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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헛개 과병(헛개나무 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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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에서 헛개나무를 재배하는 김용대 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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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외에 헛개나무 잎도 쌈채소로 먹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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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농가에게 헛개나무는 잎, 열매, 뿌리, 줄기 등 모두가 소득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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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개 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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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군위군에서는 판매하고 남은 헛개나무 부산물로 닭 사료를 개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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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간 때문이야~’로 시작하는 광고음악이 귀에 쏙쏙 들어오고, 악화돼도 알아채기 어렵다는 간암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이와 맞물려 간 해독에 탁월한 헛개나무가 새삼 인기다. 기능성 음료·차에 이어 의약품 원료가 됐고, 잎은 쌈채소로, 부산물마저 영양만점 사료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헛개나무 원료 음료 매출 1,200억 넘어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업계에서 단일 제품으로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히트 상품이 처음으로 나왔다. 헛개나무 열매로 만든 한국야쿠르트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가 주인공으로, 1,200억 원어치 넘게 팔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동종업계에서도 속속 헛개나무를 원료로 한 제품을 내놨다. 음료에 이어 헛개차도 개발됐다. 불과 2~3년 새 헛개나무 추출성분을 이용한 제품 생산업체가 수십 곳을 훌쩍 넘었다. 개인농가가 물에 희석시켜 차나 음료로 먹을 수 있게 제품화해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생산농가, 학교, 업체가 공동연구한 곳도 있다. 충북 영동군에 위치한 (주)도화는 영동대학교와의 공동연구로 헛개 진액과 헛개 시엽차를 비롯해 헛개 환 등을 개발했다. 2만 4,000m² 농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헛개나무 외에도 주변 재배농가의 물량까지 소화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헛개나무는 간 기능 개선 외에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베지밀’을 생산하는 정식품에서는 지난해 30~40대 남성들을 위한 ‘헛개두유 베지밀 활력’을 출시했다.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1,250mg이 들어 있어 2팩 음용만으로 하루 권장섭취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밝히고 있다. 최근에는 제약회사에서 의약품 원료로도 사용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헛개나무 성분이 들어간 ‘유한 헛개보감’을 선보였다. 헛개나무 과병 추출 분말과 비타민을 주성분으로 해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며 에너지 대사 및 생성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달여 마시면 술도 헛것(물)이 된다’는 헛개나무(한약명 지구자)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다. 수년 전만 해도 국내 재배 농가가 얼마 안 됐지만 헛개나무의 간질환 개선 효과가 입증되면서 재배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남 장흥에서 헛개나무를 재배하는 김용대 씨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장흥헛개나무영농조합 감사이기도 한 그는 “2004년 헛개나무 작목반을 처음 만들었을 때만 해도 식음료로 가공제품이 나와 있지 않았다”며 “그러다 4~5년 전부터 헛개나무의 가치에 대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음료회사와 제약회사에서 헛개나무를 원료로 한 제품이 나오면서 지금은 가정에서 차나 음료로 만들어 먹기 위한 소비자들의 구입이 많이 늘었다. 처음 9명에서 지금은 30가구 이상 헛개나무 재배를 할 정도”라고 말한다.
