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을 뒤로하고 이제 사프란볼루로 떠난다. 트램과 지하철을 번갈아 갈아타고 이스탄불의 버스정류장(오토갈)로 향했다.
아침을 먹고 난 후 각자 짐을 들고 떠난다. 다시 돌아올 이스탄불이여 한달 뒤에 보자~~안녕!!
터키의 시외버스는 대부분 벤츠다. 2층버스는 아니지만 버스가 제법 높고 좋다. 도로도 좋아서 승차감이 참 좋다. 다만 한국의 일반버스처럼 조금 좁지만 그래도 좌석 뒤에 티비도 나오고 가끔 게임도 되는 버스도 있다. 앞으로 터키에서의 도시간 이동은 버스를 이용한다. 사프란볼루까지 6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직행이 아니라 몇군데 도시를 거쳐간다. 하지만 오토갈(정류장)은 고속도로에서 가까워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또한 도심의 중심지에서 오토갈까지 어떤 경우는 무료버스(세르비스)를 운행하기도 해서 꽤 효율적이라는 느낌이다. 그런 이유때문에 버스는 대부분 승객들도 자리가 다 차서 간다. 또 재미있는 것은 버스요금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지만 영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요금을 깍아주기도 한다. 쉽게 말해 정찰제가 아니다.
긴 거리는 운전사가 2명이 교대로 운전을 하며 안내하는 사람이 있어서 - 대부분 남자, 이슬람의 영향때문이자만 세속주의 영향으로 간혹 여자들도 있긴하다 - 도중에 음료와 간단한 과자도 나누어 준다. 승객 한사람 한사람 가는 목적지를 확인하고 정류장이 아니더라도 도중에 내려주기도 한다.
언제 한번 벤츠를 타보겠는가. 터키와서 실컷 벤츠를 타 본다. 그것도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면서 터키의 광할한 대지와 멋진 경치를 구경하는 것도 여행중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가도 가도 계속 눈이다. 사프란볼루가 가까워질수록 더 눈이 많다. 터키의 겨울은 우기라고 하는데 날씨가 추운 곳은 눈이 많이 내린다. 눈구경하기 힘든 울산과 부산의 친구들은 신났다. 눈 구경 실컷하고 가겠군.
다행인것은 눈이 많이 내리긴 하지만 도로사정은 참 좋다. 또한 버스도 과속하지 않고 천천히 간다. 버스가 좋은 건지 도로가 좋은 건지 떨림도 거의 없이 승차감이 좋다. 예정시간 6시간을 넘어 대략 7시간만에 드디어 도착한 사프란볼루. 다시 무료 버스(세르비스)를 이용해 크란쾨이에 도착 다시 돌무쉬(작은 버스)를 타고 다시 차르시 마을로 향했다.
사프란볼루에서 3일간 머물 곳이다. 오래된 목조건물을 조금 개조해서 만든 곳으로 방이 넓어서 겨울에는 약간 추웠지만 재미있게 잘 놀았던 곳이다. 숙소주인은 영어 몇마디만 할 수 있지만 가족이 함께 살고 있어 터키 특유의 인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숙소를 잡고 나서 밖을 보고 있는 한결이~~한결아 왜 웃는거야? ㅎㅎ
1층 식당이다. 넓어서 난로가 있는데 난로 주변만 약간 따뜻하다. ㅋㅋ
바닥과 계단 모두 나무로 되어있다. 유현아~~어디가니??
숙소를 잡고 숙소주인과 안되는 영어를 섞어가며 이것 저것 물어보고 다시 방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5명의 아이들이 없어졌다. 배가 고팠는지 곧바로 사려졌다. 이런. 나 또한 긴 이동시간에 점심도 간단히 먹어서 모두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갈 계획이었는데 저녁 모임시간을 이야기도 하기 전에 벌써 사라졌다.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단체여행이다.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한다.
늘 여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있다.
첫번째는 여행 일기를 쓸 것, 뭐 대충 쓰거나 빼먹어도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중에 돈을 협상하는데 있어서 약간 불리하다는 것만 이야기해준다. 오히려 일기 쓰지 않더라고 크게 야단치지 않고 그저 고맙다는 이야기만 전하는데 처음엔 약간 강제적인 느낌이 있지만 아이들 일기를 보면 갈수록 표현이 좋아짐을 느껴진다. 이후에는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일기는 꼬박 꼬박 잘 쓴다.
