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금요일
어제 콩쥐 팥쥐 완독한 후 나형이가 그리도 원했던 닌텐도게임기를 사주었습니다.
어제오늘 게임기를 가지고 실랑이를 하더니 학습치료와 언어치료실에 가서도
그동안 공부 잘해서 선물 받았다고 자랑이 넘칩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치와와와 친구들” 이라고 말을 합니다.
뭔가 해서 봤더니 게임 제목이더군요.
그리고는 메뉴를 읽어내려 갔습니다.
<보살피기>
<강아지 정보>
- 강아지를 보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강아지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합니다.
- 홈 화면에서 강아지의 이름을 터치하면 강아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 강아지 정보로 강아지의 털 상태나 배고픔 정도 등을 알 수 있습니다.
- 강아지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을 때에는 바로 보살펴 주도록 합시다.
- 강아지를 보살피려면 여러 가지 용품이 필요합니다.
- 용품은 애견 용품 가게에서 살 수 있습니다.
- 소지하고 있는 금액은 메뉴 화면의 왼쪽 하단에 표시됩니다.
- 강아지가 목이 마르거나 배가고파지면 물이나 강아지 사료를 주도록 합시다.
- 물이나 강아지 사료는 애견 용품 가게에서 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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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용과 료 글자를 물어봤습니다.
1단계를 하면서 그리도 엄마 속을 태웠던 여음가는 아주 잘 읽었습니다.
큰 글자 외에 작은 글씨들은 읽으려고 하지 않던 아이가 깨알 같은 글씨들을 읽어내니
너무나 큰 변화입니다.
예전 큰아이 생각을 해보니...
로봇을 좋아했던 큰아이는 로봇조립 설명서를 들여다보며 한글을 익혔던 기억이 납니다.
닌텐도게임기를 사주며 게임을 하면서 메뉴를 보면서 공부가 아닌 놀이로 한글을 접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제 바램이 적중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나형이는 보고서 쓰는 엄마 옆에 앉아서 게임을 하며 놉니다.
주절 주절 읽어가면서...
참 행복한 날입니다.
오늘 학습치료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저도 몰랐던 사실들을 알 게 되었습니다.
나형이는 ADHD진단을 받았고 그래서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열흘 전부터 이런 저런 사유로 약을 복용하지 못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약을 복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점이 보이기에 제가 알아차렸을 텐데
엄마는 오로지 콩쥐팥쥐를 완독해야 한다는 생각에 약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학습하면서도 학습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까요.
학습 선생님께서도 나형이가 약을 먹지 않은 날은 학습태도가 너무 달라서 알아차리시는데
오늘 제가 실수로 나형이 약을 못 먹였다고 말씀드렸더니 잘 못느끼셨다며
다음 주에도 약을 먹지 말고 와서 태도를 다시 한 번 보시겠다고 하시네요.
그동안 엄마와의 지속적인 학습 습관으로 인하여 태도가 아주 좋아진 것 같다고 하시면서...
약복용 유무를 떠나 나형이의 학습태도가 좋아진 것은 분명합니다.
저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한글을 학습하면서 한글도 익히고 더불어 학습태도도 좋아졌으니
제겐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나형이에게 물었습니다.
“나형아 오늘부터는 동화책을 읽어도 된다. 나형이 오늘 무슨 동화책 읽고 싶니?”
“엄마 나 오늘 게임해야해서 너무 바빠요. 낼부터 읽으면 안되요?”
왜 안되겠어요...
제 보기에 나형이는 오늘 엄마가 읽었으면 하는 분량의 글들을 벌써 다 읽은걸요. ^^
“그래 오늘은 나형이 하고싶은 대로 실컷 해.”
인심 팍 쓰고~
보고서 접습니다.
12월 16일 일요일
어제는 집에 오신 친정 부모님을 따라 나형이가 친정엘 갔습니다.
덕분에 저는 모처럼 친구들과 망년회를 했습니다.
