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교실, AI는 정말 학교를 바꾸고 있는가 (이효민, 박이현)
교육부가 디지털 기반 교육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학교 현장에도 AI 기술이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2023년 발표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추진계획」에는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개별 맞춤형 학습 체제 구축, 시범교육청 운영 등이 포함되었고, 현재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시범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교실의 모습은 학습과 생활 관리 영역 모두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수업 방식이다. 경기도교육청이 운영 중신 AI 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은 학생별 취약 단원을 분석해 개인에게 맞춘 문제를 제공한다. 실제 이용 학생의 약 90%, 교사의 83%가 학습 효과를 체감했다고 답하며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AI 디지털 교과서와 코스웨어 역시 학습 패턴을 분석해 학생별로 필요한 내용을 제공하고, 실시간 퀴즈와 난이도 조절 기능을 통해 수업 중 뒤처지는 학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수업 자료 제작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Canva, 미리캔버스 등 생성형 도구는 발표 자료와 수업 자료를 빠르게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다만 AI가 맥락에 맞지 않는 자료를 제시하거나 핵심 내용을 놓칠 위험이 있어, 학생과 교사가 반드시 수정·검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교사의 업무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AI에 의해 문제 자동 생성, 자료 제작 지원, 학습 리포트 작성, 진단평가 분석처럼 반복적인 업무가 간소화 되면서 교사는 수업 기획과 상담 등 더 높은 수준의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추가적으로 교육부가 운영하는 ‘T.O.U.C.H 교사단’과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은 AI 활용 역량을 학교 현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학교 운영 측면에서도 디지털 인프라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무선망 확충, 기기 보급, 디지털 선도학교 확대 등을 통해 AI 기반 수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으며, 광주시교육청의 ‘수업페스티벌’처럼 실제 수업 사례를 공유하는 장도 마련되고 있다. 생활 관리 영역에서는 스마트 출결 시스템과 AI 기반 이상행위 감지 기술이 도입되어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대학가에서 나타난 출결 오류 사례처럼 기술 완성도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학교마다 AI 활용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점은 해결해야 할 쟁점이다. 어떤 학교는 요약·정리 정도만 허용하는 반면, 다른 학교는 아이디어 생성까지 인정하며 수행평가의 공정성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기술 의존이 커질수록) 학생의 사고 과정이 약화될 수 있고, 지역·학교 간 인프라 차이로 인해 디지털 격차가 고착될 우려도 존재한다. 학습 로그나 기기 사용 기록처럼 민감한 데이터의 관리 기준 역시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는 AI 활용 범위를 학교·교육청 단위에서 일관되게 제시하고, AI를 사용한 경우 학생이 과정 기록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투명성 확보 장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지역별 인프라 격차를 줄이고,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될 때 학교 현장은 보다 안정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AI는 이미 교실의 한 요소로 자리 잡았고, 앞으로 그 비중은 더 커질 것이다. 중요한 점은 기술이 교육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일이다. 균형 있는 활용 전략이 마련될 때, 비로소 AI는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확장시키는 진정한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