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작은딸 정원이는 벌써 본인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확실한 아이다. “마치 나의 미니어처를 보는 듯한 기분
이죠.” 원하는 가방을 들어야 비로소 얌전해지고, 언니가 입은 핑크 컬
러 옷을 자기도 입겠다고 욕심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슬쩍 웃음이
났다. 그렇게나 자신을 빼닮은 정원이를 위해 변정수 씨는 1년 365일
슈퍼 맘이 된다. 정신없이 진행된 촬영과 인터뷰 중에도 정원이 공부
를 도와주는 선생님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어느 틈에 선생님이 좋아하
는 음료를 골라 유리잔에 담아내고, 잠시 눈을 돌린 사이 정원이를 등
에 업어 낮잠을 재운다.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자기가
무얼 해야 하는지 벌써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싶은 일 즐
겁게 하면서 행복하게 살면 더 바랄 게 없죠.”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로 산 지 15년을 넘어서는 지금, 변정수 씨에게
남편 류용운 씨는 변함없는 정신적인 지주이자 에너지다. 때로는 아빠
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하지만 일할 때는 철저한 상사처럼 느껴진다
는 남편. “어떤 일이든 내가 흔들림이 없도록 잡아주는 단 한 사람이
죠.” 철저히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항상 곁에 있다면 그보다 든
든한 버팀목이 또 있을까.
2 1층의 장점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 침실 옆에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어 마치 그들만의 정원처럼 이용할 수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로움에
햇빛도 잘 들어 집 안이 더욱 화사한 느낌이 든다.
1 침대 옆에 사이드 테이블을 두기보다는 멋스러운 의자를 두고 알람시계나 향초를 올려두는 센스를 발휘했다. 의자는 테홈, 촛대는 아키아 제품.
2 작은딸 정원이가 태어나는 때에 맞춰 주문한 초록빛 에그 체어는 두 딸의 애칭을 새겨 넣어 더욱 특별하다.
3 일반적인 책꽂이처럼 딱딱한 디자인이 아니라서 침실 한편에 두어도 부담스럽지 않다.
4 딸들의 놀이 공간에 놓인 아동용 고스트 체어는 카르텔 제품으로 제인 인터네셔날에서 구입했다.
집 안 구석구석이 이야기로 가득한 공간
바쁜 일정에 챙길 것도 많을 그에게 분당이라는 지역에 사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분당
이 아이들 살기에도 좋고, 교육에도 좋더라고요.” 역시 결론은 아이들. 게다가 이 집이 마음에 든 데에는 1층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침실
에 딸린 테라스가 곧바로 정원으로 연결되기 때문. 여름에는 푸른빛으로, 겨울에는 소복이 쌓인 새하얀 눈의 광채로 아름답게 변신하는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데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에도 충분한 공간이다. 집 안도 마찬가지. 강렬한 레드 컬러의 샹들리에로 장식
한 다이닝 룸 한쪽에 걸린 멋진 작품은 알고 보니 채원이가 직접 그린 그림이었다. “케냐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러 갔었는데 그때 기억을
떠올려 그렸다네요.” 정작 변정수 씨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그림을 본 사람마다 정말 채원이 작품이 맞는지 확인했을 만큼 그것은 분
명 ‘작품’이었다. 거실에 놓인 초록빛 에그 체어는 정원이가 태어난 때를 기념하여 특별히 구입한 제품. 가구 하나도 의미 있는 것으로 물
려주고 싶어 의자 아래에 두 아이의 애칭을 적어두었다. 그렇게 집 안 구석구석, 문고리에 달린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변정수만의 감각이
엿보였다. 따뜻함과 편안함도 더불어서.
5 작년 여름에는 변정수 씨 부부의 결혼 15주년을 기념해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드레스까지 빌려가며 기
념 촬영을 했을 만큼 특별했던 가족 여행.언제 어디를 가든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은 늘 행복하다.
큰딸 채원이가 입은 더치스 새틴 퍼프 트렌치 원피스는 버버리 프로섬, 블루 페이턴트 백은 살바토레 페라가
모, 프린트 트렁크는 브릭스 제품, 플랫 슈즈는 본인 소장품. 작은딸 정원이가 입은 핑크 트렌치코트와 샤 발
레리나 원피스는 모나리자 제품, 코르사주 헤어밴드와 메리 제인 슈즈는 본인 소장품. 변정수 씨가 입은 실크
핸드 플리티드 트렌치 원피스는 버버리 프로섬, 레더 스트랩 힐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6 골드 리벳 디테일의 브이넥 원피스는 타미힐피거 컬렉션, 페일 핑크 울 코트는 리우조 이탈리아, 레더 클러치백은 입
생로랑,골드 체인 네크리스는 THE JIK 제품.
그를 신나게 만드는 원동력, 일 밤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어느 틈에 생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브랜드를 설명하고 있는 그. 그의 브랜드는 패션을
사랑하는 그의 열정에, 남다른 감각이 고스란히 담긴 제품으로 가득하다. 덕분에 론칭한 지 4년이 넘은 지금
까지도 변함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 게다. 요즘도 머릿속에 디자인에 대한아이디어를 가득 담고
산다는 그는 아직도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파스타>에서 큐레이터로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니 말이다. 훗날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
는 것처럼, 그 역시 그를 즐겁게 만드는 일 덕분에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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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디터 : 김윤화 / 사진 : 김태은 패션 스타일링 박명선 어시스턴트 방나영 리빙 스타일링 성금실 헤어 민경(파비엔 에이치) 메이크업 권인선
(제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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