두번째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아이들은 핸드폰이 없다. 따로 연락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출발시간, 단체 모임시간을 잘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인솔자의 입장 뿐만이 아니라 서로에게 피해를 준다. 혼자하는 여행이 아니기에 이것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제 여행이 조금씩 익숙해지다보니 개인적인 욕구가 발생하는가보다. 수경이와 서윤이가 끼리에게 잠깐 나갔다온다고 했지만 그게 서로에게 전달하면서 소통이 잘 안된모양이다. 그래서 수경, 서윤, 유현, 한결, 영찬이가 우르르 함께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여행지에 도착하거나 출발 하루 시작하거나 마무리하는 전체 모임시간이 있다. 전체모임시간에 어떻게 할지 때로는 미션도 내고 달팽이 친구들이 소통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프란볼루에 도착해서 전체 모임시간 없이 흩어진 아이들..과연 어떻게 할까 고민 또 고민을 하였다. 일단 나 또한 배가 고프니 나머지 아이들과 근처 식당에 갔다.
근처 식당에서 우르르 몰려가서 시킨 터키 음식, 한국인들의 장점은 음식을 나누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따로 앞접시 없이~여러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좋다. 특히 터키식 만두인 만트가 맛있는 집이다. 애초 저녁은 내가 사주기로 마음먹어서 내가 지불했다. 한참 밥 먹는데 송하가 묻는다. "꾸미 안 좋은 일 있어? 표정이 왜그래?
역시 아이들은 속일 수 없다. 앞에 말한 것을 차근 차근 이야기해 주었다. 이게 사건의 발단이 된 모양이다. 저녁을 먹고 다시 숙소에 돌아오니 먼저 전체모임없이 사라진 5명의 친구들이 돌아왔고 저녁 모임시간에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계획이었다. 아무 말없이 8시 전체 모임시간을 이야기 했는데 송하가 한결이에게 저녁먹으면서 있었던 일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하였다. 물론 이야기는 전달되면 과장되고 부풀려진다. 어쩌고 저쩌고...아주 큰일이 난 것처럼 이야기는 계속 크지고
전체모임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를 하였다. 도중 소통의 문제도 이야기를 하였다. 의사전달이 잘못되었을 수 있지만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오해하게 된다는 이야기 등등. 어쨌든 모임은 끝났지만 이 이야기를 도중에 전달하면서 또다른 오해를 낳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일들을 살펴보면 간단하지만 늘 인생도 마찬가지 꼬이면 또 꼬이고 오해는 또다른 오해를 낳게된다.
수경이가 섭섭한지 모임이 끝나고 나서 섭섭해서 운다. 송하와 수경이가 무조건 잘못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서 서운했다고 한다. 송하와 수경이는 그래도 생각해서 이야기를 했다며 오해라고 하면서 또 방에가서 운다. 이럴 땐 시간이 약이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하지않는가. 가만히 두면 오해가 풀리고 좋아지겠지.
다음날 아이들에게 각각의 미션을 내어주었다. 사프란볼루에서 있을 동안 흐드를륵 언덕에 가서 기념사진 찍고 역사 박물관을 둘러보고 시계탑에 올라가서 정각 종소리를 듣고 오기. 아침먹고 난 후 몇몇 친구들을 따라 흐드를륵 언덕으로 향했다.
터키는 고양이와 개를 묶어서 키우지 않는다. 특히 이쁜 고양이들이 참 많다. 선주야 사진 멋진데...그림이다. 그림.
야호 눈이다. 눈. 가은아~그렇게 좋니? 역시 아이들은 눈을 참 좋아한다. 물론 나도 눈이 참 좋다~ 그럼 나도 아이인가? 장가안가면 다 아이라고 하더니 그말이 맞나? ㅋㅋ
셀카도 찍고~ 송하야 자세 나오는데...
사프란볼루에서 미묘한 신경전이 있고 난 후 자연스럽게 두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물론 다음 도시 앙카라에서 금방 풀렸지만
숙소에 있을 때도 두 그룹간 소통을 매개하는 친구는 한결이었다. 유현이가 엄청 화났다며 다른 친구에서 뻥치며 놀리기도 하고 송하와 가은이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사실 인솔자의 입장에서는 빨리 풀렸으면 좋겠지만 이건 그냥 내 희망사항일 뿐이다. 되도록 가만히 두면 서서히 풀린다. 내가 하는 방법은 그저 아이들 마음을 들어준다. 화난 마음 속상한 마음을 들어주고 해결방법은 스스로 찾도록 도와주면 된다. 하지만 늘 어른들은 판사처럼 모든 것을 판단하고 억지로 사과하고 풀어줄려고 하다보니 아이들 스스로의 방법은 찾지 못하게 된다. 나 또한 모두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간섭도 할 마음도 생기기도 하지만 늘 이런 원칙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린다. 사람간의 관계는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들은 서로 소통에서 시작되고 또는 타인에 대한 욕심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당연히 사람에 대한 욕심은 있을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성인군자가 아니기에 어느정도 아이들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마음이 강하면 강할수록 역효과만 나타난다. 실수하고 싸우고 그러면서 자신들의 경험을 쌓아가며 해결하는 방법 또한 그들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임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도 느낀다.
