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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베니스 공작 -------------------------------
모로코 왕(포오샤의 구혼자) ------
안토니오(베니스의 상인) -------
바싸니오(안토니오의 친구, 포오샤의 구혼자)---
그래쉬아노(안토니오와 바싸니오의 친구)
로렌조(제씨카의 연인)
샤일록크(돈많은 유태인)
튜발(유태인, 샤일록크의 친구)
란슬롯트 고보(어릿광대, 샤일록크의 하인)
고보노인(란슬롯트의 아버지)
포오샤(돈많은 여상속인)
네리싸(포오샤의 시녀)
제씨카(샤일록크의 딸)
베니스의 귀족들, 법정정리들, 교도관
포오샤의 하인들, 기타 시종들.
장소
일부는 베니스, 일부는 포오샤의 저택이 있는 벨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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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제1막)
제1장
제2장 ----- 벨몬트. 포오샤의 저택 실내
제3장 ----- 베니스. 광장
[장] (제1장 베니스, 부두
안토니오 등장, 바나니오, 그래쉬아노, 로렌즈 등장)
[그레쉬아노] 안토니오형, 안색이 좋지 않으시구료, 형은 세상사에 너무 신경을 쓴다니까, 그렇게
뇌심초사해서 세상을 수중에 넣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오? 정말 몰라보게 변했다니까
[안토니오] 그래쉬아노, 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것 뿐일세 저만큼 배역을 하나씩 맡아 연기를
하는 무대라고 생각하네, 그런데 내가 맡은 역은 우울한 역이란 말야.
[그래쉬아노] 난 어릿광대 역을 맡고 싶소, 늙어서 주름살 투성이가 되는 한이 있어도, 웃으면서
즐겁게 살고싶단 말야 술이나 마시고 간을 덥히는 게 낫지, 한숨을 푹푹 내쉬어 심장을 차게 할수야
없지, 형! 내 형을 위해서 하는 말이오만, 세상엔 이런 사람들이 있오, 물이 괴어있는 연못처럼 근엄한
표정을 짓고 과묵한 체 하지만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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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롭다든지, 위엄이 있다든지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기 때문이거든, 하지만 그자들이
입을 연면 말이오, 듣는 사람들이 차마 들을 수가 없어서 동족의 욕을 하던 지옥으로 떨어지는 줄
알던서도 욕을 안할 수 없단말야
[로렌즈] 저는 언제나 구언무의 현자가 될수밖에 없겠군요 그래쉬아노 선생께서 말 할 기회를 주시지
않으니까요
[그래쉬아노] 나하고 이 년만 더 사귀어 보게, 자넨 자기 목소리도 잊어버리게 될걸
[로렌조] 바싸니오 선생님, 친구분을 만나셨으니 저희는 그만 갑니다만 점심은 같이 하여야 됩니다
장소를 잊으시면 안됩니다
[안토니오] 잘가게
[바싸니오] 염려말게, 나중에 보세
(그래쉬아노와 로렌조 퇴장)
[안토니오] 자, 이제 그여자 얘길 해 주게. 자네가 은밀히 찾아가겠다고 맹세했다면서? 오늘은
나한테 털어놓겠다고 하지 않았나?
[바싸니오] 자네도 잘 알다시피 난 가산을 탕진했단말야, 내 재산이라야 얼마 안되는데 분에 넘친
사치를 하다 보니 빚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됐고 따라서 그 빚을 깨끗하게 갚아야 되겠는데 그게 큰
걱정거리일세, 안토니오군, 난 자네한테 물심양면으로 신세가 많아,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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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슴치 않고 자네한테 또 털어 놓겠네
[안토니어] 바싸니오군, 어서 말해주게, 자네 언행이 늘 그랬듯이 이 일 역시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니라면 내 지갑이나 내 몸, 아니 온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자네가 필요한 만큼 쓸수 있도록 하겠네
[바싸니오] 국민학교때 화살을 잃어버린 일이 있었지, 그때 나는 그 화살을 찾기 위해서 좀 더
주의를 기울여 같은 방향으로 똑같이 힘을 주어봤지, 두개를 모험에서 쏜 결과 두 개를 다 찾은 일이
있었어, 내가 아렸을때 경험을 얘기하는 것은---
[안토니오] 자네는 나를 잘 알면서도 빙빙 돌려서 우정을 탐색하다니, 그건 내 전 재산을 탕진하는
것보다도 더 모욕적이야, 그러니 네가 어떡해야 할지 말만하게 내 힘으로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는
거라면 뭣이고 말하게
[바싸니오] 벨몬트에 거액의 유산을 물려받은 규수가 있는데 말일세, 아주 미인이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정도로 예쁘다네, 재덕을 겸비한 여자지 포오샤라고 하는데 저 케이트의 딸이자
부루티스의 아내인 포오샤하고 비교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여자야, 그러니 자연 소문이 자자하게
퍼져 각처에서 고위층 구혼자들이 모여 든다네, 그러나 안토니오, 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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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있으면 그 어떤 사람하고도 맞설 수 있네!
[안토니오] 자네도 아다시피 내 새산이라야 전부 바다에 있지않나. 지금당장 쓸 현금이나 물건이
없단말야 그러니 베니스에서 내 신용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보세,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빌려줄
만한 사람을 찾아보란 말야, 나도 알아볼테니, 신용으로 빌리든 우정을 미끼로 빌리든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들 퇴장)
[장] 제2장
(벨몬트. 포오샤의 저택 실내 포오샤와 네리싸 등장)
[포오사] 정말이지, 네리싸, 조그만 내 몸이 이 커다란 세상에 실증이 나는구나
[네리싸] 아가씨의 불행이 행운과 맞먹는다면 그러시겠죠 하지만 아가씨, 잘은 모릅니다만, 먹지
못해 병이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식해도 병이 나는 수가 있지 않아요? 도를 넘으면 백발이오,
분수를 지키면 장수란 말씀예요
[포오샤] 좋은 격언이다, 하지만 그런 소리 해봤자 신랑감을 고르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해, 아,
고른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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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좋아하는 사람을 고르지도 못하고 싫은 사람을 거절하지도 못한다니까, 살아있는 딸의 의사가
돌어가신 아버님의 유언으로 제한을 받아 고르지도 못하고 거절도 못한다는 것이 괴롭지 않겠느냐말야
[네리싸] 돌아가신 분께서는 정말 훌륭하신 분이셨죠, 그런데 그런 분들은 돌아가실때 영감이
떠오른다고 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금과 은, 그리고 납이 들어있는 세가지 상자 중에서 어떤 것을
고르느냐에 따라 아씨의 신랑이 되실거고 그분은 틀림없이 아가씨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일거예요
그건그렇고 그동안 찾아오신 점잖은 구혼자들 가운데서 특별히 마음이 가시는 분이라도 계셨읍니까?
[포오샤] 어서 그분들 이름을 하나 하나 불러봐요, 한분 한분 평을 할테니. 그럼 평을 듣고 내심중을
알아맞출 수 있을게 아냐?
[네리샤] 먼저, 나폴리 왕은요?
[포오샤] 그이는 망아지 사춘이라고나 할까, 말 이야기 밖에 하는게 없어, 자기 손으로 말편자를
박을 수 있다는 걸 대단한 재주인 것처럼 뽑내거든, 암만해도 그 분 어머니가 대장장이하고 나쁜짓을
한게 아닐까?
[네리싸] 그 다음엔 필라타인 백작요
[포오샤] 그분은 상을 찌푸리는 게 능사야, 재미있는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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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도 웃지도 않고. 남이야 어찌됐던 혼자 시무룩해 있으니 말야, 그 두사람 하고 결혼 하느니 차라리
입에 뼈를 물고 있는 해골바가지하고 결혼하는게 낫겠다.
[네리싸] 그럼 저 영국의 젊은 남작 포컨브리지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포오샤] 어떻게 생각하신? 아무렇게도 생각하지 않아,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서로가 동문서답인걸.
손짓 발짓만 하는 사람하고 사귈수는 없지 않니. 또 옷차림은! 조끼는 이태리, 통바지는 프랑스,
모자는 독일제를 사서 입은 꼴이 만국의 혼열아 같지 뭐니
[네리싸] 그 독일청년은 어떠세요? 쌕소니 공작의 조카말예요
[포오샤] 아침 나절엔 댕송 댕송해서 질색이고 오후엔 취해서 더 싫어, 고작 제일 좋은 때라는 것이
인간보다 좀 나쁜 편이니까, 최악의 경우엔 짐승보다 좀 나은 편이라고나 할까,
[네리싸] 그렇지만 그분이 제대로 상자를 골랐다면---
[포오샤] 그러니까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서 커다란 포도주 잔을 반대쪽 상자 위에 놓아 그 상자를
고르게 하잖말이야
[네리싸] 아가씨 그분들 염려하실건 없읍니다 다들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저한테 알려준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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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리싸] 참, 아가씨! 왜 저 기억하세요? 아버님께서 살아 계셨을 때 몬트페랏트 후작하고 같이 온
일이 있는 베니스 분이 있지 않습니까? 학식 많으신 군인요
[포오샤] 응, 바싸니오씨. 그렇게들 불렀지.
[네리싸] 맞았어요, 사람을 잘은 볼 줄 모릅니다만 제가 본 분들 중에서는 그분이 제일이었죠. 그런
분이야말로 아름다운 규수의 낭군이 되실 수 있을 거예요
[포오샤] 나도 그분은 잘기억해, 그만한 칭찬은 들을만한 분이지
(팡파레)
[하인] (소리) 다섯 번 째 모로코 왕이 도착하셨답니다
[포오샤] 한 사람 내 보내기가 무섭게 또 다른 청혼자가 찾아 오는군 (퇴장)
[장] 제3장
(베니스 광장 바싸니오와 사일록크 등장)
[샤일록크] 삼 개월에 삼 천 다캇트라, 그리고 안토니오가 보증을 선다
[바싸니오] 왜 그렇지 않다는 평판이라도 들었나?
[샤일록크] 원, 천만에요, 천만에. 제가 믿을 만하다고 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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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이라면 재력이 충분하다는 뜻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그런데 그 분의 재산이라는게 확실하지
않단 말씀야, 트리폴리로 나가있는 상선이 한척, 인도에도 한 척, 그런데 거래소에서 듣자니까 세 번째
배는 멕시코에 가있고 네 번째는 영국, 그 밖에 여기 저기 나가 있다드군요. 그런데 바다라는 악마를
믿을 수가 있어야지, 하지만 그 분이라면야 재력이 있으니까요, 삼 천 다캇트야, 그 분한테라면
빌려드릴 수 있읍니다
[바싸니오] 염려할 거 없다니까
[샤일록크] 염려가 되어서야 되겠읍니까 후환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잘 생각해 봐야죠, 안토니오
선생을 뵐수 있을까요?
[바싸니오] 우리하고 식사라도 같이 한다면야
[샤일록크] 돼지고기 냄시를 맡기 위해서 말입니까? 당신들의 나사렛 예언자의 악마를 몰아 넣은
그집에서 먹으라는 얘깁니까? 당신들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거라면 하죠, 얘기도 하고 같이 걸어
다닌다던지 하는건 좋아요, 하지만 당신들하고 음식을 같이 나누고 기도를 하는 건 싫습니다
(안토니오를 발견하고 웃으며) 저기 오는게 누구야?
(안토니오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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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싸니오] 바로 안토니오요 (바싸니오, 안토니오 쪽으로 간다)
[샤일록크] (방백) 아이구! 걸어오는 꼬라지하고는! 난 저 녀석이 예수쟁이가 때문에 싫지만
바보같이 돈을 거저 꾸어 주어가지고 베니스의 이율을 낮춰 놓기 때문에 더 밉단말야, 저놈의 약점을
잡을 수만 있다면 이번에야 말로 해 묵은 원수를 톡톡이 갚고야 말테다. 저 놈은 신성한 우리민족을
미워하고 상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내 욕을 하고 내 장사 거래에 대해서 욕설을 퍼붓으며 내가 피
땀흘려 얻은 이익을 고리라고! 저런 놈을 용서한다면 우리 민족이 저주를 받아도 싸지
[바싸니오] 이거 보게 샤일록크,
[샤일록크] 아! 지금 제 수중에 있는 돈을 생각해 보는 중입니다. 잠깐! 몇 달 동안 쓰실거죠?
(안토니오에게) 안녕하십니까? 지금 막 선생님 이야기를 하던 중입니다
[안토니오] 샤일록크, 나는 고리로 돈을 꾸어준다던지 꾸는 일은 하지 않네만, 친구의 처지가 딱해서
관례를 깨려는 걸세 (바싸니오에게) 얼마 필요하다고 얘기했나?
[샤일록크] 네, 네, 삼 천 다캇트죠
[안토니오] 그리고 삼 개월간
[샤일록크] 깜빡 잊었읍니다. 삼 개월, 그렇게 말씀하셨지,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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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차용증서를, 가만있자, 저 좀 보세요, 선생께서는 이자 무는 돈은 빌려주지도 않고 빌리지도
않으신다고 그러셨죠?
[안토니오] 이자를 받고 빌려준 일은 없네
[샤일록크] 야곱이 자기 삼촌 레이밴의 양을 치고 있을무렵 그런데 이 야곱은 어머니의 현명한
지략에 의해서 조상 아브라함의 삼대째 상속자가 됐읍니다만-- 그렇죠 삼대째죠
[안토니오] 그게 어떻다는 건가? 그 사람이 이자를 받았나?
