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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대웅보전의 현판은 조선후기의 유명한 서화가 원교(圓嶠) 이광사가 쓴 것이다. 삶의 대부분을 유배지에서 살다 죽은 그는 불우했던 삶을 글씨로 극복하면서 독특하고 개성 있는 원교체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필체는 당대에 비판도 많았는데 특히 추사(秋史) 김정희가 그러했다. 추사는 ‘원교가 먹을 가는 법도, 붓을 잡는 법도 모른다‘고 비난하고 그의 글씨를 폄하했다. 어느 해, 유배를 가던 김정희가 내소사를 들러 마침 이광사의 현판을 보고 자신의 글씨로 바꾸게 했다가, 오랜 유배를 끝내고 올라오는 길에 내소사에 다시 들러 이광사의 현판을 올리라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자신도 유배지에서 권력의 덧없음과 무상함, 유배자의 동변상련을 느꼈다는 뜻이다.
김정희는 제주도 유배시절에 제자였던 우선(藕船) 이상적을 위해 세한도를 그린다. 19세기 조선 예술의 총화로 알려진 세한도는 그림도 그림이지만, 덧붙인 글의 내용도 만만치 않다. ‘권세와 이득을 바라고 합친 자들은 그것이 다하면 교제 또한 성글어진다’는 사마천의 말을 인용해 언제나 변함없는 이상적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가 하면,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는 공자의 표현을 통해 자신의 기개를 빗대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이상적에 대한 표현이다. 由前而無加焉 由後而無損焉 그 전이라고 더 잘한 것도 없지만, 그 후라고 전만큼 못한 일도 없었다.
무슨 뜻이냐면 내가 권세를 누리고 있을 때 더 잘한 적도 없지만, 내가 유배를 당하고 있다하여 소홀한 적도 없다는 뜻이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스승을 모시는 이상적의 태도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눈물로 감격할만한 제자의 지극정성을 ‘더 잘한 것도, 전만큼 못한 것도’ 없다는 인색한 표현으로 자존심을 굽히지 않는 추사의 오만함이 탄복스럽다. 글이 끝나는 곳에 낙관이 하나 찍었다. 장무상망(長毋相忘),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 부귀영화도 필요 없고, 두고두고 아름다운 그런 인연하나 있었으면! | |
변산해수욕장(부안군 변산면 대항리 567)
한때는 그리도 은성(殷盛)했던 변산해수욕장, 지금은 오래된 영화세트장처럼 퇴색해 버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변산해수욕장은 변산반도의 대표성을 띤 장소로 각인되어져 왔다. 영영 되돌리지 못할 것만 같던 영광, 찬란했던 그 빛을 찾고자 다시 일어서고 있다. 예전엔 가장 아름다웠고(最高), 이제는 가장 오래된(最古) 변산해수욕장! 휘황찬란한 유원지에 비하면 그다지 볼 품 없겠지만, 오히려 그 화려함에 못지않은 흑백사진 속 풍경은, 서정(敍情)에 물들고 서사(敍事)에 취하게 한다.
부안읍에서 출발한 국도 30호선이 바람모퉁이를 돌면 길은 바다의 변산(외변산)과 산의 변산(내변산)을 가른다. 해창에 이르면 왼쪽으로는 부안댐과 바지락죽 전문점으로 들어서고, 오른쪽으로 진입하면 새만금방조제, 변산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매년 미스변산선발대회(7.31.14:00)가 개최된다. <부안댐>으로 가는 길은, 4계절·12개월·365일이 매번 다른 변화무쌍한 모습이다. 호수인지, 계곡인지 모를 강물 같은 직소천이 한없이 이어지고, 그 옆으로 당당하게 늘어선 절벽과 바위산은 금강산이 여기인가 싶다. 그 끝에 산정호수 같은 부안댐 광장이 나온다. 가족들의 여름 유원지로 좋은 곳이다. 오디와 관련한 님의뽕 축제가 열린다(7.31~8.8)
새만금 전시관을 지나면 산촌생태마을 <합구마을>이다. 올해 11월에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해 농림수산식품부의 ‘Rural-20 프로젝트’로 선정되어 전 세계에 한국이 자랑할만한 관광명소로 소개될 예정이다. 합구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와 향토음식, 자연경관 등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곳에는 곤충비오톱(Biotope, 인공적인 생물서식공간),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나온다는 물렁바위 약수터가 있고, 곤충과 숲, 갯벌체험 등을 할 수 있다(☎김종만이장, 010-9855-0678). 마을 초입에 있는 <곤충체험관>은 파충류 전시관, 희귀곤충 전시관, 나무곤충제작과 갯벌 체험관 등이 있다.(☎063-583-0155). | |
부안댐 가는 길, 벼락폭포 합구마을(구합농주혈, 변산24혈의 하나) | |
고사포해수욕장(부안군 변산면 운산리 441-7)
국도 30호선을 타고 고사포까지 오면 해안선을 타고 시작되는 또 다른 도로가 나온다. 변산해변도로다. 고사포에서 격포항에 이르는데 부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있는 길이다. 고사포는, 산세가 ‘선녀(玉女)가 장고치고 거문고를 탄다’는 옥녀탄금혈(玉女彈琴穴,)로 변산이십사혈 중 하나에 들어가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그래서 고사포란 이름도 북고(鼓)에 실사(絲)를 써 고사(鼓絲)포라 불리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간척사업을 하면서 ‘예부터 모래가 있었다’하여 고사(古沙)포로 바꾸었다. 근처에 노리목이라는 지명이 있는데, 이 또한 소리를 내는 거문고의 중심부분이라 해서 노래목으로 불리다가 최근에는 노리목, 노루목으로 불려지고 있다.
