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산~문수봉~매두막봉~하설산 연계산행기
산행일시: 2017년07월13일
누구와: 나 홀로
산행거리: 약 17.83㎞
산행시간: 10시간15분(08:52~19:10)
산행코스:여우목들머리(08:52)-대마산(10:33)-문수봉갈림길(11:14)-문수봉정상(13:23)-오두현재(14:55)-매두막봉정상(15:46)-하설산밑안부(16:46)-하설산정상(17:10)-어래산밑갈림길3거리(18:00)-과수원도로(18:52)-광천정류장(19:10)
대중교통이용(자세한 교통편은 하단 산행가이드북 참고)
○동서울터미널↔문경시외버스터미널
○들머리 접근->문경터미널에서 택시로 여우목고개까지 이동
○날머리 탈출->광천버스정류장에서 히치로 덕산->덕산에서 19:30 직행막차로 충주터미널로 이동->20:20 동서울행 버스로 귀경
지난 2월7일 월악산 영봉을 올랐을 때 동쪽의 산줄기를 보고 반했습니다.
대미산에서 문수봉으로, 문수봉에서, 매두막봉으로, 매두막봉에서 하설산으로 이어지는 고봉들을 보고 문경에서 1000m급 연봉을 넘어 덕산으로 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좀처럼 찾을 기회를 갖지못하다가 어제 비로서 벼르고 벼르던 능선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문경에서 대미산의 들머리가 되는 여우목으로 가는 버스가 10시50분이 첫차이어서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택시로 여우목으로 이동했습니다.
여우정 정자에서 택시기사에게 인증사진을 부탁하고, 입산금지을 알리는 목책을 넘어 이슬이 마르지 않은 풀섶을 헤치며 숲을 잠입합니다.
처음부터 된비알로 시작해 40분이면 오른다는 돼지등을 52분이나 걸려 올랐는데 바람도 없어 1시간도 못되어 옷은 땀으로 모두 적셨습니다.
돼지등을 오르면 대미산까지는 40분이 걸리는데 돼지 등때기이니 펑퍼짐하다는 의미로 능선은 힘들지 않은데 등로 양옆으로 숲이 우거져 능선에서 조망은 전혀 없습니다.
돼지등에서 20분을 지나면 좌측으로 탈출로가 있는데 중평 여우목정류장(여우목성지)에서 돼지등 중간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돼지등에서 40분을 걸어 대미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모두 지나간 곳 대미산정상입니다.
예전 이곳을 지날 때 우리 대간팀과 다른 대간팀으로 북적거리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때와 달리 대미산 정상에는 아무도 없고 웃자란 잡목과 미역줄나무가 사방을 모두 막아 조망도 꽝입니다.
인증사진을 찍고 그늘에 잠시 피신해 있다가 10분만에 대미산 정상을 뒤로합니다.
내리막길을 걸어 능선에서5분여 내려가야 있는 눈물샘으로 내려섭니다.
대간을 걸을 때 이곳에서 혼자 점심식사를 했었는데 주변이 너무 더러워 가지고 다니던 비닐 봉투를 꺼내 많은 양ㅇ릐 쓰레기를 치우고 간적이 있었기에 오늘도 쓰레기가 있으면 수거하려고 미리 봉투를 준비했습니다.
오래전에 보았던 오석의 '대미산눈물샘' 표지석이 그자리에 그대로 있으며 아래는 '백두대간 종주를 위하여'라는 희망과 격려의 멧시지가 있습니다.
눈물샘 주변은 잡초가 무성했는데 쓰레기는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는데 요즘 비가와서인지 주변에 멧돼지들이 여기저기 목욕탕을 개설했는데 이넘들도 자기 처지를 아는지 눈물샘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배낭을 열고 컵을 꺼내 몇 차례마셨는데 1컵은 되나봅니다.
청소를 하지 않은 조금은 불결하기도 했지만 눈물샘에 와서 물을 마시지 않고 간다면 말이 되겠습니까?
그렇게 눈물샘과 다시 만나, 옛날 청소하던 생각을 하고 .......
