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고, 돌고....
산너머 살구 2차 여행, 예천-안동을 다녀와서...
이번 여행의 한줄 요약은 그야말로 돌고, 돌고, 돌고...였습니다.
(카페지기님께서 전인권의 돌고, 돌고, 돌고....를 올려 주실 수 알았는데...ㅋㅋ)

"회룡포와 하회마을을 돌아보는 물돌이동"이 이번 여행의 핵심^^이라고,
카페지기님께서 버스안에서 인사말을 시작하셨습니다.
도는^^ 것은 물 만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물도 돌고...

날씨에, 고열에 건희도 돌고...

첫날과 둘째날 전혀 다른 일정에 우리네 여행도 돌았습니다...^^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로 가는 유교문화의 길에서...)
자,
이제 2차 여행, 예천_안동 여행을 들여다 볼까요?

ㅎㅎㅎ
물돌이동의 그 첫번째 목적지는 바로 예천의 회룡포였습니다.
한삽 뜨면 섬이라는 회료포....
물론 이 정도 view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이 곳에서 정작 도는 것은 회룡포가 아니었습니다.
간밤에 갑자기 열이 오르기 시작한 건희는 새벽에 해열제를 먹고 출발했건만,
진눈깨비 섞여 비바람 몰아치는 회룡포 날씨에 그만 제대로 돌~~아 버린거죠....ㅠㅠ

전망대에서 내려와 제1, 제2 뿅뽕다리를 건너, 다시 버스에 오르기까지...
정말 추워도 너~~~무 춥더이다....
딱 "돌아 버리겠네..." 그거였습니다...^^

결국 파워블로거가 외면하게 생긴 외관을 하고 있는
(물론 맛은 있었습니다...^^)
삼일분식 따로국밥을 앞에 두고 건희는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습니다...ㅠㅠ
이후 금당실마을, 월영교, 임청각까지....
모든 일정은 오라이~~~
대신 내내 버스에서 내복바람으로 고열과 투병을....ㅠㅠ

저녁 시간...
안동 대마갈비, 한우 소갈비를 굽는 와중에 잠깐 살아나는가 싶더니만,
달랑 한점 먹고....

이내 물수건 투혼으로 몸져 누시고,

그 와중에도 애미는 찜갈비에 우거지 된장찌개까지...
정말 눈물 나게 맛있더이다....^^

그런데....
이 사진에서 뭔가 기가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바로 저희가 하룻밤 묵은 병산서원 숙소입니다.
왼쪽 끝방이 저와 건희, 그리고 닭살^^ 부인(가족사랑님께서 사랑하는 부인님)께서 주무신 방이 되겠습니다.

이곳에서의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마치 고목에 꽃이 피듯....

건희가 살아 났습니다...
카페지기님에게는 병산서원이 우리나라 최고의 서원 건축물로 의미 있다 하셨지만,
제게 있어 병산서원은 죽은자도 살리는 신공을 지닌 서원으로 자리할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안개 피어 오르는 만대루도 멀리서 담아 내고,

가까이에서도 또 한번 담아 내 보는 여유를 부려 봅니다.

만대루에 올라 새벽 안개가 채 걷히기 전에,
병산과 백사장과 흘러 가는 낙동강을 바라 보기까지...

하인들이 사용했다는 골뱅이 모양 머슴 뒷간도 재미있네요...
또 도는군요...^^

카페 타이틀에 걸려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다들 배 깔고^^ 누우셨습니다...^^

저도 시키는대로 배 깔고 누워 찍었습니다.
바로 요거지요...

살구나무와 만대루의 조화도 한장 건집니다.
살구나무가 이렇게 멋졌읍니까?
어제 모든 일정 오라이~~~ 한것이, 전혀 아쉽지 않을만큼
병산 서원 한곳을 담아내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하고도 남았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병산서원에서 하회마을까지 4K의 길을 걸어 갑니다.

전통이 휘감아 흐르는 유교문화의 길입니다.
결국 또 도는^^ 길인거죠...

