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과 사대부집에서 자라던 권세의 상징, 회화나무
회화나무(Japanese pagoda tree, scholar tree)
학명 : Sophora japonica L.
회화나무는 장미목 콩과(Fab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잎지는 큰키나무)이다. 회화나무는 회화목(懷花木), 회(懷)나무, 홰나무, 괴화(槐花)나무, 괴목(槐木), 괴수(槐樹) 등으로도 불리며 회화나무를 중국에서는 학자수, 출세수, 행복수라고도 하는 부른다.
25m 많게는 45m까지, 지름 3m까지 자라고 자란다. 줄기는 진한 회갈색으로 세로로 갈라지며, 가지가 넓게 퍼지는 나무다. 어린가지는 녹색으로, 자르면 진한 냄새가 난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겹잎이다. 잎 모양은 타원형이며 뒷면에는 작은 잎자루와 누운 털이 있다. 꽃은 8월에 약간 노란색을 띈 흰색으로 피고 원추꽃차례로 달린다. 꽃이 진 후 열매가 열리는데 꼬투리모양의 둥근 씨앗이 줄줄이 연
결되어 있는 모양이 매우 특이하다.
아카시아와 회화나무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잎 모양과 줄기가 비슷하다 보니 오해를 받아 얼핏 보면 아카시아나무처럼 보이지만 전혀 별개의 나무로서 아카시아 꽃은 5월에 피지만 회화나무 꽃은 8월에 피며 회화나무 꽃말은 '망향'이다.
꽃봉오리를 괴화(槐花) 또는 괴미(槐米)라 하고 고혈압에 좋고 열매를 괴실(槐實), 괴각(槐角) 또는 괴관(槐棺)으로 부르는데 강장(强壯), 지혈(止血), 양혈(凉血) 등의 효과가 있으니 꽃, 열매, 껍질, 줄기, 뿌리를 다 쓰는데 주로 고혈압, 뇌일혈, 중풍, 손발의 마비 등 순화기계 질병과 치질, 치루 등에 효과가 크다. 오래 먹으면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고 늙지 않으며 오래 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비옥한 산지에서 잘 자란다. 요즘은 정원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으며 목재는 가구재로 사용된다. 원산지는 중국으로 우리나라와·일본,·중국에 분포한다.
궁궐을 지키던 상서로운 기운의 나무
회화나무가 길상목으로 꼽히게 된 것은 중국의 주나라 때부터이다. 옛날 중국의 주나라에서는 조정 앞에 회화나무를 심었다. 주나라 때에 삼괴구극(三槐九棘)이라 하여 조정에 회화나무 세 그루를 심었으며 우리나라로 치면 3정승에 해당하는 3공(三公)이 회화나무를 마주보며 앉게 하였고, 또 좌우에 각각 아홉 그루의 가시나무를 심어 조정의 대신이 앉게 하는 제도가 있었다.
과거 조정을 괴정(槐庭)이라 불렀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는 승문원(承政院) 앞에 회화나무를 심었다. 그래서 외교문서를 관장하고, 특히 중국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담당한 승문원을 괴원(槐院)이라 불렀다.
괴위(槐位), 괴정(槐鼎), 괴좌(槐座), 괴현(槐鉉)
이 회화나무를 심는 풍속 때문에 3공(三公)의 위(位)를 괴위(槐位)라 하였고 대신의 가문을 괴문(槐門)이라 불렀다. 또 회화나무를 심으면 출세한다고 하였고 선비가 이름을 얻은 뒤에 물러날 때에도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영험한 힘을 지닌 신령한 나무(神木)
회화나무가 이처럼 신성한 나무로 숭상 받는 것은 나무의 수형이 위엄과 품위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이 나무가 하늘의 뭇 별들 중에서 불과 해독작용을 주관하는 별인 허성(虛星)의 정기를 받아서 자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늙은 회화나무는 불을 잘 일으킬뿐더러 그 속에 신선(神仙)이 깃들여 있다고 믿어왔다. 우리 선조들은 이 나무를 매우 귀하고 신성하게 여겨 함부로 아무 곳에나 심지 못하게 했다. 회화나무는 고결한 선비의 집이나 서원, 절간, 대궐같은 곳에만 심을 수 있었고 특별히 공이 많은 학자나 관리한테 임금이 상으로 내리기도 했다. 회화나무는 모든 나무 가운데서 으뜸으로 치는 신목(神木)이다.
