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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29일, 일요일, Rishikesh (고도 340m), River View Cottage
(오늘의 경비 US $8: 숙박료 130, 아침 10, 저녁 40, 홍차 5, 식수 20, 바나나 4개 8, 인스턴트커피 50g 33, 콜라 18, 초코파이 6개 65, 컵라면 20, 비누 13, 환율 US $1 = 44 rupee)
아침 6시 버스로 Gangotri를 떠나서 12시간 만인 저녁 6시에 Rishikesh에 도착했다. 버스 안에는 나까지 5명의 외국 여행객들이 탔는데 Gangotri에 갈 때보다는 분위기가 달랐다. 내가 탄 버스나 기차에 외국 여행객이 있으면 어쩐지 안도감이 생긴다. 여자 여행객 한 명은 설사로 고생하면서 가는데 참 안 됐다. 버스가 잠깐 설 때마다 급히 나가서 일을 보고 온다. 때로는 기다릴 수가 없는지 버스를 세워달라고 해서 다녀온다. 동행하는 여자 여행객은 동료가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다. 버스 운전기사와 승객들이 눈치를 주기 때문인데 본인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Gangotri 거리에는 걸인인지 Sadhu인지 (힌두교 holy man, 성자) 잘 분간이 안 되는 수십 명이 앉아서 구걸을 한다. 어제 저녁에 비가 제법 많이 와서 모두 어디로 사라졌다가 아침에 보니 또 나타났다. 이들은 어디에서 밤을 보낼까? 오늘 아침 일어나서 온도계를 보니 6도였다. 밤중에는 그보다 더 낮았을 텐데 야외에서는 잘 수 없다. 그 많은 순례자들도 어디서 잘까? Gangotri에는 호텔이나 guest house 시설은 매우 빈약하다.
어제 밤에 Rishikesh 버스표를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가다가 길가에 있는 어느 건물의 문이 열려있어서 무심코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큰 창고 같은 곳에 수백 명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모두들 담요를 두르고 앉아있었는데 들어 누울 공간은 없어 보였다. 순례자들이 그런 곳에서 앉아서 밤을 보내는 모양인데 아마 dharamsala라고 불리는 pilgrim's rest house 혹은 순례자의 휴게소인 것 같다.
Sadhu와 걸인은 구별이 잘 안 된다. 둘 다 구걸해서 사는 사람들이다. 아마 좀 깨끗하게 차린 사람들은 Sadhu인 모양이다. 매년 5월부터 수개월 동안 이 지역에 있는 네 곳 성지를 (Gangotri, Yamunotri, Badrinath, Kedarnath) 순례하는 행사가 열리는데 Sadhu들은 걸어서만 다니는지 오늘 버스로 Rishikesh로 오는 동안 Gangotri 쪽으로 걸어가는 Sadhu들을 많이 보았다. 네 곳 성지를 걸어서 다 돌려면 3, 4개월은 족히 걸릴 것이다. 대절 버스로 네 곳을 다니는 관광 패키지가 있다는데 12일 정도 걸린단다.
Rishikesh에 도착해서 Lonely Planet에 소개된 Laxman Jhula 다리 건너 Ganges 강가에 있는 호텔로 찾아가던 중 이스라엘 젊은이 세 명을 만나서 그들이 묵고 있는 호텔로 숙소를 정했다. 남미 여행 때 경험한 것인데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묵는 곳이면 틀림없이 만족스러운 곳이다. 가보니 Laxman Jhula 다리 건너기 직전에 있는 곳인데 Ganges 강 경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내방 안에서는 안 보이지만 방문만 나서면 보인다. 숙소 주인이 내일 방안에서도 강 경치가 환히 보이는 곳으로 옮겨준단다. 강가는 걸어서 5분 거리다. Rishikesh에서도 더울 것을 걱정했는데 건물 위치 때문인지 Haridwar 호텔보다 훨씬 시원하다. 며칠 쉬었다 갈만한 곳이다. 방 값도 Haridwar의 반값이고 도시도 Haridwar보다는 덜 복잡하다. Haridwar에서는 별로 안 보이던 외국 여행객들이 이곳엔 많이 보인다. Shimla로 가기 전에 이곳에서 며칠 푹 쉬었다가 가야겠다.
