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일본의 막걸리 시장과 우리의 막걸리 시장은 보는 소비자(일반인)들이 보는 관점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있어 막걸리는 수입주류이다. 수입 주류이다보니 가격도 높고 사람들의 관심도 높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제품을 만들수 있는 여러가지 요건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막걸리는 태생 자체가 대중주이다..그러다 보니 그러한 대중주를 고급화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고 당연히 다양한 제품군이 만들어 져도 이미 다른사람들도 많이 하던거라는 인식이 강하다. 예) 막걸리 빵, 막걸리 사탕, 막걸리 초코렛(이건 우리나라에 법적으로 못만든다고 한다), 막걸리 비누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에서 막걸리 제조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일본의 것이 될수 없다.
맥주의 본고장이 독일이고 포도주의 본고장은 프랑스(다른 나라들도 많지만)인것처럼 우리의 막걸리는 우리의 막걸리이고 한국의 막걸리 이다. 다만 우리가 스스로 발전하지 않는다면 한국의 막걸리가 일본식 막걸리가 되어 세계로 나가는 것은 경계해야 할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심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시지만 말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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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대 막걸리 맛집 셰막 디네뜨
수년 전부터 일본에 막걸리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 내의 이자까야(일본식 선술집), 초밥집, 그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까지 막걸리를 판매하는 등 일본 내 젊은 여성 중심으로 막걸리의 영역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막걸리 초쿌렛, 막걸리 사탕까지 나오는 동시에, 일본의 사케 주조장들은 맛꼬리란 이름으로 일본산 쌀을 쓴다며 막걸리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막걸리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막걸리의 다양한 문화를 제대로 즐기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막걸리 문화를 즐기기 위하여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할까? 이러다 힘들게 만들어 놓은 막걸리 시장과 문화를 일본에 다 빼앗기는 것은 아닐까? 그 해답을 얻기 위해 대표적인 우리술 평론가이며 인문 학습원 막걸리 학교 교장을 역임하고 있는 허시명씨와 단독 인터뷰를 홍대 막걸리 맛집 ‘셰막 디네뜨’에서 진행하였다. ‘셰막 디네뜨’는 80년 전통의 신평양조장에서 신사동 가로수길에 이어 직영으로 운영하는 막걸리 바 제2호점이다.
우리술의 고급화가 진전이 더딘 이유는?
최초의 질문은 우리술과 외국주류에 대한 모습. 즉 외국주류에 비하여 아직 고급스러움이나 인지도가 부족해 보이는 이유가 무엇이냐에 대한 것이었다. 막걸리 외의 전통주의 경우, 와인이나 사케에 비해 시장이 작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허시명 씨는 이제까지 우리술을 해석을 해 주는 사람이 극히 적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였다. 즉 우리술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알아주고, 분석하며, 평가하는 사람이 적다 보니 우리술 자체가 똑똑한지, 영리한지, 얼마나 좋은지를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즉 우리술의 가치를 제대로 전달해 주는 전달매체가 부족한 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정말 크다고도 언급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쌀로 다시 술을 빚은 지 겨우 20년, 우리술에 대한 재조명이 그만큼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이 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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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시명씨 여행작가 및 술 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졸업. ’풍경이 있는 우리술’의 저자
일본 사케 주조장의 막걸리 출시, 과연 어떻게 봐야 하는지?
현재 일본의 30개 이상의 사케 주조장에서 맛꼬리란 이름으로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다들 국내산 쌀이라며 자국의 농산물을 이용한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허시명씨는 이 부분에 대하여는 우선은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이유는 우리 막걸리에 대한 우수성을 외국에서 알아가고 있다는 점이고 막걸리 문화 자체가 변신하고 있는 것 자체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고 말이다.
문화란 누가 더 멋있게 즐기느냐에 따라 그 주인이 변한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는 막걸리를 다양하게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의 막걸리 문화는 아직은 획일적인 것이 많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즉 일본에서 즐기는 막걸리 문화가 더욱 즐겁다면, 외국에서도 그 문화를 따라가지 우리의 획일적인 막걸리 문화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도는 총칼로 지켜내지만, 막걸리 문화는 누가 더 멋있게 즐기느냐에 따라 그 문화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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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숯불 목살구이, 감자튀김
정통 막걸리에 대한 맛을 일본소비자들에게 알게 해 줘야
재미있는 것이 일본소비자들의 입맛은 한국과는 달리 살균한 막걸리에 익숙해져 있다. 즉 생막걸리에 익숙한 한국과는 달리 대부분이 효모가 없는 살균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즉 한국사람이 보기에는 일본사람들이 아는 막걸리 맛은 아직은 한국입장에서는 정통은 아니다. 일본소비자들에게 좋은 막걸리가 소개되길 기대한다. 좋다는 뜻은 가격도 높고, 높은 만큼 가치를 하는 막걸리 말이다. 그리하여 일본의 고부가가치의 막걸리를 통해 일본소비자가 한국의 막걸리 맛에 대한 기준을 알게 되고, 그리하여 더욱 막걸리에 대하여 알고 싶어하게끔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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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볶음탕 날치알뚝배기와 하얀연꽃 백련 막걸리
비싸면 비쌀수록 주목해야 하는 것이 우리 막걸리
한국 막걸리 시장의 유통구조를 보면, 막걸리 한 병당 100원이 더 비싸다고 유통업체에서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즉 그만큼 막걸리 가격을 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도 좋은 재료를 써서 부가가치 있는 막걸리를 빚고 있는 곳이 있다. 그만큼 차별화된 막걸리를 빚고 있는 것이며, 시장에 굴복하지 않는 철학 있는 양조장이다. 이러한 막걸리들을 우리 소비자가 외면하면 안 된다. 100원이라고 비싼 막걸리라면 더욱 주목해서 봐야 하는 것이 우리 막걸리이다. 모두가 고급 막걸리에 주목한다면, 우리술에 대한 해설가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를 마치며 문뜩 생각난 것이 있었다. 우리는 영화를 보러 갈 때 방송 미디어나 잡지, 또는 인터넷을 통해 미리 사전정보를 취득하고 간다. 무릇 영화이야기뿐만이 아니다. 맛집을 방문할 때도 어디를 여행가더라도 꼭 사전에 정보를 찾아보고 간다. 하지만 아쉽게도 막걸리는 아직 그런 문화가 익숙하지 않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1,000여 종류의 지역 양조장에서 빚은 막걸리들이 있는데, 우리는 찾아보려는 노력은 없는 채 그냥 보이는 것만 마시는 것이다. 대한민국 막걸리 문화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찾아서 골라 마시는 막걸리 문화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찾아서 골라 마시는 막걸리 문화를 위하여는 소비자들도 고급 막걸리에 주목해야 하며, 양조장들 또한 보다 부가가치 있는 막걸리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언젠가 이러한 문화가 정착된다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막걸리 문화는 발전하고 성숙 해 질 것이며, 막걸리가 전 세계인의 사랑 받는 술이 되었을 때, 우리는 그 문화의 리더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다.문의 070-8236-554
글 주류문화컬럼니스트 명욱 mw@juroju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