[샤일록크] 천만에요, 이자는 안 받았죠. 선생이 말씀하시는것처럼 직접 이자를 받지는 않았죠
야곱이 한 일을 들어보세요, 숙질간에 협정을 맺었는데 말씀이지, 만일 줄무늬나 반점이 있는 새끼를
낳으면 그건 전부 수고값으로 야곱의 몫으로 하기로 했단 말씀예요, 헌데 늦가을에 암컷이 냄새를
피우면서 숫컷을 따라 다니다 말씀이지. 바야흐로 생식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중에 말씀야, 빈틈없는
야곱이 껍질을 벗긴 가지를 한창 재미보는 암컷 눈 앞에다 꽂아 놓았단 말씀에요 그런데 그때 밴
새끼들이 전부 반점이 있었기 때문에 몽땅 야곱의 것이 됐단 말씀야, 이게 바로 돈버는 방법이죠.
야곱은 하늘의 축복을 받은거죠 이득을 본다는건 축복이란 말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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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야곱이 한 일은 일종의 모험이지. 사람의 힘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재가 아니고
하늘의 뜻일세
[샤일록크] 그건 잘 모릅니다만, 전 돈도 새끼를 낳게 합니다
[안토니오] 바싸니오, 저 소리좀 들어보게, 악마도 자기 목적을 위해서는 곧 잘 성서를 인용하거든
[샤일록크] 삼천 다캇트, 적지 않은 돈이지, 가만있자- 그럼 이자가---
[안토니오] 이거 봐, 샤일록크, 해 줄 수 있겠나?
[샤일록크] 안토니오 선생, 선생께선 거래소에서 내 돈과 이자에 대해서 날 욕한게 한 두번이
아니었죠. 그러나 나는 꾹 꾹 참고 견디어 왔읍니다. 참고 견디는 것이 우리 민족의 상징이니까요
당신은 나를 이교도니 살인마니 하면서 이 유대인 저고리에 침을 뱉았읍니다 내가 번 돈 내가
이용하는게 나쁘다는 이유로 말에요 자, 그런데 이제와서 내 도움이 필요하시다는 거죠 내 수염에 침을
뱉고 떠돌이 똥개를 발길로 차서 문간에서 내 쫓듯이 나를 발로 차시던 당신이. 돈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 뭐라고 답변할까요? 이렇게 말해서 안 될 거 없겠죠? "개한테 무슨 돈이 있읍니까? 똥개가
삼천 다캇트나 꾸어 드릴 수 있을까요?" 아니면? "나으리, 나으리께서는 전번 수요일에 저한테 침을
뱉으셨읍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발길로 차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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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젠가는 개라고 그러셨죠, 이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적지 않은 돈이지만 빌려드리죠"
[안토니오] 그야 앞으로도 개라고 부를지도 모르고 침을 뱉을지도 모르고 발길로 찰지도 모르지.
돈을 빌려 줄테거든 친구한테 빌려주는 것 같이는 하지말고 차라리 원수에게 빌려주는 셈으로
빌려주게, 그럼 약속을 어길 때는 뻐젓이 과료금을 물릴 수 있지 않겠나?
[샤일록크] 허, 그렇게 역정내실 거 없읍니다. 난 당신들의 친구가 돼서 사랑도 받고 싶단 말씀에요,
그동안 제가 받은 모욕도 잊어버리고 말씀에야. 당장 필요하신 돈을 마련해 드리고 말씀이지, 이자같은
거 한 푼도 안받겠읍니다 그런데도 제 말씀은 듣지 않으시려는군요. 친절을 베풀겠다니까요
[바싸니오] 진정이라면 친절이겠지
[샤일록크] 그 증거를 보여 드리죠 저하고 같이 공증인한테 가셔서 한 분만 도장을 찍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냥 장난으로 말씀이지 이런걸 하나 약속하십시다. 만일 선생께서 이러이러한 날짜에
이러이러한 장소에서 증서에 적힌 금액을 갚지 못할 경우에는 과료로 말씀에요, 선생의 살을 꼭 일
파운드만 떼어내는 것으로 말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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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좋고 말고. 그 증서에 날인하겠네, 그리고 유대인도 퍽 친절하다고 말함세
[바싸니오] 나 때문에 그런 증서에 도장을 찍어서는 안되네 차라리 없는대로 지내는 게 낫겠네
[샤일록크] 이거 보십쇼, 바싸니오 선생, 만일 친구분께서 약속 날짜를 어긴다고 해도 그 과료를
받아 봤댔자 무슨소용이 있읍니까? 사람 고기 한 파운드라야 양고기나 쇠고기, 염소고기만한 가치도
없단 말씀야, 나는 그저 앞으고 가까이 지내고 싶어서 호의를 베푸는 겁니다 제발 내 호의를 의심하지
마십쇼
[안토니오] 좋아, 샤일록크, 증서에 날인하지
[샤일록크] 그럼 공증인 사무소에서 만나십시다 이 재미있는 증서의 작성을 지시하십쇼, 저는 당장
돌아가서 돈을 가지고 그리 가겠읍니다
[안토니오] 어서 갔다 오게
(샤일록크 퇴장)
[안토니오] 이 일은 걱정할 거 없어 내배가 기한 날짜보다 한달 이나 먼저 돌아올테니까
[막] 제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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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 벨몬트. 포오샤의 저택 실내
제2장 ------- 베니스. 거리
제3장 ------- 같은 곳. 샤일록크 집 실내
제4장 ------- 같은 곳. 거리
제5장 ------- 같은 곳, 샤일록크 집앞
제6장 ------- 같은 곳
제7장 ------- 벨몬트. 포오샤의 집
제8장 ------- 베니스. 거리
제9장 ------- 벨몬트. 포오샤의 집 실내
[장] 제1장
(벨몬트. 포오샤의 저택 실내 코오넷트 취주. 모로코왕과 그 일행 등장. 포오샤, 네리싸, 그밖에
시종들)
[모로코왕] 얼굴 빛이 검다고 해서 싫어하지는 마시오. 작열하는 태양의 이웃에서 자란 검은
복장이니까, 태양신의 불도 고드름을 녹이지 못하는 북극 태생의 백안 청년을 데려와도 좋소, 사랑의
증표로 누구 피가 붉은지 팔을 째어 보이리다. 장담하거니와 이 얼굴 빛은 용사도 무서워 떨게했오 그
뿐이겠오. 우리나라의 이렇다 하는 처녀들도 이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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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을 사랑했으니까, 그대의 사랑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얼굴 빛을 바꾸고 싶지는 않소
[포오샤] 저는 세상 처녀들 처럼 눈의 지시에 따라서 고르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제 운명은 제비로
결정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고를 권한이 없답니다. 하지만 아버님께서 원하시는 제비를
뽑는 분의 아내가 되라고 미리 제한을 하시지 않았다면 고명하신 전하, 저는 저를 찾아주신 어떤
분과도 마찬가지로 전하를 환영합니다.
[모로코왕] 그 말만 들어도 고맙소. 그럼 상자 있는 데로 나를 안내하오. 내 운명을 시험해 보리다.
한 때는 페르샤왕을 죽이고 토이기 왕 솔리만을 세번이나 쳐부신 페르샤 왕족도 한 칼에 죽인 이 칼에
맹세하고 아무리 무서운 눈동자라도 마주 노려 볼 수 있오. 이 지상에서 제 아무리 용맹스런 자라도 그
힘을 빼 놓을 수 있오 젖먹이 곰을 어미의 유방에서 잡아 나꿀 수도 있오 그대를 위해서라면 먹이를
찾아 으르렁대는 사자도 조롱할 수 있오. 하지만 애석한 일이오, 아무리 힘 센 허큐리즈도 주사위
노름에서 승패를 가린다면 비겁한 리카스에게 많은 점수가 나올지도 모르지 영웅 호걸도 젖먹이
시동한테 지는 수가 있으니까 그러니까 미지의 운명에 이끌리는 한 보잘것 없는 자가 쉽사리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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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는 것도 놓치고 그것이 마음 아파 죽을지도 모를 일이오
[포오샤] 운명을 시험해 보셔야죠 아주 단념하시던가 아니면 고르시기 전에 맹세하세요. 만일
헛짚으시면 앞으로 어떤 여자에게든 청혼하지 않겠다고 말씀에요 그러니까 잘 생각하세요
[모로코왕] 다시는 청혼하지 않겠소. 자 날 시험대로 안내하시오
[포오샤] 먼저, 교회로 가시죠 그리고 운명을 점치시는 건 점심 잡수시고 하세요
[모로코왕] 그럼 됐어, 나를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던가 비참한 인간으로 만들던가 결판이
나겠지
(코오넷트 음악. 모두 퇴장)
[장] 제2장
(베니스. 거리 란슬롯트 등장)
[란슬롯트] 이 유대인 나라의 눈을 속여 달아난다고 해도 양심에 저촉될 건 없겠지. 악마란 놈이
옆에 와서 자꾸 유혹을 한단 말야, "고보, 란슬롯트 고보, 란슬롯트시" 아니면, "고보씨" 혹은
"란슬롯트 고보씨," 다리는 뒀다 뭣에 쓸거야, 어서 달아나라고" 이럴라 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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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양심 말씀이, "안되지, 착한 란슬롯트야, 조심해야 된다. 조심해, 정직한 고보야" 혹은 지금
말한 것처럼, "정직한란슬롯트고보야, 달아나면 안된다 달아난다는 생각은 아예 집어치워, 이거 뭣한
얘깁니다만, 주인이라는 게 말하자면 악마란 말씀에요 확실히 악마의 복사판 이라구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유대인 집에 죽치고 있으라고 충고를 하다니 제 양심도 엥간히 지독한 놈이지 아!
존재하느냐 없어지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사이)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 (도망가려고 한다)
(고보 노인 바구니를 들고 등장)
[고보노인] 이거 보슈, 도련님, 유대인 나리 댁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합니까?
[란슬롯트] (방백) 에그머니나! 아버지다! 허지만 눈이야 장식품이니까 날 몰라볼거야!
[고보노인] 도련님, 유대인 나리 댁은 어디로 갑니까?
[란슬롯트] 다음 모퉁이에서 오른쪽으로 꺽는데 말이오, 바로 그 다음 모퉁이에서는 왼쪽으로 꺽는단
말씀에요 그렇지, 또 그다음 모퉁이에서는 아무 쪽으로도 꺽지 말고 말씀에요, 그냥 멀찌감치 돌아가면
거기가 바로 유대인 집이죠
[고보노인] 제길할, 그거 어디 어려워서 찾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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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란슬롯트라는 자가 그 집에 살고 있는지 아시우?
[란슬롯트] (방백) 어디 보자, 눈물을 찔끔 짜내 볼까? 란슬롯트 도련님 얘깁니까?
[고보노인] 도련님이 아닙니다. 가난뱅이 아들이니까요 아비되는 사람은,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뭣합니다만 고지식한데다 피죽도 제대로 끓여 먹지 못하는 위인이죠, 그런데도 죽지 않고 오래 살 것
같습니다요
[란슬롯트] 아버지야 어찌 되건 상관할 거 없구요, 지금 란슬롯트 도련님 얘기를 하고 있지 않아요?
[고보노인] 노형, 바로 그 란슬롯트 말입니다
[란슬롯트] 그런 고로 말씀이지, 란슬롯트 도련님 얘길 하는 게 아뇨?
[고보노인] 그게 바로 그 란슬롯트 얘깁죠
[란슬롯트] 다시 말해서 란슬롯트 도련님. 영감님, 란슬롯트 도련님 얘길랑 하지 마세요. 그건 저 그
도련님은 말씀에요, 죽음의 여신과 키스를 했단말이에요 알기 쉽게! 꽥
[고보노인] (따라하며) 아니, 세상에 그럴 수가! 그 녀석은 내 노후의 지팡이며, 내 기둥인데--
(운다)
[란슬롯트] (주저 앉으려는 것을 일으켜 세우며) 내가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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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간기둥이나 지팡이구나 (운다)
[고보] (울음을 뚝 그치며) 당신은 왜 울어요?
[란슬롯트] 나요, 나! 전엔 꼬마였고 지금은 아들, 그리고 앞으로 다시 어린애가 될 란슬롯트에요
[고보노인] 내 아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
[란슬롯트] (소리를 지르며) 내가 란슬롯트고요! 영감님 부인 마아저리가 내 어머니라니까요
[고보노인] 하긴 마누라 이름이 마아저리지. 란슬롯트! (운다)
[란슬롯트] 또 왜 울어요?
[고보노인] 아깐 슬퍼서, 지금은 기뻐서--- (운다)
[란슬롯트] 아버지, 뚝!
[고보노인] 그래, 뚝이다! (웃는다) 맙소사, 어쩌면 그렇게 변했니! 그래 주인하고는 잘 지내니?
내가 네 주인한테 선물을 하나 가지고 왔다. 그래 사이가 어떠냐?
[란슬롯트] 그쪽 방향에다간 쉬- 도 안할 생각이구만요 그놈 밑에서 일 하다 굶어 죽어요, 이
갈빗더로 하아프를 만들게 생겼어요 하여간 아버지, 잘 오셨어요 그 선물을 바싸니오라는 성상님한테
주세요, 난 그분밑에서 일할 수 없다면 지구 끝까지 달아날레에요
[페이지] 020
마침 잘됐네요, 그 이가 와요, 어서 그분한테 가요 내가 이 이상 더 유대놈 밑에서 일한다면 나야말로
못된 놈이니까요
[바싸니오] 그래도 좋아, 하지만 서둘러야 된다 늦어도 다섯 시엔 저녁 준비가 되도록, 귀한 손님을
치뤄야 하니까, 그리고 물건들을 잘 정리해서 배에 실도록. 참! 그래쉬아노보고 지금 곧 내 집으로 와
달라고 해
[란슬롯트] 아버지, 어서 저 분한테요
[고보노인] 안녕하십니까요!
[바싸니오] 고맙소, 무슨 용무라도 있오?
