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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5일, 수요일, Maun, Back to the Bridge Backpackers
(오늘의 경비 US $101: 숙박료 88, 식수 20, Mokoro 관광 605, 환율 US $1 = 7 pula)
오늘은 Okavango Delta를 통나무배로 둘러보는 소위 Mokoro 관광을 다녀왔다. Okavango Delta는 앙골라에서 시작한 Okavango River 강이 나미비아를 지나서 보츠와나에 들어와서 1만 6천 평방킬로미터 크기의 (경기도나 전라남북도 크기?) 델타를 이룬 다음에 서서히 남쪽으로 이동해서 Okavango Delta 바로 남쪽에 있는 Kalahari 사막으로 이르러서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보츠와나 최고의 볼거리이고 세계적인 볼거리이다. 세계 어디에 이런 볼거리는 또 없을 것 같다. Okavango Delta를 제대로 관광을 하려면 비행기로만 갈 수 있는 하루에 $400씩 하는 비싼 고급 숙소에 머물면서 둘러봐야 한다는데 나는 당일 관광으로 맛만 보는 것으로 했다. 하루에 $400 짜리 숙소에 머무는 관광은 얼마나 좋을까?
함께 간 사람들은 신혼여행을 하고 있다는 아일랜드 부부, 남아공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여대생 두 명 (남아공, 탄자니아), 그리고 나였다. 숙소 차로 숙소를 떠나서 20분 정도 달려서 강가 어느 곳에서 모터보트에 올라서 40분 달려서 mokoro라 불리는 통나무배가 떠나는 곳에 도착했다. 통나무배에 두 명씩 타고 떠나서 (나는 혼자)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7시간 동안 Okavango Delta를 누비며 구경을 했다.
오늘 한 통나무배 관광은 아주 좋았다. 어제 한 비행기 관광보다 훨씬 좋았다. 비행기 관광은 델타의 파노라마 경치를 볼 수 있는 것 외에는 별로 실감은 안 났는데 오늘 통나무배 여행은 델타의 풍치를 만끽할 수 있는 진짜 관광이었다. 사진도 500장 이상을 찍었다. 오늘 관광을 한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캠핑을 하면서 2일이나 3일을 있어봤자 매일 똑 같은 경치를 다시 보는 것이다. 하루에 $400 짜리 숙소에 머물면서 하는 관광도 별로 다를 것이 없을 것 같다. 어제 $80을 들여서 한 비행기 관광은 안 해도 좋을 뻔했다.
오늘 관광은 모두 만족스러웠는데 뱃사공들이 너무 떠들어서 안 좋았다. 통나무배 세대가 같이 다녔는데 뱃사공들은 심심하니까 얘기를 나누는 것이었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좋지 않은 것이다. 그들이 떠들지 않으면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안 나는 고요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었을 텐데 떠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좀 답답했다.
또 하나 안 좋았던 것은 장소에 따라서 나타나는 하루살이들 때문에 애를 먹은 것이다. 수십 마리 정도가 아니고 수백, 수천 마리가 무얼 먹을 것이 있는지 내가 탄 통나무배로 덤벼들었다.
중간에 어느 섬에 내려서 숙소에서 싸준 점심을 들었는데 poler라 불리는 뱃사공들은 점심을 안 가지고 와서 우리 것을 나누어 먹었는데 처음부터 그것을 바라고 점심을 안 가지고 온 것 같다. 샌드위치 두 개가 있어서 하나를 주었으나 사과는 한 개라 나 혼자 먹고 물도 한 병이라 나 혼자 마셨다. 뱃사공들은 목이 마르면 강물을 마시는데 강물이 너무 깨끗해서 우리도 마셔도 아무 문제가 없단다.
오후에 30분 동안 소위 bush walk을 했는데 별로 볼 것이 없었다. 그러나 가이드로부터 두 가지 재미있는 것을 배웠다. 하나는 얼룩말과 큰 사슴 비슷한 wildebeest 떼가 함께 풀을 뜯고 있었는데 그 이유가 얼룩말은 시각이 뛰어나고 wildebeest는 청각이 뛰어나서 서로 도와가면서 방위를 하기 위한 것이란다. 또 하나는 흰개미 집 한쪽이 완만한 경사이고 반대쪽은 급경사인데 완만한 쪽이 항상 동쪽이란다. Bush에서 방향을 잃으면 흰개미 집을 찾으면 방향을 찾을 수 있단다. 참 좋은 방법이다. 어쩌면 숲속에서도 그런 비슷한 방법으로 방향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Okavango Delta를 다니면서 동물을 보는 것도 볼거리 중에 하나라는데 동물 보는 것은 별로였다. 코끼리 서너 마리, 얼룩말과 wildebeest 떼, 물에 잠긴 하마 서너 마리 등이 전부였는데 너무 멀리 있어서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다. 흰 개미집은 수없이 봤는데 개미는 보이지 않았다.