(추신. 처음부터 Haridwar에 묵지 않고 Rishikesh에 묵었더라면 더위 때문에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Haridwar는 Rishikesh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라 Rishikesh에 묵으면서도 쉽게 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정 Haridwar에 머물고 싶다면 호텔에 머물지 말고 ashram에 묵었어야 했다. 왜 그렇게 안 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실수였다.)
Rishikesh 가는 길
이스라엘 청년들을 따라서 든 호텔
호텔에서 보이는 Ganges 강과 주위 산 경치가 너무나 멋있다
2005년 5월 30일, 월요일, Rishikesh, River View Cottage
(오늘의 경비 US $18: 숙박료 150, 점심 25, 저녁 62, 인터넷 30, 40, 책 440, 빵 62, 환율 US $1 = 44 rupee)
오늘 호텔 방을 옮겼다. Ganges 강 경치가 침대에 들어 누어서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방이다. Ganges 강은 이곳에서는 급류이라 강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침대 위에 앉아서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명상을 해도 좋을만하다. 방안에서 보이는 경치가 너무 좋아서 나가지 않아도 하나도 갑갑하지 않다.
아침에 방을 옮기기 전에 Laxman Jhula 다리 구경을 나갔다. 숙소에서 가까울 줄 알았는데 꼬불꼬불한 내리막길을 한참을 가서야 나왔다. 가는 도중에 좁은 골목길 양쪽으로 장신구, 보석상 등 상점들이 줄지어있는 시장을 지나갔다. Rishikesh도 Haridwar나 Gangotri처럼 순례자들로 붐빈다. Haridwar나 Gangotri와는 달리 외국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에도 거지인지 Sadhu인지 분간 못할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서 구걸을 한다. 순례자들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에는 항상 그런 모양이다. 조금 더 내려가니 음식점들이 나오는데 음식점 사람들이 길가에 나와서 호객을 하느라고 야단들이다.
음식점들을 지나서 조금 더 가니 Laxman Jhula 다리가 나왔다. 차는 못 가는 (오토바이는 보인다) suspension bridge 스타일의 다리인데 걷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은데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다리 건너에는 13층 짜리 흉물스러운 힌두교 사원 건물 두 개가 보인다. 사원 안에는 멀리서 봐도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가볼까 하다가 날씨가 너무 더워지기 시작해서 그만 두었다. 내일 다시 와도 되니까.
다리 입구 언덕 위에는 Lonely Planet에 소개된 Debraj Coffee Corner 카페가 있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다리 경치가 그만이다. 콜라를 시켜 마시면서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한 장 찍었다. 카페에는 그럴 듯한 제과점도 있다.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제과점이 틀림없다. 내일 아침에 먹을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cinnamon roll 빵과 코코넛 쿠키를 샀다. Nissan 상표 컵라면도 있어서 하나 샀다. 먹어봐서 괜찮으면 여러 개 사다놓고 가끔 먹어야겠다.
Debraj Coffee Corner에는 조그만 책방도 있어서 책 두 권을 샀다. 한 권은 인도 초대 대통령이 번역한 Ramayana인데 인도에서 출판이라 가격이 100 rupee 밖에 안 된다. Ramayana는 벌써 한 권 사서 읽고 한국으로 보냈는데 또 한 권 산 것이다. 번역자가 다르면 내용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 번에 산 책은 외국 사람이 번역했는데 이번에 산 책은 인도 사람이 번역한 것이다. 또 한 권은 Dalai Lama의 자서전인 Freedom in Exile"이란 책이다. 이 책은 영국에서 출판한 책이라 좀 비싼데 (350 rupee) 대강 훑어보니 전에 읽었던 Dalai Lama의 여동생이 쓴 Dalai Lama에 관한 책과 내용이 비슷한 것 같다.
오늘 Laxman Jhula 다리에 가기 전에 인터넷을 했는데 가격은 한 시간에 20 rupee로 괜찮은 가격인데 속도가 너무 느려서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내일부터는 남들이 사용 안 하는 시간에 가서 해봐야겠다. 좀 빠를 수 있을지 모른다.