[고보노인] 저, 저게 제 자식 놈인데요, 가난한 놈입니다만---
[란슬롯트] 가난한 놈이 아녜요, 돈 많은 유대인의 하입입니다. 저 자세한 얘길 아버지가
말씀드리겠지만요---<<[고보노인]>> << >> 한 마디로 말씀 드리자면 지금은 유대인 집에서 일하고
있읍니다만, 제 소원은 아마 아버지가 자세하게 말씀드릴 거예요.
[고보노인] 주인하고 저 녀석하고는 뭣한 말씀입니다만, 사이가 좋지 않아서요
[란슬롯트]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바로 이렇습니다 유대인이 나를 학대했기 때문에 말씀이죠, 나도
생각다 못해 아버지도 늙었걸랑요, 어차피 아버지가 증명하겠지만요---
[페이지] 021
[고보노인] 제가 여기 한끼 잡수실 만한 비둘기를 가지고 왔는뎁쇼 이걸 선상님께 드리겠읍니다.
그리고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란슬롯트] 간단히 말씀드려서 부탁이라는 건 나한테도 관계가 있다말씀이죠. 인저 이 정직한
노인한테서 들으시겠지만요
[바싸니오] 한사람이 말하시오, 그래 소원이 뭔지 알지!
[란슬롯트] 성상님 밑에서 일하고 싶어서요
[고보노인] 그게 바로 효점입죠
[바싸니오] 난 자네를 잘 아네, 소원대로 해 주겠네 자네 주인 샤일록크가 자네를 써달라고
추천하데. 돈 많은 유대인 집을 싫다하고 가난한 선비의 하인이 되는 것을 추천이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만
[란슬롯트] 신의 은총은 재물보다 낫다고 하는데 제 주인 샤일록크 하고 성상님은 반반씩 나눠
가지셨군요. 선상님은 신의 은총을 가지시고 샤일록크는 재물을 가지고 말씀예요
[바싸니오] 자네 말이 옳네, 영감님, 아드님하고 같이 가세요 먼저 주인한테 작별인사를 하고
내집으로 찾아 오도록 해요. 다른 하인들 것 보다도 화려한 장식이 붙은 재복을 입혀 줄테니까,
알았나?
[란슬롯트] 아버지, 됐다! 어디 손금좀 보자! 이태리 안에서 나보다 더 좋은 손금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페이지] 022
이 손금이야 말로 운수 대통인데, 이건 고작 장가 몇 번 간다는 금이군. 에게게! 여편네 열 다섯 쯤
얻어 봤댔자 신날 것도 없지. 남자 하나의 수입치고는 째째한데 그래도 운명이라는게 여자라지만 이런
정도면 친절한 계집야, 아버지, 가십시다. 잠깐 주인한테 그만 둔다는 인사나 하고 나올테니까요
(란슬롯트와 고보노인 퇴장)
[바싸니오]
(그래쉬아노 등장)
[그래쉬아노] 바싸니오 형!
[바싸니오] 그래쉬아노!
[그래쉬아노] 청이 하나 있오
[바싸니오] 들어 주지
[그래쉬아노] 안 된단 소리 못하지, 나하고 같이 벨몬트까지 가야 되겠어
[바싸니오] 그렇다면 갈 수밖에. 하지만 여보게 내 말 좀 들어보게 자넨 예의가 없고 무뚝뚝한데다
말 조심도 하지 않는단 말야, 가식이 없는것이 좋은 점이니까 우리는 그걸 단점이라고는 보지 않지만
자네를 잘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어딘가 상스러워 보일지도 모르지 그러니 제발 그 덤비는 성미에다
냉정한 중용지도 몇 방울만 떨어뜨려 좀 침착하도록 노력해 주게.
[페이지] 023
[그래쉬아노] 형, 염려 마시요. 말도 정중하게 하고 좀채 큰소리도 내지 않고, 주머니 속에 기도서도
넣어 놓고 근엄한 얼굴로 기도 드릴 때처럼 이렇게 모자로 눈을 가리고 있을테니 하지만 오늘 저녁은
예외유, 오늘밤 하는 걸 보고 나를 저울질 한다면 곤란하지
[바싸니오] 그야 물론안되지. 오히려 오늘 저녁엔 실례고 뭐고 없네. 한바탕 떠들썩하게 하란 말야
(모두 퇴장)
[장] 제3장
(같은 곳, 샤일록크 집 앞)
[샤일록크] 흥, 두고 봐라, 네 눈으로 똑똑히 보란말야 이 샤일록크하고 바싸니오의 다른 점을 알게
될때가 올테니--- 얘, 제씨카야! 너 내집에서 처럼 배가 터지도록 먹진 못할거다, 이봐, 제씨카!-
늦잠이나 자고 코를 드르렁 거리고 골도록 할 줄 아느냐 말이다. 옷이나 찢어서 해 뜨리는것 따위는
어림없다. 아니 얘, 제씨카야
[란슬롯트] 저, 제씨카!
[샤일록크] 누가 널 보고 부르랬니? 너 보고 부르라고 시키진 않았어
[페이지] 024
[란슬롯트] 밤 낮 시키지 않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놈이라고 그러시지 않았어요?
(제씨카 등장)
[제씨카] 부르셨어요? 무슨 일예요?
[샤일록크] 얘, 난 저녁 먹으러 오라는데가 있어서 나간다 열쇠랑 여기 있다. 하지만 내가 뭐 때문에
가지? 나를 좋아해서 부르는건 아니란 말야, 내 비위를 맞추려는 심산이지. 하지만 미운 놈 떡 한개 더
주는 격으로 나도 그 놈이 밉기 때문에 가는거야 흥청벙청 물 쓰듯 하는 그 예수장이 음식 실컷 먹어
줘야지, 제씨카야, 집 잘봐라, 별로 가고 싶지 않은걸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것 같단말야
어제 밤 돈 지갑 꿈을 꿨거든.
[란슬롯트] 어서 가세요, 제 젊은 주인이 참석하시기를 기다리고 있거든요
[샤일록크] 그 작자의 참석은 각오하고 있다
[란슬롯트] 그리고 여러가지 여흥을 계획하고 계세요 가면극 같은 걸 보시라는건 아닙니다만요
하지만 기여코 보신다면 지난 번 부활절 월요일 아침 여섯시에 코피가 난 것은 불길한 전조였단
말씀에요, 사 년전 성회례 날 오후에도 코피가 나왔거든요
[페이지] 025
[샤일록크] 뭐, 가면극이 있다고? 얘, 제씨카야, 문은 다 잠그고 있어, 그리고 북소리나 목아지를
비딱하게 하고 깩깩거리고 불어대는 피리소리가 들리더라도 창틀로 기어 올라가면 안된다. 목을 길게
빼고 거리를 내다봐도 안돼, 얼굴에다 뺑끼칠이나 한 천치 예수장이 꼬라지들이 지나가는 걸 봐서는
안돼, 집안의 귀는 다 막어버려, 창 말이다. 천박하고 우스꽝 스런 소리가 이 점잖은 집에 들어 오지
못 하도록 해야한다. 정말이지, 오늘 저녁엔 나가서 먹기가 싫은걸, 하지만 가야지. 이봐, 너 먼저
가서 내가 곧 간다고 그래라
[란슬롯트] 그럼 먼저 가겠어요, 아가씨, 신경 쓸거 없어요 창으로 내다 보세요 예수 믿는 사람
오리니 유대 처녀 반하리 (퇴장)
[샤일록크] 뭐라고 하는 소리냐, 저 바보 같은 녀석이?
[제씨카] "아가씨, 잘 있어" 그랬어요
[샤일록크] 바보 같은 자식, 마음은 악하지 않은데 많이 처 먹는게 탈이야, 이득이 따르는 일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게으름뱅이오, 대낮에 도둑고양이 보다도 잘 자거든, 거으른 벌을 칠 수는 없지,
그래서 내 보내는 거야, 밍내서 사치하는 놈이나 거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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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씨카! 들어 가거라 아마 금방 돌아오게 될거다 아비가 하라는 대로 해. 문은 전부 닫아버려라
불여튼튼야, 재물을 아는 사람에겐 만고의 진리지 (퇴장)
[제씨카] 아, 아버지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다니, 이런 가증스런 죄악이 어디
있어! 아버지 혈육이건만 난 방자한 딸야, 로렌조씨, 당신에게 보낸 편지대로 약속을 지켜준다면
부녀간의 인연을 끊고라도 크리스찬이 돼서 당신의 아내가 되겠어요 (퇴장)
[장] 제4장
같은 곳
(그래쉬아노와 살라리노 가면을 쓰고 등장)
[란슬롯트] 시간이 지났는데요
[그래쉬아노] 그 친구가 늦을 리는 없는데, 연애하는 사람들이란 시간 전에 오는 법이거든
[란슬롯트] 허지만 약속이된 상태는 다르죠 연회식탁에서 일어날 때는 처음 식탁 앞에 앉을 때와
같은 예민한 식욕은 없거든요 그건 마치 변소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듯이요
[그래쉬아노] 이제 오는군
[페이지] 027
(로렌조 등장)
[로렌조]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그대신 말일세, 나중에 자네들이 부인을 훔쳐내는 일이라도
있으면 내가 몇 시간이고 기다려 주겠네, 자! 이리들 오게 이봐, 안에 누가 있나?
(제씨카, 사동의 옷을 입고 이층에 나타난다)
[제씨카] 누구세요? 확실히 알고싶으니까요, 목소리는 알고 있지만은
[로렌조] 로렌조, 당신 애인이오
[제씨카] 정말 로렌조야, 내 사랑. 당신 말고 사랑하는 사람이 또 어디 있어요? 그리고 로렌조씨,
내가 당신 것이라는걸 당신 말고 알 사람이 누가 있어요?
[로렌조] 하늘하고 당신의 사랑이 증인이지,
[제씨카] 자, 이 상자를 받으세요, 그만한 가치는 있어요 저녁이 돼서 다행이여요, 내가 잘 보이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변장을 해서 부끄럽단 말예요. 하지만 사랑은 장님이라고 하지 않아요 연인들은
애들같이 못난 짓을 해도 자기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니까요, 하지만 내가 소년으로 변장한 것을 본다면
큐피드도 얼굴을 붉힐거예요
[로렌조] 어서 내려와요 내 횃불잡이 역을 해야되니까
[제씨카] 아니, 이 부끄러운 모습을 하고 횃불 앞에 나타나라고요?
[페이지] 028
이럭하고 있는 것만 해도 수치 덩어린데요 횃불장이는 정체를 폭로하는 역이군요, 사실 난 숨어 있어야
할 몸예요
[로렌조] 지금 그게 바로 숨어 있는 거라고. 미소년 복장을 하고 말이오. 하여간 빨리 내려와요 칠흙
같은 말은 빨리 달리고 바싸니오의 연회에서는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니까
[제씨카] 문을 잘 잠그고요, 그리고 돈을 더 꺼내가지고 금방 갈께요
(위에서 퇴장)
[그래쉬아노] 정말 상냥하네, 유대인 같지 않은데
[로렌조] 내가 제씨카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천벌을 받지, 그야 제씨카가 영리한 여자니까,
내 판단이 틀림없어, 그뿐인가, 미인이지, 내 눈이 틀림없다니까 진실하다는 건 이미 증거를 보여
주었고 말야, 그러니까 나는 그 영리하고 어여쁘고 진실한 만큼의 사랑을 제씨카에게 바쳐야 된다고
생각하네
(제씨카 거리에 나타난다)
아니 벌써 내려왔군, 자 모두들 가세. 가면극 배우들이 지금쯤 기다리다 지쳤을거야
(퇴장, 제씨카와 살라리노도 퇴장)
(안토니오 등장)
[페이지] 029
[안토니오] 거 누군가?
[그래쉬아노] 안토니오 형이오?
[안토니오] 아니 뭘 꾸물거리는건가, 그래쉬아노 다들 어디 갔어? 벌써 아홉 시야. 모두 자네를
기다리고 있다니까 오늘 밤 가면극은 증질세해상도 순풍이니까 바싸니오군도 곧 승선할 거야 자네를
찾느라고 스무 명이나 내 보냈네
[그래쉬아노] 그거 잘됐군, 더 바랄 게 없지, 배타고 오늘밤 떠나면 되는 거니까 (모두 퇴장)
[장] 제5장
(벨몬트. 포오샤의 집 실내 코오넷트 취주. 포오샤 등장, 모로코왕)
[포오샤] 거기 휘장을 제치고 세 가지 상자를 전하께 보여 드려 고르시죠
[모로코] 첫 번째 금상자에는 이런 제명이 사겨져 있군 "나를 고르는 자는 만인이 원하는 것을
얻을것임" 두번째 은상자에는 이런 약속이 적혀 있어, "나를 고르는 자는 그 인품에 상당한 만큼
받을것임" 이 세번째 빛이 없는 납상자는 경고문까지 무뚝뚝하군, "나를 고르는 자는 자기 총재산을
타인에게
[페이지] 030
주거나 불연이면 위험에 처하게 될것임" 제대로 골랐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죠?
