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4구간 ***
-.일 시: 2006. 11. 11 (토) 맑음 백두산악회 19명
-.산행시간 : 8시간 40분
배티재(08:40)-낙조대(09:35)-마천대(10:00)-829봉(11:50)-깔딱재(11:40)-
수락재 (13:20)-월성봉(14:00)-바랑산(14:30)-물한이재(15:30)-뒷목재(17:00)
-.도상거리 : 14.5 Km(주행거리:58.9 Km)
-.금남 4구간 개념도
금남정맥의 꽃이라는 대둔산 산행을 두고서 안내산행과 겸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을 하다 테마산행의 특성상 정맥산행에만 몰두하기로 하고 떠난 산행이라 그런지 꾼들은 새벽의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에도 한 사람 빠짐없이 어둠 속을 뚫고 집결하여 대진고속도로를 질주하여 배티재에 도착한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그렇게 북적이던 휴게소는 한가함에 주차장 한편에 주차된 거시기님의 차가 확연히 눈에 들어오는데 이동은 같이 못했지만 대소사에도 불구하고 산행지로 달려온 열의가 대단하다.
일전과는 달리 가스가 내려앉은 대둔산의 암릉군은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고 어서 오라는 그 유혹에 이끌려 도로를 가로질러 출입금지 철조망의 잔해를 넘어 숲 속으로 빠져든다.
배티재에서 마천대까지 약 530m를 치고 올라야 하는 초기의 부담감에 대한 배려로 촉촉한 낙엽이 깔려 한층 고즈넉해진 등로는 늦가을의 정취까지 더해져 워밍업으로 제격인데 권여사님이 빠진 자리를 메꾸신 이현우님은 산행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 앉아버려 노루꼬리보다 짧아져버린 동절기의 낮 시간 동안에 구간 소화의 걱정이 앞서는것을 천우신조 인지 오봉산 갈림길에서 휴식 중이던 안개비님이 이현우님과의 동행 산행을 수락하여 야간산행에 대한 부담감을 던다.
출입금지 표지판을 지나고 암릉지역이 형성되면서 나뭇잎을 떨구어버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대둔산의 비경이 차츰 더해지고 낙조대를 향하는 안내판의 거리가 짧아질수록 고도를 더해 낙조대 삼거리에 올라서니 힘 좋은 산적님은 낙조대로 내달려 버리고 주인 잃은 배낭만이 잔영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서서히 기암괴석의 암릉지대가 펼쳐지며 발길을 붙들고 용문골 삼거리에서 암릉의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바위 위에 올라서니 수석전시장인 용문골 너머로 출발했던 배티재휴게소의 모습이 선명하다.
능선모두가 전망터로서 손색이 없지만 마냥 지체할 수는 없어 용도 모를 소금단지가 묻혀있는 곳을 지나 능선아래의 주등로로 내려서서 앞서간 님들의 발길을 쫓기가 바쁘다.
낙조대아래 움팍지게 자리잡은 빨간 낙조대산장의 지붕이 환히 내려다보이는 철계단을 올라
케이블카와 금강구름다리로 향하는 삼거리의 간이휴게소에서는 막사모 회장님이기도 한 팀장님은 옆구리에 밀주를 끼고 있음에도 막걸리 한 사발씩을 음양케하는 아량을 베풀어 그 알싸한 약 발로 마천대에 올라선다.
비 그친 뒤의 선명함 속에 지나왔던 정맥의 마루금이 길게 선을 긋고 올망졸망한 바위와 어울린 울긋불긋한 단풍의 조화로움 속에 구름다리를 오르는 산객들의 모습이 아찔하다.
추색에 취해 한껏 여유를 부리고 마천대를 내려서자 타 산객과의 섞임을 방지하려는 님들의
기다림이 있어 쑥스럼이 앞서고 수락리로 빠지는 일반등산로의 갈림길을 벗어나 마천대의 최고 전망처인 836봉에 올라서니 하늘을 향하는 침봉들의 단애에 숨이 멈춰져 가야 할 방향조차 가늠하지 못하겠다.
양팀장님은 짊어지고 온 농주 한 병으로 모두에게 분배하는 능력까지 베풀어 주시고 굽이치는
바위군락들을 하나하나 밟는 사이 어느새 마루금이 애매해진 안심사 갈림길의 이정표를 대한다.
