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전적으로 개인적인 경험체득과 전자신문에 실렸던 이야기들, 그리고 제 친구들(제 친구들은 공대출신이
다수입니다.)의 이야기 입니다.
저는 IT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에는 중계기 , DMB, 와이브로, IPTV, 전자액자, 모바일게임 까지 여러가지의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불과 몇 개월, 아니 3주만에 IT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첫째, 대기업의 횡포 우리 회사는 SKT와 KTF협력업체였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의 무리한 단가 인하는 절망적입니다.
코스닥상장사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매일 사장과 임원들이
SKT와 KTF에 가서 사람만나서 술먹고, 골프회동하면서, 매출액을 올리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때때로는 법인카드로 안마와 단란주점도 다니는 것도 영수증을 통해 확인도 했습니다.
원가절감을 이유로 매년 원가 이하의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대기업들의 횡포 (대기업이 늘쌍하는 것이기에 무감각합니다)
진짜 최하가격을 써도 않되는 경우도 있더군요, 전직 팀장급이나 임원급을 스카우트한 회사에게 몰아주는 구매전략에는
아예 포기할 정도 였습니다.
아래 기사는 전자신문에 나왔던 네트워크장비회사들의 실태입니다.
네트워크 장비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 가운데 매출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코스닥 상장기업 16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실적을 조사·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 총액은 2006년 9192억원 규모에서 지난해에는 8936억원 규모로 2.8%가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582억원에서 63억원으로 무려 89.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이 축소된 탓도 있지만 장비 가격은 큰 폭으로 낮아진 때문이다. 이는 대형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수요처의 가격인하 압박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여서 주목된다.
경기도 성남에 '휴맥스 빌리지'라는 명품 사옥을 가진 변대규 휴맥스 사장은 지난해 10월 한 모임에서 "1970년대 이후 창업한 기업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건강한 생태계는 순환해야 하는데, 대기업의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한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발전할 토양이 척박하기 짝이 없다는 말이다. 안철수연구소로 유명한 안철수씨가 재작년 미국유학을 떠나며 털어놓은 내용은 한층 자극적이다. "대기업이 수조원을 벌어도 중소기업은 그 그늘에서 목숨만 끊어지지 않으면 다행이다.
납품업체가 돈을 좀 번다는 소문이 나돌면 당장 대기업 감사반이 들이닥친다. 원자재 비용과 시간당 임금만 따져 납품가격을 산정하는 풍토에선 빌 게이츠가 와도 한국에선 성공할 수 없다."
둘째 연구원의 처우
하청업체에 기술과 인력생산까지 모든걸 맡기고, ODM방식으로 해서 납품을 하다.
하청업체 중에 기술이 출중해서 이름만 우리 회사로 하고 타업체 연구원을 위장오더로 해서 데려 간 적이 너무 많습니다.
돈도 적고 (특히 펌웨어는 전문대출신의 실력이 있음에도 대졸에 밀려서 적은 임금으로 일하는 연구원이 너무 많습니다.)
결국 기술은 거기서 거기이고, 회사는 너무 많고 서로 베끼고, 중계기나 DMB는 중국의 기술진에 헐값에 넘기는 연구원도
봤습니다. 결국 제대로 임금도 않주고 근로소득이 적으니 , 연구원이 다수가 빠져 나갔습니다.
결국 하청업체 연구원을 위장해서 우리 연구원으로 위장하다 걸린 경우도 허다 하였습니다.
40살 정도가 되면 자기가 독립해서 자영업을 하던가, 아니면 영업직으로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니면 생명보험회사로 가신분들, 혹은 식당개업하신분, PC방 하신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셋째 대기업이 싹쓸이
2007년 초 DMB사업이 돈이 된다는 소문에 네트워크장비사 10여개사가 DMB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때 LG와 삼성전자도
차량용 DMB단말기 4.3인치에 3000대 규모로 뛰어들었습니다. 소규모 시장 (월10~30만대 불과) --->공급과잉---> 유통사의
횡포--->단말기 가격의 인하로 규모의 경제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시장철수
결국 성공한 선도기업 몇개사를 제외하고는 다들 철수 하였습니다.
또 전자액자사업도 대기업이 뛰어들었고, 서울이동통신 같이 삼성계열사도 중소기업의 영역을 거의 다 침범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기업이 현재 중소기업의 영역이라고 할수 있는 대부분을 하고 있습니다.
SKT는 중계기를 SK텔레시스에 몰아주면서 대부분의 네트워크장비업체를 몰살 하였습니다.
(SK텔레시스 대주주는 SKT회장의 친척입니다 . 또한 SKT계열사입니다.)
결국 IT업계는 중소기업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 정통부관료들이 KT 등 대기업으로 전출가서,
관민협동=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정통부심의관이 낙하산인사로 KT부사장급으로 내정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현재에도 KT에는 전직 정통부공무원출신이 많습니다.
넷째 IT839의 실패
1) DMB산업은 TU미디어 자본잠식과 2700억원 손실 지상파DMB는 1000억원적자
2) 와이브로 KT10만명 가입 (그나마 협력업체와 KT가족의 강매에 의해 가입된 인원이 많음)
3) 텔레메틱스는 LGT-현대차 SKT-르노와 따로 노는 바람에 응용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고,
선택의 제약을 받아 소비자가 외면하였습니다.
4) 무선인터넷도 SKT/KTF/LGT가 자체 플랫폼을 단말기에 탑재해 특정프로그램만을 이용하도록
소비자에게 강요하여 결국 외면하였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기술만 생각하고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평가 없는 무대포, 무정책적인 공무원의
한건 주의 슬로건에 불과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실에 저는 IT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현재는 떠났습니다. 정확히는 저 역시 자신도 없었고,
적성도 맞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이런 현실하에서 올바른 정책과 올바른 통찰력으로 정확한 정책적 판단과 연구가 필연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제 개인의 경험담과 언론에 의한 생각을 담은 것입니다.
첫댓글 저와 같은 경우도 IT쪽의 취업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너무나도 장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취업준비생들의 중소기업 회피 현상은 위와같은 이유도 한목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은 IT관련이신지요? 본인 전공을 알려주시면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생생한 경험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이쪽으로도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하겠습니다.
제가 섬유업에서 근무하면서 그래도 IT업계를 부러워햇는데 오히려 우리가 낫다는 생각입니다.
IT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들 하는 얘기지만 언제 짤릴 지 모른다는, 언제 도태될 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사이클이 워낙 짧고, 대체 기술도 널려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 경험을 담은 좋은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슬픈 현실이군요. 저런것만 정부가 대기업에 제제를 가하면, 중소기업도 많은 흑자와 연구도 하고, 고급인력들도 채용을 해주고 좋을텐데 말이죠. 고용의 문제도 해결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