눈물샘 옆에는 동자꽃이 외롭게 한송이 피어 있었는데 올들어 처음보는 동자꽃으로 동자꽃만 보면 어린 동자승의 전설이 떠오릅니다.
눈물샘의 추억을 뒤로하고 능선으로 오릅니다.
능선을 따라 10여분을 가면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도계가 되는 3거리에 도착합니다.
대간길을 걸을 때 이곳에 색바란 나무 이정표에 '문수봉 가는길'이라는 표식을 보았는데 철제이정표와 나무이정표는 모두 땅바닥에 뒹굴고 있었으며 페인팅도 신나로 지웠고 나무판은 기둥만 뒹굴고 있었는데 아마도 월악산 국립공원에서 비법정탐방로로 출입을 막기위한 술책인가 봅니다.
이곳에서 15분 휴식을 가지며 간식으로 가지고 온 빵을 먹으며 여유를 부립니다.
원래 계획이 10시50분 버스를 타고 여우목에 간다고 생각했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택시를 탔으니 약2시간20분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입니다.
그러나 이 안일한 생각이 나중에 큰 궁지에 몰릴 줄 현재로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유를 보이고 휴식을 취한 뒤 백두대간과 이별하고 문수봉길로 접어듭니다.
1036봉을 지나 급격하게 고도를 낮춘 능선길은 열대우림을 방불케하는 숲이 이어지는데 나무에는 다래와 칡넝쿨이 등로는 완전히 미역줄나무가 점령했습니다.
이길은 등곡지맥으로 등곡지맥을 답사하는 산꾼들이 지나는 길로 지맥을 지난지 오래되었는지 미역줄나무가 무척이나 끈질기게 잡아 어려움을 겪습니다.
가지말라고 늘어지는 넝쿨을 떨쳐버리고 지나면 진달래 능선이 이어지다가 999봉을 지나며 길은 또 다시 고도를 낮춥니다.
사방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도 없이 사방이 꽉 막힌 오지중 오지를 지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는 유명한 용하구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문수봉이 보이는데 엄청난 무게로 압도하는 기분으로 기를 팍죽입니다.
오르막을 오르는 길은 덥기만 하고 한 주일 산을 오르지 않았다고 무릎도 뻐근하게 느껴집니다.
윗쪽으로 오르며 직사광선에 노출되니 죽을 판입니다.
하늘에서 소낙비나 마음껏 내렸으면? 하는 바람은 굴뚝 같지만 제갈공명도 아니고 구름을 끌어 비를 내리게 할 수도 없습니다.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오르는 길은 넘 힘듭니다.
정상이 가까워 지며 숲 그늘도 없어 더욱 힘듭니다.
우측으로 표지기가 많아 눈여겨 보니 등곡지맥 갈림길에 도착한 것이었는데 백두대간 문수봉 갈림길에서 분기한 등곡지맥은 문수봉에서 두리봉으로 갈라져 제천 수산면의 야미산을 지나 등곡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입니다.
주변 조금 높은 곳에서 조망을 해보지만 날씨가 전혀 도와주지를 않습니다.
가깝게 있는 용두산과 도락산이 뿌옇게 형체만 보이고 황장산은 형체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정상 앞쪽으로 투구봉이, 정상 뒤로 감투봉과 수리봉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지나온 백두대간 갈림길에서 지금까지 고봉들이 하눈에 들어오는데 1000급 3개를 넘고 4개째 이제 문수봉 앞에 다달았습니다.
조망을 마치고 문수봉 정상으로 올라섭니다.
문수봉의 정상석은 생김이나 크기가 대미산 정상석과 비슷한 것으로 보아 함께 만들어 세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정상석에서 5~6m뒷쪽에 삼각점이 있어 삼각점 앞에 배낭을 내려 놓는데 작은 낙엽소리가 납니다.
자세히 보니 살모사였습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살림을 차린 살모사는 대체 무엇을 먹고사나 궁금했는데 새나 아니면 다람쥐같은 작은 동물이나 곤충들을 잡아 먹고 살아갈 것 같았습니다.