점심은 다리 근처 음식점들이 많은 곳에 있는 인도 사람들로 꽉 찬 음식점에서 thali를 사먹었는데 맛있게 맘껏 먹고 불과 25 rupee를 냈다. 숙소 식당에서 외국인들에게 파는 엉터리 스파게티를 사먹으면 50 내지 70 rupee를 내야하는데 인도 사람들만이 이용하는 음식점에서는 이렇게 싸다.
방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Ganges 강은 쉬지 않고 흐른다. 이 강물이 마른 적이 있었을까? 없었을 것이다. 이 강물이 마를 땐 아마 힌두교에서 말하는 현세의 종말의 날일지도 모른다. Gangotri 갈 때 버스 안에서 내 옆에 앉았던 노인은 Haridwar에 흐르는 Ganges 강물이 매우 깨끗하다고 했다. 강물을 병에 담았다가 1년이 지난 다음에 검사해보아도 박테리아가 하나도 안 나온다고 했다. 정말 그럴까? 제대로 검사를 하는 것일까? Ganges 강이 시작되는 Gangotri에서 하수도 물이 Ganges 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 강 언덕에는 쓰레기를 버려서 쓰레기들이 강물로 내려가고 있는 것도 봤다. Gangotri와 Rishikesh 사이에는 거대한 광산이 있는데 광석 찌꺼기가 강으로 흘러 내려오고 있었다. Ganges 강이 Rishikesh나 Haridwar에 이를 때는 오염될 대로 오염된 강물이다. Rishikesh와 Haridwar에서 수백 km 하류에 있는 또 다른 힌두교 성지 Varanasi에서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인도 사람들에게는 Ganges 강은 오염 여부를 막론하고 영원히 성스러운 강이다.
기념품, 보석, 관광, 전화, 인터넷, 마사지, 송금 등 여러 가지 사인이 보이는 상점
거지들인가, Sadhu들인가?
왜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을까? 소까지...
Gangotri 갈 때 사먹었던 "리지“라는 과일이다
옥수수 구이는 어느 나라에서나 보인다
식당 가
싸고 맛있는 곳이다
내 옆에서 먹고 있는 인도 사람, 얼굴이 험상궂다
다리 직전에 있는 광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오른쪽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묵는 호텔이 보인다
Suspension 식 도보 다리에는 사람도 많다, 흉물스런 사원이 보이다
외국 사람들 상대인가?
외국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Debraj Coffee Corner
Laxman Jhula 다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
방안에서 보이는 Ganges강, 방충망 때문에 깨끗이 안 보인다
2005년 5월 31일, 화요일, Rishikesh, River View Cottage
(오늘의 경비 US $6: 숙박료 150, 점심 22, 저녁 47, 인터넷 20, 빵 40, 환율 US $1 = 44 rupee)
인도 사람들의 대표적인 모습은 검은 색의 피부와 머리, 큰 눈과 두꺼운 입술이다. 그런데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피부가 더 검어진다. Lonely Planet에 의하면 지금부터 약 3,500년 전에 Aryan 민족이 북쪽에서 인도 대륙으로 이동해오면서 당시 인도 대륙에 살던 Dravidian 족을 인도 남부로 밀어냈다 한다. 그런 과중에서 흰 피부를 가진 Aryan 족과 검은 피부를 가진 Dravidian 민족의 피가 섞이면서 현재의 인도 민족이 형성된 모양이다.
그 때문에 골격은 비슷해도 남인도 사람들은 북인도 사람들보다 피부가 더 검다. 남인도 Madikeri에서는 보통 남인도 사람들보다 더 검은 사람들을 보았는데 피부가 아프리카 흑인 수준으로 매우 검고 골격도 다르게 보였다. 남인도에서는 그들을 “tribe, 원주민”이라고 부르는데 원래의 Dravidian 족 사람들인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 Gangotri 여행하면서 또 다른 인도 사람들을 보았다. 이들은 보통 인도 사람들과 피부 색깔은 비슷하지만 골격은 완연히 백인 골격이었다. 머리 색깔도 훨씬 덜 검어 보였다. 아마 북인도에서 온 사람들인 모양이다. 이들을 보면 인도 사람들의 조상이 Aryan족 이라는 실감이 난다. 인도 북쪽으로 가면서 이런 사람들을 더 많이 볼 것이다. 유심히 봐야겠다.