[포오샤] 제 초상화가 들어있는 상자가 있읍니다 전하께서 그 상자를 고르신다면 제 몸도 전하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모로코] 신이여, 제 판단을 이끌어 주시옵소서! 어디 제명을 거꾸로 다시 한번 잘 봐야지, 이
납상자엔 뭐라고 적혀 있드라? "나를 고르는 자는 자기 총재산을 타인에게 주거나 불연이면 위험에
처하게 될것임 타인에게 줘야 된다고? 뭣때문에? 납 때문에? 납때문에 재산을 위험하게 해? 이 상자는
사람을 위협하는군, 사람이 전재산을 걸 때는 상당한 이득을 예상하기 때문이 아니냐말야, 점잖은
사람은 쓰레기를 주으려고 허리를 굽힐 수는 없지, 그렇다면 납덩어리 때문에 재산을 남에게 준다든지
위험하게 만들 수는 없는 일야 순결한 빛깔을 한 은상자엔 뭐라고 씌어있다? "나를 고르는 자는 그
인품에 상당한 만큼 받을것임" 인품에 상당한 만큼이라! 잠깐, 모로코 왕이여, 공평하게 자신을 평가해
보라, 그대의 평가기준으로 본다면 인품은 훌륭하지 그렇다고 해서 이 여인에 대해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자신의
[페이지] 031
인품을 스스로 의심한다는 것은 자신을 비하하는 약점 밖에 안 되지, 내 인품에 상당한 것이라! 그야
물론 이 여인이겠지, 내 가문으로 보나 재산으로 보나 예절로 보나 교육을 통한 재질로 보나 손색이
없지, 하지만 뭣보다도 진정한 사랑이 있어서 그렇지. 이 이상 더 주저하지 말고 당장 고르면 어떨까?
가만있자, 여기 금 상자에 새긴 내용을 보자. "나를 고르는 자는 만인이 원하는 것을 얻을 것임"
이것이야 말로 저 여인이지. 세계 각처에서 모두들 모여 들어 너 나 할것 없이 이 살아 있는 성전에
키스하려고 한단 말야, 맹호의 서식처인 허케이니아 황원과 광막한 아라비아 대사막도 이제는 아름다운
포오샤를 만나러 오는 귀공자들의 통로가 되었단 말야, 창궁이 얼굴에 침을 뱉는 노도의 대양도 외국
귀공자들의 혈기를 막는 관문도 옛말, 마치 개울을 건느듯 어여쁜 포오샤를 만나러 오거든. 이 세 상자
중위 한 상자 속에 성스러운 초상화가 들어있어 영국 화폐에는 천사의 모습을 금에 새긴 것이 있지만
그건 표면에 새긴거야, 이 안에는 황금 침대 속에 천사가 누워계시단 말야, 열쇠를 주시오. 이 상자를
고르겠소다. 결과는 어찌되었든
[포오샤] 전하, 여기 있읍니다. 제 초상화가 그속에 있다면 저는
[페이지] 032
전하의 것입니다. (모로코 왕, 금상자를 연다)
[모로코] 아니, 이게 뭐야? 소뼉다귀 아닌가! 텅빈 눈속에 두루마리가 들어있군, 읽어봐야지(읽는다)
"번쩍이는 것 모두 금은 아니러니 그대 몇 번이고 들었을 것이거늘 자고로 인간이 생명을 팔았으니
오직 내 외양을 보기 위함이었어라, 황금빛 무덤에도 구더기 성하나니 그대 담력과 더불어 지혜롭다면
수족 강건하고 완숙하다면 이와 같은 응답은 적지 않았을 것이니라" 이제 그만, 포오샤, 잘있오,
마음이 아파 장황하게 작별인사도 못하겠소이다. 패자는 물러 갑니다
(시종들과 함께 퇴장, 코오넷트 취주)
[포오샤]
(모두 퇴장)
[네리싸] 아가씨 어디 계십니까?
[포오샤] 여기야, 왜 그래?
[네리싸] 아가씨, 지금 막 말에서 내린 사람이 있는데요 베니스 사람인데 아주 젊은데요, 자기
주인이 오신다고 미리 알리러 왔대요, 주인이 보내는 거라면서 여러 가지 물건을 가지고 왔는데요,
그러니까 그 뭡니까, 정중한 인사로 값진 선물을 가지고 왔어요
[페이지] 033
전 아직 그렇게 잘 생긴 사람의 사절을 본 일이 없읍니다. 곧 싱그러운 초여름이 다가온다는 사월의
아름다운 날씨도 주인의 도착을 알리러 온 이 청년 만큼 싱그럽지는 못할겁니다 사랑의 신이시어, 제발
그분이 바싸니오 님이시기를!
(모두 퇴장)
[페이지] 가-001,, 0A0010
[막] 제3막
제1장 베니스. 거리
제2장 벨몬트. 포오샤의 집
제3장 베니스. 거리
제4장 벨몬트. 포오샤의 저택 실내
[페이지] 가-002,, 0A0020
[페이지] 가-003,, 0A0030
전매특헌가? 내가 무슨 비극 배우라고
[튜발] 운나쁜 사람이야 당신만은 아니지 내가 제노아에서 들은 얘기로는 안토니오가 말야-
[샤일록크] 뭐, 뭐 뭐라고? 불길한 얘긴가?
[튜반] 트리폴리스에서 귀항 도중에 상선이 파선 했다던데
[샤일록크] 부라보. 부라보. 그게 정말인가?
[튜발] 거기서 살아나온 선원한테서 들었어.
[샤일록크] 튜발, 고맙네. 희소식야, 희소식, 하하 어디라고? 제노아에서?
[튜발] 제노아에서 내가 들은 바로는 당신 딸이 하룻밤에 팔십다캇트나 썼다는 거야
[샤일록크] 이 가슴이 단검으로 찔리는 것 같네, 이제 그 돈이 돌아오긴 틀렸어. 한번에 팔십
다캇트라고! 팔십다캇트!
[튜발] 안토니오의 채권자들하고 베니스까지 같이 왔는데 말일세, 그친구 파산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고 그러든데
[샤일록크] 그거 솔깃한 얘기로군. 그놈 혼좀 내 줘야지 괴롭혀 줄테다. 잘됐어.
[튜발] 그 채권자 중의 한사람이 나한테 반지를 보여주는데 말야 당신 딸이 원숭이 한마리하고
바꿨다던데.
[페이지] 가-004,, 0A0040
[샤일록크] 망할년! 튜발, 자넨 나를 병주고 약주나! 그게 바로 터어키옥이야. 내가 독신으로 있을때
죽은 처한테서 받은거야. 원숭이떼 하고나 바꿀 너절한 물건이 아닐세
[튜발] 하지만 안토니오는 확실히 망했어. 그런데 그 친구가 약속 이행을 못한다고 해도 설마 살을
베지는 않겠지. 그걸 뭣에 쓸려고
[샤일록크] 글쎄 낚시 밥으로 쓸까 하지만 이렇다 할 용도가 없다고 하드라도 원한을 풀 수는 있어.
그 친구 내 얼굴에 똥칠을 하고 오십만 다캇트나 손해를 보게 했겠어. 내가 손해를 보면 웃지를 않나,
이익을 보면 조롱을 하지 않나, 우리 동포를 조롱하고 거래를 훼방 놓고 내 적을 선동하고 그건
뭣때문이지? 우리가 유대인이기 때문이지. 유대인은 눈이 없나? 유대인은 손도 없고 이목구비도 없느냐
말야? 팔 다리 몸통도 없어? 감각이고 기호고 정욕도 없느냐 말야? 천만에 유대인이나 기독교인이나
먹는 건 마찬가지야. 칼에 찔리면 상하고 같은 병에 걸리고, 같은 치료방법으로 고친단 말야. 여름이나
겨울이 되면 다같이 더웁고 춥지 않느냐 말야? 우리도 바늘로 찌르면 피가 나오기
[페이지] 가-005,, 0A0050
마련이지. 간지럼 태면 유대인이라고 웃지 않겠오? 독약을 먹이면 역시 죽지. 모욕 당하면 복수하는게
당연하지 않아? 나쁜짓은 그네들이 가르쳐줬기 때문에 난 그것을 실천할 뿐이야 알겠나? 튜발
(튜발 등장)
[장] 제2장 벨몬트. 포오샤의 집 실내
(바싸니오, 포오샤, 그래쉬아노, 네리싸, 수행원들, 등장)
[포오샤] 기다리세요. 제발 하루 이틀 시간 여유를 가졌다가 고르세요. 만일 잘못 고르시면
이별이니까요. 그러니까 잠시 기다리세요. 고르실때까지 한 두달 여기 머물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상자를 고르시는 것이 좋은지 가르쳐 드릴 수도 있지만 그럭하면 맹세를 깨뜨리는 셈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가르쳐 드리진 않겠어요. 그렇게 되면 잘못 뽑으시겠죠.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제가 맹세를
어기는 죄인이 되기를 바라시겠죠 당신 눈은 제 마음을 둘로 쪼개놨어요. 절반은 당신 것, 나머지
절반도 당신것, 아니 제것이겠지만 제것이 당신것이라면 결국 모두 당신것이죠. 정말
[페이지] 가-006,, 0A0060
악한 세상이군요. 정당한 소유자에게 권리를 부여하지 않다니. 그런 세상이니까 당신것이지만 당신것이
되지 않을수도 있겠죠.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건 운명 탓이지 제 잘못이 아니라는걸 알아 주세요
얘기가 길어졌읍니다만 그건 시간을 끌기 위해서죠. 질질 끌어서 당신이 상자 고르시는 것을 막기
위해서예요.
[바싸니오] 아니 빨리 고르게 해주오. 이런 상태로 있다는건 마치 고문대에 앉은것 같으니까
[포오샤] 고문대라고요! 아! 당신의 사랑속에는 두가지 마음이 섞여 있는 모양이군요
[바싸니오] 내 사랑이 이루어지느냐 깨지느냐 하는 불신의 추악한 마음이 있을 뿐이오. 만일 내
애정에 두가지 마음이 있을 수 있다면 그것은 눈과 불의 관계 같은 것이겠지. 금시 녹아서 하나
될테니까
[포오샤] 하지만 고문대에 계시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는게 아녜요? 사람은 고문을 당하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게 되겠죠.
[바싸니오] 살려준다고 약속하면 진실을 고백하겠오
[포오샤] 고백하시면 살려 드리죠
[바싸니오] 고백한다면 사랑한다는 말이 내 고백의 전부요. 아, 마음의 채찍이 오히려 기쁘구료.
[페이지] 가-007,, 0A0070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생명을 구하는 해답을 가르쳐 주다니! 하지만 상자있는 곳으로 가서 내 운명을
점쳐 봐야겠오
[포오샤] 그럼 저 쪽으로! 저 상자들 가운데 제 초상이 들어 있어요. 당신이 저를 사랑하신다면 찾아
내시겠죠. 네리싸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비켜서요. 저분이 고르시는 동안 음악을 연주하도록 해.
만일 운이 나쁘시면 백조의 최후처럼 음악속에 자취를 감추시게 되겠죠. 그러나 제대로 고르신다면
그땐 음악이 무슨 역할을 할까요? 아 가시는군요. 옛날 트로이 왕이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딸을
바다의 괴물에게 바쳤을 때 연소한 허큘리즈가 괴물로쿠너 되찾아온 그모습에 못지 않은 훌륭한 자태.
자 허큘리즈 용사님,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하는거예요. 싸움을 하시는 당신보다 싸움을 보고있는 제가
더 괴롭고 무서운 거예요.
(음악 바싸니오는 마음속으로 상자속을 점쳐보는 표정)
[노래시작]
설레는 연정은 어디서 움트나
심장에서 인가 머리속에서 인가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크나
들려다오 들려다오
[페이지] 가-008,, 0A0080
연정은 눈속에서 태어나
바라보며 살찌리나
연정은 제 고장 눈속에서 죽거늘
우리 모두 연정의 조종 울리세
내 울리리
[노래끝]
[바싸니오] 도시 외양이란 내용이 빈약한법. 세상 사람들은 겉만 보고 속는단 말야. 법률의 경우도
그렇지. 사악무도한 사건의 수송도 번지레한 변론으로 향료를 뿌리면 그 죄악이 가려져서 보이지
않거든 종교의 경우도 그렇지. 지옥으로 떨어질 과오를 범해도 성직자가 엄숙한 표정을 짓고 성서로서
축복하면 그 추잡한 죄도 감추어져서 아름답게 보인단 말야. 턱에 허어큘리즈와 마아즈 군신의 수염을
달고 있으면서 마음속은 모래로 쌓은 계단과 같은 인간들이 얼마든지 있어. 강자로 보이기 위해서
외관상 용맹의 장식을 달았을뿐 비겁한 놈들이지. 미인을 보라지 덕지 덕지 화장품이나 바르면 값이
나간단 말야. 화장품이 신기한 작용을 일으켜 그런 여자들을 경박하게 만들거든. 도시 장식이란 위험한
바다로 사랑을 유혹하는 해변과 같은 것, 따라서 찬란한 황금이여, 마이다스왕도 씹지못한 단단한
음식이여, 나는 너를 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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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노라. 그리고 너, 창백한 얼굴을 하고 인간들 사이에서 잔돈푼 노릇이나 하는 은이여, 너도
필요없다. 그러나 너, 보잘것 없는 납덩이야, 솔깃한 말은 하지않고 오히려 협박조로 말하는 납
상자야, 네 가식 없는점이 웅변보다도 내맘에 들었다. 이걸 골라야지. 결과가 좋아야 되겠는데!
[포오샤] (방백) 이제 다른 복잡한 감정들은 모두 사라졌어. 의심도 실망도 불안에 떨면 마음도
부질없는 질투도 다 사라졌어. 아, 사랑 설레는 마음을 진정해야돼, 기쁨도 도를 지나치면 안 돼. 아,
너무 너무 기뻐. 하지만 줄여야지. 기쁨이 지나치면 체하는 법이니까
[바싸니오] 여기 뭐가 들어 있을까? (납 상자를 열면서) 아름다운 포오샤의 초상화! 정말 절묘한
솜씨로군! 실물을 방불케하는데. 이 두눈은 움직이는 것일까? 아니면 움직이는 내 눈동자에 비치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같이 보이는 것일까? 감미로운 입김이 서린 이 입술, 이러한 입김이 통하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두 입술도 열리는 것이겠지. 머리카락을 그리기 위해서도 화공은 거미의 모양을 하고
금실로 망을 떳겠지. 거미줄이 각다귀를 잡는 것보다도 재빠르게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심산야.