근 2년동안 두문불출하며 아이 때문에 고민하고 또 최근에는 이곳에서 나형이와 학습하느라 제 개인적인 시간들은 접어두고 살았는데....
1단계를 끝냈다는 작은 안도감으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엄마도 해방감을 느낀 반면 나형이도 그랬나봅니다.
집에 있으면 엄마와 학습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아이도 힘들었겠지요.
글자와의 씨름에서 벗어난 나형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듬뿍 받고
24시간만에 집으로 귀환했습니다.
친정엄마가 오늘 제게 말씀하시길...
예전과는 너무 달라졌다... 많이 의젓해지고 말하는 것도 성숙해진 것 같고...
이제는 나형이랑 있는 것이 두려우시답니다.
닌텐도 게임기를 가져간 나형이 메뉴를 보면서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다들 그러하시듯 그런 게임기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지라
할머니 무식하달까봐 겁이 나신다고 하시며 웃으십니다.
전철을 타볼 기회가 없는 나형이를 부러 전철을 태워 데려오셨는데
오는 내내 지하철 역 이름을 읽으면서 왔답니다.
지난주에 오셨을 때만 해도 언제 책을 읽어 학교가나 속으로 애를 태우셨다는데
몇일 사이에 변한 나형이를 보며 너무 놀래셨다는군요.
엄마야 매일 매일 아이의 변화를 지켜보았으니 그리 놀랄일은 아니지만
그간의 사정을 잘 모르시는 친정엄마께서는 당연히 놀라셨겠지요.
제 손을 잡으시며 “이젠 되었다. 이젠 되었어...” 되뇌이십니다.
부모란...
자식을 키우며 그 자식 때문에 걱정이 많고
그 자식이 성장해 출가를 해도
그 자식이 무언가를 걱정하는 걸 보시며 그 때문에 또 걱정이 많아지시나 봅니다.
저 또한 그런 부모가 되겠지요.
이래저래 오늘까지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낼부터 원래 자리로 돌아와 나형이와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어나가야지 다짐해 봅니다.
12월 17일 월요일
오늘 나형이와 처음으로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1단계 마무리 했다고 맘 편히 지낸다는 것이 벌써 4일을 쉬었더군요.
우리의 나형이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ㅎㅎㅎ) 엄청 버벅대며 읽었습니다.
이아이가 정말 콩쥐팥쥐를 읽었던 아이인지 의심이들 정도로 어찌나 많은 글들을 못 읽는지
기가 막혀 엄마는 웃음만 났습니다.
그동안 나형이를 가르쳐 오신 모든 선생님들, 그리고 학습치료 언어치료 선생님조차도
나형이는 진단받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든 예후에서 벗어나서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대체적으로 콩쥐팥쥐를 읽으면 그 다음의 동화에서는 오류를 덜 보이거나 실력이 좋아지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
쉬어도 너무 쉬었나봅니다.
한걸음이 아니라 한 열 걸음 정도 뒷걸음질 친 기분입니다.
1단계처럼 애태우며 하진 않으리라 작심했는데 눈치빠른 이노무 딸래미 알아차렸는지....
눈이 잘 안보이네... 졸려서 글씨가 이상하게 보이네...
핑계만 잔뜩 늘어놓고서는
오늘 읽은 동화에 ‘내가 도와줄게’ 란 글이 나오는데 (콩쥐팥쥐에 많이 나왔던)
그 부분만 잘 읽고선 “아싸~ ㅋㅋㅋ” 좋아라 합니다.
내원참 기가 막혀서....
오늘 이런 저런 일로 기분이 좋은 엄마는 ‘그래 이제 시작인데 욕심은 버리자’ 라고
느긋하게 맘먹고 “잘했어 나형이 오늘은 멋지게 통과~~”를 외치고선
돌아서 가슴을 쳤습니다. ^^
나형아... 내일은 엄마 가슴 철렁이게 안할거지???
