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어찌 우여곡절끝에 이틀만에 배낭을 찾았습니다.
원래 예정했던 순례일수는 31일정도였습니다. 파리에서 이틀을 까먹어 29일로 단축해야겠습니다.
지하철로 오츠테리츠역으로 이동하여 야간침대열차를 타고 바욘까지 갔습니다.
잠들면 도착역을 지나칠 수 있다는 정보에 제대로 잠도 못자고 뒤척이다가 대충 도착시간에 맞춰
복도로 나왔는데 승무원이 깨우러 오더군요...그냥 발뻗고 잘걸..
어두워서 사진이 좀 많이 흔들렸습니다.

생장피드포르가는 열차안에서 다른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승표씨는 현대에서 대체복무중이었는데
짧은 휴가를 이용하여 5일정도 카미노를 걸은후 마드리드로 갈 예정이랍니다.
일정이 짧아 승표씨는 이날 론세스발레스까지 간답니다.
이날 우리예정은 생장에서 자거나 4km정도 걸은 후 honto에서 묶을 예정이었는데 살짝 마음이 흔들립
니다. 우리도 그냥 따라 갈까!
드디어 생장피드포르에 도착했습니다..작지만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순례자협회사무실입니다.


사무실에서 순례자등록하고 크렌시알이라는 등록증도 받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정보와
지도등을 받았습니다.
이런 사무실이나 순례자숙소인 알베르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호스피탈로라고 하는데
순례를 마친사람들이 자원봉사하는거랍니다.
호스피탈로 : Can you speak English ?
나 : a little bit ..
호스피탈로 : yes, I speak slowly
하지만 별로 천천히 말하는것 같지 않습니다. 다행히 아내랑 승표씨가 대충 알아들은듯하더군요.

순례를 하면서 이런 이정표와 사인들을 찾아 갑니다.

조가비는 야고보성인의 유해가 산티아고 서쪽바다에 도착했을때 말을 타고
바다속으로 들어갔던 사람의 온 몸에 조가비가 달라붙어 있었다는 전설때문에
카미노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순례자사무실을 나와 출발하는 모습입니다.
이 거리에서 지팡이와 약간의 간식( 바게트빵, 하몽,과일) 을 샀습니다.
흑,바게트빵이란 글자치고 나니 갑자기 바게트가 먹고싶어집니다.
첨에 딱딱하고 아무 맛없는 빵에 질렸는데 우리 부부 이제 중독이 되었나봅니다.

피레네산맥중에 있는 성모상---루르드에서 가져왔답니다.

저쪽 멀리 보이는 마을이 생장피드포르일겁니다.
계속해서 오르막이 계속됩니다.
도중 독일순례자2명과 스페인순례자 1명을 만났습니다.
독일이라 ,,고등학교때 배운 독일어로 대화를 시도해볼려고 했습니다만
구텐탁과 보헤르 콤멘 지 밖에 생각안납니다.
다행이 마이크와 거스는 영어를 잘해서 이후에도 계속 친하게지냈습니다.
스페인아저씨 ...지팡이에 빵을 묶어 가지고 가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영어를 전혀 못해 첨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기막힌 사연을 알게되었습니다.

한참을 오른후에 나타난 내리막과 그늘들..

순례후 처음 나타난 거리이정표 ..에휴 아직 765km

내리막이라 난 그럭저럭 걸을만했는데 아내와 승표씨는 표정이 점점 일그러져갑니다.
아내는 결국 담날 탈이 났지요.

내리막에 이런 운무도 만났습니다.

마침내 첫날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한달여 일정중 이 날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이때는 스틱사용법을 몰라 그냥 나무지팡이를 들고 다녔는데 나중에는 지팡이 잡은 손바닥이 얼얼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피레네산맥을 온전히 걸어서 넘은 거지요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이 프랑스정복을 위해 넘었던 그 곳프랑크왕국의
샤를마뉴대제가 아라비아반도를 정복하기 위해 넘었던 곳...
8시간정도 걸은 후 마침내 도착한 론세스발레스의 알베르게입니다.(27km)
원래는 저 앞 문으로 바로 들어가면 되는데 엉뚱하게 건물을 한바퀴돌고 문앞에서 호스피탈로를 만났
습니다. Today you have a all camino --한바퀴도는거 봤는 모양입니다.

알베르게 내부사진입니다.
유스호스텔처럼 이층침대에 남녀 구분없고 공동 샤워실과 화장실 작은 부엌이 있습니다.
여기 알베르게가 b급정도입니다. 100명정도 잘 수 있는 제법 큰 알베르게입니다

샤워하고 빨래 맡기고 ( 대부분 직접 빨래하고 말리는데 이날처럼 너무 늦게 도착하거나
비가오는 날 세탁기와 드라이기를 이용했습니다. 물론 유로입니다.2.2유로)
이리저리 정리하다보니 순례자를 위한 미사시간 8시가
넘었습니다.미사도중 순례자출신국가별로 몇명씩인지 불러준다는데 아쉬었습니다.
8시 30분쯤 성당앞 식당으로 갔습니다. 순례자메뉴 8유로--콩스프는 너무 짜고,
본요리는 이런 생선이 나오더군요 후식으로 요거트하나,다행인것은 와인이 무제한 공짜라는거 .

처음 만났던 외국순례자 마이크와 거스..
처음에는 모자쓰고 있어 형제인줄 알고 물어보았더니 마이크 모자 벗어 보이며 study friend라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순례첫날을 보냈습니다.
첫댓글 그래도 새롭네...
그러네^^ 새로보니 또 정겹네..
잃었던 배낭 찾을 때의 반가운 기분 나도 아주 자라 알지요..
진짜 함께 따라 걷는 기분이어요~~~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이 당겨질라해요 ㅜ..ㅠ 날좀 말려주오~~
오징어는 말려도 웬디는 못말려~ㅋㅋ
으~ 아! 저그는 또 언제 가야나!
알베르게 넘 마음에 들어요....새로운 칭구를 버글버글하게 만날수 있는 산티아고 꼭 가야겠어요 ^^
^^ 2프로 부족한 순풍...그래서 더욱 사랑스럽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