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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 2주차(광덕고개 → 국망봉 → 청계산 → 노채고개)
2010년 1월 23일(토요일) 맑음
▶ 개요
1월 22일(금요일)
-. 22:15 울산 복산동 출발
1월 23일(토요일)
-. 03:35 일동 터미널 주변 조식
-. 04:30 광덕고개 도착
-. 04:45 광덕고개 출발
-. 06:02 백운산(904.1m)
-. 06:27 삼각봉(910m)
-. 06:55 도마치봉(925.1m)
-. 07:24 도마봉(883m)
-. 08:27 신로봉(999m)
-. 09:52 국망봉(1,168.1m)
-. 10:38 견치봉(개이빨산 : 1,102m)
-. 11:20 민드기봉(1,008.5m) 중식 후 출발 : 11:45
-. 12:27 도성고개
-. 13:04 강씨봉(830m)
-. 14:08 오뚜기령
-. 14:44 귀목봉 갈림길
-. 16:01 청계산(849.1m)
-. 16:32 길매재
-. 16:58 길매봉(735m)
-. 17:53 노채고개 (금일 정맥 도상거리/누계거리 : 27.8km/ 47.4km )
-. 19:25 노채고개 출발
-. 23:00 일동 출발
-.1월 24일(일요일)
-. 03:30 울산 복산동 도착
▶산행기
1월 22일(금요일)
-. 22:15 울산 복산동 출발
1월 23일(토요일)
-. 03:35 일동 터미널 주변 조식
-. 04:30 광덕고개 도착
지난해 7월 금북정맥을 중주하는 중에 틈이 생겨서 한북정맥 1차 구간 수피령에서 시작하여 광덕고개까지 다녀왔었다. 그리고는 지난 연말에 금북을 졸업하고는 한남은 날씨가 풀리는 3월에 시작하기로 잠정 합의를 하였다. 그래서 틈새를 노려서 진욱이와 한북 2구간을 계획했다.
한북도 울산에서의 교통편에 제약이 많아 여러 가지 궁리를 하지만 뾰족한 수단은 없다. 되도록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대원칙은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하루 전 승용차로 드라이브 겸으로 춘천, 원주 방면으로 올라가 평화의 댐도 구경도하고 비박도 하며 호연지기를 배우고 잡고...
아니면 1차 때처럼 대중교통으로 올라가서 광덕고개에서 민박도 하며 여유도 부리고 잡고...
대충 승용차로 무박으로 올라가 찜질방에서 1박하고 이틀 산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세부 계획을 만들다가....
한남정맥을 함께 졸업한 삼래와 동진이가 동참을 한다하여 의논 중에 탈출과 접근에 2시간 정도가 문제라고하자...
“형 그라만 대간 때의 기본 가락꾸도 있고 하루 만에 조지뿌자!”라고 삼래가 바람을 잡는 바람에 솔깃하여 다시 원위치 처음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새로이 계획을 세워 장도에 오르니.....
그 힘든 여정이 우릴 시련에 빠지게 할 줄이야...
약속된 시간에 삼래를 픽업하니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아 조금 지체를 하고 반구동 로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동진이를 두 번째로 픽업하여 진욱이와 도킹을 하니 약속시간 보다는 조금 지체가 되었다.
4인의 미친개이가 다시 뭉쳐서 진욱이를 기수잡이 하여 실로 한북의 품에 안기기 위해 장도에 오르니 마음이 들떠서 철없는 소년으로 돌아간다.
수면용으로 준비한 소맥을 한 고뿌하고 자다가, 깨다가 하는데 이동이라며 아침 식사를 하자며 깨운다. 애마가 날아 왔는지 새벽 3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어느새 포천군 이동면 소재지이다. 주변을 둘러보지만 이곳은 시골 소도시라 24시 식당이 없다. 하여 뒤로 빽...
일동면은 그래도 도시 냄새가 난다. 그러나 여기도 식당은 없다. 다행히 그 시간에 영업을 하고 있는 작은 선술집이 있어 사정을 이야기 하니 간단하게 할 수 있단다.
술안주용 동태찌게로 아침을 해결하고 뜨거운 물을 끓여서 보온병에 커피도 담고는 다시 이동을 거쳐 광덕고개로 올라간다.
얼음조각이 즐비한 백운산 휴양림입구를 지나 꼬불꼬불 캐러멜 고갯길에 올라서니 광덕고개이다(04:30).
-. 04:45 광덕고개 출발
(광덕고개의 반달곰에게 출발신고)
고개 넘어 상가 지역 한 쪽에 애마를 두고 준비를 한다. 다행히 추위는 염려했던 것만큼은 춥지가 않다.