길상목과 신목
회화나무는 우리 선조들이 최고의 길상목(吉祥木)으로 손꼽아 온 나무다. 실제로 지금도 창덕궁(昌德宮)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을 들어서면 왼편에 커다란 회화나무 세 그루가 서있다. 회화나무를 아끼고 좋아한 것은 궁궐뿐만이 아니었다. 우리 조상들, 특히 사대부들은 회화나무를 최고의 길상목(吉祥木)으로 여겼다.
회화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가문이 번창하여 큰 학자나 인물이 난다고 믿었다. 권세나 출세를 가져다주는 행운의 나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더불어 회화나무에는 잡귀신을 막아주는 상서로운 기운이 모여 있다고 믿었다.
과거 궁중과 삼공구경(三公九卿)의 집에 심었던 회화나무는 요즘은 가로수로도 사용하여 더 자주 볼 수 있다. 회화나무는 아카시아나무보다 더 매끈한 줄기와 기품은 전혀 다른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
삼괴구극(三槐九棘) : 회나무 3그루와 가시나무 9그루를 심는데서 유래하고 괴극(槐棘). 삼공구경(三公九卿)을 의미한다.
삼공구경(三公九卿)
|
주(周) |
태사(太師), 태부(太傅). 태보(太保) |
삼공(三公) |
전한(前漢) |
승상(丞相), 태위(太尉), 어사대부(御史大夫) 대사도(大司徒), 대사마(大司馬), 대사공(大司空) |
후한(後漢) |
태위(太尉), 사도(司徒) 사공(司空) |
조선(朝鮮) |
영의정(領議政), 좌의정(左議政), 우의정(右議政) |
9경(九卿) |
주(周) |
소사(小師), 소부(小傅), 소보(小保)의 3고(三孤)와 총재(冢宰), 사도(司徒), 종백(宗伯), 사마(司馬), 사구(司寇), 사공(司空)의 6경(六卿) |
한(漢) |
태상(太常), 광록훈(光祿勳), 대홍려(大鴻臚), 대사농(大司農), 위위(衛位), 태복(太僕), 정위(廷位), 소부(小府), 종정(宗正) |
북제(北齊) |
대상(大常), 광록훈(光祿勳), 대홍려(大鴻臚), 대사농(大司農), 위위(衛位), 태복(太僕), 대리(大理), 대부(大府), 종정(宗正) |
청(淸) |
9경(九卿) : 태자태사(太子太師), 태자태부(太子太傅), 태자태보(太子太保) 및 6부상서
소9경(小九卿) : 대상(大常), 태복(太僕), 대리(大理), 홍려(鴻臚), 광록(光祿) 5시(寺)의 경(卿)과 통정사사(通政使司), 국자감(國子監), 한림원(翰林院), 도찰원(都察院)의 장관 |
조선(朝鮮) |
의정부(議政府)의 좌찬성(左贊成)·우찬성(右贊成), 육조(六曹)의 6명의 판서(判書), 한성부(漢城府)의 판윤(判尹) |
괴정(槐庭) : 조정(朝廷)의 이칭
괴원(槐院) : 승정원(承政院)의 이칭.
괴위(槐位), 괴정(槐鼎), 괴좌(槐座), 괴현(槐鉉) : 3공(三公)의 지위
괴문(槐門) : 대신가문, 사대부집안, 문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