이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형이는 오늘 동물병원가서 보고 온 강아지 사달라고 울면서 조르다 잠이 들었습니다.
잠이 든 나형이의 모습을 보니 왜 이리 웃음이 날까요?
12월 18일 화요일
저녁식사시간...
평상시와는 다르게 너무나 늦게 먹고 있는 나형이에게 “빨리 먹어야지” 한마디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나형이가 던진 한마디가 가슴에 와 상처로 자리 잡습니다.
“밥먹고 나면 또 공부해야 되잖아요”
후~~
아직도 나형이는 힘이든가 봅니다.
당연한건가요?
“나형아 이건 공부가 아니라 동화책이잖아...” 했더니
“책 읽는 것도 공부라구요.” 합니다.
“대신 엄마가 나형이 읽기 전에 재밌게 읽어주고 다 읽고 나면 또 읽어줄게.” 라고 달래서
책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읽으면서 지체되거나 모르겠다는 글자는 바로 바로 알려주었더니
“엄마 고마워요~옹” 애교도 부리네요.
나형이가 읽고 있는 책들은 모두 23쪽이며 한쪽에 2줄에서 5줄까지 있는 창작동화입니다.
아직은 책 읽는 것에 재미를 붙인 것이 아니기에 상을 펴고 함께 앉아서 읽는 중입니다.
사이사이 물먹고 화장실 다녀오고 엄마랑 잡담하는 것까지 포함하여 1시간 정도 걸립니다.
12월 19일 수요일
오늘 읽은 책은 노란공이 통통통과 유아 짧은 동화 양파 양파 양파입니다.
그런데 어떤 쪽에서 글이 11줄이나 되니 나형이가
“으악~ 이건 너무 길다. 길어서 못 읽겠다.” 합니다.
읽으면서도 계속 몇쪽이나 남았나 남은 쪽수를 계속 헤아리네요. ㅎㅎㅎ
그렇게 엄살을 피우면서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림에 나오는 간판이며 과자봉지에 써있는 작은 글들도 다 읽습니다.
그건 읽지 않아도 된다 해도 궁금한지 꼭 읽고 넘어가네요.
12월 20일 목요일
어제는 나형이 읽을 만한 책들을 모두 골라 거실에 꺼내 놓았습니다.
나형이의 시선과 손에 닿을만한 거리에 책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책이 장난감인양 어지르고 펼쳐놓는 통에 곧 후회하긴 했지만
예전 큰아이를 키울 때를 회상해보니 큰아이는 그렇게 책과 가까워진 것 같더라구요.
아이가 크면서 이젠 그럴 일 없지 싶었는데 이젠 나형이를 위해 한동안은 거실이 정신 없겠다 싶습니다.
유치원에 다녀온 나형이는 가방만 팽개치고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해가 어둑해질 무렵에야 집에 돌아왔습니다.
돌아오자마자 배고프다며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 나형이.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했더니
거실에 있는 책들 중에서 오랜 시간을 심사숙고 하여 두 권 골라옵니다.
가장 짧다고 생각되는 책이겠지요?
책이 짧아서 그런지 두 권을 다 읽고 나서도 책 뒷장이며 책등까지 글자가 있는 곳은 한번씩 다 읽어봅니다.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몰라도 상관없습니다만...^^)
저희 집은 아주 오래전부터 냉장고에 책 100권 읽기표가 큰아이 이름과 나형이 이름으로 한 장씩 붙어 있습니다.
큰아이는 본인이 읽은 책을 나형이는 엄마가 읽어준 책을 책 한권에 스티커 하나씩 붙여나갑니다.
그 스티커를 다 붙이면 당연히 포상이 따릅니다.
2코스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나형이도 본인이 읽은 책 권수대로 스티커를 붙입니다.