지난 7월 수피령에서 만난 두리님 부부가 생각이 난다. 참 순수하신 분 이였는데...
강원도 상징인 반달곰 형상 앞에서 추억을 간직하고는 백운산으로 향한다(04:45).
들머리는 고개 마루의 ‘광덕고개쉼터’라는 건물 오른쪽이다. 철계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매표소도 있는 것 보니 일반 산행 팀들도 많이 오르나 보다.
마루금의 왼쪽은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이고, 오른쪽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이다.
-. 06:02 백운산(904.1m)
걷기에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눈이 쌓여있고 등로는 또렷하다. 한 구비 돌고 올라섰다가 내려서는데
“미끄덕” “발라당” “꿍”
눈 아래로는 얼음이다. 게으른 자에게 내린 벌이다.
진행을 멈추고 다시 준비. 아이젠을 착용한다.
그러고 나니 제대로 속도가 붙는다.
삼래가 선두를 이끈다. “새벽녘에 부지리 걸어야 해 떨어지기 전에 끝난다 아이가!”
광덕고개까지 고도를 만회해 놓았으니 큰 부침이 없이 올라서니 백운산이다(908m 06:02). 널따란 헬기장이고 산 아래 인가 불빛이 아련하고 출발했던 광덕고개쪽 으로도 상가 불빛으로 가름을 한다.
건너 광덕산 기상대의 골프공이 훤히 볼일 텐데...
역시 산바람은 차다. 볼이 얼얼하게 차갑다. 얼굴 보온용으로 두건을 추가로 덮어 쓰고 내려간다. 올라섰던 방향에서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간다.
-. 06:27 삼각봉(910m)
어둠속에 하얀 말뚝이 나타난다. 삼각봉 정상비다(910m 06:27).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 아래 더 추워 보인다. 형상으로는 봉우리 같지는 않다. 흔적만 간직하고는 지나간다.
-. 06:55 도마치봉(925.1m)
등로 좌, 우로 인가의 불빛이 가깝다. 등로는 큰 부침이 없다. 녹음도 없는 계절이라 조망은 좋을 듯 하다 우린 야간 행군이라 이마의 도께비불에 의지해 앞만 바라보며 지나간다.
등로에는 이정표도 많이 있어 방향만 잡는다면 큰 어려움이 없는 코스이다.
다시 커다란 헬기장에 서니 도마치봉이다(925.1m 06:55).
xx치라면 고개 아닌가?
치에다가 봉이 붙으면?
큰 대리석 정상석이 있다. 모양이 광덕산 것과 똑 같고, 포천 시에서 마련한 이정표는 '흥룡봉:2km' '국망봉:6.65km' '백운산:2.1km'임을 알린다.
도마치봉을 내려서면 마루금은 강원도와는 이별이다. 이제 왼쪽도 경기도이고 가평군 북면이다.
-. 07:24 도마봉(883m)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큰 안부 지나고 천천히 올라서면 역시 헬기장이고 도마봉이다(883m 07:24). 검은 대리석 정상비가 있다.
사방으로 조망이 좋은 것 같다.
동진이의 앞 머리카락에는 뽀얀 소리가 내려있다. 잠시 숨을 돌리고는 나선다.
-. 08:27 신로봉(999m)
(도마봉에서 일출이 시작되고)
(도마봉에서 바라 본 가야할 국망봉까지의 마루금)
동쪽으로 붉은 띠가 나타나며 새벽이 열린다. 따라서 가야할 마루금의 조망도 열린다. 방화선 등로가 또렷하다. 아마 군부대가 사주 경계를 위해 다듬어 놓았을 것이다. 등로 주변이 벙커와 교통호이다.
멀리 국망봉을 바라보며 널따란 방화선이 마루금이다. 날씨는 차지만 다행히 바람이 없다.
등 뒤로 햇살을 받으며 삼거리 봉우리에 선다. 신로봉 갈림길이다. 헬기장 아래 양지쪽에 자리를 잡고 숨을 돌린다.
음료수는 얼음으로 변해있고 삼래 집사람이 보내준 빵과 우유로 간식을 한다.
뒤돌아보니 광덕산의 골프공과 주변의 산세가 보이기 시작한다. 뾰족한 복주산도 또렷이 보이고...
-. 09:52 국망봉(1,168.1m)
(국망봉에서 바라 본 명성산과 이동면 도평리)
(국망봉에서 바라 본 파노라마)
안부에 내려섰다가 신로봉의 암벽들을 뒤돌아보고 가파르게 올라서자 돌풍봉 이라며 나무로 된 팻말이 있다. 군인들이 사용하는 지명 같다.