고사포해수욕장의 소나무 숲(약300m)은, 원래는 방풍림으로 조성되었으나 지금은 캠핑(Camping)과 비박(Bivouac)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소나무 숲으로 걸린 듯 지는 노을은 사진작가들에게는 서해안 3대 노을 중 하나로 꼽힌다. 고사포 건너편에 작은 섬이 있는데 하섬이라고 한다. 매월 2번, 음력 보름과 그믐날에 3~4일간 바닷길이 열린다. 근처에 부안 누에타운(www.nuetown.go.kr)이 개관했다. 과학적 탐사, 체험, 놀이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누에곤충과학관으로 누에의 생활과 산업적 이용을 보여주는 체험관, 테마가 있는 전시관, 정글탐험과 수변학습장, 미로공원 등으로 구성되었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누에 뽕잎 갉아 먹는 소리처럼 행복하다 (☎063-580-4334) | |
누에타운(www.nuetown.go.kr) 063-580-4334 | |
격포해수욕장(변산면 격포리 558-1)
강과 강 사이에 해수욕장이 있다? 격포해수욕장이다. 왼쪽으론 채석강을, 오른쪽으론 적벽강을 끼고 있는 건 맞다. 그러나 채석강도, 적벽강도 강은 아니다. 일종의 해안절벽(Sea Cliff)이지만, 그 모양이 중국의 채석강, 적벽강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변산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도 유명하며 썰물 때는 두 강 사이의 해변을 걸어서 다른 강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올 여름엔 제3회 부안불꽃대회(7.30~7.31)가 격포항 함상공원에서 개최된다. 불꽃놀이는 판타지다. 현실이자 꿈이고, 순간이면서 영원이다. 늦은 여름밤 하늘에서 펼쳐지는 불꽃들의 향연은 숨 막히게 아름답다. 불꽃이 터지는 순간순간 우리는 어느 은하계 다른 별에 있는 듯하다. 미더덕 터진 뒤 뜨거운 액체가 입안을 덥히는 시원함처럼 가슴에 응어리진 무언가가 불꽃과 함께 팡팡 터져버리고 개운한 기운만 남는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이나 아이나 불꽃놀이만큼 재미난 구경도 없다.
근처에 영상테마파크와 금구원천문대도 가볼만하다. 격포항 수산물회센터에서는 싼 가격에 해산물을 먹을 수 있고, 대명리조트 변산에는 아쿠아랜드가 좋다.
문의전화: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713 | |
변산해수욕장(부안군 변산면 도청리 9-8)
지난 6월 모항은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최우수 청정해수욕장으로 선정되었다. 모항이 연주하는 푸른 해송(海松)과 깨끗한 바닷물, 햐얀 백사장의 3중주는 뭇시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여 시인들이 사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엔 갯바위 낚시터와 갯벌 체험장(모항갯벌체험☎063-584-7788)으로 인해 연중 가족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고, 특히, 해안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해송은 모항해수욕장의 랜드마크로써 전국 사진작가들의 일몰 포인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소 천엽 속처럼 깊은 변산에 당연히 호랑이도 많이 살아 변산호랑이에 대한 전설도 많다. 특히, 모항 입구에는 변산호랑이들이 등을 긁었다는 호랑가시나무군락이 있다. 등 긁으러 온 호랑이들이 등만 긁었겠어? 모항 맑은 물에 해수욕도 즐겼겠지...... | |
위도 고슴도치해수욕장
율려(律呂, 律動과 呂情)란, 천지음양과 생명창조의 근원을 의미하며, 우주와 생명을 움직이는 질서이자 정신으로 모든 생명은 이 율려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간다. 또한, 율려란, 음악이다. 서양의 12음계와 대비되는 동양의 12율을 말한다. 양의 율(律)과 음의 려(呂)를 통칭하는 동양고유의 가락이다. 이러한 율려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나라가 율려국(律呂國), 박지원의 허생전에 나오는 이상향이다. 그 율려국의 원형은, 허균의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이다. 홍길동과 허생이 꿈꾸던 자유와 평등의 땅, 허균과 박지원이 지향하던 유토피아, 그 곳의 모델이 되었던 섬이 지금의 위도(蝟島)다.
아나키스트(Anarchist)는 ‘선장 없는 배의 주인들’이란 뜻으로 무정부주의자다. 법과 관습과 권력을 부정하고 자연의 본능대로 인간이 중심이 되어 사는 나라를 꿈꾼다. 젊음의 한 때, 누구나 한번쯤은 아나키스트가 되어 나만의 독립국가를 꿈꾸지 않던가? 율려(律呂)의 정신이 살아있는, 위도의 아나키스러움 속에서 이제는 우리 가족들이 무슨 꿈을 꾸고 사는지, 어떤 이상을 지향하고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자. 가족은, 우리 모두의 유토피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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