“이젠 나도 내가 읽어서 스티커 붙일 수 있어요 엄마....” 하며
오늘도 스티커 2개 붙이고는 100개 채우려면 몇 권 읽어야 하나 헤아립니다.
1코스 끝났다고 거금 들인지 얼마 안되었고 오늘은 유치원서 산타파티 한다고 선물사다 줬는데....
오늘 보니 나형이 책 100권 읽기표에도 빈칸이 얼마 안남았네요. 뜨악~ ㅎㅎㅎ
12월 21일 금요일
오늘은 유치원에서 산타잔치가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마다 이쁜 산타망토를 두른 선생님들과 (우리가 상상하는 산타와는 전혀 딴판인)
키크고 비쩍마른 (ㅎㅎㅎ) 산타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행사였지요.
산타할아버지는 무엇을 타고 오시느냐고...
정말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오 오시느냐는 나형이의 질문에 참 난감했었습니다.
막상 유치원 버스를 타고 오신 산타를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산타가 주시는 선물에 감동할 뿐이었지요.
나형이도 산타가 주신 선물로 기분이 너무 좋았답니다.
너무 기분이 들떠 있어서일까?
책 읽는 것이 엉망입니다.
그림을 보고 맘대로 만들어서 읽어버리네요.
그래서 잠시 군기(?)를 잡고 읽었습니다.
그래도 나형이는 오늘 기분 아주 좋습니다.
12월 22일 토요일
오늘부터 나형이는 방학 시작입니다.
단 2주뿐이지만 마음이 느긋해지네요.
오늘 잠시 강아지가 한 마리 우리집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원래 있던 우리집 강아지 코코와 새로 온 강아지의 기 싸움에 온 집안이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이 둘에 강아지 두 마리가 온 집안을 정신없게 만들어
그 와중에 나형이가 책 읽어낸 것이 기특하기만 합니다.
12월 27일 목요일
오늘 나형이와 전 하루종일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피곤한 엄마와는 다르게 나형이는 힘이 넘칩니다. (정말 부러운 체력)
"오늘은 무슨책을 읽을까? 나형이가 가서 골라와봐" 했더니
분량이 많은 책 3권을 골라옵니다.
"이거 다 읽을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했더니 자신만만 입니다. (ㅋㅋ 두고보자)
달님 같이 놀아요를 반 정도 읽었을 즈음 "엄마 두권만 읽으면 안되요?" 합니다. (그럼 그렇지)
"응 맘대로 해"
또 삼분의 이정도를 읽고 나서 또 묻습니다.
"엄마 한권만 읽으면 안되요?"
"ㅎㅎㅎ 그러지 말고 쉬운책으로 바꾸어서 읽어볼까?" 해서 짧은 유아동화 한권을 더 읽었습니다.
왠종일 나가 있다보니 밀린 집안일로 나형이 옆에 앉아있질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책을 들고 주방으로 와 제 옆에 앉아 책을 읽네요. (어찌나 이쁜지)
"엄마 나 진짜 잘읽지?"
"나형아... 나형이는 나형이가 책 잘읽는거 같아?"
"네 나 잘읽어요."
(그건 아니지만) "그래 엄마도 그렇게 생각해. 우리 딸 너무 잘읽는다~"
싫은 내색없이 지금까지 읽은 책중 가장 긴 동화를... 자리 뜨지 않고 읽어준 것 만으로도 엄마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유창하게 읽으며 독해가 되는 그날까지... 그날이 올때까지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쭈~욱
1월 11일 금요일
오늘 이곳은 정읍이 무색할 정도로 눈이 많이 왔습니다.
오후에 한바탕 함박눈이 내리는 아파트 광장에 나가 나형이는 한참을 눈과 씨름을 벌이다가 들어왔지요.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나형이 책읽는 것을 옆에서 보기가 힘이 들어 나형이 옆에 누웠습니다.
나형이는 책을 읽고 엄마는 누워서 듣고 있노라니...