무엇보다도 이눈 - 화공이 어떻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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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수 있었을까? 한쪽 눈을 그리고 나면 화공의 두눈이 그것 때문에 황홀해져서 나머지 눈을 그리지
못했을것 같은데. 하지만 내 칭찬의 대상이 이 초상의 미를 감히 따르지 못하는것처럼 이 초상은
장본인의 미를 감히 따르지 못해 여기 두루마리가 있군, 내 운명의 전말서이겠다.
(읽는다)
외양을 보고 고르지 않는 그대
행운은 그대편, 올바르게 골랐네
이 행운, 그대에게 돌아 갔거늘
족함을 알고 다시 구하지 말라
그대 이로써 충족함을 알고
이 운명을 천복으로 믿는다면
그대 연인있는 곳으로 나와 사랑의
키쓰로써 구혼하라
아, 향긋한 편지. 잠깐 실례하오. 편지의 지시대로 키쓰를 하고 당신을 받으러 왔오. 하지만 마치
경기에 열중한 자가 자기는 잘했다고 생각해도 관중이 박수 갈채하는것을 들으면 어지러워져서 지금
박수 갈채가 자기를 위한것인지 어쩐지 어리둥절해서 멍하니 서 있듯이 내 심정도 그렇소. 나는 내
눈을 의힘하고 있는거요 그러니 당신이 그렇다고 확증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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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해 주오.
[포오샤] 바싸니오씨, 저는 보시는 바와같이 이 이상의 아무것도 아녜요. 제 몸 하나라면 이 이상 더
나은 인물이 되려는 야심도 없읍니다만 당신을 위해서라면 스무번의 세배는 훌륭해지고 싶습니다.
천배는 더 아름다워지고 만배는 더 부자가 되고 싶군요. 오직 당신의 사랑을 더 받기 위해서라면
재덕이나 용모나 재산이나 친구를 최고의 것으로 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모든것을 합쳐봐도
보잘것 없는것 뿐이죠. 교육도 못받고 훈련도 못받은 경험도 없는 여자예요.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가르쳐도 소용없을 만큼 나이를 먹지 않았고 더욱 다행스러운 것은 배울수 없을 만큼 천치로
태어나지도 않았죠. 무엇보다도 다행한 것은 성질이 유순하니까 당신의 지시라면 뭣이건 상전이나
영주나 국왕의 지시처럼 순종하겠어요. 제 자신과 제 재산은 이 시간부터 당신 소유로 바뀌는 거예요.
조금 전까지도 제가 이 저택의 주인이고 하인들의 주인이고 제 자신의 여왕이기도 했지만 이제 당장
이집과 하인들, 그리고 제 자신도 당신의 소유가 되는거죠. 이 반지를 증거로 모두 드리겠어요. 만일
당신께서 이 반지를 버리신다든지 남에게 주어버리신다면 그건 당신의 애정이 시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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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린 증거예요. 그럼 전 가만히 있지 않겠어요. 아시겠어요?
[바싸니오] 그렇게 말하면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오. 다만 이 몸 안에 끓고 있는 피가
대답하겠죠. 무엇을 말해야 좋을지 무엇을 생각해야 좋을지 모르겠오. 마치 덕망이 높은 군주가 훌륭한
연설을 했을 경우와도 같소. 청중이 만족해서 처음에는 저만큼 조그만 소리로 뭐라고 기쁨을
나타내지만 그 저마다의 기뻐하는 목소리가 마침내는 한데 엉키어 표현을 하건 안하건 상관없이 다만
기뻐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지만 뭔가 뭔지 대혼란이 일어나는 것처럼 나는 기쁜 것 뿐이오. 하여간
내가 만일 이 반지를 이 손가락에서 떼어 놓는 일이 있다면 이 목숨도 여기서 떠나는 것이죠. 그때는
바싸니오가 죽었다고 생각해요.
[네리싸] 이제 저희가 말씀드릴 차례군요. 아까부터 마음조이면서 가연이 맺어지시기를
축원했읍니다만 이제 저희들도 축하를 드려야겠읍니다. 정말 두분 축하드립니다.
[그래쉬아노] 바싸니오형, 그리고 부인, 두분의 소원 이상으로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두분의
생각이나 제 생각이나 다를리가 없으니까요. 두분의 결혼식을 올리게 될때에는 제 결혼식도 올릴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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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싸니오] 상대가 있다면야 좋고말고
[그래쉬아노] 고맙소, 형. 이미 점찍어 놓은 사람이 있소이다. 내 눈도 형의 눈만큼이나 민첩하니까
형이 아가씨를 보는동안 나는 이 여자를 보고 있었죠. 형도 사랑을 하고 나도 사랑을 했죠. 형도
성급하지만 나도 성급하죠. 형의 운명이 상자에 걸려 있었지만 내 운명도 사실상 저 상자에 걸려
있었죠. 왜그러냐하면 나는 여기서 땀이날 정도로 구혼을 하고 입천정이 닳도록 맹세를 한 결과 드디어
여기 이 미인의 약속을 받았소. 형이 행운을 얻어 아가씨와 가연을 맺게 된다면 이 여자도 나와 부부가
되겠다는 약속이오
[포오샤] 네리싸, 그게 정말야?
[네리싸] 아가씨가 좋다고 하신다면요
[바싸니오] 그래쉬아노, 자넨 진정인가?
[그래쉬아노] 물론이죠
[바싸니오] 자네 결혼식을 겸할 수 있다면 우리들의 축하연이 금상첨화격이 되겠지.
[그래쉬아노] 우리 천 다캇트를 걸고 누가 먼저 아들을 낳나 두분과 내기 합시다.
[네리싸] 아니, 맥 못쓰면 어쩌죠?
[그래쉬아노] 맥 못쓰면 애 만들긴 어렵지. 아니 누구야? 로렌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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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딸 아냐?
(로렌조, 제씨카 등장)
[바싸니오] 로렌조, 어서 오게. 아직 이집에선 초년생이라서 주인처럼 어서 오라는 것도 어색하네만
포오샤, 내 구을 환영하게 해주오
[포오샤] 저도 환영해요. 어서 오세요
[로렌조] 감 감사합니다. 실은 저는 여기서 뵐줄은 몰랐읍니다. 그런데 도중에서 우연히
안토니오씨가 소개하는 분을 만나 이편지를 가져왔읍니다. (바싸니오에게 편지를 준다)
[그래쉬아노] 로렌조! 베니스에 무슨 일이라도 있나? 거상 안토니오형은 어떤가?
[포오샤] 저편지 속에는 필시 불길한 사연이 적혀 있는 것 같군요. 바싸니오씨의 안색이 창백한걸
보면, 친구분이 돌아가신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침착한 남자의 마음을 저토록 흔들어 놓을수는 없지.
여보 저는 당신의 반신이니까, 그 편지 내용이 무엇인지 절반 정도는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바싸니오] 아 포오샤, 여기 씌어 있는 몇마디 내용은 지금까지 종이를 물들인 가장 불쾌한
말들이오. 내가 처음 당신에게 구혼했을때 나는 조금도 감추는것없이 솔직하게 얘기했오. 내 재산은 내
혈관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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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고 있는 것 이외는 아무것도 없는 한낱 신사에 불과하다고 말했오 실은 여비같은 것을 얻기 위해서
친구를 내세워 그 친구의 적으로부터 고리를 내고 돈을 빌린 것이오. 여기 편지가 있오. 이 편지는 그
친구의 육체 그대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입을 연 상처처럼 선혈을 뿜고 있오---- 로렌죠, 이게
사실인가? 안토니오의 배가 전부 파선했다는 말인가? 한척도 못 건졌어? 트리폴리스 멕시코, 영국,
리스본, 그리고 바아바리나 인도에서도? 단 한척도 암초에 걸리지 않은 배가 없다는 말인가?
[로렌죠] 그렇더군요. 더더군다나 안토니오씨가 현금으로 갚겠다고 해도 샤일록크는 받지 않고
공작님을 괴롭히면서 재판을 열어 주지 않으면 국법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라고 비난을 한답니다. 많은
상인들과 공작님이 설득하려고 했지만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증서에 있는대로 과료물을 달라고 한데요.
[제씨카] 제가 집을 나오기전에 아버지가 동포인 튜발씨와 츄스한테 하시는 얘기를 들었어요.
안토니오에게 빌려준 돈의 이십배를 돌려 받는것보다 그자의 살점이 필요하다고요. 위의 분들이 법으로
막지 않으시면 안토니오 선생님은 큰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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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실 거예요.
[포오샤] 곤경에 빠진분이 당신의 친구분이세요?
[바싸니오] 내 가장 소중한 친구요.
[포오샤] 구분이 유대인한테서 빌린돈이 얼마죠?
[바싸니오] 나를 위해서 삼천 다캇트
[포오샤] 겨우 그 정도예요? 육천 다캇트를 주고 증서를 없애 버리세요. 육천 다캇트를 배로해도
좋아요 경우에 따라서는 세배로 해도 괜찮죠. 그럼 친구분이 머리카락 하나라도 바싸니오씨 때문에
잃게 해서는 안되죠. 우선 먼저 교회에 같이 가셔서 저를 아내로 맞으시고 곧 베니스의 친구분 한테
가세요. 그때까지 네리싸하고 저는 처녀 과부살이를 하고 있겠어요. 그건 그렇고 그편지 사연을 들려
주세요.
[바싸니오] (읽는다) 바싸니오군, 내배는 전부 파선되었네. 채권자들은 날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내
처지가 매우 난처하게 되었네. 유대인한테 써준 증서는 이미 기한이 넘었네. 그것을 지불함에 있어서는
나는 살 가망이 없은즉 바라건대 마지막으로 자네를 한번 만나 보고싶네. 그렇게만 해준다면 우리
두사람 사이의 모든 부채는 청산이 되는 셈이지. 그러나 무리를 하지는 말게. 마음이 내켜 오게되면
좋고 편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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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일부러 올 필요는 없네.
[포오샤] 만사를 제쳐 놓고 가세요
[바싸니오] 알겠소. 하지만 돌아올때까지 하루라도 불필요한 침상에서 더자는 일은 없을거요. 더
머물러서 우리 두사람의 재회를 지연시킬수야 없지.
(바싸니오. 그래쉬아노 퇴장)
로렌조씨! 저의 부탁좀 들어 주실래요. 나는 남편이 돌아오실 때까지 이집의 관리를 맡기고 싶어요.
그리고 나는 하나님께 은밀히 맹세하고 네리싸만을 데리고 조용히 기도를 드리려고 했어요. 남편들이
돌아오실때까지만 사람을 피하고 말야. 이마일쯤 떨어진 곳에 수녀원이 있어. 거기 당분간 있기로
했어요. 그러니 내 부탁을 거절하지 말아줘요
[로렌조] 알았읍니다. 지당하신 분부신데 말씀대로 하겠읍니다.
[포오샤] 그리고 집안 사람들에게도 가서 알려주시오 부탁해요!
[로렌조] 그럼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제씨카] 마님, 만사가 뜻대로 이루어 지시기 빕니다.
[포오샤] 고맙군, 나도 두사람에게 똑같이 빌겠어.
(제시카와 로렌조 퇴장)
예! 네리싸! 편지를 써줄테니 빨리 파듀아로 가서 내 친척인 벨라리오 박사님께 갖다드려.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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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분께서 너한테 일체 서류하고 의복을 주실테니 나루터로 가져와
[포오샤] 거기서 내계획을 자세히 이야기를 하마, 서둘러야해. 오늘 안으로 이십 마일은 가야하니까
(모두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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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제4막
제1장 베니스. 법정
제2장 같은 장소.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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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제1장 베니스. 법정
(공작, 귀족들, 안토니오, 바싸니오, 그래쉬아노, 기타 등장)
[공작] 샤일록크, 세상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바이지만 그대가 이토록
끝까지 악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재판이 끝날 직전까지겠지. 마침내는 돌변해서 지금까지의 이상할
정도로 잔인했던 처사 이상으로 신기한 자비를 베풀게 되겠지. 지금 다구쳐 재촉하고 있는 이 가엾은
상인의 살점 일 파운드의 과료를 면제해 줄뿐만 아니라 가상하게도 인간애의 마음을 일으켜 원금의
액수까지도 탕감해 주리라 생각된다. 최근 계속해서 당하는 손실 때문에 타격이 심한 이 거상의 처지를
그대도 측은히 여길테지. 마음이 강철이나 돌처럼 완고하고 눈꼽만치도 자비를 모르는 토이기나
타다르의 야만일지라도 그를 동정하지 않을 수 없지. 샤일록크, 우리 모두 그대의 너그러운 대답을
기대한다.
[샤일록크] 제 결심은 이미 말씀드린 바가 있읍니다. 여하한 일이 있드라도 증서의 내용대로 과료를
받겠다고 신에게 맹세를 했읍니다. 그것은 안된다고 하시면 이나라의 법과 자유는 휴지쪽이 되어
버리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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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또 이렇게 물으시겠죠. 무슨 이유로 삼천 다캇트의 돈을 받지 않고 썩은 고기 일파운도를
요구하느냐고요. 그 대답은 하지 않겠읍니다. 하지만 가령 그건 제 기분이라고 말씀드린다면 어떨까요?