오늘은 11시 반쯤 나갔다. 어제와는 달리 긴 하의와 상의를 입고 나갔다. 햇빛이 너무 강해서 피부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제 점심을 먹은 인도 음식점에 가서 어제와 같이 thali를 시켜먹었다. 먹는 중에 한국 젊은이 남녀가 들어와서 같이 먹었다. 오늘 새벽에 이곳에 도착했는데 네팔에서 나와 같은 코스로 Pokhara를 떠나서 Mahendranagar를 거쳐서 쉬지 않고 버스를 갈아타며 이곳까지 왔단다. 거의 40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온 셈인데 젊은이들이라 끄떡없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두 사람이 갈라지는데 여자는 1개월 동안 이곳 ashram에서 요가를 배우고 남자는 내가 가는 방향으로 여행을 할 계획이란다. 한국 젊은이들도 이제는 여행을 참 잘 한다. 참 장하다.
2005년 6월 1일, 수요일, Rishikesh, River View Cottage
(오늘의 경비 US $18: 숙박료 150, 점심 22, 저녁 65, 인터넷 10, 빵 40, 식료품 32, 수박 25, 바나나 15, 기차표 3장 435, 환율 US $1 = 44 rupee)
Rishikesh 역에 가서 Shimla 기차표를 사는데 한 시간이나 걸렸다. Haridwar-Ambala, Ambala-Kalka, Kalka-Shimla 기차표 석 장을 샀다. Hardiwar-Ambala는 6월 3일, 나머지 두 장은 6월 4일 표다. Ambala에서 하루 밤을 자야 하는데 기차역 근처에 잘 곳이 있는지 모르겠다. 석 장 전부 에어컨이 된 “Chair Car”라 더위 고생을 안 하고 가게는 생겼으나 Ambala-Kalka와 Kalka-Shimla 표는 waiting list에 오른 표다. 매표원이 문제없을 거라고 했지만 좀 걱정이 된다. 매표원 말대로 문제가 없으면 다행이고 문제가 있어도 무조건 승차해서 차장과 상의를 해서 빈자리에 앉아가거나 2등석으로 옮길 수도 있겠다.
기차표를 살 때는 한국에서처럼 "대전 표 한 장 주세요." 하는 식이 아니고 신청서를 작성해서 내야 된다. 그러면 매표원은 신청서를 보고 기차표를 판매한다. 신청서에 CC와 (Chair Car) Ⅱ (2등 지정석) 둘 중에 아무 것이나 자리가 있는 것 하나를 요청했는데 2등 지정석도 체크를 했는지 모르겠다. 영어를 못하는 매표원들이 많은데 이들은 외국인들과 대할 때 잘 얘기를 안 하고 자기네들 맘대로 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Chair Car만 체크하고 2등 지정석은 체크 안 한 것 같다.
호텔로 돌아올 때 수박과 바나나를 사 가지고 돌아왔다. 수박은 욕실 안 물통에 한참동안 넣었다가 먹으려고 잘라보니 속이 싱싱치 않다. 그래도 조금 먹었는데 맛이 시원치 않고 나중에 뱃속도 편치 않아서 나머지는 버렸다.
Dalai Lama 자서전을 끝냈다. 뒷부분은 별로 재미없었다. 머리에 남은 것은: ① 중국이 티베트에 나쁜 짓을 많이 했다. 책에는 지난 1959년 이후 중국 통치 동안에 티베트인 백 5십만이 목숨을 잃었다는데 티베트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을까? 한국이 일본 치하에서 당한 것은 비교도 안 된다. 그리고 이제는 티베트에 중국인이 더 많다. 인해전술로 티베트를 먹어치우려고 한다. 약자의 신세여!
② Dalai Lama의 태도가 모호하다. 역사적으로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문화적으로는 중국보다는 인도와 가까웠다고 하면서 Dalai Lama는 왜 티베트의 완전 독립을 목표로 하지 않고 중국의 일부로 남는 반독립 형태의 협상만 하려고 하는 있을까?