그리 멀지도 않은 나형이 글 모르던 시절이 아주 오래전처럼 느껴집니다.
아직도 떠듬거리며 읽고는 있지만 제 귀에는 세상 누가 읽어주는 동화보다도 듣기에 좋았습니다.
책 읽는것이 아직은 하기 싫은 공부처럼만 느끼는 나형이에게
책속의 글들이 책에 나오는 그림처럼 자연스러운 그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어디에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엄마 나 너무 잘 읽지요?" 묻는 나형이에게
"응 너무 잘읽는다. 엄마가 나형이 책읽는 소리 듣고 누워있으니 너무 행복하네..." 말해주었습니다.
정말 행복한 저녁시간이었습니다.
1월 22일 화요일
어제부터 나형이는 짧은 동화 읽는 것을 끝내고 (원하면 읽게도 하겠지만) 긴동화 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이라 엄마와 나형이 한쪽씩 읽어가고 있구요 욕심안내고 하루에 반권씩 읽습니다.
읽는양은 평상시와 다름없지만 아이 마음에 두꺼운 동화책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것과
많은 양의 글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전 셈과 받아쓰기는 2월부터나 시작하려 합니다.
몇번 해보니 선생님의 방식을 쉽게 익히고 잘하더라구요.
2단계까지 해봤습니다.
(초등1학년 과정 셈은 문제 없겠습니다. 감사 ^^*)
그래서 일단은 수 1부터 100까지 익히기와 수개념과 양의 개념 그리고 수의 크기비교를 조금 해보고 있습니다.
셈하기 전에는 무슨소리인지... 도통 모르더니 지금은 쉽다고 생각하며 잘하고 있습니다.
우선 아이가 쉽다는 생각을 갖도록 좋아하는 학습지를 가지고 하루 한두쪽씩 시키고 있는데
어제는 30까지 잘 읽고 혼자서 좋아라 합니다.
수의 크기 비교도 생각보다는 잘합니다. (부족한 점도 있습니다)
우와~ 공부잘한다 나형이... 했더니 아이가 묻고 또 묻습니다.
정말로 공부잘하는거냐고...
맘이 짠해지더군요.
앞으로는 공부잘하는 안나형이라고 불러주려구요. ㅎㅎㅎ
저희 친정엄마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입니다.
사람은 불리워지는대로 성장하는 법이다!!! 그래서 울아들을 안박사~ 라고 부르십니다.
저도 앞으로는 공부잘하는 나형이로 불러보렵니다.
1월 28일 월요일
지난주 금요일에 유치원에서 하룻밤을 자고 온 나형이...
큰아이때는 이런행사 엄두가 안나서 아이를 보내지 않곤 했는데 나형이는 꼭 하고싶다기에 보내봤습니다.
토요일 아침 제 이불과 베개를 들고 의젓한 모습으로 나오는 나형이를 보면서 모든것이 엄마만의 걱정임을 깨달았습니다.
알게 모르게 아이들은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나형이는 받아쓰기 들어갔습니다.
<받아쓰기>
너무나, 누가, 도사, 모자, 보라, 사다, 사우나, 소포, 로마, 아빠
방학이 되어도 놀기만 하는 우리 큰아들보고 체점을 하라고 시켰습니다.
와~ 놀라는 우리아들.
"거봐 이제 8살인 동생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오빠가 되어서 그렇게 놀기만 하면 되겠어?"
이덕에 나형이 아주 의기양양해집니다.
선생님과 정읍에서 잠시 셈하기를 했었고 그 후 저와 한두번 했던터라 혹여 잊지는 않았을까 오늘은 수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대신 앞과 뒤의 수 모두에 도트표시 하던것을 오늘은 뒤의 수에만 도트표시하여 셈하기 해보았는데
잘 이해하고 잘 풀었습니다.
<셈하기>
3+2= 4+3= 1+2= 3+3= 5+1=
그외에 요즘 나형이는 구체물을 이용한 양의 개념을 마쳤구요 앞으로도 좀더 반복할 계획입니다.