가령 집안의 쥐 때문에 골치를 썩히다가 제가 쥐를 죽여주는 사람이 있으면 일만 다캇트를 주겠다고
말했다면 어떨까요? 아시겠읍니까 세상에는 입을 버리고 있는 돼지를 보면 메스꺼워진다든가 고양이를
보면 미치는 사람도 있읍니다. 그래서 대답하겠읍니다만 마치 뭣 때문에 입을 버리고 있는 돼지를 참을
수 없느냐. 하는 이유를 말씀드릴수 없는 것처럼 뻔히 손해인줄 알면서 안토니오에 대해서 이런 소송을
하는것도 그사람한테 해 묵은 원한이 있는데다 그사람이 싫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의 이유는
말씀드릴수도 없고 말씀드리고 싶지도 않습니다. 아시겠읍니까?
[바싸니오] 그따위 대답이 어디있어. 몰인정한 인간 같으니라구! 그걸로 잔인한 소송의 변명이
되느냐 말야
[샤일록크] 당신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할 의무는 없오
[바싸니오] 싫으니까 죽여야 된다는 이치는 성립이 안돼,
[샤일록크] 미웁다고 생각되는 정도라면 죽이고 싶은게 인정이죠?
[바싸니오] 불쾌하게 느꼈다고 해서 당장 미워하는 것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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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아?
[샤일록크] 그럼 독사한테 두번 물리게 할셈인가?
[안토니오] 이보게, 저자를 설득시킬수 있다면 대해의 기슭에 서서 높은 파도를 보고 물러 나라고
명령할수도 있겠지. 늑대를 보고 어찌하여 새끼 양을 약탈해서 어미양을 울렸느냐고 나무랄수도
있겠지. 아니 그밖의 어려운 일도 할수 있을거야. 그러니까 아무말도 하지 않는것이 좋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니까. 나는 차라리 간단한 수속을 거쳐 빨리 재판을 받고 유대인의 소원대로
해주고 싶네
[바싸니오] 삼천 다캇트지만 육천 다캇트내지
[샤일록크] 육천 다캇트중의 일 다캇트를 여섯으로 나누고 그 육분지 일이 일 다캇트라고 해도 받을
생각이 없오. 증서내용대로 받겠단 말이오.
[공작] 그런 무자비한 짓을 하고도 만일의 경우 자비를 구할 수 있겠나?
[샤일록크] 제가 뭐 잘못한게 있어야 말이죠. 당신들 집안에는 돈으로 사들인 노예가 많겠죠. 그
노예들을 당신들은 당나귀나 개처럼 마구 부려 먹죠. 그야 그럴테죠. 돈내고 사들인 놈들이니까요.
만일 제가 각하께 노예들을 자유로운 몸으로 해주십시오 하고 말씀 드린다면 각하께서는 그놈들은
소유물이다라고 말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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겠죠. 저도 그렇게 대답하겠읍니다. 제가 요구하는 살점 일 파운드는 비싼 값으로 산것이니까 제
소유물이죠. 그걸 달라는 것입니다. 그걸 안된다고 말씀하시면 이나라 법률은 있으나마나죠. 베니스의
법령은 무효가 되는거죠. 어서 재판을 해주십쇼. 어떡하시겠읍니까 재판을 하시겠죠.
[바싸니오] 안토니오군, 기운을 내게, 낙심하면 안돼, 나 때문에 군의 피를 한방울이라도 흘리게 할
수는 없지. 차라리 내가 이 살과 피와 뼈, 무엇이건 저 유대인에게 줘버리겠네.
[안토니오] 나는 병걸린 약한 양이니까 먼저 죽는건 당연한 일일세. 과일도 설익은 것이 먼저
떨어지는 법야. 나도 그렇네. 바싸니오 살아 남아서 나를 위해서 비문을 써주기 바라네
(네리싸 변호사의 서기 같은 복장을 하고 등장)
[공작] 파듀아의 벨라리오 박사 한테서 왔는가?
[네리싸] 그렇습니다. 벨라리오 박사가 문안드립니다.
[바싸니오] 뭣때문에 당신은 그렇게 열심히 칼을 갈고 있오?
[샤일록크] 저기 있는 파산자한테서 벌금을 받으려고요
[그래쉬아노] 이 눈물도 피도 없는 놈아, 구두바닥에다 가는 것보다 그 지독한 심통 바닥에 가는것이
잘 들거다. 하지만 아무리 잘드는 칼이나 망나니 도끼도 네 못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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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칼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간절한 기도도 네 심장에는 통하지 않느냐?
[샤일록크] 그 머리로 쥐어 짜낸 기도 가지고는 안되지.
[그래쉬아노] 천하에 개만치도 못한 고약한놈! 너같은 놈을 살려두다니 정의가 무색하다. 하등
동물이 영혼이 인간의 체내에 깃들인다는 피타고라스의 학설도 너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로 여겨질
정도야. 네 그개같은 영혼은 원래는 늑대한테 붙어 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늑대가 사람을 물어 죽인
죄로 교살 당했을때 빠져 나와서 네놈의 더러운 어미의 자궁속으로 들어갔다가 네 영혼속으로 옮아
들어간 거야. 네놈의 그 늑대같은 잔인하고 복수심에 차서 탐욕적인 근성이 좋은 증거야
[샤일록크] 그렇게 소리를 질러서 이 증서에 날인한 것을 지울 수 있으면 모를까 너무 큰소리를 내면
폐가 상할걸 젊은 친구, 생각을 고치지 않으면 가망이 없게 돼. 나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어.
[공작] 벨라리오 편지로는 젊고 박식한 박사를 우리 법정에 추천한다는 거요. 그분은 어디 계시는가?
[네리싸] 바로 저쪽에 있읍니다만 받아 주실지 하회를 기다리고 있읍니다.
[공작] 좋고말고, 어서 모셔 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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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오샤 법학박사 같은 복장을 하고 등장)
어서 오시오. 벨라리오씨한테서 오는 길이오?
[포오샤] 그렇습니다.
[공작] 잘왔오. 어서 앉으시오. 지금 심문중인 소송건은 잘 알고 있오?
[포오샤] 자세히 알고 있읍니다. 그 상인은 누굽니까? 그리고 유대인은?
[공작] 안토니오와 샤일록크 두사람 다 앞으로 나오라
[포오샤] 그대 이름이 샤일록크인가?
[샤일록크] 제가 샤일록큽니다.
[포오샤] 그대의 이번 소송은 매우 이례적인 소송이오. 하지만 소송절차에 있어서 이상이 없으니
베니스의 법률로서는 그대를 비난할 수는 없오. (안토이오에게) 그대의 생사는 원고에게 달려 있다는데
그렇지 않은가?
[안토니오] 원고가 그렇게 말하고 있읍니다.
[포오샤] 증서에 대해서 이의는 없는가?
[안토니오] 없읍니다.
[포오샤] 그렇다면 유대인이 자비를 베풀수 밖에 없오.
[샤일록크]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래야만 되지요?
[포오샤] 자비란 억지로 베푸는 것이 아니오. 자비란 하늘에서 보슬비가 내리어 대지를 적시듯이
내리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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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이중의 축복일진대 이는 자비를 베푸는 자와 받는자 쌍방의 축복이오. 자비는 크고 높은 자에게
있어서 더욱 큰 미덕이오. 미덕이 숨쉬는 왕좌는 그빛이 금관을 무색케 하는 법이니 국왕의 홀은 한낱
속세의 권력과 제왕의 위압이 자리잡은 외경의 표지에 불과하나. 자비는 이와 같은 속세의 권력 상좌에
임하고 있오. 자비는 영생불멸의 덕이오. 따라서 자비로써 정의를 중화할때 속세의구권력도 천도에
합당하게 되는 법이오. 그러므로 유대인이어, 그대는 끝내 재판을 주장하나 재판으로는 우리들중에
한사람도 구원을 받을수는 없오. 우리는 서로가 자비를 위해 기도하오. 그 기도는 타인에게 자비를
베풀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있오. 본인이 이렇게 말하는것은 그대의 재판 소송을 중재하기
위함이오. 만일 원고가 정의의 재판을 고집한다면 엄격한 베니스의 법정은 불가불 저기있는 당신에게
선고를 내릴 수 밖에 없오.
[샤일록크] 내일은 내가 책임지는 겁니다. 재판을 진행시켜 주십시오. 증서대로의 벌과를
요구합니다.
[포오샤] 피고는 돈을 지불할수 없는가?
[바싸니오] 아니, 돈은 제가 대신 지불하겠읍니다. 원금의 배액을 내겠읍니다. 만일 그것도
부족하다면 열배라도 내겠읍니다. 제손과 목, 심장을 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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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라도 말입니다. 그것도 부족하다면 정의라는 건 외면 뿐이고 속심은 흉칙합니다. 부탁합니다.
나라의 권한으로 대의를 위해서 다소 법을 어겨서라도 이 악당을 제재해 주십시오.
[포오샤] 그건 안되오. 베니스의 여하한 권력도 제정된 국가의 법을 고칠수는 없오. 일단 판례를
남기면 그것이 선례가 되어 국가에 가지 가지 과오가 속출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난관에 봉착하게
될것이오.
[샤일록크] 명판 다니엘이 오셨네! 다니엘! 젊으신 명판사님! 감사합니다.
[포오샤] 어디 그 증서를 보여주오
[샤일록크] 여기 있읍니다. 네, 바로 여깁니다.
[포오샤] 샤일록크, 이돈을 세배로 해서 지불하면 어떤가?
[샤일록크] 선서를 했단말요. 하늘에 맹세했오. 내 영혼에 위서죄를 씌울수 있을까요? 천만에요.
베니스를 다 준대도 안됩니다.
[포오샤] 이 증서는 기한이 넘었으니까 원고는 정당한 권리로 이 상인의 심장 옆에서 일파운드의
살을 베어 낼 권리가 있오. 그러나 자비를 베푸시오. 원금의 세배를 받으시오. 이 증서는 내가 찢도록
해주오
[샤일록크] 그야 증서 내용대로 지불만 한다면야. 당신은 훌륭한 재판관인것 같은데요. 법률도
잘알고
[페이지] 가-028,, 0A0280
있고 해석도 확실하시고요. 저는 당신을 훌륭한 국가 법률의 기둥이라고 생각하니까 그 법률대로 어서
재판을 해주시오. 맹세하지만요. 인간의 혀바닥의 힘으로는 내 마음을 돌려 놓을수는 없읍니다. 제발
증서대로 해주시오
[안토니오] 저도 소원입니다. 재판을 진행시켜 주십시오.
[포오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의 칼을 받을 준비를 하라
[샤일록크] 아 훌륭하신 재판관님! 젊으신 명판사님!
[포오샤] 이 증서 문면에 적힌 과료는 법률의 의의 및 목적으로 보아 충분히 시인되어야 할 성질의
것이오
[샤일록크] 옳습니다. 아! 현명하고 공평하신 재판관님 정말이지 당신은 보기보다는 훨씬 노련한
훌륭한 분이시군요
[페이지] 나-001,, 0B0010
[포오샤] 그러니까 가슴을 풀어요
[샤일록크] 그렇습니다. 가슴입죠 증서에 그렇게 씌어 있읍니다. 안 그렇습니까? 심장 바로
옆으로부터라고 써 있읍니다.
[포오샤] 그렇소 살 무게를 달을 저울은 있는가?
[샤일록크] 준비해 가지고 있읍니다.
[포오샤] 샤일록크, 원고부담으로 의사를 불러 오시오 상처를 막지 않으면 출혈로 생명이 위험할
테니까.
[샤일록크] 증서에 그렇게 적혀 있읍니까?
[포오샤] 써 있지는 않지만 그 정도의 인정은 베푸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샤일록크] 없는데요 증서에는 그런 말 없읍니다
[포오샤] 피고는 할말이 없나?
[안토니오] 별로 없읍니다. 이미 각오는 되어 있읍니다. 바싸니오군 악수나 하세 잘 있게 내가 자네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해서 슬퍼하지 말게. 운명의 여신이 내게 대해서는 그래도 친절한 편이지
불행한 사람을 재물에서 떼어 놓은채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게 하고 얼굴엔 주름살 천지가 되어 움푹
들어간 눈을 하고 자신의 가난을 목격하면서 살게 하는 것이 상례인데 그 비참한 꼴만은 면하게
해주거든 부디 부인께 안부 전해주게
[페이지] 나-002,, 0B0020
안토니오는 왜 죽었는지 얼마나 자네가 사랑했는지, 사실대로 잘 말하고 부인의 판단을 청해 보게 한때
바싸니오에게 친구 한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할 수 있을지 자네가 친구 하나를 잃었다고 부친이 슬퍼
하신다면 나는 군을 위해서 부채를 지불하는 것을 슬퍼하지 않네. 만일 유대인이 아주 깊숙히 자른다면
그야말로 기쁘게 지불하는 것이 될 테니까
[바싸니오] 안토니오군, 내 아내는 생명과도 같이 소중한 여잘세 하지만 생명 그 자체도 아내도 전
세계도 내게는 군의 생명보다 귀중한 것이 못 되네 난 모든 것을 버려도 좋아 모든 것을 희생해도
좋으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이 악마로부터 자네를 구하고 싶네
[포오샤] 부인이 옆에 있다가 그 소리를 들으면 별로 고마워 하지 않을 걸요
[그래쉬아노] 나도 사랑하는 아내가 있지만 차라리 죽어서 승천한다면 하나님께 호소해서 이 못된
유대놈의 마음을 바꿔 놓을수 있을텐데
[네리싸] 그런 소린 부인이 듣지 못하는 데서나 해야지 집안에 풍파가 날 걸요.
[페이지] 나-003,, 0B0030
[샤일록크] (방백) 크리스챤 남자들이란 다 저렇다니까 나 한테도 딸이 하나 있지 크리스챤을 사위로
맞을 바엔 강도 바라바스의 혈통한테 주어버리는 게 났지, 이건 시간 낭빈데 빨리 인도를 내려 주십쇼
[포오샤] 저 상인의 살 일 파운드는 원고의 것이오. 법정은 이를 시인하는 바이며 법률이 이를
원고에게 주는 것이오
[샤일록크] 공명정대하신 재판관님!