이 길이 또 예술이더이다.
이제 막 터져 나오는 새순을 바라보며 걷는 야트막한 산길과,

하루 전날 내린 비로 폭신함을 전해 주는 낙엽 진 오솔길,

계단이 없었음 꽤나 고생했을법한 경사진 길을 지나,

병산 서원에서 하회마을까지 4km의 길을 구비구비 "돌아" 걸어 갑니다.

중간에 정자에 올라 낙동강을 바라 보는 잠깐의 여유도 놓칠 수 없는 시간이죠...

그렇게 1시간 30여분 걸어 내려오니 드디어 하회마을입니다.

하회마을에서 어김없이 훈장^^님 사진 한장 건지고,

삼신당 느티나무에 걸린 소지를 봅니다.
어느곳이나 비슷하겠지만,
70%은 건강을, 10%은 돈을, 10%는 사랑을,
나머지 10%는 식혜 한잔, 안동찜닭과 같은 소지에 적을 필요 없는 내용으로,
어찌되었든 저마다 바라는 소원을 빌어 새끼에 꼽아 두었더이다.

가족 사랑님은 또 여전히 가족 사랑을 빌었을터이고...^^
저는 돌고 도는 인생 뭐 있어...
그저 잘 살아가자...고 내게 다짐해 보았습니다.

ㅎㅎㅎ....
딤플님... 건희와 트라이퍼니라는 겁나 비싼 자전거 타 주시느라 애 쓰셨습니다.
건희에게는 아마도 이번 여행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부용대에 올라 내려다 본 하회마을은 정말 멋졌습니다.

안동 하회마을은 이번에 세번째입니다만, 부용대에 올라보기는 처음입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저 아래 벚꽃 나무가 장관을 이뤘을텐데,
그새 다 떨어져 살짝 아쉼움은 남겼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아름다움도 어쩌면 날씨가 주는 고마움이 반은 차지했는지도 모릅니다.
혹시라도 또 어제의 날씨였다면,
또 돌았을지도....^^

찍사님들... 일주일만 일찍 오시지...

인간극장에 출연하셨다는 바로 이 분의 감칠맛 나는 옥연정사 설명을 끝으로,
산너머 살구 2차 여행을 마칩니다.

돌고, 돌고, 또 돈^^ 여행이었지만,
이번 여행도 역시나 엄지손가락 치켜 올리는 여행이었습니다.
카페지기님과 그리고 함께한 회원님들.... 모두 모두 만나 반가웠습니다.
아..
근데,
담엔 아들잡는 해병님... 아들 좀 보내 주시죠^^
첫댓글 제가 분명히 봤는데..아드님(건희)이 아파서 여행지의 절반을 구경 못하고 버스 안에 계셨고..좋은 풍경 우리만 구경해서 미안한 나머지 내가 버스 다시 오를 때마다 "볼 거 진짜 없더라"고 하얀거짓말까지 한 기억이 나는데..이렇게 여행후기를 잘 올리시는 '비행'님은 정말 여행의 고수이십니다.인증 쾅!!!
ㅋㅋㅋ.. 가족사랑님도 진정 가족사랑의 정수^^십니다... 인증 쾅쾅!!!!
어우 멋진 후기 감사해요 ^^
일요일은 날씨가 좋아 천만 다행이었어요 ㅎㅎ
그야말로 토요일은 잊어라... 였습니다... 일요일과 토요일이 하루 차이라는 것이 거짓말 같더라는...^^
멋진 후기네요^^ 같이 참여는 못했지만 1박2일을 함께한 느낌 입니다.. 항상 같이 가고 싶은 맘은 굴뚝 같은데 ...
또 다음 여행을 기약 해야겠네요~^^
담 일정엔 꼭 뵙겠습니다...^^
재밌고 알찬 후기 잘보고갑니다.. 날씨가 쫌만 받쳐 주엇다면...
그러게말입니다... 카페지기 회화나무님의 심정이야 오죽^^했겠어요...^^
다음 달엔 고향 가셔야죠? 당일 코스 ^^
역시 절반의 재료로도 이렇게 만들어내실 걸로 기대했습니다. ^^
보답 차원에서 배경음악을 '돌고 돌고'로 바꿔 걸었습니다. 만족하시죠? ㅎㅎ
ㅋㅋ. 캄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