1부터 100까지 나열하기 연습중인데요 현재 30까지는 쓸수 있고 40까지 읽기 진도 나갔습니다.
그리고 1작은수와 1큰수알기. +1개념 익히기 학습중입니다.
한글익히기과정에서 엄마나 아이나 모두 힘을 뺐었기에 아직도 책읽는 과정이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처음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발전이 있었는지...
오늘 나형이 읽은 책을 보더니 아들이 말합니다.
"난 저 책 2학년에 읽은책인데...."
양이 좀 있는 책이라 나형이 힘겨워 했는데 오빠의 한마디에 순간 기분이 풀려버리네요.
반면... 한글익히기로 학습에 약간의 노하우가 생긴 엄마는...
수학에서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하여 진도와 어려운 문제를 풀리기보다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자신감이 충만하도록 노력중입니다.
나형이는 아직 수에 대한 개념이 서있지는 않은것 같습니다만 점점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정 과정 차근차근 밟아가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기대합니다.
작은것에서도 만족하고 기뻐하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려구요~
2월 19일 화요일
그동안 책읽기 싫어하는 나형이 때문에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엄마도 바빠 학습도 제대로 못하는 날이 태반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늘 나형이가 책 읽기를 즐거워해주는 날이 왔으면 하는 마음이 늘 한켠에 있었습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한글을 어느정도 안다고 생각하니 모든 책을 다 줄줄이 읽을줄 알았는데
책 읽는것이 처음 한글을 한자 한자 읽을때처럼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백지의 앞면과 뒷면처럼 마음을 어느쪽에 두느냐의 차이라는걸 깨닫습니다.
이정도면 좀 두꺼운 책을 읽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읽기에 바쁜 나형이는 책을 읽어도 내용을 모르고...
그러니 글자를 읽기만 할뿐 재미는 없었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생각을 과감히 버리고 나형이 입장으로 돌아가 아주 짧은 유아동화를 구해 요즘은 그걸 읽고 있습니다.
20쪽에서 30쪽되는 동화지만 내용이 쉽고 의태어와 반복되는 구절이 많아
읽으면서 내용을 이해하니 책을 읽는 나형이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처음부터 초등동화는 나형이에게 무리였었던 모양입니다.
한글 학습에도 수학에도 단계가 있듯이 읽기에도 단계가 있는것 같습니다.
백권에 가까운 알록달록 동화책이 거실 한구석에 쌓여있고...
매일 나형이는 읽고 싶은 만큼 책을 들고와 읽고서는 또 다른 구석에 쌓아 놓습니다.
한권도 읽기 힘들어 애를 먹이던 나형이가...
책을 가져 오라면 제일 짧은 동화를 찾느라 오랜 시간 고민하던 나형이가...
이젠 거부감 없이 아무책이나 덥석 집어오는걸 보면...
그간 엄마의 욕심이 아이를 힘들게 했었구나하는 맘이 듭니다.
모든것을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것!!
다시 한번 깨닫는 하루였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천천히 나아간다는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의 미소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것을 깨닫습니다.
나형이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문득~
처음 선생님과 한글을 시작할때...
아이의 표정을 항상 관찰하라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지금맘 같아선 그때로 돌아가면 아주 잘할수 있을것 같은데...ㅎㅎㅎ
전... 왜 소금이 짜다는걸 꼭 먹어봐야 아는걸까요?
2월 25일 월요일
언어치료 가는길...
앞에서 운전하는 저에게 나형이가 제가 읽고 있는 책을 집어듭니다.
아이 : 엄마 이거 뭐예요?
엄마 :요즘 엄마가 읽고 있는책
아이 : 재밌어요?
엄마 : 재미는 별로 없는데 읽으면 엄마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야.
아이 : 왜요?
엄마 : 그 책에는 살아가는 지혜가 담겨있대.