오른쪽으로 이동면을 내려다보며 작은 봉우리를 넘나들다 오늘의 최고봉답게 가파르게 한참을 올라서니 국망봉이다(1.168.1m 09:52). 이곳도 큰 헬기장이다.
지나온 마루금도 잘 보이고 속이 후련하다. 새벽에 올랐던 백운산이 벌써 저만치 이고 뾰족한 복주산 사이로 대성산 봉우리도 가물가물 보인다.
널따란 이동면이 하얀 눈으로 이불을 덮고 있고, 들녘 너머로 산세가 아름답다. 산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인기척이 난다. 젊은이들이 속속 도착한다. 주변의 군인들이 휴일이라 올라왔나 보다.
이동면 들녘 너머에 있는 산을 가리키며 이름을 물어보니 잘 모르고 조금 있으면 반장님이 올라오는데 잘 알거란다.
그분이 당도하여 산 이름이 밝혀지니 명성산이다.
‘그래! 명성산! 맞아 광덕산에서 운무위로 솟은 봉우리만 가물가물 바라보고 내려왔지!’
사방으로 조망은 완전히 열려있다. 그래서 궁예가 올라왔나?
국망봉은 궁예가 왕건에게 권력을 뺐기고 쫓겨 와 이곳에서 철원 쪽을 바라보며 신세를 한탄하였다하여 이름을 국망봉이라고 한단다.
한북정맥의 철원, 포천 구간은 그래서 궁예와 관련된 전설들이 많다.
정상비 뒤쪽에 새겨진 시조 가락이 또한 나그네 마음을 여리게 한다.
철영(鐵嶺) 높은 봉(峰)에 자고 넘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孤臣寃淚)를 비 삼아 띄여다가
님 계신 구중심처(九重深處)에 뿌려본들 어떠리
학창시절에 한번쯤 배웠던 이 항복의 시이다.
-. 10:38 견치봉(개이빨산 : 1,102m)
(견치봉으로 가는 중에 만난 상고대)
등로가 가파르게 내려간다. 이제는 방화선이 아니고 다시 오솔길이다.
양지쪽에는 상고대가 지기 시작하여 얼음조각들이 등로에 떨어져있다.
잠시 만에 평평한 봉우리에 서니 견치봉이다(1,102m 10:38). 그러니까 개이빨산이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화악산이 조금 보이고 사방이 참나무로 병풍을 두르고 있어 조망은 없다.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개이빨처럼 뾰족하여 개이빨산이라 부른다는데 정상에 서니 그냥 두루 뭉실 평범하다.
-. 11:20 민드기봉(1,008.5m) 중식 후 출발 : 11:45
(민둥산에서 바라 본 화악산)
철쭉 잔가지가 방해를 심하게 한다.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한참을 올라서자 민드기봉이다(1,008.5m 11:20). 시골 작은 초등학교 운동장만 하게 헬기장이 넓다.
검은 대리석 정상비는 민둥산으로 표기돼 있다. 여기도 사방으로 조망은 좋다. 특히 화악산의 산세가 가깝게 다 보인다.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는지 동진이가 조금 처진다. 다음 휴식처에서 먹기로 했던 점심을 먹기로 한다. 오늘의 점심 특별메뉴는 삼래 집사람이 만들어준 겨울용 주먹밥이다. 장거리 원행에 점심 식사시간을 조금이라도 절약해 보고자 특별히 온갖 영양소를 넣어 만들어서 주었다. 보온 도시락에 담아서 왔지만 날씨가 차서 얼음 밥이 되기 직전이다. 그래도 맛은 기가 차다. 서서히 식어가는 커피도 한 잔하고 일어서니 식사 시간이 평소의 절반도 안 결렸다(11:45).
-. 12:27 도성고개
(도성고개로 내려서며)
오른쪽으로 휘어져 내려간다. 작은 봉우리 하나 넘자 등로는 다시 방화선이다. 방화선을 따라 스키를 타듯 미끄러지며 내려서니 도성고개이다(12:27). 왼쪽으로 잣나무의 푸름이 하얀 겨울이라 더욱 빛이 난다.
왼쪽이면 가평군 북면 논남기로 내려가고 오른쪽이면 포천시 이동면 연곡 리이고, 이정표는 ‘적목리:4.9km’‘강씨봉:1.5km’‘민둥산:2.5km’이란다.