우리나라 산들, 특히 명산들의 봉우리 이름은 대부분 불교의 영향을 받아 불교용어와 연관되어 있는데 문수봉 역시도 문수보살에서 비롯된 산명이며 문수봉은 오늘 오르는 산 중 최고 높은 1162m의 산입니다.
문수봉 정상도 아무도 없고 조용합니다.
땀으로 옷이 모두 젖어 팬티만 입고 바지와 티를 벗어 털어 땀을 배출 시키 후 나무가지에 걸어 놓고 점심준비를 합니다. 점심은 컵라면으로 물을 붓고 익을 때를 기다려도 물이 뜨겁지 않아서 그런지 오래기다려야 했고 그것도 대충 먹어야 했습니다.
식사시간은 보통20분을 잡는데 오늘은 40분 가깝게 걸렸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문수봉을 떠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조금전까지 사람의 흔적이 없었는데 문수봉을 내려서는길에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습니다. 조금더 내려서서 아래서 올라오는 사람을 만났는데 저와 비슷한 나이였으며 등불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분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러했습니다.
충주에서 온 천봉산악회인데 만차로 차를 타려다 못 타자 집으로 가서 승용차를 몰고 용하구곡에 주차를 하고 택시로 양주동에서 시작해 매두막봉을 지나 문수봉에 올랐으며 대미산 방향으로 내려선 후 용하구곡으로 하산을 할 예정이라고 했으며 청주의 천봉산악회는 문수봉을 왔다가 내려선 직후 였습니다.
등불님과 헤어져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데 길이 갈라지는 3거리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의 흔적이 직진으로 넘어 흔적을 따라 내려가다 알바로 접어들었습니다.
아까운 10여분의 시간과 체력만 낭비하고 정상적인 길로 접어 들어 키를 훌쩍 넘기는 산죽을 지나 한동안 고도를 떨어 뜨리며 내달려 오두현에 도착합니다.
오두현은 우측으로 도기리와 좌측으로 용하구곡을 가르는 고개로 도기리 쪽에서 문수봉을 오르는 산악회가 자주 이용하는 곳입니다.
오두현을 가운데두고 문수봉 영역에서 매두막봉 영역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무척이나 높고 버겁게 보이는 매두막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숨을 헐떡이며 정상인줄 알았던 곳은 헬기장이었고 헬기장에는 기린초가 한창이었습니다.
헬기장을 지나 10분을 오르면 정상 같은 봉우리에 오르게 되는데 능선으로 도기리 방향으로 길이 있습니다. 잠시 사진을 찍고 남서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이동하면 매두막봉 정상이 있습니다.
매두막봉?
오래전 지도에서 매두막이라는 이름을 보면서부터 좀 특이한 이름이라고 생각했었다. 순수한 우리말 같기도 하고, 아니면 충청도 방언 같기도 한데, 알고보니 순수한 우리말도 아니고 충청도 방언도 아닙니다.
매두막이란? 수리과의 매와 한문의 머리두(頭)의 혼합으로 매머리봉 또는 매머리산이라는 뜻으로 양주동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응두봉(鷹頭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하는데 매를 산채로 잡기위한 움막이 있어 붙여진 이라고도 합니다.
월악산 영봉에서 볼 때 문수봉과 하설산과 함께 하늘로 높게 솟은 봉우리 중 하나인 매두막봉은 정상에 서면 사방을 모두 내려다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정상에서는 사방이 막혀 조망은 전혀 없는데 비법정탐방로로 관리를 하지 않아서이며 그래서 정상 주변으로 잡목이 자라도 사계청소와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문헌에는 매두막봉에 오르면 북서방향으로 월악산이, 북동쪽으로는 금수산이, 동으로 용두산과 도락산이 조망된다고 하지만 주변 잡목이 자라기전 이야기로 현재는 조망은 전혀 없습니다.
매두막봉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상석보다 정감이 가는 정상판자가 참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는데 이 정상판 뒤에는 조규환이라는 이름 석자와 제345호라고 써 있는데 산꾼화가 조규환의갤러리를 들어가 보니 산행경력뿐만 아니라 산에 대한 글이나 수없이 많은 입선을 한 분으로 정감 가는 정상표지판에 감사할 뿐입니다.
