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선물
내겐 참으로 따스한 동생이 있다. 동생이 따스한 마음씨를 보내고, 또 동생의 아내 즉 내게 '올케'가 되는 그 동생도 함께 내게 이루 말할 수 없을 만치 정을 보낸다.
오만 가지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많을 텐데, 나한테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챙겨준다는 것이 눈물 나도록 고맙고 그저 미안할 따름이다.
멸치를 보낸다, 싱싱한 바다 내음을 한껏 품고 있는 멸치는 나를 더욱 튼튼하게 해주는 맛있는 음식이다.
나는 육식을 못하기 때문에 멸치로 단백질을 채운다. 멸치 없이는 밥을 못 먹을 정도로 멸치는 내게 그냥 단순한 반찬이 아니다.
하여 그 동생은 멸치를 시도 때도 없이 자꾸 보내주어 말로만 고맙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할 테다.
더구나 바쁜 직장생활을 하는데도,직접 텃밭에 심어 가꾼 여러 가지 채소(이름도 다 모름)를 잘 다듬어서 먹기 좋게 채소 이름까지 띠지로 써 붙여 한 박스씩 꾹꾹 눌러 담아 보낸다.
그 무거움은 가슴 찡하도록 정성이 가득하여 가슴이 자꾸 벌렁거린다.
그뿐이 아니다, 표고버섯을 키웠다고 또 한 가득, 가을이 되면 감을 따서 한 박스에 미어터지도록 담아보내기도 한다.
선물을 보낸다는 것은,,예사로운 마음이 아니다.
마음만 가지고도 안되지, 직접 그 무거운 것을 우체국으로 가서 택배로 부친다는 것, 행동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자식간이든, 형제자매간이든 예사롭게 보아선 안되는 일이다.
나이가 들면 형제자매간도 서로 썰렁하게 대하기를 예사로이 하는 세상살이가 아닌가,
"나는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까, 어찌 이렇게 자꾸 선물을 받는 걸까요?"
보내준 채소 나물을 밥상에 올려 먹으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의 입꼬리가 슬며시 위로 올라가기에 나도 따라 미소짓는다.
오늘도 또 멸치가 두 박스나 왔다,
큰 거 작은 거, 이렇게 ,큰 멸치는 쭉쭉 뻗은 귀한 몸으로, 작은 거는 쫑알대는 맛있는 모습으로.
눈물이 나도록 고마운 동생과 올케에게 간단히 문자라도 보내야 겠다.
"동생아, 올케야, 정말 고맙구나, 잘 먹을게!"
오늘도 기분 좋은 비릿하고 향기로운 멸치 냄새가 부엌을 가득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