본래의 계획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연곡리로 내려가 일동쪽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내일 다시 올라와 도채고개까지 진행을 하면 여유롭게 산행을 하지 않을까 하였다. 하지만 연곡리까지 하산 길이 1시간이상 가파르게 내려가야 하고 다시 아침에 올라오면서 진을 빼야 하니 차라리 오늘 조금 무리가 있더라도 하루에 하기로 했다.
어찌되었던 아직은 계획했던 되로 차질이 없이 정오를 막 지난 시간이다.
-. 13:04 강씨봉(830m)
(강씨봉에서 뒤돌아 본 마루금)
방화선이 가파르다. 점점 체력도 떨어지니 더욱 길게만 느껴진다. 가파르게 한참을 올라서자 참호가 파인 봉우리에 백호봉 이라는 팻말이 꼽혀있고 마저 올라서니 강씨봉이다(830m 13:04). 이곳 역시 전설대로 강씨를 배알하기위해서는 마땅히 땀을 흘려야만 되나보다. 지금까지 보아온 정상비와는 달리 작은 정상비가 초라하게 서있다. 좁은 정상이지만 조망은 좋다. 벤치에 앉아 쉬며 강씨봉의 전설에 빠져본다.
궁예가 철원에 태봉국을 세우고 다스릴 때 그의 부인이 강씨 이었단다. 궁예가 처음과는 달리 갈수록 폭군으로 변하자 강씨가 한사코 간언을 하지만 이를 듣지 않고 도리어 이곳으로 귀양을 보냈단다. 그러나 강씨는 이곳에 작은 암자를 짓고 매일 이곳에 올라 기도를 올렸고 강씨가 귀양을 왔던 마을이 강씨 마을이라고 지금까지 지명으로도 전한단다.
-. 14:08 오뚜기령
가야할 마루금과 청계산이 조망되며 등로도 방화선이라 또렷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인내를 요구한다. 오르내림이 오늘 지금까지와는 양상이 다르다. 작은 봉우리를 넘는대도 굴곡이 심하다. 봉우리 두개를 힘겹게 넘고 올라서니 한나무봉 이라며 선답자가 팻말을 달아 놓았다. 다시 가파르게 방화선을 따라 내려가다 오른쪽 침엽수 조림지로 내려서니 비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오뚜기령이다(14:08). 큰 민물 돌에 5군단, 8사단 마크가 새겨져있는 돌탑이 있다. 좁은 산길 이였지만 8사단 군부대 장병들이 길을 넓히는 공사를 하여 8사단 이름을 따서 오뚜기령으로 부른단다.
왼쪽이면 가평군 적목리이고 오른쪽이면 포천시 일동면이다.
돌탑을 뒤로돌아 직진으로 가로질러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방화선으로 올라간다.
-. 14:44 귀목봉 갈림길
(귀목봉 갈림길:왼쪽이면 구목봉, 오른쪽이면 청계산)
방화선 등로가 가파르게 올라간다. 요 봉우리 넘고 나면 등성이로 편하게 걷겠지. 바램과 달리 다시 가파르게 내려간다. 또 가파르게 올라간다. 또 기대해 본다. 이번 봉우리 넘고 나면 이제는 등성이로 걷겠지 바램과 달리 다시 가파르게 내려가며 고도를 다 까먹는다. 점점 지쳐진다. 오른쪽으로 산을 넘는 해도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마지막 힘을 짜내서 힘겹게 올라간다. 후회가 밀려온다. 너무 쉽게 생각했나?....
한참을 올라서자 벤치가 있는 귀목봉 갈림길이다(14:44). ‘생태계보존지역’이라며 검은 말뚝도 있다. 벤치에 누워버린다. 음료수며 식수도 바닥이다. 식수는 꽁꽁 얼어서 뚜껑도 열리지 않는다. 동진이가 남겨온 마지막 음료수 한 모금씩으로 목만 축인다.
-. 16:01 청계산(849.1m)
(청계산 정상을 향한 계단길)
귀목봉 갈림길 이정표에는 청계산이 1.4km라고 했는데 나타나질 않는다. 오늘 구간에는 이정표가 두 가지가 있었다. 산림청이 마련한 것과 포천시가 마련한 것이었다. 그러나 두개의 이정표가 나타내는 거리 표시는 영 실제와 차이가 많은 것 같다. 그래도 포천시 것은 조금 나았다. ‘못 믿을 이정표’라고 가요 제목이라도 만들어 주어야 할까보다.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길 여러 번 이제는 모두들 지쳐간다. 배도 고파오고 삼래가 이러다 허기져 탈진한다며 진행을 중단 시킨다. 남은 간식을 모두 꺼내서 요기를 하기로 한다. 진욱이가 점심용에서 남겨온 주먹밥이 딱딱한 얼음 밥으로 변해있었지만 시장이 만찬이라고 한입 베어 물고는 억지로 삼킨다. 과일도 추워서 먹고 싶지 않지만 조금씩 나누워 먹는다. 살아서 돌아가기 위해...
