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시절 가장 오래된 기억의 드라마는 무엇일까....? +_+?
기억이 안난다. -_-;;
초등학교 시절이었다....라고 해서 연결되어 기억나는 드라마는 딱히 없지만,
중학교 3학년 시절과 연결되어 기억나는 드라마가 있다.
그게 내 기억 속, 나이와 연결할 수 있는 첫 드라마다.
내가 중3때, 한창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을 때,
(그러고 보니 어제 이야기한 그 운명같은 순간, 그 시절이군...)
나는 정말 고리타분한 범생이었지만,
야간 자율학습을 '땡땡이' 친 기억이 하나 있다.
내 기억속의 땡땡이는,
내가 학교에서 계단을 마구 뛰어 내려가고 있는데,
친구가, '야, 어디가?' 하길래
내가, '레디고 보러 갈꺼야!' 했던 기억이 난다.
정확한 기억일지는 장담 못한다.
워낙, 드라마를 쓰게 된 후부터는 다 드라마틱하게 기억하는 버릇이 되어 버려서.
그때가, 7시 시간대의 시트콤도 나오기 전인 시대였다.
그 시간때에 드라마를 파격 편성한 MBC의 첫 작품이 '레디고'였다.
출연진은 정말 빵빵했다.
차태현에 원빈, 윤손하, 김현주, 진재영 등등.
그때, 차태현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안타깝게도 조기종영을 당한다.
뒷부분이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도 보다가 말았나보다.
내가 절대, 봤던 드라마를 기억하지 못하는 일은 없으니.
이 드라마에 원빈의 형으로 장동건이 깜짝 출연을 하고
더불어 장동건의 친구로 구본승이 깜짝 출연을 했는데,
훗날, 장동건과 원빈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다시 형제로 나오고,
훗날, 장동건과 구본승은 '사랑'에서 다시 친구로 나왔다.
참... 인연이란... 훗.
'레디고'는 망했지만,
그 후에 생긴 시트콤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이젠 7시대의 드라마, 시트콤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런 것을 보면 참, 시기가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레디고'가 지금 생각해보면 좀 진부한 이야기를 하긴 했어도,
결코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언젠가 다시 보고 싶지만,
다시 볼 수 있는 필름을 구하기가 너무 어려우니..
언제나 지금처럼 기억속에, 추억속에 아련하게 남겨야 할 작품이 될 것이다.
'옛날'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들 속에서 재미있어 했던 것은,
'느낌''순수''프로포즈' 등의 멜로가 많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약'아져서,
저런 드라마가 나오면 현실에 안맞는 다는 둥, 저런 사람이 어딧냐는 둥, 답답하다는 둥
그런 소리가 나올 것 같다.
예전에 '웨딩'이 망한거 보면. (물론, 웨딩이 진부하긴 했다. -_-;;)
하지만 각박해지는 세상이 될수록,
난 예전의 맑고 투명했던 드라마들이 더욱더 보고싶어진다.
갑자기 순수의 주제곡인 '순수' 노래가 생각난다. '맑고 투명한~'
-_-;;;
'느낌'은 정말정말 좋아했던 드라마다.
세 형제와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인데,
당시 손지창, 김민종, 이정재는 멋진 청춘들이었고,
여자주인공인 우희진은 실로 청초했다.
아직도 삽입곡이었던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를 들으면,
이 드라마가 생각나 눈물이 흐르곤 한다.
내가 유독 감성적인 부분이 넘치게 된 이유도
이러한 멜로 드라마들이 내 사춘기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정말, 제일 좋아했던!!
아직도 잊지 못하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픈 드라마,
내 인생의 최고의 드라마는!!!!!!
'모델'이다.
아직도 기억난다.
'하얀거탑'의 마지막회에서도 서럽게 울어댔지만,
'모델'의 마지막회는 정말 통곡을 하고 울었다.
이제 드디어 사랑이 이루어지려는 원준을 죽이다니!!
모두에게 그늘을 지우고 끝낸 드라마가 너무 밉고 슬펐다.
(그 당시엔 작가에 대한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해서, 작가를 미워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작가가 누군지 알기 때문에 미워한다. '이선희'작가 작품)
드라마의 주인공은
김남주, 한재석, 장동건이고,
염정아, 송선미, 이선진, 소지섭, 전광렬, 하유미, 이영범, 이석 등등이 있다.
(장혁도 나왔지만 존재감 없었으므로 패스~)
한재석은 이때부터,
늘 짝사랑하는 캐릭터로 나왔다.
사랑이 이뤄지는 작품은 아마 채림과 이뤄진 '네 자매 이야기'일 뿐일껄?
모델, 순수(이본이랑 이뤄졌지만 정말 좋아했던 명세빈과는 굿바이~), 내 마음을 뺏어봐, 눈물이 보일까봐, 이브의 모든 것,
최근의 로비스트까지, 짝사랑 전문배우다.
불명예스러운 군입대가 없었더라면 송일국의 '해신'을 했었을테니까 짝사랑 작품이 하나 더 플러스 될뻔 했다. -_-;;
'프로포즈'의 김희선과 함께,
그 당시 트랜드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했던 '김남주'
점점 작품 고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졌지만,
그래도 늘 '모델' 속 매력적인 디자이너 송경린을 생각하며 잘 되길 기도하고 있다.
장동건이야 뭐, 말이 필요없이 매력적인 배우지.
그래서 난 한재석, 김남주, 장동건이 정말정말 잘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내 기억속에서 가장 멋지게 남겨진 주인공들이니까.
내용은 역시나 '모델'들의 화려한 세계를 그린 것이다.
아마, 전문직 드라마에서 '종합병원'을 제외한 최초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아닐수도 있음. -_-;;)
화려하고도 화려한 그들의 세계를 너무 멋지고 살벌하게 잘 그린 드라마.
그리고 그 화려한 불빛이 꺼지고 난 후의 초라함을 너무나 슬프게 잘 그린 드라마.
초반에 무척이나 화려했던 그들이 마지막엔 모두 그늘을 남기고 끝이 난다.
그것이 너무 슬펐던 것 같다.
누구 하나도 행복하게 끝난 사람이 없었으니.
유난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모두, 슬프게 끝나서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던 작품이다.
아직도 생각만 하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 ㅜㅜ
갑자기 시간을 보니 30분도 더 지났다.
며칠 하지도 않았는데 5분 글쓰기가 너무 길어지고 있다.
슬슬, 주변의 눈치가 보이는 것 같다. (역시나, 절대 눈치를 주는 사람은 없다. -_-;;)
내 드라마 이야기를 하려면 아마 365일 하고도 모자랄 것이다.
주변의 누군가와 드라마 이야기를 시작해서 마음에 들게 끝난 적이 없다.
상대방이 내가 말하는 드라마를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내 꿈은, 드라마에 정말 빠삭한 사람과 함께
그 시절 그 드라마를 회상하며 즐기는 것이다.
아직, 그 꿈이 안이루어져서 너무 슬프지만.
내 인생을 뒤흔들고,
내 감성을 뒤바꾸고,
내 꿈이 되어준 드라마.
그 드라마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게 해주는 지금의 이 길이,
고단하고 지루하고 힘들어도,
나는 기꺼이 웃으며, 즐기며, 걸어갈 것이다.
진짜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첫댓글 저는 저보다 드라마에 더 빠삭한 친구가 있어요. 지금은 둘 다 공부한다고 잘 못보고 있지만, 그 친구랑 드라마 얘기를 하면 참 재밌고 좋아요. 그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야지, 생각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