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암지맥 1구간(밀목재-황적봉-쌀개봉-관음봉-자연석릉-동학사)
★.산행일시: 2005년 07월 17일(일요일)
★.날 씨: 맑음
★.산 행 자: 전천후님, 정재술, 김호균, 장세규, 六德
★.산행거리: 약 13.9㎞
★.산행시간:약 8시간(널~널하게 휴식시간포함)
★.산행코스: 밀목재-황적봉-천왕봉-쌀개봉- 관음봉-자연성능-삼불봉-큰배재-동학사
★.산행흔적:
정맥길을 밟아본지도 벌써 어언 한 달이 다 되어가고 부실해진 몸을 보호하고자 한 주일은 집에서 푸~욱 쉬다보니 발바닥이 근지러워 그 다음주에는 송추에서 송추남능선을 따라 오봉에 오른 후 다시 오봉능선을 따라 도봉산 주능선을 타고 우이암에 내려서 축지법으로 북한산의 백운대에 올랐다
도선사로 내려오니 몸은 가벼워 졌지만 또다시 오른발의 엄지발가락이 말썽을 부린다.
낙남정맥으로 내려가고픈 욕망을 또다시 접어야하는 아픔을 감내하고 오늘은 초딩 친우3명과 계룡산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마음을 비워본다.
정맥에 빠져 동호회원님들을 비롯한 친구들과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을 오늘 풀어볼 요량으로 새벽부터 부산하게 서둘러본다.
03:20 잠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하게 꾸린 배낭을 준비하여 달구지를 끌고 집을 나서며 은평구 서오릉 입구의 친구와 마포구청 옆 친구 안양의 인덕원사거리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비상대기를 시켜놓고 하나 둘 택배를 하다 보니 많은 시간이 지체되고 말았다.
계획했던 시간보다 조금 늦게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수도권을 벗어나니 주룩주룩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눈꺼풀은 무거워지는데 친구녀석들은 만사태평하게 골아 떨어져있다.
06:50 계룡산의 동학사지구에 들어서니 전천후님께서 벌써 기다리고 계시고 우린 아침을 해결하기 위하여 인근의 식당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막걸리도 몇 병 배낭에 집어넣는다.
07:10 줄기차게 내리던 비도 이제 파란 하늘을 삐쭉이 내밀고 우리의 발길을 재촉하는 듯싶어 이곳에서 함께 하기로 한 동호회 방장님께 전화 드리니 전주에 계신다 하신다.
그럼 우리가 지금부터 밀목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큰배재에 12시 이전에 도착하여 합류할 수 있을 거라는 메시지를 날리고 계획된 산행 들머리로 들어선다.
07:40 산행들머리의 우측 폐초소 뒤로 들어서 가파른 오름을 시작하니 왠 불개미들이 그리 많은지 내 몸이 근지러워지는 듯 하고 습도가 놓은 관계로 온몸은 촉촉이 젖어진다.
08:02 구름과 함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으로 암릉구간에 올라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힘들어하는 친구의 얼굴에는 그래도 끝까지 도전하겠다는 그 무언의 각오가 땀으로 흘러내린다.
이제 얼마 있으면 50줄에 들어설 코흘리게 친구들...
그들 중에는 이미 50줄에 안착한 녀석들도 있으니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나는 어딜가도 항상 막내일 뿐이다.
08:36 잠간의 쉼을 접고 우린 묘지 1기가 자리잡고 있는 치개봉에 올라서 좌측방향으로 내려가는 듯 잠시 내려서 진행하니 좌측 아래 저 멀리 신도안에 자리잡은 계룡대가 얼굴을 살며시 내밀다가 숨어버리곤 하는데 이 부근에 행정복합도시가 들어 서게되면 이제 이 등산로도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것이다.
08:55 두꺼비 바위라 부르는 멋진 바위를 뒤로하고 암릉지역을 통과하는데 전천후님께서는 산하의 쓰레기를 줍느라 이곳저곳 돌아다니시며 패트병, 담배꽁초, 비닐, 깨진병, 캔....등등을 쓰레기봉투에 담으시느라 더 많은 땀을 흘리시는데 왠지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09:16 황적봉(665m)에 올라서니 묘지 1기 있고 좌측 아래로 용동저수지가 조망되며 그 뒤로는 활주로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계룡대의 시설물들이 조망된다.
황적봉의 바위사면을 따라 내려서 또 다른 암봉에 오르니 칼날능선이고 저 너머로 말이 풀을 뜯는 듯한 형상의 말 바위가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09:40 말 바위가 있는 암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 다시 진행하니 암봉의 천왕봉(605m)에 도착되고 우측 아래로는 산행 후 도착될 동학사가 내려다보이고 저 앞으로 펼쳐진 쌀개봉능선이 빨리 오라는 듯 운무의 손짓으로 불러대지만 친구의 발걸음은 자구만 뒤쳐지기 시작한다.
빗물에 젖어있는 암릉지역을 조심스럽게 내려 서다보니 바위 우측 사면으로 소나무 한 그루가 멋진 분재인양 시선을 끌게 만들고 동재봉 사이로 용동저수지가 더욱 가깝게 조망된다.
우측의 동학사와 좌측의 군사도로로 내려서는 십자로 안부를 가로질러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른다.
