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의 살얼음이 풀린 2025년 삼 월 초,
의암리지(Uiam ridge)를 다시 한 번 찾아가 피치(Pitch)별 로프(Rope) 하강하며 확보지점과 등반루트를 눈여겨보았다. 시간과 여건이 준비되길 바라며 때를 기다렸다.
5월 춘천클라이머스 정기산행으로 울릉도 등반을 다녀왔다.
일정을 내내 함께한 박호태 회장에게 의암리지 개척 부분에 관하여 설명하니, 너무 좋은 일이라며 회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과 개척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태양이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는지 역대급 무더위가 유월 초부터 시작되었다.
냉방기 사업이 제철인 박 회장과 각자의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는 회원들에게 주중 아무 때나 새로운 길 찾기에 함께 가자고 하질 못 했다. 주말에 춘클리지를 등반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가 싶어 개척은 보통 주중 오후에 하였다.
의암호수가 달궈지고 있던 6월 11일, 수요일이지만 회사 대체휴무일이라 홀가분한 마음으로 암릉길을 찾으러 갔다.
오늘은 1피치부터 시작하였다.
암릉을 좌측 옆으로 돌아 올라서, 줄을 내린 후 하강하며 점검하고 다시 등강기(RollNLock)로 등반을 하며 루트(Route)를 찾아보았다.
1피치는 수목이 울창하여 루트를 찾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중단 부분의 오버행(Overhang)이 크럭스(Crux)로 5.10a 정도의 난이도를 가질 것 같았다. 참나무 두 그루에 붉은색 슬링(Sling)으로 확보지점을 구축하고, 수풀과 흩어진 낙석들을 제거 해 다음번 작업이 수월하게 하였다.
2피치는 왼쪽으로 한참 돌아 3피치 확보지점까지 오른 후 로프 하강을 30m하여 2피치 쌍볼트 지점을 찾았다. 발목 굵기의 물푸레나무가 있어 이곳에 임시 확보지점을 구축하고 바위 날등을 타고 30m 하강하니 1피치 확보지점이 보였다. 난이도 5.10b~d 정도 예상되는 구간으로 2피치만 오르더라도 시원한 의암호수가 손에 잡힐 듯 눈 아래 펼쳐졌다. 다행히 2피치는 크게 청소할 거리가 없었보였다.
3피치는 참나무와 작은 관목이 루트를 가리고 있어 많은 작업이 필요해 보였다. 직등으로 오른 후 약간 우측 방향에 칸테 형태의 바위를 넘어서면 십여미터의 슬랩바위 위에 종료지점이 있다. 커다란 소나무에 슬링을 걸고 마무리 했다.
줄 내리고 다시 오르고 하며 암릉길을 찾다 보니 점심때가 훅 지나갔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몸에 물과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하나, 허기진 마음은 자꾸 집으로 가길 원한다.
오늘 길 찾기는 여기서 마무리다.
다행히 루트가 잘 이어져 암릉길로써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뜻깊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