눈덮힌 차르시 마을, 눈이 없다면 빨간 지붕들이 보이지만 눈덮힌 모습도 참 좋다.
사프란볼루 역사박물관에 가서 기념 사진~~
역사박물관안에 있는 터키 각 도시에 있는 시계탑 모형들 있다.
역사박물관 맨 위쪽에는 지금도 잘 돌아가는 시계탑이 있고 직접 올라갈 수도 있다. 설명해주는 할아버지가 계셔서 영어는 할 수 없지만 터키어로 뭔가 계속 설명해주신다. 영어판 안내문이 있지만 그래도 말을 알아들을 수 없지만 그냥 듣는 것도 재미있다. 과거 구두수선공이셨다고 하는데 이제는 시계탑 안내를 하신다.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고 무엇을 할까? 역시 모여서 이야기나누고 놀고~~아이들은 이야기 꽃을 먹고 자란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 이야기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공부만 남아있다. 그 탈출구는 인터넷 게임. 하지만 게임이 없어도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잘 논다. 세상 모든 것이 놀이다.
그림 그리고 놀고 책읽고 놀고 게임하고 놀고, 밖에 가서 놀고.
여기 로쿰이 참 맛있어. 진짜 싸.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고 달달한 터키의 맛있는 디저트중 하나. 바클라바와 함께 터키 어디서나 즐기는 과자라고 볼 수 있다. 목을 편안하게 하는 과자라는 말에서 유래한 로쿰은 사프란볼수에서는 맛도 좋고 더 싸다. 처음 맛보는 로쿰. 송하는 맛있다며 세상자나 구입했다. 아직 여행이 많이 남았는데 무거워서 들고 갈 수 있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한다. ㅎㅎ
크란쾨이 마을에 볼일보러 갔다 긴머리가 불편해 터키 이발체험 할겸 이발소에서 싹뚝 이발했다. 역시 머리 기르는 것은 힘이든다. 7개월 정도 길렀는데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원하고 편하고 좋네. 이발비는 15리라(7500원 정도)
맨발도 다닌다고 발 시럽냐고요? 잠깐 밖에 산책나왔어요~~
크란쾨이는 차르시마을보다 시내에 있다. 시내 구경하듯 돌무쉬타고 아이들과 구경갔다. 점심도 먹고 마을구경도 하고. 광장에 비둘기들이 모여있어 흰 눈과 조화를 이룬다.
광장 옆에 내리막길이 눈으로 자연스럽게 미끄럼틀이 되어 터키아이들이 아무 도구없이 그냥 내려오면서 놀고 있는 모습 발견. 우리도 도전해보자. 스릴 만점.
터키 왔으니 피데먹어볼까? 피데는 그냥 터키식 피자라고 보면 된다. 간단히 치즈 등 토핑을 한 후 직접 화덕에 구웠는데 역시 담백하니 맛있다. 피데 만드는 것 구경중. 치즈 외 여러가지 고기도 토핑하고 다양한 피데를 팔고 있다.
사프란볼루에서 마지막날 저녁, 앞에서 이야기한 5명의 친구들은 저녁을 못사주어서 이날 함께 저녁을 먹었다. 먹고 또 먹고 터키 음식 왜 이렇게 맛있어요? 그렇지. 그렇게 서운했던 감정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풀었다.
*터키에서 아이들 세탁은 어떻게 했을까? 전체적으로 세번정도 큰 빨래를 맡겼다. 사프란볼루, 올림포스, 셀축. 간혹 여행기를 읽어보면 몇개의 빨래가 사라지기도 한다는데 워낙 인원수도 많고 많이 맡겨서 그런지 역시 사프란볼루에서도 몇개의 빨래가 사라졌다. 쩝. 물론 내 겉옷도 한벌 없어졌다.
그외 빨래는 직접 해야한다. 속옷과 양말은 직접 아이들이 빨아야한다. 처음엔 빨래하는 방법도 몰랐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는 법, 석준이는 봉지를 이용해 흔드는 방법을 터득했다면서 재미있어한다. 봉지에 물을 붓고 물비누를 넣고 흔들고 난 후 헹군다.
첫댓글 아 재밌었겠다
물비누 넣고 흔드는방법 좋은 경험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