매두막봉에서 인증 샷을 하고 내려설까 하지만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를 않아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간식으로 약간의 허기를 달래며 즐거운 시간을 갖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을 확인하고 18시55분 덕산에서 충주로 가는 막차 시간이 생각나자 서둘러 일어서지만 20분이나 머물렀으니 나중에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배낭을 걸머메고 매두막봉을 내려섭니다.
빠져나가기 힘들정도로 넝쿨이 길을 막았습니다.
길은 좋은 편으로 마구 뛰어갑니다. 가다가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며 계속 내 달립니다.
가다가 길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길 찾기가 애매해집니다.
스마트폰의 지도로 현 위치를 검색하니 알바였습니다.
10분 정도 되돌아와 제 등로를 확인했는데 아무리 보아도 초행길에 알바를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알바길은 확연한데 제 길은 희미해서입니다.
알바를 좀처럼 하지 않는데 벌써 2번째입니다.
하설산으로 가는 길은 난해하고 습한 지역에 기분 나쁜 지역을 한동안 지납니다.
이어서 그늘사초가 등로를 따라 계속 넓은 터전을 잡고 있는데 그넘의 멧돼지가 이곳저곳을 파헤치기도 했고 침대삼아 놀아댄 흔적이 이어집니다.
매두막봉에서 하설산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탈출로가 없습니다.
다니는 사람들도 적어 길도 때로는 희미한 곳이 많습니다.
중간 지점인 안부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하설산을 오르는데 바로 앞에서 3~4개월 정도는 됐을 새끼멧돼지가 소리를 치며 달아나고 이어서 두번째 놈이 달아니더니 여기저기서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갑자기 큰소리를 지르며 어미 멧돼지가 경고를 하며 새끼를 데리고 능선 아래로 도망을 가는데 풀섶에 가려 등줄기만 볼 수 있었습니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도망갈 시간을 주며 능선에서 5분정도 선 채로 휴식을 취해봅니다.
그리고 다시 경사진 정상을 오릅니다.
나선형으로 돌아가며 능선위로 올라 정상에 올라섭니다. 하설산 정상은 아주 넓은 헬기장으로 천연잔디가 좋습니다.
하설산(夏雪山)!
신비롭게 생각했던 하설산의 실체가 벗겨지는 순간입니다.
한문을 직역하면 여름에도 눈이 쌓여 있는 산, 또는 여름에도 눈이 내리는 산으로 산이름만 들어도 가보고 싶은 산이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7월 하설산에는 눈도 없고 눈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전설같은 산 이름에 항상 마음으로 오르기를 바라고 또 바란 산이었습니다.
오늘 이 코스를 산행에 나선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제일 큰 건 하설산을 오르고 싶어서였는데 여름에도 눈이 쌓여있거나 눈이 내릴 정도로 신비스럽다면 꼭 올라야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비법정탐방구역이라 찾는 사람이 적다는 것, 곳곳에 노송이 있으며 악산보다는 우뚝 솟은 육산이라는 게 전부로 이외 더 이상 논할 만한 사안이 없습니다.
하설산은 등로가 불분명해 고생을 감수해야 하는데 스마트폰에 나오는 네이버지도나, 인터넷 상에 떠도는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다면 자칫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하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산행을 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사항을 무시하고 무작정 지도만 믿고 하설산 하산길에 크게 애를 먹으며 사지를 헤매다 빠져 나왔습니다.
잔디위에 않아 10분을 쉬고 하산을 시작합니다. 위 사진에서와 같이 길이 좌, 우로 있습니다.
우측이 어래산 방향으로 생각하고 우측으로 5분 정도 내려서니 길이 점점 희미해져가더니 길 찾기가 난해합니다.
알바라 직감하고 다시 하설산정상으로 올라서니 10분을 또 그냥보내니 오늘만 알바를 3차례나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좌측으로 내려서니 희미하던 길이 점점 뚜렷해집니다.
한참을 내려서 제대로 능선을 타게되었습니다.
어래산 아래 당도해 망설입니다.
18시55분 차를 타기에 무척 바뻐집니다.