돌아오는 모터보트에서 옆자리에 앉은 두 중년 남자들이 생전 처음 듣는 언어를 쓰면서 얘기를 해서 물어보았더니 루마니아 말이란다. 1991년에 남아공으로 이민을 와서 살고 있다는데 영어도 유창했다. 오늘 루마니아 말을 생전 처음 들어보았다.
오후 5시 반경 숙소에 돌아와서 텐트에서 독방으로 이사를 했다. 텐트보다 훨씬 좋다. 우선 전기가 들어와서 바에 가지 않고 컴퓨터를 쓸 수 있으니 살 것 같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거리가 멀어서 WiFi는 거의 안 된다. 이 독방에서 3일 밤을 자고 떠날 것이다.
오늘 우리 숙소에 한국 청년 한 명이 들었다. 함께 저녁을 들면서 얘기를 나누었는데 장기 여행을 하고 있는 청년이다.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한국 젊은이 여행자들은 대부분 여자들인데 좀 의외였다.
오늘 저녁은 라면 두 개에 계란 두 개를 풀어서 먹으니 충분했다. 저녁은 간단히 먹는데 오늘 점심은 샌드위치 하나를 뱃사공을 주고 나니 좀 부족했다.
내일은 쉬는 날이다.
이 차를 타고 오늘 관광을 시작했다
이 모터보트로 갈아타고 Okavango Delta 관광을 시작했다
바람이 거의 안 부는 날이다
물길을 따라서 Delta 안으로 들어갔다
Mokoro란 불리는 통나무배에는 두 명씩 타는데 이 배 뒷좌석에는 남아공에서 나미비아까지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한국 여자 대학생이 타고 있다
Poler라 불리는 통나무배 뱃사공들이 모여서 오늘 일하는 차례를 정하기 회의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수십 년은 되었을 것 같은 거대한 흰개미 집
Mokoro에 올라서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
물속에는 아름다운 풀들이 자라고 있다
갈대 비슷하게 보이는 풀들도 보인다
연꽃 잎 같은 풀도 보인다
잎이 없는 꼬챙이 같은 풀들이다
갈대 밭
우리 팀의 아일랜드 부부가 내 앞에 가고 있다
우리 팀의 아일랜드 부부, 남아공 여대생 둘, 그리고 나 순서로 가고 있다
거울 같은 강물
멀리 앞에 우리 팀 통나무배가 가고 있다
풀숲이 빡빡해지는데도 통나무배는 아무 문제없이 간다
더 빡빡해진다
혼자 탄 내 통나무 배 앞자리에는 숙소에서 싸준 점심 봉지가 보인다
통나무배를 타고 찍은 유일한 내 사진은 역광이라 얼굴이 안 보인다
새 떼가 날라 간다
이름 모를 큰 새 한 마리
강물 한 가운데 점같이 보이는 하마를 쳐다보고 있는 우리 팀
코끼리 한 마리
통나무배에서 모두 내려서
30분 동안 산보를 (bush walk) 했는데 Zebra와 Wildebeest 떼를 봤으나 너무 멀리 떨어져서 사진은 안 찍었다
거대한 흰개미 (termite) 집
출발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1박 2일, 2박 3일 Mokoro 관광을 하고 있는 여행객들의 캠프
모터보트로 갈아타고 돌아가는 중에 보이는 강 경치
거울 같은 강물
평화롭게 보이는 풍경이다
Okavango Delta를 흐르는 Okavango River는 앙골라에서 시작되어서 나미비아를 지나서 보츠와나에 들어와서 Okavango Delta를 이룬 다음에 (1만 6천 평방 km) 남쪽에 있는 Kalahari 사막으로 자취를 감추어버린다
Okavango Delta는 세계적인 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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