③ 티베트는 세계의 동정은 많이 사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분쟁지역인 신강성과 비교해 보라. 티베트의 사정은 세상에 너무나 많이 알려져 있다. 나도 미국에서 티베트 지지 모임에 참가할 뻔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된 것은 전적으로 Dalai Lama의 공이다. 구미 국가들에는 Dalai Lama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중국은 Dalai Lama가 살아있는 동안 적잖이 골치를 썩을 것이다.
④ 인도가 티베트 피난민을 돕는데 큰 공헌을 했다.
⑤ 티베트가 지난 100여 년 동안 너무나 고립정책을 썼다. 외교정책을 잘만 했더라면 전체는 몰라도 인도와 네팔에 가까운 일부 지역이라도 독립국가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100년 동안 중국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는데 티베트는 잠만 자고 있었다.
저녁때 Debraj Coffee Corner에 식사를 하러 갔다. 지난 3일 동안 매일 봤던 괴상한 옷차림을 (수도승 같은) 한 일본 남자가 앉아있었다. 그 외에도 외국 여행객들이 여럿 앉아 있었다. 빵집, 음식점, 책방을 겸한 곳이다. 조금 있다가 젊은 여자들 5명이 들어오는데 한국 여자들이다. 금방 인사를 하게 된다. 한 달 예정으로 인도여행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10일 정도 남았다한다. 금방 Ganges 강물에 들어갔다가 나왔다며 아직도 몸이 젖어서 추워한다. 직장인과 대학생들인데 직장을 바꾸는 중이거나 휴교 중이란다. 이곳을 떠나서 Manali 쪽으로 간다하니 또 만날지도 모르겠다. 한국 젊은이들은 이제는 옛날 우리와는 달리 참 활발한 성격이다.
2005년 6월 2일, 목요일, Rishikesh, River View Cottage
(오늘의 경비 US $10: 숙박료 150, 점심 22, 저녁 82, 인터넷 20, 책 195, 환율 US $1 = 44 rupee)
어제 조그만 도마뱀이 방안 천장 근처에 있는 것을 봤는데 오늘 아침에 작은 가방을 여는데 그 안에서 튀어나온다. 나와서는 침대와 매트리스 사이에 들어가서 움직이지 않는다. 그냥 놔둬서는 안 될 것 같아서 호텔 직원을 불렀다. 혹시 물리면 위험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그렇지 않단다. 호텔 직원이 플라스틱 봉지로 잡으려고 하는데 잡히질 않는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다. 결국 잡히지 않았다가 열어둔 문으로 나가 버렸다. 한가한 하루였다. Dalai Lama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가지고 다니는 커피포트를 유용하게 쓴다. 하루에도 두어 번씩 물을 끓여서 커피를 만들어 마신다. 끓인 물을 식혀서 다음날 식수로도 사용한다. 식수는 가끔 사 마시기도 하지만 주로 이렇게 끓여서 마신다. 컵라면도 해먹고 신라면 수프도 만들어 마신다. 그 외에도 계란, 감자, 소시지, 다른 고기 종류를 삶아 먹는데도 쓴다. 음식을 삶을 때는 플라스틱 백에 넣어서 삶는다. 커피를 마실 때는 500ml 짜리 보온병에 넣어서 마신다. 마시는 동안 식지 않아서 좋다. 그런데 무게가 좀 나가서 다음 여행에는 300ml 보온병으로 바꿀 생각이다.
이번 여행을 떠날 때 신라면 수프 봉지를 100여 개를 가지고 떠났다. 친구를 통해서 수프 제조업자로부터 얻은 것이다. 여러 가지로 유용하게 썼는데 한참 쓰니 수프 가루가 딱딱해지고 맛이 제대로 안 난다. 공기나 물기가 들어간 모양인데 완전히 봉해진 것이 아닌가 보다. 한참 쓰니 MSG 맛이 나는 것도 같고 인도 음식 맛을 느끼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별로 자주 쓰지 않는다. 다음 여행에는 안 가지고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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