어래산을 넘어갈까?, 스마트폰 지도에 나타나는 우측으로 하산을 할까?, 아니면 지도상에 나와있는 좌측 계곡으로 내려설까? 여러 가지 생각에 잠깁니다.(정답은 어래산을 넘는 것이었습니다.)
망설이다가 우측 스마트폰 지도에 나오는 길로 하산하기로 하고 길을 찾아 보지만 길이 보이지 않아 5분이상을 헤매다 어래산을 넘기로하고 오르다가, 다시 내려서 이번에는 좌측으로 살피는 표지기 한개가 보입니다.
좌측 광천이 넓은터로 내려서기로 하고 표지기를 따라 내려서니 2~3분도 못되어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무작정 내려서니 우측으로 임도가 있는데 풀이 무성해 다닐 수가 없어 지도를 펴고 살피니 계곡으로 내려서야 합니다.
무성한 넝쿨속으로 무작정 들어서 이리저리 수풀을 헤치다 좌측으로 올라서니 임도가 나오는데 이 임도는 윗쪽으로 올라서는 임도입니다. 다시 넝쿨지대를 용감하게 뚫으며 억지로 억지로 계곡을 따르는데 경사가 심하고 습해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그렇게 20분 정도 내려서니 계곡에 물이 흐르고 무명폭포가 나타납니다.
무명폭포 2개를 지나자 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어렵게 어렵게 사지를 빠져 나와 올라선 곳은 과수원이었습니다.
과수원 도로로 올라서 땅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돌리고 마을로 뛰어 달립니다.광천리 마을회관 앞 수도를 틀어 세수도 하고 머리도 대충 감고 광천 다리를 건너 광천버스정류장도 도착을 하며 산행을 마칩니다.
◎에필로그
제천버스의 종점은 억수로 광천에서 한정거장 더 들어갑니다.
그러나 버스는 30여분 전에 지났으니 끊어진 상태입니다.
걸어서 나가자니 덕산까지 5.3km로 한 시간도 더 걸리겠고 주특기인 히치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 실패, 두 번째 실패, 세 번째 성공합니다.
어래산 아래 월롱리에 살고 있는 60대 후반의 부부였습니다.
덕산까지 동행을 요구하자 여자분은 땀으로 범벅이 된 저를 보고 "덕산까지 안 간다고," 거절의 뜻을 보이자 알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본 남자분이 승차를 허락합니다.
감사한, 아니 구세주 같은 마음으로 승차를 했는데 이분들이 사는 마을에서 약2km 정도를 더 나가야 덕산인데 마을 앞에서 하차를 요구했지만 아직 충주로 가는 막차가 있다며 급하게 운전을 하여 덕산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약국에 들려 박카스 한 통을 사드린다고 건네자 극구 사양하시며 무사히 잘 올라가라고 하며 차가 떠나자 차창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만 하고 함자도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사회가 흉흉하고 인정이 메말랐다고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이렇게 좋은 분들도 있음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줍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차는 이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차표를 끊으니 3분전입니다.
옷도 갈아입을 사이도 없이 충주로 가는 직행막차를 타고 개고생하며 하설산에서 헤매던 생각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미역줄나무 좋은 분을 만난 것 등
얼마전에 지나간 백두중봉단맥 산줄기가 생각나구요
그 옛날 마눌과 같이 청풍호 비봉산에서 시작한 산줄기를 따라 모녀재를 오르면서 밤이 되고
밤새 걸어서 문수봉을 넘어 기진맥진 상태로 눈물샘에서 원기를 회복해
여우목 정자에서 아침을 맞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늘 안전산행 하십시요
그래야 오래오래 얼굴 보고 산이야기 할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아~~~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군요.
당시에는 반 죽음이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좋은 이야기거리, 아름다운 추억이지요.
함께 산을 다니시던 사모님은 든든한 지원군으로 바뀌고,........
그래도 오래전 산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감사하고요, 장마철 안산 하시고요, 안전하게 집에서 당분간 쉬시던가요~~~~
어제 졸면서 마구 쳐대놔서 오타가 무척 많아 수정에 들어가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