험로도 지나고 계단도 오르다 다시 계단을 가파르게 올라서자 청계산이다(849m 16:01). 좁은 바위위에 정상비가 있고 뒤돌아보니 국망봉과 강씨봉의 자락들이 보이고 일동면 소재지도 내려다보인다.
-. 16:32 길매재
청계산 내림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로프도 메여있고 바위 틈새로 등로가 험하다. 체력은 바닥이고, 길은 험하고, 가파른 내리막이 너무 길게만 느껴진다. 한참을 내려서니 길매재 안부이다. 오른쪽으로는 청계저수지로 내려가는 등로가 있다. 직진으로 길매재를 가로 지른다.
-. 16:58 길매봉(735m)
바위 절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직벽을 오르듯 겨우겨우 올라서니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다. 직진으로 암릉을 타야 길매봉 마루금의 제 맛을 보겠지만 선두도 내 마음을 알았는지 우회를 한다. 뒤돌아보니 청계산 자락에는 마지막 일광이 비추고 있지만 방금 내려온 등로의 상태는 보여주지 않고 시치미를 때며 얌전을 빼고 있다.
오른쪽에 암릉 지대를 두고 험로를 위회하여 올라서니 좁은 봉우리에 납작한 정상비가 반가운 길매봉이다(735m 16:58).
키 작은 소나무의 푸름이 싱그럽다.
-. 17:53 노채고개 (금일 정맥 도상거리/누계거리 : 27.8km/ 47.4km )
(날머리 노채고개로 내려서며)
이제는 하산이다. 다행히 등로도 편안을 찾았다. 암릉 길이 잠시 이더니 마사토 솔숲길이다. 서산의 해는 이제 막 하루를 접는다. 야간산행이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쉬 끝날 것 같은 산행이 조금은 길어진다. 등로가 한참을 돌아간다.
“형님! 꼭 이래 돌아 내려가야 하나? 똑바로 치고 내려 가삐자!”
삼래가 농으로 분위기를 잡는다. 정말 지루할 정도로 내려간다.
교통호를 따라서 내려서 침목 계단을 따르니 파란 연두색 철조망이 가로막고 쪽문을 통과하니 339지방도로가 지나가는 노채고개이다(17:53). 2차선 포장도로이고 왼쪽이면 가평군 하면이고 오른쪽이 포천시 일동면이다.
-. 18:10 노채고개 출발
-. 22:00 일동 출발
어둠이 내려지기 시작한다. 일동면 택시(031-532-4070)를 콜 해두고는 일동쪽으로 야생동물 이동 통로 터널을 지나 작은 샘터에서 택시와 도킹을 해 일동 터미널에 도착한다. 도시는 이미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광덕고개까지 택시비가 4만여 원이라는 소리에 조금 기다렸다가 시외버스를 이용하여 진욱이가 올라간다(18:50).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있으니 춥다. 일동 시장 통을 찾아가 순대와 오댕으로 막걸리 한 추바리 하고나니 조금은 생기가 돋는다.
진욱이가 돌아와(19:45) 터미널 조금 아래에 있는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니 그제야 살 것 같다.
적당한 곳에서 민생고를 해결 하려다 그래도 이동 갈비를 먹어보아야지...
이동 쪽으로 조금 이동하여 자리를 잡는다.
하산주 한 순배 돌리려니 주당이 없다. 혼자서 기분도 내고 들떠서 기나긴 13시간여의 정맥길 사투에서 살아 돌아온 감흥에 젖는다.
그래도 성취감은 이루 말로 할 수 있을까?
“형님 1구간 땜빵은 앵콜 산행으로 같이 할끼제?”
동진이가 다시 정맥에 빠져 버렸다.....
“하모 그래야지! 니가 가자 카는데! 그란데 다시는 오늘같이 무식하게 산행하지 말자!”
-.1월 24일(일요일)
-. 02:30 울산 복산동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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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산행~
전국을 누비면서 1대간 9정맥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님들의 건승을 빌면서
멋진 님들의 모습이 너무나 존경 스럽습니다.
좋은 글과 그림 잘보고 갑니다.
참고래~ "홧팅!!!"
얼굴이 발갛게 얼었고,
짝짝짝
머리카락에 서리가 정알 대단들 하십니다
나는 평지에서도 넘어지는데
울산 참고래회원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