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동희 한국지리이야기
p.36
호암사 100인굴은 우리나라에서 보긴 드문 대규모 화강암동굴이다. 그리고 석회동굴처럼 수직굴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화강암동굴은 석회동굴이나 용암동굴과는 그 형성과정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화강암은 다른 암석과 달리 암석 속에 절리라고 하는 크고 작은 금이 많이 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절리를 따라 물이 스며들면 바위와 접촉되는 부분은 풍화가 진행되면서 그 틈이 벌어지고 커지는데 이 과정을 통해 거대한 화강암동굴이 만들어진다.
(*화강암동굴)
p.43
해안분지
화강암 - 편마암산지
편마암 산지의 대표적인 산은 대암산(1304미터)인데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지습지인 용늪이 자리잡고 있다.
(해안분지의 배후 산이 바로 편마암 산지이고, 이곳에 용늪이 있다.)
p.44
울릉도 나리분지 밭에서 자라는 것은 울릉도 특산물 중 하나인 더덕이다.
p.44
호남평야, 나도분지
산지 국가인 한국에는 평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창시절 평야의 대명사로 외웠던 호남평야조차 이름만 평야일 뿐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분지에 지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이 분지도 하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서해로 흘러드는 만경강과 동진강 두 유역의 분지가 합쳐진 것이다. 두 하천을 나누는 분수령이나 분지 내 지역은 대부분 낮은 구릉지로 되어 있어 윤곽이 뚜렷하지 않다. 비교적 높은 구릉도 해발 50미터 정도이며 평야부는 평균25미터의 낮은 구릉으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지역조차 평지로 간주할 정도로 산악지형이 주를 이룬다.
p.46
물이 흐른다는 것은 다른 쪽보다 지세가 낮다는 말인데, 서울분지를 둘러싼 산지 중 가장 낮은 곳이 바로 동쪽 낙산 부근이다. 실제로 낙산은 너무 낮아 산 같지가 않다.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낮은 산지가 서울에 이롭지 않다고 하여 인위적으로 산을 만들기를 원했으니, 이것이 바로 흥인문을 흥인지문으로 고쳐 부르게 된 연유이다.(*동대문 - 흥인지문)
p.49
산지 곳곳에는 오목하거나 평탄한 땅도 간혹 있는데 우리는 이를 분지나 고원이라고 부른다. 고원은 주로 산지가 많은 북한 지방에 주로 분포하며 개마고원, 백무고원, 풍산고원, 부전고원, 장진고원 등이 대표적이다. 개마고원은 한반도 제1의 고원이며, 백무고원은 백두고원과 무산고원이 합해진 두 번째로 큰 고원이다. 남한에서는 진안고원이 유일하게 고원으로 불린다.(영서고원 : 원주-횡성일대, 영서지방)
p.52
남해와 황해의 기준은 해남의 토말로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다. 그러나 동해와 남해의 기준은 기관마다 제각각이다. 국립수산진흥원은 울산시 울기등대를, 기상청은 부산과 울산의 행정구역 구분선을 각각 경계선으로 삼고 있다. 기상학적 관점에서는 부산이 남해에, 울산이 동해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셈이다. 생물지리학적으로 동해와 남해의 경계는 영일만인데 이에 따르면 포항은 동해, 울산과부산은 남해가 된다. 부산 기장준 해안가에 자리 잡은 해동용궁사를 동해와 남해의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남해와 황해의 기준, 동해와 남해의 기준)
p.57
서해안의 얕은 수심은 인접국인 중국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이 점점 늘어나는 현상과 맞물려 황해의 적조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해나 남해와 달리 삼면이 육지로 둘러싸여 조류의 흐름이 느린 것도 자정작용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서해안 오염이 심화되는 이유)
p.64
백사장 - 화강암이나 편마암이 풍화되면 겉보기엔 똑같은 흰모래 해수욕장이 만들어지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래의 성질이 조금씩 다르다. 크기면에서는 일반적으로 화강암 모래가 편마암 모래보다 입자가 더 크고, 성분 면에서는 화강암의 경우 석영과 작석이 많지만 편마암의 경우 상대적으로 석영 성분이 더 많이 함유된다. 특히 SiO2(이산화규소) 함럄이 많은 석영을 규사라고 한다. 안면도 해안 일대는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해안규사를 채취했던 대표적인 곳이다.
흑사장 : 여수 만성리는 퇴적암, 우도 검멀래 해안은 화산암 때문에 흑사장이 되었다.
