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회관]
한국 제일의 명산으로 국민 누구나 공인하는 설악산 탑승의 제일 코스는 역시 신흥사가 있는 설악 동쪽이다. 그렇지만 이 코스에 그렇게 음식점이 많은 것은 아니다. C지구를 지나 얼마를 오르다 보면 B지구가 나오는데 이곳에 있는 음식점 가운데 `설악산회관`(033-636-7478)이 가장 크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집이다. 1979년에 문을 연 이 집은 주차에 불편이 없고 12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곳이라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이 식당에서는 산채정식, 표고버섯전골, 된장찌개백반, 등 비교적 대중적이고 비싸지 않은 음식을 내놓는다. 이 식당 대표 이선옥씨의 시어머니 이정희씨가 손수 메주를 담그고 오랜 솜씨를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고향마을]
외설악으로 들어가는 입구 상도문, 속초시 기념품 전시관을 하던 장소에는 고향같이 포근한 민박촌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도 몇몇 식당이 민박을 겸한 영업을 한다. `고향마을`(033-636-8242)은 아담한 한옥의 식당으로 조공순씨가 손님을 맞는다. 산나물비빔밥, 버섯전골, 해물전골, 더덕구이, 산채정식을 먹을 수 있다. 민박 인원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집이라 버스 1대의 단체손님이 집 전체를 빌려 이용하기에 좋은 집으로 알려져 있다. 저녁밥과 아침밥 두 끼를 먹고 잠을 자는 데 13,000원을 받는 집이라 실속파 산악단체에서 단골로 이용하고 있다.
[노학동 순두부촌]
8만 인구의 작은 도시 속초의 한 산골마을 노학동에 20여 개 식당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노학동은 속초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조양동을 거쳐 미시령을 넘어가는 길목의 동네다. 설악동에서는 척산온천을 지나 미시령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다. 이곳 20여 개 식당이 모두 순두부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니 `순두부촌`이라 부를 만하다. 이곳에서 만드는 순두부는 콩을 깨끗이 씻어서 물에 8시간 정도 담근 뒤 불어난 콩을 맷돌로 갈아서 가마솥에 넣어 가스불로 끓인 뒤 뚜껑을 열고 거품을 걷어내어 다시 끓이는데 이때 바닷물을 간수로 쓴다. 얼마 후 덩어리진 것을 걷어내면 순두부가 되고 그 찌꺼기가 비지다. 쉽게 말하면 두부란 콩을 액체화 시킨 다음 가열시켜 다시 무른 고체로 만든 것이다. 콩말고는 다른 재료가 전연 들어가지 않는 순수한 식품인데 가장 원시적인 제조공법으로 만들어지면서도 그 영양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놓은 음식이다. 또한 휴가지에서 과음으로 고생하는 아침에 속을 풀어주는 좋은 음식이다. 원조김영애할머니, 강영순할머니, 강원맷돌, 까치, 내고향, 맷돌, 미시령, 민속촌, 북청, 설악, 속초, 송학, 연창 옥돌, 외갓집맷돌, 재래식할매손, 토속, 학사평 등 20여 개의 순두부라는 접미사가 붙은 식당들이 노학동에 산재해 있다.
[왕부]
설악산에서는 참으로 이채로운 음식점 한 곳을 만날 수 있다. 설악산 기슭, 울산바위 아래쪽에 있는 정통 중국요리 전문점 `왕부`(033-635-6012)가 바로 그 집이다. 산에서는 산채요리가 나오고 바닷가에서는 해산물요리가 나오는 것이 통상인데 바다를 끼고 있는 명산 설악산 깊은 곳에서 `전통 중국요리`라니 이채롭지 않을 수 없다. 이 집은 지상 최대의 순두부촌을 형성하고 있는 속초시 노학동 울산암 아래쪽 논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다. 대형 연회석과 담소할 수 있는 소규모의 방을 서양식 룸과 한국식 온돌 등으로 구성해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시켰다. 속초 시내의 품위 있는 각종 모임이 이 집에서 열리곤 하며 단체 손님들을 위한 차량을 항상 대기시켜두고 교통 편의를 제공한다. `왕부`의 황익수 유명숙 주인 내외는 서울의 강남에서 자장면 집을 하다 그만두고 이곳에 들어왔다. 격조 높은 분위기로 꾸며진 식당에서 저렴한 가격의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왕부특선냉채나 가리비칠리소스, 청강채와 표고버섯요리 등은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먹는 중국음식이 아닌 우리의 `옛날자장면`도 먹을 수 있는 집이다.
[베이스캠프]
속초시청에서 미시령으로 넘어가는 길 미시로 사거리에는 초대형 휴양시설 한화리조트 별관이 있다. 이 사거리에서 남쪽으로 1km쯤 가다 보면 설악삼성콘도 가기 전에 오른편으로 달마봉과 울산암 쪽으로 들어가는 작은 길이 나온다. 이 길로 꺾어져 들어가면 왼편에 LG주유소가 있고 계속 얼마를 더 가다 보면 왼편으로 별난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베이스캠프`(033-635-0866)라는 이름의 나무로 지은 카페다. 밖에서 바라보는 건물의 모습은 마치 서부시대의 한 폭 풍경 같은 운치를 자아내고 있다. 실내로 들어가 보면 페치카에 장작불이 지펴져 있고 자연스럽게 놓여져 있는 서부풍의 장식품들이 객들로 하여금 서부의 한 주점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음악도 서부영화 풍의 선율이 흐른다. 이 집은 70년대 통기타 가수로 활동했던 박동훈씨의 작품이다. `겨울나무` 등 주로 서정적인 노래를 작곡까지 했던 가수가 속초에 내려와 머물면서 음악 창작에 몰두했다고 한다. 각종 칵테일과 차를 마실 수 있고 양식도 만들어 내어놓는다. 넓은 야외 공간에서는 로스구이도 즐길 수 있게 해놓았고 즉석 콘서트로 열수 있게 꾸며 놓았다. 젊은 사람들이 자유로운 공간으로 활용하고 설악산에서의 아름다운 사랑과 추억을 담아올 수 있는 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