잎은 쌈채소로, 부산물은 사료로
헛개나무는 간장 기능을 높여주고 술 해독에 효능이 있는 약용식물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줄기를 달여 마셔왔다. 그러다 헛개나무 열매의 상업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기능성 제품개발로 이어졌다. 생산농가가 올릴 수 있는 소득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충북 청원군 김광영 씨는 해마다 5~6월이면 헛개나무 잎을 쌈채소로 판매해 소득을 올린다. 잎에도 줄기처럼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청원군농업기술원와 공동연구해 쌈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김씨는 “종전 같으면 모두 버렸을 잎인데 줄기나 열매 못지않은 성분이 있어 판매하게 됐다”며 “뽕나무처럼 잎을 따내도 열매를 수확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헛개나무 잎은 대형 마트 등으로 출하하는데, 물량이 달릴 정도로 잘 팔린다고. 헛개나무 잎은 고기를 싸 먹으면 특유의 향이 있어 고기 맛을 더할 수 있고, 깻잎처럼 장아찌를 담아 먹어도 좋다. 그는 “특히 헛개나무 잎은 농약을 치지 않고 퇴비만을 사용해 수확한 것이어서 인기가 더 높다”며 “쌈용으로 상품가치가 없는 잎은 따서 말려 녹차로도 사용할 수 있어 또 다른 소득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물까지 이용할 수 있다면 소득작물로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헛개나무 부산물은 기능성 닭 사료로도 이용된다. 경북 군위군은 군내 재배면적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헛개나무의 기능성에 착안해, 부산물(잎, 줄기, 열매)을 이용한 기능성 사료를 개발했다. 헛개나무를 활용한 기능성 사료개발은 군위에서 15년간 약용작물을 연구·재배해온 한국약용작물원 김상헌 원장이 제안했다. 김 원장은 “헛개나무 분말사료를 먹인 닭은 기존 사료를 먹인 닭보다 폐사율이 줄어들고 증체율을 증가했다”면서 “면역력 증진 효과로 품질 좋은 닭 사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번 헛개나무 사료개발을 통해 지역농가 소득증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지역 희망농가에 기술을 보급해 헛개 닭 체인점 개설 등 농가소득향상과 연계된 실용화 기술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꿀 생산량 2배, 열매는 보너스
헛개나무에는 의외의 모습이 있다. 꿀을 채취하는 밀원수라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08년, 국내 밀원식물의 75%를 차지하는 아까시나무 대체작물로 헛개나무 3종을 선발했다. <풍성1호>, <풍성2호>, <풍성3호> 등이다. 10년생 헛개나무 한 그루의 화밀 분비량은 2.8ℓ로 20년생 아까시나무(2.4ℓ)보다 많다. 현재 양봉농가들은 아까시나무의 쇠퇴 및 기상변화로 아까시나무 벌꿀 생산량이 해마다 줄어드는데다, 아까시나무의 작황에 대한 국내 양봉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대체수종 개발이 절실했다.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수연구팀 김세현 박사는 “이들 헛개나무는 국내 주요 꿀 생산나무인 아까시나무보다 벌꿀 생산량이 2배 이상 많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약용 꿀 ‘마누카’보다 항산화활성 등 기능성이 뛰어나다”며 “미백 효과 등에서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더불어 헛개나무 열매는 술독 해소, 간 보호작용도 뛰어나 값비싼 약재로 이용되므로 재배농가의 소득 다원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육성된 헛개나무 우수품종은 종자파종 및 접목을 이용한 유·무성 대량증식기술을 통해 보급이 시작됐다. 또한 헛개나무가 밀원수로 훌륭하다보니 꿀을 첨가해줌으로써, 건강기능성 음료로 만들었을 때 맛이 쓰다는 단점도 보완할 수 있다. 더불어 재배가 어렵지 않아, 귀농하려는 이들의 첫 재배작목으로도 손색이 없다. 양봉, 약초, 귀농과 관련된 지자체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전남 장흥군 대대적으로 육성 ‘박차’
전국 헛개나무 식재면적의 약 30%를 차지하는 전남 장흥군에서는 헛개나무 클러스터 사업이 활발하다. 군은 시중에 유통되는 헛개의 약 70%가 중국산인 상황에서, 100% 유기농으로 생산되는 장흥산 헛개의 우수성을 확실히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장흥에서 재배되는 헛개나무를 수입 헛개와 성분을 비교한 결과, 숙취의 주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ALDH) 활성이 159.5%로 수입산(148.8%)에 비해 10% 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의 활성에 따라 음주 후 실제 느끼는 숙취 정도가 달라진다. 또한 농가소득을 최대로 올리기 위해, 해마다 국내 헛개나무 최고 권위자인 국립산림과학원의 김세현 박사를 초빙해 농가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군은 생산, 가공, 연구개발, 유통, 마케팅, 체험관광 등 헛개나무와 관련된 1·2·3차 산업 융복합화를 추진하고 있다. 장흥헛개산업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영농조합, 가공업체 등이 참여하는 ‘장흥헛개산업육성사업단’을 조직한 바 있다. 이 사업단은 2010년 향토산업육성사업 추진 전국 57개 사업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군은 향후 5년간 2,600억 원을 투자해 재배, 가공 및 유통, 서비스산업 육성 등 한방약초산업의 세계화, 선진화를 위한 기반 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잎이 입맛을 돋우고, 줄기와 열매가 모두 우리 몸을 정화시켜주는 헛개나무. 뿌리는 사료로 활용하고, 밀원수라 꿀까지 덤으로 얻는 쓰임새 만점의 산림작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