(* 백사장과 흑사장, 우도 검멀래)
p.85
밀양이 더운 이유
여름철에 이류하는 무더운 기단이 함유한 많은 습기가 대구분지를 둘러싼 산지에 의해 차단되어 온도가 높은 대구지만 습도는 낮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대구의 남쪽 평지에 개방되어 있는 밀양은 대구보다 기온은 낮지만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하루 최고 열지수가 현저하게 큰 것으로 설명된다.
p.95
자작나무는 한자로 화(樺)라고 하는데 화목피, 화피, 백화 등은 자작나무의 다른 이름이다. 자작나무는 팔만대장경 제작에 쓰인 고급 목재로 알려져 있고, 자작나무의 얇은 껍질은 과거 촛불 대용으로 밤을 밝히는 데 유용했다. 지금도 결혼식을 표현할 때 ‘화촉을 밝히다’.‘축화혼’ 과 같은 표현을 하는데, 여기에는 밤을 환하게 밝히는 촛불처럼 결혼히 행복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화촉(樺燭)은 국어사전에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초’라고 되어 있다. 이 자작나무 수액에서 채취한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천연감미료 ‘자일리톨’이다. 핀란드 자작나무 수액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관련 제품들도 많이 수입되고 있다. 박달나무, 거제수나무, 사스레나무 등은 모두 크게 보면 자작나무에 속한다.
p.103
해송=흑송=곰솔
p.121
※ 지리적 표시제
정부가 특정지역 특산물의 지역표시권을 배타적으로 보호하는 제도.
프랑스 코냑, 샴페인이나 영국 스카치 위스키처럼 사람들은 그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지역의 명칭과 일체가 된 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는 유사상품의 브랜드 침해로부터 국·내외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의 TRIPs협정은 “지리적 표시”라는 명칭으로 규정, 새로운 지적재산권의 하나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9년 농산물품질관리법 제정후 도입됐으며, 농산물 또는 가공품이 특정지역의 지리적인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지명을 표시, 지역 명품으로 육성토록 돼있다.
등록기준의 요건은 해당 지역·특정 장소에 기원해야 하고(지리적 기원), 지리적 원산지에서 기인하는 특수한 품질·명성·특성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지리적인 특성), 해당 상품의 생산·가공·준비과정이 해당 지역(지역과의 연계성)에서 이뤄져야 한다.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되면 시장 차별화를 통한 부가가치 향상 및 지역경제 발전과 품질향상이 기대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상품 구입이 가능해진다.
전국에서 처음 지리적 표시로 등록된 보성 녹차의 혁신사례가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석굴암.불국사, 해안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인돌유적
한국의 세계자연유산
제주도 화산섬과 용암동굴
p.134
군산은 일제 강점기에 서해 중부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한 도시다. 호남평야의 쌀을 실어가기 위해 군산항이 이용되었고 효율적인 쌀 운반을 위해 1907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군산-전주 간 신작로가 만들어졌다. 이 길은 지금 왕복 4차선 고속화도로가 되었지만 그 동안 전군가도, 번영로, 벚꽃백리길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왔다.
호남지방의 쌀을 실어가기 위해 붐볐던 군산 내항은 최근 많은 경관 변화를 겪고 있다. 외항 건설 이후 연안여객항으로 이용되다가 최근에는 진포 해양테마공원 조성이 한창이다. 앞으로 이 해양테마공원이 완공되면 인근 적산가옥과 같은 근대문화유산들은 훌륭한 역사적 관광자원으로 더 많은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추후 군산의 모습)
p.149
신작로의 효시는 군산과 전주를 연결하는 ‘전군대로’로서 벚나무 가로수길로 유명해졌다. 신작로 건설 사업은 일차적으로 군산-전주, 대구-포항, 평양-진남포, 목포-광주 사이를 대상을 진행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개항장인 군산과 전라북도 감영 소재지인 전주를 연결하는 군산-전주선이 첫 신작로가 되었다. 당시 신작로의 건설은 군사적 목적 보다는 경제․행정적 목적이 컸다. 따라서 국토 전체에 체계적인 도로 체계를 갖추기보다 주요한 두 지점 간을 연결하는 단거리 노선으로 건설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신작로 - 전군대로)
p.136
모든 가옥구조가 그렇듯 굴뚝의 재료나 모양, 높이도 지역마다 다르다. 벽돌을 쌓아 만든 굴뚝, 통나무를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낸 후 세워 만든 통나무 굴뚝, 진흙을 쌓아 몸체를 만든 뒤 여기에 기욋장이나 이엉을 덮은 굴뚝 등 재료나 모양이 다양하다.
무엇보다 지역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굴뚝의 높이이다. 북부지방이 4~6미터 정도로 가장 높고 중부에서는 2~4미터 그리고 남부에서는 0~4미터로 낮아진다. 굴뚝 높이가 0미터라는 것은 굴뚝이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중부에서는 민가의 30퍼센트가 굴뚝이 없고 남부에서는 50퍼센트 그리고 제주도에 이르면 60퍼센트의 민가가 아예 굴뚝이 없다.
제주도는 한반도의 가옥 중 특이하게 취사와 난방을 분리한 가옥구조를 보인다. 따뜻한 지역인 만큼 난방의 중요성은 내륙보다 낮으며 난방할 때만 ‘굴묵’이라고 하는 아궁이를 이용하는 데에 그친다. 가끔 이용하는 땔감도 내륙지방에서 사용하는 임산 연료가 아닌, 건조시킨 말똥이나 보리, 조 이삭 등이 주를 이루므로 굴뚝이 집을 지을 때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이 연료들은 나무를 땔 때처럼 연기가 많이 나지 않는다.
