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에서 스님을 처음 뵌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을 것이라 생각이 되고.......
제가 직접 해산 큰스님을 가까이 친견한 것은 중학교 3학년 겨울 방학(1975년 12월)이었습니다.
당시 광성사에 있던 나아란다학생회가 동계 수련대회를 표충사 내원암에서 가졌을 때였습니다.
수련대회 프로그램을 일환으로 재약산 뒷쪽으로 나무를 하러(땔감을 구하러) 갔었지만,
당시 중고생인 우리들의 실제 목적은
모처럼 경내를 벗어나서 야유회를 가지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내원암 뒷산에 올라가서 기타를 가져 온 형님의 반주에 맞춰서 유행가도 부르고.......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 날 찍은 사진)
하지만......나무는 해야 밤에 따뜻하게 잘 수 있으니, 대충 야유회를 끝내고 나무도 했었지요.
우리가 열심히 톱질하고 어깨에 통나무를 나누어 메고 이고 지고 할 쯤에
해산 큰스님께서 우리의 작업 현장에 올라 오셨습니다.
지게에 낫 한자루를 걸치고 나타나신 해산 큰스님의 모습!
맑고 청아하신 표정의 할아버지.......그게 스님에 대한 제 첫 인상입니다.
큰 나무 둥치를 멘 고등학생 형님,
나뭇단 짐을 머리에 인 고등학생 누님들은 먼저 내려 가시고,
비교적 어린 나이였던 저는 잔가지 더미 한 뭉치를 맡아 뒤쳐져 있었는 데,
고작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저를 보고는
몇차례라 "조심해라, 앞을 잘 보고 내려가라"라고 신신당부하시던 스님!
스님께서는
제가 오솔길 내리막을 한참을 내려갈 때까지 한 자리에 서서 안스럽게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 스님........
첫댓글 거사님은 복많으십니다..
어린시절부터 공부하실수 있었으니요..
스님도 만나보셨고요....()...
불행히도 그 할아버지 스님이 그렇게 큰 도인이라는 것을 이제사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스님과의 인연이 부럽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