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 금북정맥 4구간(월드사우나-21번 국도-소속리산-326봉-346.3봉-400봉-430봉-375.6봉-감우리 임도-감우리 버스정거장)
1.일시: 2013년 7월 6일 토요일
2.참가인원: 바람, 그윽한미소, 그리고 나
3.날씨: 비와 조우할까봐 걱정했는데 차라리 비라도 맞았으면 그로기는 안되었을텐데, 습도까지 높은데다가 날씨가 더워 핫도그 되는줄 알았음.
4.산행시간: 09:06:21~18:23:26(09:17:05)
이동,도상거리: 15.67km,14.32km
평균속도 휴식포함: 1.69km/h
휴식제외: 2.44km/h
고도: 472~159(313m)
오르막거리, 속도: 7.53km,2.78km/h
내리막거리, 속도: 7.43km,2.83km/h
휴식 횟수, 시간: 6회,02:51:20
GPS 오류 횟수(터널 포함): 1회
출발
이번 구간도 미소와 단둘이 산행을 하려나 보다 생각했었는데 '바람'이 합류한다는 소식으로 다소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이 위안이라는 것은 우리가 편안하게 산행 출발 선상에 설 수 있다는 암시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바람'의 합류가 우리의 편안함으로만 치부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일거양득, 일석삼조, 도랑치고 가재잡고!
교통편이 불편한 '바람'은 언제나 그리고 분명 차를 대동하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 우리의 이런 명민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러나 이명민함과 정확히 들어 맞았던 우리의 예상도 이번 구간을 끝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바람'이 양수리역에 자기 차를 세워두고 대중 교통으로 강변터미널까지 이동하여, 강변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자고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시공간의 제약이 무에 대순가? 같이 합류하여 산을 즐기면 되는 것이고 걸림돌은 아무 문제가 될 것이 없지 않은가?
이리하여 우리는 남부터미널에서 만나 금왕으로 출발했는데, 이번 구간의 고도 편차와 날씨가 모처럼 합류한 우리의 '바람'에게는 치명적 어퍼컷이 되었다.
이 카운터 펀치는 '바람'뿐만 아니라 우리도 맞고 그로기 상태에 이르렀으니, 그동안 편한 등산로에만 길들여진 우리의 육신들 탓일 것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금왕의 지워진 정맥길이 끝나자 마자 울울창창한 능선들이 길을 막고 우리의 갈길을 방해했다.
특히 아래 그림 화살표 방향이 오늘 우리의 산행 행로에 치명적으로 체력을 고갈시킨 구역으로, 경사 60도의 길없는 길을 치고 올라 가느라 헛구역질을 할 정도로 힘이 들었다. 초반 이구간의 체력 소모로 이후 산행 내내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다.
옛말에 길이 아니면 가질 말라 했는데, 우린 꾸역 꾸역 그런 길만 찾아 다니고 있다.
그리고 이구간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음성 제천간 고속도로 건설 때문에 앞으로 길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겠다. 이도로를 가로질러 넘어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간단한 팁으로 용흥사 절 옆 납골묘를 안치한 곳으로 능선 길을 잡아 345.8봉을 향해 치고 올라가면 될 것이다.
전 구간 용계리 염소농장이 아니라 이곳 월드사우나 앞에 차를 세워두고 이곳에서 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윽한 미소'가 막걸리를 안샀다며 차를 몰고 금왕읍내로 나갔다. 먹을 것을 안먹으면 몸에서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DNA 갖고 태어난 것 같다 '그윽한 미소'는! 나도 마찬가지지만 서도 쩝쩝...
구간 출발 시간 8시 45분.
등산로에서 만난 영지버섯!
'민주름 버섯목 불로초과 불로초속'으로 혈압, 정력보강, 소화기계질환, 호흡기계질환, 간장병에 특효로 가히 만병통치 수준이다.
우리의 하해와 같은 자비심으로 필요한 사람이 가져갈 수 있도록 놔두고 왔다.
전구간을 마쳤던 용계리 염소 농장 입구 도로.
21번 국도와 만나는 곳으로 위로 올라가는 도로가 금왕 방향이고 아래로 내려가는 도로가 수박으로 유명한 맹동 방향이다.
바리가든 뒤로 보이는 능선길이 정맥길로 보이는 봉우리가 345.8봉다. 길을 못찾겠다 싶으면 345.8봉을 향해 길을 찾아가면 된다.
여기서 조금 더 진행하면 음성 제천간 도로 공사 현장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납골당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바리가든 앞 뜰에 커다란 살구나무가 있는데 이것도 손을 타지 않았는지 농익은 살구가 마당에서 마구 뒹군다.
군침이 살짝 도는데 신맛보다는 단맛이 더 강한 농익은 맛이다.
이번에는 산딸기가 지천이다. 이 산천에 있는 모든 산딸기를 '바람'에게 바친다. 우리는 힘을 쓸 곳이 딱이 마땅치가 않은 반면 '바람'은 얼마전에 결혼을 하지 않았는가? 신부를 기쁘게 해야 하는 의무와 권리가 있기에 우리가 몽땅 다 양보했다. '바람' 너 다 먹어라!
들국화?
음성 제천간 고속도로 공사 현장 옆에서 간식중. 이 자리는 공사 현장 인부들이 마련해 놓은 땀 식히는 응달로 인부들과 바톤타치해서 우리가 현재 쓰고 있다.
젊어서는 모르겠지만 늙어서는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라'는 옛말이 뼈에 사무치는 한구간이였다.
이능선에 칠점사가 자주 출몰한다고 한다. 머리에 점이 일곱게 박혀 있다고 해서 침점사라는데, 이놈에게 물리면 일곱 발자국을 딛기 전에 즉사한다는 맹독사다. 이그림에 독사 한마리가 있다 찾아 보시라!