(*굴뚝)
p.145
대관령은 영서에서 영동으로 넘어가는 주요한 고개로서 대관령을 넘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도로는 현재 세 곳이다.
첫째는 1511년(중종 6년)에 개설된 평해로인데 우리가 흔히 대관령 옛길이라고 부르는 도로다. 자동차는 통행할 수 없지만 우마차는 충분히 지나갈 정도의 폭이며 지금은 등산로로 애용된다.
둘째는 1917년에 개설된 자동차용 도로, 즉 신작로다. 옛 영동고속도로는 이 도로를 확장해 만들었다. 이 도로는 지금도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일부 관광객들이 여유롭게 대관령을 넘어갈 때 선택하는 코스다.
셋째는 2001년 대관령터널이 개통됨으로써 여러 개의 교량과 터널을 이용해 횡계에서 강릉까지 직통으로 달릴 수 있게 만든 현재의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이다. 이 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대관령 밑으로 난 터널을 통과하기 때문에 동해의 절경을 감상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단숨에 대관령을 내려간다는 이점 때문에 어느덧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구간이 되었다.
어쨌든 대관령을 넘는 도로의 원조는 평해로이다.
조선시대 한성, 즉 서울에서 전국 지방을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 중 서울-부산을 남북으로 연결한 옛길이 영남대로였다면, 서울에서 강릉을 동서로 횡단하고 삼척을 지나 평해까지 이어진 도로가 관동대로인 평해로다. 영남대로․관동대로는 일반인들이 편하게 부르던 이름이지만 사실 문헌상에는 동래로(부산로), 평해로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 한성과 지방을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는 모두 9개였는데, 이는 고려시대에 확립되어 조선시대에 정비된 것이다. 대로의 명칭은 문헌마다 다르게 기록되기는 했지만 보통 의주로(관서로:한성-의주), 경흥로(서수라로․북관대로:한성-서수라), 평해로(관동대로:한성-평해), 영남대로(동래로․부산로:한성-부산), 통영로(한성-통영), 통영 1로(한성-통영), 삼남로(제주로․해남로:한성-제주), 충청수영로(한성-충청수영), 강화로(한성-강화) 등으로 불리고 있다.
p.153
한강과 낙동강은 영남대로 입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두 강은 소백산맥을 경계로 하여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데 두 하천의 최상류 교통요지에 해당되는 곳이 충주와 상주였다.
p.156
터널이야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은 어디일까?
산지 국가인 우리나라는 철도와 도로 곳곳이 교량과 터널로 이어진다. 특히 태백산맥, 소백산맥 구간은 우리나라의 터널 길이 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매번 갈아치우고 있다.
최장 터널의 기록보유자는 철도 터널이다.
2006년 12월 7일에 관통된 영동선 철도의 솔안터널은 총 연장이 16.2㎞로 지금까지 우리나라 최장 터널인 경부고속철도 황학터널 9.97㎞를 거의 두 배나 갱신했다. 솔안터널은 영동선 철도 태백 동백산역과 삼척 도계역을 연결한 터널로서 2001년 7월에 착공되었으며 5년 만에 완공되었다. 이 구간은 현재 그 유명한 스위치백(Switch Back)식 철도가 있는 곳이다.
자동차 도로로 이용되는 터널 중 가장 긴 곳은 고속도로 구간에 뚫려 있다. 바로 경북 영주시 풍기읍과 충북 단양읍 사이 해발 689m의 죽령고개를 관통하는 죽령터널로서 길이는 4.6㎞에 이른다.
2위는 국도구간에 있는 가지산터널이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궁근정리와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삼양이를 잇는 터널로 길이는 4,580m(하행선)로 죽령터널보다 20m 짧다. 그리고 국도로만 본다면 가장 길다. 상행선은 이보다 조금 짧은 4,534㎞다.
p.164
느리게 사는 마을 슬로시티
전라남도의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 장흥군 유치면, 담양군 창평면 등 네 개 마을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슬로시티 운동은 1999년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속도 제일주의를 벗어나 ‘느리게 사는 마을(cittaslow)'을 만들어보자는, 일종의 새로운 ’마을 가꾸기‘ 운동이다. 치타슬로는 이탈리아어로 도시(citta)와 영어의 느림(slow)을 합성한 말이다. 이 치타슬로에 가입한 곳은 전 세계 10여 개국의 100개 도시들로서 대부분 유럽 국가이며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슬로시티에 가입하려면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인구는 기본적으로 5만명 이하이고 도시와 주변환경을 고려한 환경정책, 유기농 식품의 생산과 소비, 전통 음식과 문화 보존 등의 구체적인 사항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친환경적 에너지 개발, 차량통행 제한 및 자전거 이용, 나무 심기, 패스트푸드 음식 추방 등을 실천해야 한다.
(*슬로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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