[포오샤] 원고가 직접 피고의 심장 옆에서 산을 비어 내야 하오. 법률이 이를 허가하고 법정이 이를
시인하는 바이오
[샤일록크] 박학하신 재판관님! 언도요! 자, 어서!
[포오샤] 잠깐 할 얘기가 또 있오 이 증서에는 피는 한방울도 원고에게 준다고 하지 않았오. 분명히
(살 일 파운드)라고만 씌어 있오. 그러므로 증서의 문면 대로 (살 일 파운드)를 가질 것 그러나 살을
비어 냄에 있어서 피 한방울이라도 흘릴 때에는 원고의 토지나 재산은 베니스의 국법에 의해서 이를
베니스 국고로 몰수하겠오
[그래쉬아노] 아, 공명정대한 재판관님! 어때 유대인아 박하하신 재판관님!
[페이지] 나-004,, 0B0040
[샤일록크] 그게 법률입니까?
[포오샤] 자기 눈으로 직접 조문을 보시오. 결국 원고가 시종 엄중한 증서 문면 대로의 재판을
고집했기 때문에 원고는 원고의 소원 이상의 엄중한 재판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오. 알았는가?
[그래쉬아노] 박학하신 재판장님! 유대인아. 어때 정말 박학하신 재판관님이시다!
[샤일록크] 그럼 피고의 제안대로 하겠읍니다. 원금의 세배를 내면 저 사람을 용서하겠읍니다.
[바싸니오] 그 돈은 여기 있오
[포오샤] 잠깐! 원고는 어디까지나 올바른 재판을 받겠다는거요 기다려요 서두를 건 없오. 유대인은
과료 이외에는 아무것도 받을 수 없오.
[그래쉬아노] 이 유대놈! 공명정대하신 재판관님 정말 박학한 재판관이십니다.
[포오샤] 그러니까 살을 자를 준비를 해. 피를 흘리면 안되오. 그리고 살은 꼭 일 파운드만, 그
이외에 많거나 적게 잘라서는 안되오 만일 일 파운드 보다 많거나 적게 자를 경우에는 그것이 설사
이십분지 일이나 머리 카락 하나의 차이라도 저울 눈에 차이가 난다면 그대의 생명은 없오. 원고의 전
재산을
[페이지] 나-005,, 0B0050
몰수할 것이니라.
[그래쉬아노] 다니엘의 재림이다. 정말 다니엘과 같은 명재판관야. 이 이교도야, 꼼짝못하게 됐지
[포오샤] 유대인은 왜 주저하는가? 어서 과료를 받으라
[샤일록크] 원금만 주면 나는 가겠읍니다
[바싸니오] 아까부터 준다고 하지 않았나. 여기 있오.
[포오샤] 원고는 공판정에서 받지 않겠다고 말했오 그는 오직 법률대로, 증서대로의 과료 이외것을
받아서는 안되오
[그래쉬아노] 다니엘! 다니엘! 야 유대놈아 좋은 말을 네가 가르쳐 줘서 고맙다.
[샤일록크] 원금만이라도받을수 없을까요?
[포오샤] 원고가 받을 것이라고는 목숨을 걸고 잘라야 할 과료 밖에 없오.
[샤일록크] 그럼 맘대로 하슈. 따져 봐야 소용없군
[포오샤] 기다려 유대인 아직도 법률 문제가 남아 있오 베니스의 법에 의하면 외국인이 직접 혹은
간접의 방법으로 베니스 시민을 죽이려고 했다는것이 증명될 때는 그 자의 재산을 이분해서 피해자가
그 절반을 갖고 나머지 절반은 국고로 몰수하기로 되어 있오 그리고 범죄자의 생명은 오로지 공작님의
관용 여하에 달렸을 뿐 아무도 거기 대해서 반대할 수 없는 것이오. 그대의
[페이지] 나-006,, 0B0060
죄상은 바로 여기 해당하오. 직접 간접으로 피고의 목숨을 뺏으려고 계획한 것이 명백하니까 조금 전
본관이 설명한 처벌은 면할 수 없오. 그러니 빨리 무릎 꿇고 공작님의 너그러우신 처분을 비시오.
[그래쉬아노] 네 손으로 목이나 매고 죽게 해달라고 간청해 하지만 재산은 전부 몰수 당하니까 새끼
줄 하나 살 여유도 없을 걸 그러니까 정부의 비용으로 목을 매야 될 걸세
[공작] 우리 정신이 그대의 정신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 애걸하기 전에 그대의 목숨만은
살려 주겠노라 그러나 재산의 절반은 안토니오에게 주고 나머지 반은 국고에 넣겠노라 그러나 진정으로
회개한다면 벌금 정도로 용서할지도 몰라
[포오샤] 좋습니다. 안토니오 몫은 제쳐 놓고 국고에 들어 갈 것은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
[샤일록크] 아니, 목숨이고 뭣이고 다 차지 하슈 용서하실 필요 없읍니다. 집을 버티고 있는 기둥을
뺏기는 것은 집을 뺏기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재산을 뺏기는 건 목숨을 뺏기는 거죠
[포오샤] 안토니오, 그대는 유대인에게 어떤 자비를 베풀 수 있오
[페이지] 나-007,, 0B0070
[그래쉬아노] 공짜로 목 매는 줄이나 하나, 그 밖에 뭐가 있읍니까? 저 따위 인간에게
[안토니오] 주제 넘은 말씀입니다만 유대인의 재산 절반은 벌금 정도로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머지 반은 당분간 저에게 맡겨 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그 재산은 유대인이 죽으면 얼마전 그의 딸고
사랑의 도피를 한 청년에게 주겠읍니다. 이 밖에 소청이 있읍니다. 사후 일제의 재산을 딸 부부에게
양도한다는 증서를 이 법정에서 쓰도록 해 주십시오
[공작] 그렇게 하리다. 만일 거부하면 지금 공표 한 사면을 취소하겠오
[포오샤] 원고는 어떻소? 좋은가?
[샤일록크] 좋습니다.
[포오샤] 서기, 양도 증서를 작성해
[샤일록크] 여기서 나가게 해 주슈 몸이 불편해요 증서는 나중에 보내 주십쇼 집에서 서명할테니
[공작] 가도 좋아, 하지만 명령대로 해야 돼
[그래쉬아노] 이 봐, 세례를 받으려면 증인이 두 사람 있어야 해 하지만 내가 재판관이었다면 증인을
열 명으로 불려서 너를 세례반이 아니라 교수대로 끌고 가겠다.
(샤일록크 퇴장)
[페이지] 나-008,, 0B0080
[공작] 모두들 집으로 가서 같이 식사합시다
[포오샤] 감사합니다만 용서를 빌어야되겠읍니다 저는 오늘밤 파듀아로 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당장
떠나야 되겠읍니다.
[공작] 그건 유감 천만이로군 안토니오, 재판관께 충분한 보답을 해야 되네, 그대가 산 것은 이
분덕이니까
(공작과 그의 일행 퇴장)
[바싸니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저와 제 친구는 재판관님의 현명하신 재판에 의해서 생명에
관계되는 과료를 면하게 되었읍니다. 그래서 유대인에게 주려고 했던 이 삼 천 다캇트를 기꺼이
재판관장님께 바치겠읍니다. 변변치 않습니다만 후의에 보답하는 표십니다.
[안토니오] 앞으로도 오래 오래 오늘의 은혜를 잊지 않겠읍니다
[포오샤]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자는 보수를 받은거나 마찬가집니다. 나는 당신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으니까 말하자면 이미 보수를 받은 것이죠. 나는 지금까지 그 이상의
보수를 바란 일이 없읍니다. 앞으로 다시 만날 때는 나를 알아 보시겠죠 안녕히 계세요. 실례합니다.
[페이지] 나-009,, 0B0090
[바싸니오] 실례지만 꼭 좀 들어 주셔야 되겠는데요 저희들의 조그만 뚱을 받아 주셨으면
감사하겠읍니다. 사례로 드리는건 아니니까요 제발 두가지를 허락해 주십쇼. 거절하시지 마시고 실례를
용서해 주시기를
[포오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굳이 거절은 하지 않겠읍니다. (안토니오에게) 당신의 장갑을
주세요 기념으로 끼겠어요 (바싸니오에게) 그리고 당신의 호의에 대해서는 이 반지를 받기로 하죠.
손을 빼시면 안돼요 다른 것은 받지 않을 테니까요 나를 생각하시는 이상 줄 수 없다고는 하시지
않겠지요
[바싸니오] 이건 보잘것 없는 겁니다. 이런걸 드린다면 제 수치죠
[포오샤] 그거 이외에는 아무것도 받지 않겠어요 정말 그 반지가 갖고 싶으니까요
[바싸니오] 이 반지에는 값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연이 있읍니다. 베니스에서 제일 비싼 반지를
드리기로 하죠 광고를 내고 찾아 내서 바치겠읍니다. 이것만은 제발.
[포오샤] 말은 시원시원하군요 처음에는 달라고 하라고 해 놓고는 막상 달라고 하니가 반지는 선택할
자격이 없다는 거군요.
[페이지] 나-010,, 0B0100
[바싸니오] 실은 이 반지는 아내가 준겁니다. 아내가 끼어 주면서 절대로 빼면 안 된다고 했죠. 잃어
버려도 안된다고 맹세까지 하라는 것이었읍니다
[포오샤] 그런 변명은 남에게 물건을 주지 않으려고 할 때 효력을 나타내는 거죠. 만일 당신 부인이
미치지 않고 그 반지쯤 줘도 괜찮을 공로가 나한테 있다는 것을 아신다면 당신이 그것을 나한테 준다고
해도 언제까지나 적의를 품지는 않으실 거예요. 좋아요, 편안히 계세요!
(포오샤와 네리싸 퇴장)
[안토니오] 바싸니오군, 반지를 저 분한테 드리게 부인의 명령이긴 하겠지만 저 분의 공로도 있고 또
내 우정도 있고 하니말야
[바싸니오] 그래쉬아노, 어서 뛰어가서 이 반지를 전하고 될 수 있으면 안토니오군 집으로 모셔
오도록 하게 어서 빨리
(그래쉬아노 퇴장)
자 우리도 가세. 내일 아침에는 일찍 벨몬트로 가야지 자, 어서 (모두 퇴장)
[페이지] 나-011,, 0B0110
[장] 제2장 같은 장소. 거리
(포오샤와 네리싸 등장)
[포오샤] 샤일록크의 집을 찾아가서 이 증서를 주고 서명하라고 해. 우린 오늘 저녁 떠나기로 해야지
바깥 양반들보다 하루 먼저 집에 닿게 될거야 이 증서를 보면 로렌조가 기뻐 할테지.
(그래쉬아노 등장)
[그래쉬아노] 박사님, 겨우 따라왔읍니다. 바싸니오씨가 생각을 돌려서 이 반지를 드리랍니다.
그리고 오셔서 소찬이나마 같이 드시자고요
[포오샤] 그건 안되겠고 반지는 고맙게 받겠오 그렇게 전해 주시요 그리고 또 수고스럽지만 이
청년에게 샤일록크 집을 가르쳐 주시오.
[그래쉬아노] 그러죠
[네리싸] 할 얘기가 있는데요 (포오샤에게 방백) 제 남편의 반지도 받을 수 있을지 시험해
봐야겠어요 꼭 지니고 있겠다고 맹세를 시켰거든요
[포오샤] (네리싸에게 방백) 틀림없이 받을 수 있을 거야 절대로 여자한테 준건 아니라고
주장하겠지만 우리들은 남편들의 약점을 잡아 꼼짝 못하게 해 줘야지 (큰소리
[페이지] 나-012,, 0B0120
로) 어서 빨리 내가 기다리는 장소는 알겠지
[네리싸] 어서 가시죠 그 집까지 안내 해주시지
(모두 퇴장)
[페이지] 나-013,, 0B0130
[막] 제5막
제1장 벨몬트. 포오샤의 집으로 가는 소로
[페이지] 나-014,, 0B0140
[장] 제1장 벨몬트. 포오샤의 집으로 가는 소로
(로렌조와 제씨카 등장)
[로렌조] 달이 밝군. 바로 이런 밤이었을 거야. 싱그러운 바람이 살짝 나무 잎에 키쓰를 하는 이런
밤이었을거야 트로일러스 왕자가 트로이 성벽에 올라 크레씨다가 누어 있는 그리이스의 군박을 향해서
깊은 한숨을 지은 것이 말이오.
[제씨카] 그래요, 이런 밤에 저 바빌론의 미인 디즈비가 조마조마 이슬을 밟고 애인을 만나러 갔지만
여인이 나타나기 전에 사자의 그림자가 보였기 때문에 놀래서 달아 났거든요.
[로렌조] 아마 이런 밤이였을 거요. 여왕 마이도가 버들가지를 손에 들고 파도가 거칠은 해변에 서서
애인을 카르타고로 다시 돌아오도록 했거든,
[제씨카] 메디아가 마술의 힘을 얻어 시아버지 이이슨 왕을 젊게 하기 위해서 비방의 약초를 모은
것도 이런 밤이었어요
[로렌조] 바로 이런 밤에 유대인의 딸 제씨카가 돈 많은 아버지 몰래 털털이 연인과 같이 베니스를
빠져 나와
[페이지] 나-015,, 0B0150
벨몬트까지 도망친 것도.