뭣에 홀렸는지 대장님은 빤히 내려다보이는 안심사방향으로 내려서나 아무래도 의심쩍어 능선을 따르니 금오봉등산로 안내판이 숲 속에 나뒹굴고 있고 바위전망대를 대하는데 어째 이 길도 산자분수령의 맥을 다하지 못하고 끊어져 현 위치를 가늠해보고도 감이 잡히지 않아 뒤를 쫓고 있던 주군과도 합세하여 머리를 굴려보지만 이건 아니잖아 일뿐 현 위치를 가늠할 수 없다. 방법은 딱하나, 인정하기 싫지만 잘못 왔으니 빽 하는 길뿐이다.
일반 등산로가 즐비한 공원지역에서는 더욱더 신경을 썼어야 했었는데 비경에 취해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22번의 안내판까지 돌아오는데 만 딱 한 시간을 소비하고나니 허탈감이 전신을 쓸고 간다. 개소문님의 걸걸한 위로의 목소리에 모두가 일심단결이 되어 알바에 대한 부담감을 안심으로 돌려놓고 안심사 안내판이 가리키고 있는 깔딱 고개로의 내림길은 수석과 소나무와의 어울림이 기가 막힌 그림 같은 풍경이 이어지며 암릉을 넘나드는데 알바의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조 대장님이 발목을 접질러 주저앉아 버린다.
마냥 지체할 수는 없어 점심먹을 때 만나기로 하고 대장 없이 나선 길에서 몇몇의 님들은 220계단 쪽으로 잠깐의 알바를 또 한번 하여 안심사와 수락계곡. 월성봉. 220계단이 갈라지는 깔딱재에 내려선다.
월성봉으로 향하는 정맥길은 그 동안의 수많은 리본들과 암릉들을 일반산행로로 넘겨버리고
보드라운 흙 길을 밟고 내딛는 발걸음이 어째 부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알바에 대한 충격이 남아 지도보다는 리본의 신뢰성을 더욱 믿게 되는데 582봉에 올라설 때까지는 웬일인지 리본이 싹사리지고 보이지 않아 내심 불안케 하더니 정맥길과 분기되는 575봉의 양촌면, 벌곡면, 운주면이 만나는 삼면봉의 갈림길에서야 제대로 진행했음을 알린다.
꽤 긴 내리막을 내려서 널따란 헬기장을 만나 허기짐을 달래려 짐을 푸는데 우려했던 조대장님까지 당도하여 점심과 함께 휴식으로 피로감을 달래고 산적님이 앞장서서 길을 잡아 영주사와 수락계곡으로 갈라지는 무수재로 내려서는데 월성봉의 높이가 압도적이다.
흔들바위를 가리키는 안내판이 있는 곳을 따라 서서히 오름길이 이어지다 치솟아 있는 높이에 질려 우회했으면 하던 전위봉을 향해 계단길이 길게 이어져 벤치가 있는 전망대바위에 올라서는데 마천대의 뽀족한 개척탑을 중심으로 수락계곡방향으로 경찰충혼탑이 선명하고 산아래 양촌리쪽의 특이한 법계사건물이 눈길을 잡는다.
대성님은 양촌리의 안내판을 대하고 TV에 나오는 전원일기의 주무대 인지를 물어오지만 워낙 깡통이라 글쎄올씨다……
급한 오름길이 또다시 이어지고 팔각형태의 법계사가 지척인 듯 가깝게 내려다보이는 봉우리에 이르러 숨고르기를 한 후 앙증맞은 표지석이 있는 흔들바위를 대하는데 설악산의 흔들바우 처럼 뻥만 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흔들거려 떨어질까 두렵다.
월성봉이 지척에 있음을 알 수 있는 웅성거리는 사람들 소리가 들려오고 바위로 삥둘러 성을 만들어 놓은 월성봉을 대하고 널따란 헬기장으로 내려선다.
유명산답게 산을 찾는 님들을 많이 만나고 이정표 또한 여러 차례 만나는데 그 친절함에 오히려 헷갈림만 가중될 뿐이다.
