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빨기
원은솔
집에서 빈둥빈둥 할 일 없이 놀기만 하는 나를 보신 엄마는 "할일 없으면 니 운동화나 빨어!"라고 잔소리를 하셨다. 난 하는 수 없이 흙이 잔뜩 묻어 있는 더러운 운동화가 있는 안방 화장실로 가서 운동화를 집어 들었다.
난 먼저 고민을 해야 했다. 운동화를 빨아보긴 했지만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 했기 때문이다. 난 한
참을 생각한뒤 결국 "엄마! 이거 어떻게 빨아야되?"하고 엄마를 불렀는데 엄만, "칫솔에 비누를 묻혀서 팍팍 문질르면되" 하며 간단하게 대답하셨다.
난 일단 칫솔에 빨래 비누를 묻힌 뒤 운동화에 검은 때가 있는 곳을 팍팍 문질렀다. 검은때는 처음엔 달라진게 없는 것 같았지만 계속 문질르니 희고 하얗게 변했다. 덩달아 내 마음도 하얗게 변해 가는것 같았다. 그런다음 난 운동화 밑창과 옆, 속안까지 문지르고 비루를 씻겨줄 물에 담궜다. 이만큼하니 힘이 다 빠져서 엉덩이를데고 팍 앉아버렸다. 그러자 바지에 물이 묻어서 차가웠다. 하애진 운동화를 물에 넣기를 반복하고 운동화를 비스듬히 벽에 기대 놓았더니 저절로 "와~ 깨끗하다"라는 말이 나왔다.
이 운동화를 다 빨고나자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이 운동화를 보면서 마음이 뿌듯해 질 거라는 생각을 하자 갑작히 가슴이 물래방아처럼 쿵쾅쿵쾅 뛰었다. 심장소리가 내 마음에 두드러지게 소리가 났다.
또 항상 힘들게 집안일을 하시고는 묵묵히 힘들다는 말도 안하시는 엄마께 죄송했다.
오늘은 이 운동화처럼 예쁜 신발을 살때보다 더 기분이 좋은 날이기도하지만 한편으로는 나의 자신에게 반성해야하는 날이기도 하다.
첫댓글 저도 운동화를 빨아 본적이 있는데 너무 더러워서 대강 빨았어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잘했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