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정작 중요한 배움은 교실밖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주, 아빠의 수술 (과잉치와 낭종 제거)과 입원으로 인해 우리 가족은 2박3일간 서울대학병원 치과병원 입원 병동에서 보내게 되었다. (아빠 병간호 하느라 병원에 있게 되었던 다인이에게 간호사들은 교대가 바뀔 때마다 와서는 "너는 오늘 학교 안갔니?"라 물었다. 엄밀하게 말하면 다인이는 학교에 안간게 아니라 "병원 견학" 중인 것이었는데...). 이튿날 오인실로 옮기고 나서 18시간의 대수술을 막 마치고 들어온 사람, 설암으로 수술 후 말을 못하게 된 사람, 암재발로 수술을 포기하고 호스피스로 옮기려 준비하는 사람, 악성은 아니지만 간염으로 수술 포기를 권유받고 퇴원하게 된 사람, 이렇게 네명의 암환자와 그 가족들을 만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이 사람들의 생명에 대한 애착이었다.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강한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 가족은 생명를 유지하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오묘한 것이며 우리가 이렇게 건강하게 숨쉬고 산다는 것이 또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