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달라진 것은 있을까. 우리들의 마음 속에 각오처럼 주먹을 불끈 쥐고 변한 것은 있는 것인가.

큰꽃으아리가 피어나기 시작한 무렵은 꽤오래 전 봄날부터였다. 찻잎이 막 올라오기 시작할 때였으니 곡우 전 쯤이었다. 이렇게 노란 햇병아리같은 꽃으로 피었다가

다시 새하얀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동매마을에서 중기마을쪽 옻칠쟁이 광명이네 가는 길 낮은 돌담위로 큰꽃으아리꽃이 탐스러웠다.

울타리앞에 심은 종류가 조금 다른 또 다른 큰꽃으아리, 정서마을 연지네 집에서 한뿌리 얻어온 것인데 이게 무슨 색일까? 몹씨도 궁금했다. 화분에 들어있던 것을 땅에 옮두었더니 꽃봉오리가 올라와서

보랏빛이었다. 사실 사람도 각기 그 성정이며 기품이 다르듯이 꽃도 품위가 저 각각 다르다. 집에 놀러온 몇몇 이들이 환상적이다. 기품이 있다. 이런저런 미사려구의 찬사를 큰꽃으아리에게 건넸다.

보랏빛 큰꽃으아리꽃은 일주일을 넘게 앞뜰을 빛나게 했다. 꽃의 기품은 낙화에서도 그대로 성품이 반영되듯 나타났다. 확, 일시에 사르륵 거리며 꽃잎을 떨구어내렸다. 물러나야 할 때를 알고 조용하고 깨끗히 물러나는 모습은 얼마나 보기좋은 것이냐. 나아가고 물러설 때를 가리지 못하고 추하게 변해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못난 것이냐. 큰꽃으아리를 보고 생각한다. 문밖은 지금 우기의 비, 양철지붕위로 빗소리가 ...
노래: melina mercouri- agapimou. 이제는 고인이 된 영화배우이며 가수였던 그녀는 그리스 문화부장관도 역임한바있다. 우리나라 유인촌인지 뭔지 그런 탐욕스러운 종자와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문화부장관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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