[제키카] 바로 이런 밤에 로렌조라는 청년이 사랑하느니 어쩌니 하고 수천번 거짓 맹세를 하고 그
딸을 속인 것도
[로렌조] 바로 이런 밤에 귀여운 제씨카가 사나운 꼬마 노<<0>> <<파>> 모양 애인 욕을 하는것을
애인이 용서해 준 것도.
(음악) 주인님이 망도하시려는 모양이오 얼마나 근사하오. 이 잔디 둑에 바치는 교교한 달빛을 봐요
여기 앉아서 음악 소리나 들읍시다. 아름다운 음악소리와 저녁의 고요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구료
제씨카, 앉아요 저길 올려다봐요 하늘이 온통 찬란한 작은 금 접시를 늘어 놓은 것 같지 않소. 저
중에서 제일 작은 별로 저렇게 하늘을 도는 동안 천사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든지 뭐요.
영롱하고 생기 있는 눈을 한 천동들의 음악에 맞추어서 말요.
[제씨카] 좋은 음악을 들어도 난 조금도 기쁘지 않아요
[로렌조] 그건 당신이 너무 마음을 쓰기 때문야 생각해 봐요, 멋대로 날뛰는 가축이나 아직 길들지
않은 망아지도 미친듯이 뛰어 다니고 큰소리로 우는 것이 그것들의 혈기왕성한 증거이기도 하고
본성이기도 하지만 만일
[페이지] 나-016,, 0B0160
어쩌다 나팔소리를 듣는다든지 어떤 음악의 가락을 들으면 약속이나 한듯 이 걸음을 멈추고 사나운
시선도 상냥해지거든 그건 바로 음악의 마력 때문야 그러니까 시인이 옛날 오퓨스라는 음악의 대가가
음악의 힘으로 나무와 돌과 강물도 움직였다고 상상했거든 그건말야 아무리 냉담하고 완고하고 흉악한
자라도 음악을 들으면 한때는 성질이 일변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음악을 들어 봐요
(포오샤와 네리싸 등장)
[포오샤] 객실에 불이 켜져 있고나 저렇게 가냘픈 촛불의 빛도 먼곳까지 비치지 않니 이런 식으로
착한 행동은 악한 세상을 비치는 거야
[네리싸] 달이 비치고 있었을 때는 촛불이 보이지 않았는 데요
[포오샤] 마찬가지로 커다란 영광은 조그만 영광을 희미하게 하거든 마치 육지의 개울물이 바다물로
합쳐 버리듯이 말야 들어 봐, 음악소리
[네리싸] 집안의 악사들이 연주하는군요
[포오샤] 뭣이고 다 환경에 좌우된다니까 낮에 듣는 것보다 훨씬 은근한 것 같군
[네리싸] 고요하기 때문이죠
[포오샤] 뭐고 환경 조건이 없으면 까마귀 소리도 종달새
[페이지] 나-017,, 0B0170
소리 처럼 들리겠지. 밤 꾀꼬리도 거위 같은 것이 시끄럽게 짹짹거리는 대낮에 노래한다면 고작 굴뚝새
소리로 밖에 안들릴거야 대개 때를 잘 택해야 정당한 명예도 얻고 제 실력을 발휘할수도 있어 조용히!
달님께서 지금 연인 엔디미언하고 같이 주무시고 계셔 깨우지 말아야지
(음악소리 그친다)
[로렌조] 저 목소리는 분명 포오샤 아씨 목소린데
[포오샤] 잘도 아는군 장님은 나쁜 목소리만 듣고도 뻐꾸기를 알아 맞춘 다드니
[로렌조] 어서 돌아오십쇼
[포오샤] 우린 바깥 양반들이 무사하기를 빌었어요 기도 덕으로 아무 일도 없으시겠지만
돌아오셨어요?
[로렌조] 아직 안 돌아오셨읍니다
[포오샤] 네리싸, 안으로 들어가서 하인들 한테 일러 놔요 우리가 외출했었다는 걸 모른척 하라고
말야 로렌조 당신도 그리고 제씨카도.
(나팔소리)
[로렌조] 주인님이 도착하셨읍니다 나팔소리가 나는 데요 아씨! 저희들은 남의 말 지꺼려 대진
않습니다 염려 마십쇼
[페이지] 나-018,, 0B0180
(바싸니오, 안토니오, 그래쉬아노)
[바싸니오] 태양은 숨어있어도 당신만 걸어 다니면 지구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 못지않게 밝소
[포오샤] 밝은건 좋지만 경박한건 나쁘죠 경박한 아낙네는 남편을 불쾌하게 만드니까요 당신이
그래서는 안되죠 하지만 만사는 하나님이 역사 하시니까요 잘 돌아 오셨어요.
[바싸니오] 고맙소 내 친구요 이 친구가 바로 그 사람이오 안토니오군 내 큰 은인이지
[포오샤] 이 분의 은혜는 결초보은 하셔야 돼요 당신을 위해서 전력을 다 하셨다면서요
[안토니오] 그건 벌써 끝난 일 입니다.
[포오샤] 정말 저희집에 잘 오셨어요 일일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고맙다는 인사말씀은
생략하겠읍니다.
[그래쉬아노] (네리싸에게)저 달이 증인이라니까 당신 말은 억지야 난 재판관 서기한테 줬어 당신이
그렇게 신경쓰는걸 보니 그 친구하고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냐?
[포오샤] 아니 벌써 싸움야? 왜 그래?
[그래쉬아노] 대단치 않은 금반지 얘깁니다 전번에 아내가 저한테 준겁니다만 칼 장수가 칼에 사긴것
같은 '버리
[페이지] 나-019,, 0B0190
지 말고 사랑해 줘요'라는 어설픈 시를 사긴 반지죠
[네리싸] 글 귀나 값 얘기를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은 내가 반지를 드렸을 때 죽을 때까지 몸에
지니고 죽은 뒤에는 무덤 속에 같이 묻게 하겠다고 맹세를 했죠. 나는 아무래도 좋지만 그렇게
요란스럽게 맹세를 했으니 소중히 했어야되지 않아요? 재판관 서기한테 줬다고요! 안되죠 하나님이 내
재판관예요 그 서기인지 뭔지는 필시 수염이 없을걸요
[그래쉬아노] 그야 성년이 되면 수염이 나겠지
[네리싸] 그야 여자가 성년이 돼서 남자로 둔갑을 한다면 나겠죠
[그래쉬아노] 히히 그렇지 않다니까 젊은 남자한테 줬어요 채소하고 키도 작은 애숭이라니까. 당신
정돌까 재판관 서긴데다가 잘지꺼려대는 녀석이고 반지를 꼭 보수로 달라는 거야 안된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오
[포오샤] 그건 나빠요 솔직히 말해서 네리싸가 처음 준 것을 예사로 버린다는 것은 나쁘고 말고요
맹세를 하고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진실의 표적으로 자신의 몸에 낀 것이 아녜요 나도 남편에서
반지를 드리고 절대로 떼어 놓지 않는다는 맹세를 받았거든요 저기 계시지 않아요 맹세해도 좋아요
남편은 설사 온
[페이지] 나-020,, 0B0200
세상의 재물과 바꾼다고 해도 절대로 반지를 벗어 버리는 일은 없을 거예요
[바싸니오] (방백) 차라리 왼쪽 손을 잘라버리고 반지를 뺏기지 않으려고 하다가 그렇게 됐다고
말하는 게 낫겠군
[그래쉬아노] 바싸니오 선생님도 재판관이 달라고 그래서 반지를 줘버리신걸요
[포오샤] 당신 어떤 반지를 주셨죠? 설마 제가 드린 것은 아니겠죠
[바싸니오] 내 실수지만 거짓말까지 할 수 있다면 반지는 주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지만 내 손가락엔
보다시피 반지가 없오 없어졌다니까
[포오샤] 그러니까 결국 당신의 마음 속에 진실성이 들어 있지 않은거예요 그 반지를 보기 전에는
절대로 동침하지 않겠어요
[네리싸] 나도 반지를 보기 전엔 절대로
[바싸니오] 포오샤, 만일 당신이 누구한테 그 반지를 줬는지 누구를 위해서 줬는지, 뭣때문에
줬는지를 알게 되고 내가 얼마나 고민을 했으며, 반지 이외는 아무것도 받지 않겠다고 해서 할 수 없이
반지를 주고 말았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그렇게까지 화를 내지
[페이지] 나-021,, 0B0210
않을 거요
[포오샤] 당신이 그 반지의 가치를 알고 계시고 반지를 드린 당사자의 의견을 절반 만이라도
아신다면, 그리고 당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그 반지는 몸에 지니고 계셔야 된다고 생각하셨다면
반지를 내 준다는 것은 있을수 없었을 텐데요 네리싸 말이 옳아요 필시 어떤 여자한테 주셨을 거예요
[바싸니오] 천만에 내 명예를 걸어 맹세하오만 여자한테 준 게 아니오 재판관에게 줬다니까 삼천
다캇트를 주려고 했더니 한사코 받지 않고 반지를 달라는 거요 그걸 일단 거절하고 친구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 불쾌한 얼굴을 하고 돌아가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었지 그래 할 수 없이
반지를 들려 재판관 뒤를 따라 가라고 했오. 여보 용서하구료. 만일 당신도 그 장소에 있었다면
틀림없이 당신 자신이 큰 은인이신 박사한테 그 반지를 주어 달라고 했을 거요
[포오샤] 그 박사라는 사람을 제 집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하세요 당신이 저를 위해서 반드시 잘
간직하겠다고 약속하신 그 소중한 반지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상 저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선심을
쓰겠어요. 달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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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건 줄지 몰라요 그러니까 집을 비우지 마세요 혼자 있도록 내버려 두시면 아직 순결한 처녀의
명예에 맹세하고 그 박사를 이부자리로 불러 드리겠어요
[네리싸] 저도 조심하셔야 돼요 나를 혼자 있게 내버려 두면 무슨 일을 저지를는지 모르죠
[그래쉬아노] 끌어 들여 보지 당장 잡아 가지고 서기 놈의 물건, 꺾어 버릴테니
[안토니오] 저 때문에 이런 불행한 싸움이 일어 났군요
[포오샤] 염려하시지 마세요 정말 잘 오셨어요
[바싸니오] 포오샤 이번 일은 만부득이한 일이었으니 용서해 주구려 이 여러 친구들 듣는데서
맹세하리다 당신의 그 아름다운 눈에 맹세하고 나는
[포오샤] 저것 좀 보세요 제 눈에 맹세한다면 양쪽 눈에 걸고 맹세 하는 거겠죠 그러니까 결국
이중으로 맹세하는 것이니까 믿을 수 있겠군요
[바싸니오] 내 말을 들어 봐요 이번 실수는 용서 해요 진정 다시는 약속을 어기지 않겠오
[안토니오] 저는 이 몸을 바싸니오를 위해서 저당 잡혔읍니다. 만일 반지를 가져간 재판관의 힘이
아니였던들 벌써 죽었을 몸입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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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저당하고 절대로 바싸니오가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보증인이 되겠읍니다.
[포오샤] 그럼 틀림없이 보증하시는 거죠 이것을 남편한테 주시고 먼저 것 보다도 소중히 간직하라고
말씀해 주세요
[안토니오] 자 바싸니오 이 반지를 잘 간직하겠다고 맹세 하게
[바싸니오] 그 사람 한테서 받았어요 미안해요 그 반지를 가져 왔기 때문에 박사님하고 같이 잤어요
[데리싸] 그래쉬아노, 나도 용서해 주세요 그 작은 키의 애숭이 서기도 어제밤 그 반지를 가지고
왔기 때문에 같이 잤어요.
[그래쉬아노] 아니 길 닦아노니깐 문둥이가 먼저 지나가는 격이군 남편들은 행실이 단정한테
부인들이 이 꼴이지
[포오샤] 그런 야비한 말을 하시면 안 돼요, 여기 편지가 있어요 이건 파듀아의 벨라리오 한테서 온
편지여요 그걸 읽으시면 박사는 포오샤고 서기는 네리싸라는 걸 아실거예요 여기 있는 로렌조가
증인이죠 안토니오 선생님 잘 오셨어요 저는 채 짐작도 못하실 희소식을 가지고 있읍니다. 어서 이
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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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 보세요. 거길 보면 선생님의 상선 세 척이 화물을 만재하고 예기치 않게 입항했다는 얘기가 써
있을 거예요 어떤 우연한 기회에 그 편지가 제 손에 들어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실 겁니다.
[안토니오] 드릴 말씀이 없군요
[바싸니오] 그럼 당신이 박사라는 걸 내가 몰랐단 말요?
[그래쉬아노] 내가 출타중에 내 망신을 시켰다는 서기가 바로 당신이고?
[네리싸] 그래요
[바싸니오] 귀여운 박사님, 당신이라면 내가 없는 동안 내 아내하고 같이 자도 괜찮소
[안토니오] 부인, 부인 덕으로 생명과 재산을 모두 건졌읍니다 이 편지를 보면 내 배는 안전하게
입항한 것이 틀림없읍니다.
[포오샤] 이 봐요 로렌조, 당신한테도 내 서기가 기쁜 소식을 가지고 왔어
[네리싸] 사실예요, 보수는 안받고 드리죠. 이건 유대인 부호의 특별 재산 양도증서예요 받을 사람은
당신하고 제씨카,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유산 전부를 물려 받는거예요
[로렌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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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오샤] 동이 트는군요. 두 분은 아직도 잘 모르실 거예요 집안으로 들어 가셔서 궁금하신건 뭣이고
물으세요 사실대로 대답해 드릴테니까요
[그래쉬아노] 그게 좋겠군요. 그런데 침대는 튼튼하겠죠!
(네리싸, 그래쉬아노를 꼬집는다)
[그래쉬아노] 아- (비명)
(모두 웃으며 퇴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