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락가락 하는 목요일, 수성미래교육관, 덕천418을 거쳐 대구미술관을 들렀다.
공부도 나눔도 둘째치고 비 맞은 초록과 흐려진 풍경에 목젖까지 부드러워졌다.
무엇보다 온 맘을 사로 잡은 것은 2024 다티스트 선정작가인 이기칠의 전시실에 붙은 설명글. 읽는 순간 다음 방으로 나서지 못한채 한참을 머뭇거렸다. 이건 글을 쓸때도 나를 알아채기 위해서도 모든 것에 해당되는건 아닐까…
작가도 창작하는 예술과정이 삶의 여정과 비슷하다 여기고 자신의 작품을 ‘공간-관찰-그림연습’등으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었다.
<관찰연습> 이기칠 작가?!!
“관찰연습은 매일 한시간씩 자신의 의식을 관찰하며 기록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글쓰기 행위가 아니다.자신의 마음을 지켜보는 관찰행위다. 매순간 머리속을 지나는 생각과 감정등을 주로 질문의 형식으로 검열하지않고 적어나간다. 작업후 남들 보기에 부적절한 내용은 지워버린다. 종이를 액자에 넣을때는 앞뒤와 위아래를 바꾸어 읽을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이 작업은 ‘나’는 의식의 주인이 아니라 의식의 통로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애써 평서문을 피하고 의문문의 형식으로 질문하고자 한다. ‘내’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내’가 규정할 대상이 아니라 ‘나’의 질문 대상이 된다. 이 질문의 과정이 곧 관찰이다.”
오랫동안 말을 잊고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