이나 받아 놀부보쌈 아줌마와 쇼부 쳐서 식권으로 소주를 사서 마셨던 훈훈한 미담이... 죄송. 뉴데이 라이징땐 제가 너무 정신없어서 하나도 기억안남.
- 육심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은 멤버 모두가 대체로 비슷할 거 같아요. 광명뮤직밸리, 락동산.... 아!! 최악의 공연도 빼놓을 수 없군요. 펜! 타! 포! 트! 혹시 펜타포트의 공연만을 보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19. 비디오 클립 같은건 선보일 계획이 없으신지요. 노래가 아까울 정도로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한번 질문을 던져봅니다.
- 김선운: 찍고 싶습니다. 젠장, 누가 좀 찍어주세요!
20. 밴드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시는지요. 관심있는 것에 대해서 코멘트 날려 주셔도 괜찮습니다.
- 이성배 : 위닝하고 축구 보는거 좋아하구요. 영화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친구들하고 술 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하는 걸 가장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음악은 뭐 항상 들으니까 딱히 말할 필요는 없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 가장 큰 취미는 리스너로서의 음악 듣기이네요.
- 이진우 : 축구와 영화를 좋아합니다. 장르는 뭐 따지지않고 호러부터 드라마까지 다 좋아합니다.
- 김선운 : 여가시간에는 주로 술을 마시고, 영화를 봅니다. 로버트 알트만이나 코엔형제, 그리고 좀비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포르노는 끊었어요. 포르노를 끊으니 최근 안 좋은 일이 연속으로 생기는 듯. 평일에는 공익을 하고 있죠. 초등학교에서 밥 차를 나르고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 육심현 : 저를 제외한 멤버들은 모두 영화를 제외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이런 오타쿠들! 저는 김선운 군이 부러워하는 물류업에 종사하고 있구요. 흐흐. 술을 먹지 않다보니 사람들과 있을 땐 주로 당구, 스타크래프트, 카트를 하게 되는 것 같고 혼자 있을 땐 독서와 산책을 즐겨합니다.
21.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SOS : 여름 안으로 한국에서 싱글 (or 1.5집) 이 발매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풀렝스의 영어 곡을 추슬러 일본에서 EP 의 형태로 발매할 예정이고, 컴필레이션 음반 몇 개에 참가 할 예정입니다. 여름 중으로 해외공연도 계획하고 있구요. 나머지는 주어지는 대로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 이성배 : 스타일에 대해서 많이 고민 중인데 어쨌든 음악에 맞춰 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진우 : 슬슬 신곡들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구요. 욕심이라면 이모에서 마니 벗어나서 좀더 하이브리드한 방향으로 나갈 생각입니다.
- 김선운 : 좀더 보컬이 중시되는 멜로딕 한 곡을 만들고 싶습니다. 다음 녹음 때는 좀더 장르가 불분명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메탈을 하는 Same Old Story 는 싫구요. 가장 고민이 되는건 ‘한국적’으로 해야하나 ‘락적’으로 해야 하나의 문제인 것 같아요. 사실 이런 경계가 있다는 게 웃기지만 실제로 눈에 보이거든요. 그리고 선택해야 하구요. 이 문제가 앞으로 밴드의 모든 걸 결정지을 것 같습니다.
22. 언제나 마지막에 임박하면 나오는 질문입니다. 올타임 베스트 10 앨범을 작성 해 주세요.
[이진우]
Judas Priest - Screaming For Vengeance
The Cure - Singles
Depeche Mode - Violator
The Used - The Used
AFI - Sing The Sorrow
Motley Crue - Decade Of Decadence
White Snake - 1987
Jesus And Mary chain - Psycho Candy
Sade - Best
New Edition - Best
[김선운]
Alkaline Trio - Maybe I'll Catch Fire
Nofx - White Thrash Two Heebs And A Bean
Dropdead - Dropdead
Mephiskapheles - God Bless Satan
Rux - 우린 어디로 가는가
Spazz/Romantic Gorilla - Split
Fugazi - Repeater+3 Songs
Beck - Sea Change
Cake - Comport Eagle
Pat Metheny Group - Offramp
[육심현]
Hopesfall - No Wings To Speak Of
Hopesfall - The Satellite Years
Metallica - Metallica
Skunk Anansie - Post Orgasmic Chill
AFI - Sing The Sorrow
Underoath - The Changing Of Times
Underoath - There're Only Chasing Safety
Soilwork - Figure Number Five
Circa Survive - Juturna
Say Anything - Is A Real Boy
23.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이성배 : 항상 감사 드립니다. 좋은 음악 많이 들으시고 공연장에서 뵈요
- 이진우 : 음악 좋게 들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_환상은 깨지는 법이죠 ㅋ 젠장 ㅋ
첫댓글 헉1 진짜 길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다 읽었다는거~ 아.. 뉴데이라이징~ 저 공연도 뭐 자주한다 그러더니~ ㅋㅋㅋ
전 다섯번 읽어씀............../미친!
마리아...제가 불러줄수도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나 요즘 연습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