아이 : 이거 나 읽으면 안되요?
엄마 : 글씨가 너무 작아서 차에서 읽으면 눈 나빠져서 안되지. 그리고 나형이가 읽기에는 내용이 어려운데...
아이 : 그럼 큰 글씨만 읽으면 되잖아요.
엄마 : 그래... 그럼 엄마한테 큰 제목만 읽어주면 되겠네.
사람이 죽음을 안다면 화날 일은 하나도 없다
자기 자신을 꾸미지 말라
마음의 여유를 가져라
세상을 내 안에 담아라
진실한 것은 깨끗하다
고요한 곳에 마음을 뉘어라
물질에 얽메이지 말라
일을 할 때 마음의 여유를 가져라
흔들리는 차안에서 아이는 온힘을 기울여 한자 한자 공들여 읽었습니다.
엄마도 더듬거리는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으려 온신경을 집중해 들었습니다.
비는 시간 짬짬이 제가 읽었을때 보다
아이가 공들인 만큼 온힘을 기울인 만큼
제 마음에 구구절절이 와닿았습니다.
오늘은 이곳에 눈이 참 많이도 왔습니다.
그 눈내린 거리를 딸아이와 둘이서 손을 잡고 걷는데...
매서운 찬바람조차 따뜻한 봄바람처럼 느껴집니다.
3월 3일 월요일
오늘 아이의 입학식이었습니다.
그간 느긋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갑자기 밀려오는 불안감에 새벽5시까지 잠을 못이루었습니다.
아이들의 행사에 별반 관심이 없는 아이아빠도 바쁜시간을 내어 입학식에 참여해주었습니다.
엄마의 걱정과는 달리 담임선생님도 너무 좋은분을 만났고...
교실에서도 선생님의 질문에 첫날부터 손 번쩍들고 대답도 잘하고...
목소리도 씩씩하고 커서 엄마와 아빠가 오히려 민망스러웠었습니다.
첫날은 다행이 무사히 넘긴것 같은데 당장 내일이 걱정스럽네요.
제가 항상 외치는 말 - 아이들은 엄마의 걱정이 무색하게 훨씬 잘 해나간다.
이말을 맘속에 새겨봅니다.
아자 아자 화이팅~
첫댓글 언제나 밝은 모습의 나형이가 상상이 됩니다^^ 그리고 시끔벅적할것도 같고~~ 귀엽습니다..
든든합니다. 당신을 2코스방의 반장으로 추천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ㅋㅋ 새해에도 늘 웃음이 가득한 건강이 넘치는 가족이길 기도합니다.
파주언니 언제 반장 된겨??^^ 암튼, 축하합니다.. 반장님~~ㅋ
셈 공부도 조금씩 기록해 보면 좋겠어요. 또 이제는 받침없는 받아쓰기를 5문제 정도씩 시작해 보세요. 문제를 미리 주고 두어번 읽게 한 다음에 조금 떨어진 방바닥에 놓아두고 힐끔힐끔 보면서 불러주는 받아쓰기 문제를 쓰게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그걸 쓰다가 생각이 잘 나지 않는 경우, 그것을 얼른 보고 쓰게 하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조금 지나면 벽에 붙인 76음절표를 보면서 쓰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취학준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1개월이면 어느 정도 가능할 거예요. 샬롬 !
기뻐하는 만큼, 기도하는 만큼, 기대하는 만큼.......사람은 불리워지는대로 성장하는 법이다!!! God Works. ,샬롬 !
지희도 50독 끝나고 계속 책 읽고 있는데.. 나형이도 잘 하고 있는듯 하군요.. 지희는 셈을 많이 어려워하는데.. 자꾸 혼동을 해서.. 지금 6+9, 8+6... 이 과정을 하루에 20문제씩 풀고 있구요.. 나형이도 재미있게 잘 했슴 좋겠네요..
'기술자' 그리고 '도X.'라는 말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