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s, be ambitious!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영어 책에서 많이 보았던 모토지요?
언뜻 보면 평범한 것 같은, 그 말이 그렇게 유명하게 된 것은 그것이 일본 근대 건국, 지성사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 먼저 경구로 새겨졌고, 그것이 우리에게로 유입된 것이지요.
일본이 메이지 유신 이후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하여 매진할 때, 홋카이도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습니다. 미국 보스톤 농과대학 학장이었던 윌리엄 클라크가 초빙되었고, 홋카이도에 삿포로 농과대학(현대 홋카이도 대학의 전신)이 세워졌으며, 장학금을 주어 일본 각지에서 인재들을 모았습니다. 클라크는 비록 1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머물렀지만, 교육에 헌신하여 많은 학생들을 감화시켰고, 홋카이도 전체 시정 계획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Boys, be ambitious! 라는 문구는 클라크가 홋카이도를 떠나면서 제자들에게 남긴 말이라고 합니다. 클라크가 말할 때의 그 '야망'이란 무엇일까요? 혹시 이후 일본 제국주의가 보여준 패권적 지배욕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 일본인들은 그렇게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클라크의 본 뜻은 그와는 관계없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Christian Gentlemanship'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진실과 명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와 같은 클라크의 뜻은 사포로 농과대학의 후학들에게 깊게 새겨진 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지만, 우치무라 간조, 니토베 이나조와 같은 일본의 세계적 지성도 그와 같은 학풍에서 배출되었고, 다시 우치무라 간조를 통하여는 우리 현대 사상계에 거봉인 김교신, 함석헌을 낳았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김교신 선생으로부터는 장기려(의사), 손기정(마라토너), 유달영(농학자) 선생 같은 분들이 나왔다고 할 것이니, 그 '뜻'의 이어짐이 장관이 아닐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지성계를 보면 우리의 맥박을 고동치게 하는 그 어떤 학풍, 학맥도 보이는 바 없으니, 우리 미래를 어떻게 낙관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삿포로 '히츠지 가오카 전망대(羊ヶ丘展望台)'에 있는 클라크의 동상입니다. 동상 아래 Boys, be ambitious의 문구가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さっぽろ羊ヶ丘展望台)
첫댓글 원래는 뒤에 for christ 가 붙어있었다는 여담이 생각나네요
처음 boys be ambitious가 이야기된 맥락을 듣고 gentleman이라고 했으면 더 감동적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자이긴 하지만 다큰 성인들에게 boys라고 하는게 (미성숙한)동양인에 대한 서양인의 우월적인 태도를 떠올리게 해서 마음이 좀 불편했던 기억이 나는데 영어를 잘 몰라서한 오해였겠죠?
변이섭님, 반갑습니다! 윌리엄 클라크의 가르침도 바로 Be Gentlman. 이었습니다. 물론 그로서는 Christian Gentleman이 아닌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는 못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일본식의 '무사도적 신사'로 바꾸는 것은 일본인들의 몫이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바로 니토베 이나조(新渡戸 稲造; 사포로 농과대학 2회 졸업생)가 그것을 수행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Boys!'는 혹시 예전 학창시절에 많이 들었던 '제군들!'과 같은 뜻이 아닐까요?
한편 홋카이도 수도인 삿포로 시 청사에 걸려 있는 그의 그림에는 다음과 같은 그 얘기의 전문이 실려 있다고 합니다.
"Boys, be ambitious! Be ambitious not for money or for selfish aggrandize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that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
(학생들이며, 뜻을 크게 품어라! 재물이나 다른 이기적인 권세, 사람들이 명성이라고 부르는 그 덧없는 것들이 아니라,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위한 그 모든 것의 성취를 위한 큰 뜻을 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