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문 신인문학상
- 박봉은 -
돌맹이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고
누가 돌보지 않아도
꿋끗함 잃지 않고
누가 돌아보지 않아도
의연함 잃지 않고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고
누가 만져주지 않아도
여유로움 잃지 않고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누가 씻겨주지 않아도
단정함 잃지 않고
누가 반겨주지 않아도
당당함 잃지 않고
콩나물
숨소리조차 내기
차마 두려워했던
어둠 속 보금자리
기나긴 잠에서 깨어
답답했던 굴레
힘차게 벗어 던지고
굳게 둘러져 닫힌
침묵의 쪽문을 열고
힘껏 기지개를 켜면
오르고 또 올라
창공을 날게 될
노란 날개를 만난다.
당신은 지금
무얼하고 있나요
낡은 흔들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며 웃고 있나요.
아니면
잠에서 깨어나
부스스 눈을 뜨고
색 바랜 사진보며 울고 있나요
아니면
뜨락을 거닐며
보랏빛 그리움을
예쁜 화단에 뿌리고 있나요.
아니면
차 한 잔 마시면서
먼지 덮인 일기장
그 속을 거닐고 있나요.
걱정말아요.
밖에 비바람이 심하게 부네요.
천둥도 치고 번개도 치네요
그러나 걱정 말아요
내가 당신의 우산이 되어 줄게요
밖에 날씨가 너무너무 덥네요
매미도 울고 뻐꾹새도 우네요.
그러나 걱정 말아요
내가 당신의 그늘이 되어 줄게요.
밖에 스산한 어둠이 왔네요
해님도 자고 달님도 자고 있네요
그러나 걱정 말아요
내가 당신의 호롱불이 되어 줄게요
밖에 날씨가 살을 에이듯 춥네요
함박눈도 내리고 찬바람도 부네요
그러나 걱정 말아요
내가 당신의 회롯불이 되어 줄게요
기다림
허름한 자개농 한구석
짙은 하늘색 외투 속에
보석처럼 간직해 온
분홍빛 그리움 하나
가슴속 저린 상처
[당선 소감]
신인문학상에 당선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제는 본격적인 시인의 길로 들어선 느낌이다.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도 그냥 “바람이 부는구나” “눈보라가 치는구나” 라고만 생각했던 나이 삶이 이제는 사물이나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져 버렸다. 바람에 대해서 노래하고 사랑에 대해서 노래하고 마음속에 맴돌고 있는 나의 마음이나 기분을 시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마음대로 표출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평상시 같으면 의미 없이 지나쳐 버렸을 하찮은 사물이나 과경도 이젠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없다. 이제부터 바라보는 모든 것에 생명을 불어 넣은 시인으로서 남은 인생을 열심히 새로운 각도에서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느낌으로 새로운 시창작에 도전할 것이다.
부족한 저의 시를 심사하여 주신 심사위원님 그리고 오늘 날 평범한 사람을 시인의 길로 안내하고 지도하여 주신 지도교수님, 저에게 시 창작의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신 한꿈문학회의 여러 문우님들, 그리고 오늘 날 무산한 시인의로서이 풍부한 감성을 불어 넣어준 사랑하는 아내와 두딸 소연, 소정, 그리고 나를 끔찍이 사랑해 주는 아들 세원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
박봉은
상공자원부장관 감사장, 통상산업부장관 표창장 수상. 현 한반도통상. 에이티엠코리아 대표
010-6360-3875
첫댓글 이를 계기로 박봉은 친구는 개인시집 출간을 준비중에 있답니다. 조만간 단일본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내가 콩나물이었다면 저런 생각을 했을까? 주옥같은 시 멋지게 감상했네. 계속 연작하여주면 안될까?
이토록 아름다운 마음씨로 삶을 노래하고 애찬하는 벗님들이 곁에 있었다니---자랑스럽고 부러울 따름이며---그 동안 잠잠했던 카페가---화목하고 활기가 넘친것 같아 다행스런 일이며---진심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봉은님의 새로운 도전정신이 온 누리에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