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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주목받는 흑삼(黑蔘)은 인삼의 새로운 얼굴이다. 어쩌면 그 이름이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 터. 흑삼은 6년 전 세상에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흑삼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찾아간 곳은 16년 동안 흑삼을 연구하고 있다는 금산군 부리면 흑삼연구소. 금산읍내에서 시골길을 따라 한참 들어간다. 소나무, 장작, 쇠도끼, 무쇠가마솥… 연구소치고는 생소하다.
16년 전, 흑삼 연구를 처음 시작한 장석열 씨는 10여 년의 시간을 투자해 흑삼을 만들어냈다. 흑삼은 말 그대로 검은 인삼. 그러나 검은 때깔은 하나의 컬러가 아니라 노고의 산물이다. 흑삼의 주 공법은 ‘구증구포’,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린다는 뜻이다.
우선 성분이 가장 좋은 4~5년생 가을 수삼을 수확한다. 수확한 삼을 무쇠가마솥에 넣고 찌는데, 이때는 꼭 독성 없는 소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펴야 한다. 쪄낸 삼은 건조실로 옮겨 햇볕에 말린다. 장작을 패고, 불을 조절하고, 찌고 말리는 과정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수 없는 피 말리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아홉 번 되풀이해야 한 뿌리의 흑삼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 이 모든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50일이다.
“여러 번의 실패를 맛본 후에 가장 좋은 품질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재래식 방법임을 알게 되었죠. 이 방법은 손이 많이 가고 생산량도 적은 게 흠이에요. 하지만 앞으로도 이 방법을 고수할 생각입니다. 힘들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그 가족의 심정을 헤아리면, 더구나 그 사람들이 내 식구라 생각하면, 이런 수고쯤이야 힘들다 할 수 있겠습니까.”
심장쇠약, 빈혈, 종기, 부스럼, 당뇨, 간 기능 증진, 위장병, 설사 등 인삼의 효능은 무궁무진하다. 이는 인삼의 주요 성분인 사포닌 때문인데, 흑삼은 일반 인삼의 40배에 달하는 사포닌을 함유한다. 인삼으로 통치할 수 있는 질병에 흑삼을 대용해본 결과, 그만큼 치유 기간이 단축되고 치유력은 상승되었다.
장씨가 흑삼을 이용해 친히 흑삼백숙과 흑삼주, 흑삼닭죽을 만들어 준다. 흑삼닭백숙은 흑삼의 기운이 녹아들어 육질이 아주 부드럽다. 맛 또한 보통 인삼을 넣은 백숙과는 분명 다르다. 입 안에서 감칠 맛이 돈다. 흑삼닭죽도 앉은자리에서 다 비워냈다. 아쉽게도 금산에서 ‘흑삼삼계탕’을 메뉴로 팔고 있는 식당은 없다. 흑삼을 주문해 집에서 만들어 먹는 수밖에. (흑삼연구소 041-752-1261, 50g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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