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가는 원리인 불교의 연기(緣起)와 중도(中道)를 알면 평상심도 유지할 수 있고 얼굴도 아름다워질 수 있습니다."
요즘 아름답게 늙는 법이 화두다. `마흔을 넘긴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링컨의 말도 이젠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3월 마지막 날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재무국장인 원철 스님(49)은 자신의 첫 산문집 `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뜰 펴냄)에서 그 해답을 제시한다.
원철 스님은 이번 첫 산문집에서 지난 20여 년간 기고한 주옥같은 글 66편을 묶어 대중에게 내놨다. 그는 산사와 속세를 나누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이번 산문집에서도 그의 재기 발랄함이 넘친다. `꽃도 너를 사랑할까?`에서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경지를 설명하기 위해 심수봉 노래 `백만송이 장미` 후렴부를 인용했다. 실생활에서도 신세대 스님으로서 흔적은 많다. 가령 그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중국 가요 `첨밀밀`이다.
원철 스님은 "도시에서 살다 보니 시각ㆍ청각 등 모든 감각이 살아난다. 산사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이러한 감각은 퇴화하게 마련"이라면서 "중도가 무엇인가.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으려면 산사와 도시생활 모두를 잘 소화해야 한다.
원철 스님은 경전을 공부하는 학승(學僧) 출신. 중국 송나라 이후 고승들 전기인 `선림승보전` 30권을 처음으로 우리말로 번역했다. `월간 해인` 편집장을 맡으면서 `불교신문` `달마넷` 등 칼럼을 통해 `글 잘쓰는 스님`으로 통한다. 좋은 글쓰기에 대해 한마디 청했더니 쑥스럽게 답한다. 원철 스님은 "글을 실제로 쓰는 것보다 사색이 중요하다.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고 일단 생각이 났더라도 하루 정도 묵혀 놓았다가 다시 끄집어내면 좋은 글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문일호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