09:53 올라선 봉에는 매바위가 있는데 친구녀석은 남근석 비슷하다하며 그곳에 올라가 사진 한 컷을 부탁해 찍어주고 쌀개봉을 향해 오른다.
10:34 한차래 휴식을 취한 후 가파르게 능선에 올라서니 바위 밑에 까치독사 한 마리가 길을 잃은 듯 서성이고 있다.
10:40 폐기된 헬기장에 올라선 후 완만한 숲길을 올라서는데 예쁜 산수국이 웃음을 선사하고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진다.
11;24 금남정맥이 분기하는 통천문에 도착하여 좌측의 천황봉(845m)을 눈으로 답사한 후 쌀개봉능선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마음은 더욱조급해진다.
12시경에 큰배재에 도착하려 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나 혼자만이 발을 동동거리며 가슴을 조일 뿐 친우들의 얼굴에는 머물고 싶어하는 기색이 아니겠는가...?
12:10 천황봉 방향으로 진입한 친구를 불러들여 쌀개봉의 직벽을 로프에 의지하며 조심스럽게 내려와 쌀개능선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김밥으로 해결한다.
비가 내린 뒤라서 그런지 민달팽이가 많이도 보여 술 좋아하는 친구에게 술안주 하라하니 폭소를 자아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밥은 하루한끼 먹어도 되지만 술은 언제나 다정한 벗이요 희망과 용기를 넣어서는 생명수와 같다고 인식하는 친구인데 안주가 없어 막걸리를 그냥 마시기에 쫄깃쫄깃한 민달팽이를 권했던 것이지요.
12:57 식사를 끝마치고 호젓한 길을 살며시 빠져나와 관음봉 밑 안부에 도착하여 좌측의 연천봉을 마음으로만 그리워해 봅니다.
연천봉의 낙조는 언제 볼 수 있을지 나 혼자만의 반문을 남기고 발걸음을 직진으로 진행한다.
연천봉의 아기자기한 능선은 지난 겨울에 마음껏 만끽하였기에 신록이 우거진 이 계절에 또 다시 한번 밟아보고 싶지만은 약속된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고 친우의 얼굴에는 고뇌의 땀방울과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의 그림자가 그리워져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을 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계룡산의 4경의 하나인 운해를 관음정에 편안하게 앉아 두둥실 떠다니는 운해를 바라보며 지친 육신의 피로를 풀어볼 겨를도 없이 철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서 자연성능을 밟아봅니다.
13:21 계룡산을 처음 찾은 친우의 얼굴에서는 그저 함박만한 웃음과 두둥실 떠다닐 듯 가슴가득히 그리운 추억에 젖어든 밝은미소가 구름사이로 살며시 얼굴을 내민 햇님과도 같습니다.
짜릿한 땀 냄새와 뻑적지근한 육신의 피로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행복한 시간인가 봅니다.
14:02 조급한 마음을 달래며 또 다시 삼불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많은 등산객들로 인하여 발걸음이 지체되기 시작합니다.
철계단을 우회하여 우측의 암릉지역으로 올라서 조금 앞질러 가다보니 휴대폰이 조심스럽게 울려대기 시작합니다.
동호회 회원님들이 박정자를 출발하여 장군봉과 임금봉 그리고 신선봉을 통과하여 큰배재에서 기다리고 있다는데 아~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약 2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하니 그럼 기다리고 있겠다는데 뒤따르는 일행의 모습은 자꾸만 멀어지는 듯 불러도 대답 없는 나만의 외침뿐이다.
겨울에 찾아 삼불봉에 올라섰더라면 장쾌한 설화를 만끽할 수 있으련만 오늘은 저 멀리 운해에 가려진 계룡의 주능을 바라보며 많은 인파의 틈을 이리저리 빠져나가야 한다.
14:07 삼불봉고개에 도착하여 뒤쳐진 친우를 기다리다 우측의 남매탑 내림길을 버리고 직진으로 암봉을 따라 진군을 계속합니다.
지난 겨울에는 남매탑으로 우회하였기에 이번에는 꼭 그 능선을 밟아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지 못했던 것이지요.
올라선 봉우리에는 정 삼품의 벼슬을 하신 님의 비가 잘 정돈되어 자리잡고 있는데 역시 고관들은 운명을 달리해도 그 나름대로의 특권을 누릴 수 있나봅니다.
14;40 큰배재에 20분이면 도착된다하였는데 시간은 두곱절로 흘러버리고 계룡에 매료되어버린 친우는 신선봉을 올라서 장군봉으로 산행을 이어가자고 하지만 지키지 못한 약속 시간 때문에 동학사로 빨리 하산을 해야 합니다.
장맛비가 내린 뒤라서 그런지 우측의 계곡에는 수량이 풍부하게 흘러내리고 저 아래 굿당에서는 시끌벅적하게 울려대는데 계룡산의 유일한 굿당이라 합니다.
15:30 친구들과 함께한 산행을 마무리하고 홀로 동호회 회원님들이 계신 곳으로 달려가 비빔밥 한 그릇을 후다닥 비우고 짧은 만남을 후일 다시 기약하며 친우들이 기다리고 있는 주점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온-라인 상에서만 뵙던 동호회원님들을 오프라인에서 이렇게 뵈니 정말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