다행히 흔들바위에서 547봉과 바랑산을 점 찍어 두었기에 망설임 없이 직진길을 피해 왼편으로 급하게 꺾이는 방향을 잡아가는데 휘어 도는 형상에 회장님은 못내 의심쩍어 한다.
법계사에서 올라온 노인 분들로 인해 선두와의 간격이 점차 벌어져 양해를 구해 간격을 좁혀나가는데 이기원님은 빨리 가지 못할 거면 비켜나 주실 것을 어흠하는 소리로 전달했다는데 글쎄 올씨다.~~~
법계사로 내려서는 왼편의 길은 올라 설려면 코가 땅에 닿을 만큼 급경사를 이루고 있고 547봉을 지나 여러 님들이 소서바위를 자살바위라고 명명한 양촌면 방향이 직벽인 바위를 접하는데 그 아찔함에 살 떨려 내려다 보질 못하겠다.
순하기만 한길은 한차례 내리막 후 급 오르막으로 변해 삼각점과 바랑산의 명폐가 매달린 방랑산에 올라선다.
여유가 없어 보지 못 해던 계룡산이 이제사 눈에 들어오고 아파트군락들이 하얀 빛을 발하고 있는 대전시가지도 펼쳐진다.
처음 참여하신 님들은 여기까지 대둔산의 면면을 보았으니 피로도를 줄이려 물한이재로 차량을 유도하려고 했었는데 때마침 안개비님으로부터 전화가와 이심전심이 돼 물한이재에서 만나기로 하고 바벨탑모양 치솟아 내내 그 감시의 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마천대의 개척탑을 떨쳐낸다.
바랑산을 내려선 길은 왼쪽으로는 단애지대가 이어지고 바위와 어울린 노송은 어느 하나 자연전시관이 아닌 곳이 없는 길이 계속되어 그만그만한 봉우리들을 지나 낙엽에 묻혀버린 희미한 작은물한이재를 지나고 급경사 오르막이 이어지더니 밧줄까지 길게 쳐진 내리막으로 변해 하염없이 떨어져 버린다.
내려선 만큼 올라서야 되는 부담감은 얼마안되는 높이의 426봉에서 여지없이 위력을 발휘해 그 동안 버티어온 자존심마저 무너뜨려 광현님이 주저 앉아버리고 밧줄구간에서는 그나마 있는 힘까지 쏟아 겨우 오른 후 검은 아스팔트가 가르고 있는 물한이재를 내려서는데 어째 대기하고 있어야 할 버스가 보이질 않는다.
일부 님들은 산행을 포기하여 무장해제를 하고 있어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반암리에서 물한이재로 올라오는 도로가 버스통행을 어렵게 해서 되돌아갔다는데 어째 못미더운 것은 나만은 아닐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못 올라온다니 두발로 걸어서 가는 방법밖에……
다행히 급경사를 이룬 363.9봉의 고비를 넘기자 길은 순한 능선길로 변해 그나마 다행이다.
광현님은 소화기관마저 마비되었는지 뒷처리를 하는 동안 발걸음을 조금만 멈춰도 기울어가는 햇살에 기온마져 맥을 못 추고 힘을 잃어 몰려온 한기로 쉼조차 어렵고 그만그만한 길을 걸어 임도의 곰치재에서 휴식하고 있는 님들을 만난다.
임도는 한동안 우측으로 따라 붙고 335봉의 오름길에서 멀어지는데 고도 극복에 슬며시 염증이 생겨 우회를 하는데 배에 힘을 축적한 주군만이 씩씩하게 정상을 찍는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소리가 덕목재가 가까이에 있음을 말하지만 차소리 들리면 한시간 남았다는 구전을 명문화 시키겠다는 듯 한차례 더 무명봉에서 힘을 빼놓고는 정맥의 오른편이 밭으로 변해버린 곳을 지나 철탑밑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 때문에 마루금이 곧바로 진행하지 못하고 다시금 밭으로 내려서서 고속도로 배수로 이동한다.
먼저 도착한 산적님은 버스의 정차위치로 하산지점을 수정하여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지하통로로 유도를 하는데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물 때문에 건너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이 마중까지 나와 한 사람씩 업고 건네주는데 몸무게를 그대로 누출시킨 기밀유출보다는 희생정신에 찐한 동지애가 느껴진다. <4구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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