세계인이 보구 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더워 할 수 없이 빨개벗었다! 먹는것도 체면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더위가 더 무섭다!
이렇게 깡그리 때려 먹은 덕분에 후반부 산행에서 방전중인 체력을 받쳐줄 수 있었다.
소속리산 도착 오후 2시 27분. 해발 431.6m.
여기에서 조금 더 가던 길로 내려가면 직진길과 왼쪽으로 꺽이는 삼거리 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왼쪽 길을 잡아야 한다. 이곳에서직진 길로 접어들면 꽃동네 마을로 빠지는 길이다. 이곳은 중요한 갈림길 임에도 불구하고 표지기가 하나도 없다.
우리도 이곳에서 알바를 하여 꽃동네 마을 쪽으로 한동안 내려갔다가 다시 소속리산 찍고 이갈림길에서 제대로 길을 잡았다.
능선길에서 만난 또 다른 자연산 영지버섯! 우리의 자비심은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346.3봉 도착 4시 50분. 서서히 미소를 잃어 가고 있는 '그윽한 미소'와 점점 굳어져 가는 '바람'의 얼굴!
우리는 현재 완전 방전중. '바람'은 아주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감우리 임도 갈림길 전 이정표. 이곳에서 지도 정치를 잘못해서 왼쪽으로 내려서야 하는 임도를 오른쪽을 내려서는 바람에 엉뚱한경험을 하게 된다.
375.6봉 도착 6시 29분.
'그윽한 미소'는 이 봉우리가 430봉 이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우린 이제 뒈졌다!'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시간도 시간이고 이곳에서는 탈출로가 430봉을 지나야 임도 갈림길이 나오니 속으로 얼마나 낙담을 했겠는가?
그러나 지도를 자세히 보니 이미 우리는 430붕을 지나 온 것이다. 방전이 되다 보니 어디가 어딘지 혼줄이 빠져 버린 것이다.
드디어 미소를 되찾은 우리의 안빈낙도 회원들!
감우리 임도 갈림길에서 바로 이길로 내려가야 감우리 버스 정거장이 나오는데 우리는 반대편 임도를 따라 1시간여를 내려 간 것이다.
잘못 든 임도를 따라 만난 첫 민가를 거쳐 마지막 만가를 지나 계속 내려가니 이제는 그마저 있던 임도도 끊어지고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는 푯말이 세워진 곳에 다다랗다. 길을 잘못들었다는 것을 그제야 인지한 것이다. 내려온 길 한시간에 또 올라갈 길 한시간에 또 내려 갈길 한시간 도합해서 3시간을 또 걸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고 다리가 벌써 부터 후들거렸다.
'그윽한 미소'와 '바람'의 낙담한 얼굴이라니...
일단 물을 만났으니 얼굴을 꽃단장하고 쩍쩍 갈라진 목구멍에 손그릇으로 마구 마구 목구멍으로 퍼넣었다. '그윽한 미소'와'바람'은시냇물이라고 마다 하지만 말이다.
어떻든 결자해지의 원칙으로 일단 마지막 민가의 집으로 들어가 주인장을 부르니 빨래를 하시면서 올 줄 알았다는듯 반겨주신다.
주인 어르신이 손수 타주시는 꿀물.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인간사 새옹지마'라 조금전의 낙담은 어디가고 달달한 꿀물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니 다들 헤헤거리고 있다.
꿀과 로열제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어 차로 감우리 정거장까지 태워줄 것을 간청했다 사례를 빌미로...
감우리 버스 정거장 가는 임도 길 전경.
이 어르신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말 그대로 죽은 목숨이었다. 시간도 시간이고 어찌 세시간여를 또 걸어갈 수 있단 말인가?
돈의 문제를 떠나 이렇게 마음을 일으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감우재 큰곰집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지금 시간이 오후 7시 50분. 만약 걸어 왔다면, 우~생각하기도 싫다!
금왕 택시를 불러 타고 일단 월드사우나로 직행하여 땀에 절은 몸을 씻기로 했다. 무단으로 차를 주차시켰으니 주차비는 내야 하질않는가?
깨끗하게 목욕하고 시원한 막걸리를 목구멍으로 넘길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금왕터미널 근처의 '천일 지짐이' 집으로 직행했다. '그윽한 미소'와 나는 진천의 덕산 막걸리 한되반에 해물파전으로 저녁을 대신하고 '바람'은 요즈음 알코올과는 담을 쌓았는지김치찌개에 공기밥을 시켜 먹고는 되도 않은 도 이야기를 하며 금왕의 밤을 밝혔다.
오후 10시반 경에 금왕을 출발하여 양재역에 내리니 인천가는 막차가 간당 간당하여 '바람'의 차에서 내리자 마자 내달려 광역버스막차를 탈 수 있었다. 방전된 상태에서 막걸리를 먹어 취기가 오른 '그윽한 미소'도 택시를 탔는지 확인하니 무사히 탔다고 한다.
'바람' 그리고 '그윽한 미소'다들 무더위에 고생들 했다.
나의집 도착 오전 1시 20분.
.
첫댓글 정말 힘든 정맥길이었다..우리네 세상사가 음지가 있으면 그 반대편엔 따스한 햇볕이 비춰주고 있슴을 뼈저리게 알게해준 하루였다.그 꿀물 한그릇이 그렇게 황홀할 줄이야..고생들했다...
이번 구간은 바람님도 함께하셔서 날이 더워 고생은 하셨어도 즐거운 산행 하셨네요.
칠점사는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데??? 어디 숨어 있나요?
다시 한번 잘 찾아보세요! 풀 밑에 있습니다. 꼬랑지에서 소리가 납디다. "나 독있어" 하고 시위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