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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노조위원장
노조의 의미는 무엇인가? 노조는 꼭 있어야 하는가? 없어야 하는가? 울산의 귀족화된 생산직 노조원 년봉은 1억원 육박하고 있다. 미국의 대학교수 년봉보다 많다. 그러면서 그들은 무리한 파업을 한다. 실제 노동 조건이 자기들 더 열악한 협력업체의 고충 외면하고 있다. 이놈들은 귀족노조고, 근로조건이 인간 이하 대접 받는 곳은 그런 협력업체들이다.
얼마 전 조계사에 피신했던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는 전교조 등 53개 단체 이끌고, '이석기 석방하라, 국정원 해체하라,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쳐들어가자’면서 세종대로에서 경찰 버스를 밧줄로 끌어당겨 무너뜨린 후, 각목과 쇠파이프 휘둘러 경찰관 113명을 다치게 하고, 경찰 버스 50여대 파손을 주도했다.
이를 계기로 옛날 일을 되돌아 본다.
내가 회사 다니던 40년 전에도 노조가 있었다. 1970 년대는 전국섬유노조, 마산수출자유지역, 80년은 구로공단 남화전자, 81년은 청계피복노조가 유명하다. 그 뒤 반도상사, 콘트롤데이타, 해태제과, 동국제강, 삼화방직, 대한모방, 서통, 대성모방, 대동화학, 영창악기, 경동산업, 일신제강, 태양제강, 원진레이온, 부산파이프, 원풍모방, 동일방직, 서통, 영창악기, 인천제철, 대우중공업, 대우조선, 대우자동차, 부산파이프, 울산의 현대 노조가 유명했다.
우리 회사도 노조가 있었다. 그들도 쇠파이프와 각목 유행했고, 머리에 붉은 띠 두르고 '아침 이슬' 합창했고, 현장 점거로 생산을 지연시켜 경영진 애를 태웠다. 그 때도 노조가 벌리는 굿판에 외부 불순 세력이 꽹가리패를 데리고 찾아와서 이념교육 시키곤 했다.
노조가 날 잡아 파업 선언하면 우선 사장 눈빛이 달라진다. 평소는 재벌 아들에다 박사니 세상 부러울 것 무엇 있겠는가. 그 잘난체 하던 오만한 눈에 어두운 그늘이 덮히고, 평소 하인처럼 대하던 사원 대하는 태도가 금방 공손함으로 바뀐다.
중역회의에 참석하는 중역들은 비 맞은 닭이다. 비실비실 꼴이 말이 아니다. 전의 권위를 도저히 찾아볼 수 없다. 전전긍긍 날개 접고 모여든다. 당시 인사부 책임자는 키 크고 허리 구부정한 황상무고, 부장은 명문대 출신 키다리 김 모다. 그들이 갑자기 봉평 장똘뱅이 허생원 된다. 대책회의 장소 주인 되고, 중역들은 말 없이 그들 연설에 귀 기울인다.
인사부는 노조위원장 이야기라면 머리 흔들고 진저리 치면서 욕부터 해댄다.
'노조위원장 박 모 그 자식 뺄갱이같은 놈입니다. 누구도 다룰 수 없는 인간이예요. 모택동 전법입니다. 밀어부치면 물러서고, 돌아서면 치고들어옵니다. 이게 무서운 점 입니다. 외모는 가날프고 유순해 보이는데, 속은 부드러운 고무줄 같습니다. 어떤 회유로도 설득 않되고, 인간적 호소 소용없습니다. 강성노조원은 직속상관도 통하지 않는 괴물입니다. 이 세상 누구도 회유하거나 다룰 수 없습니다.'
이게 노조에 대한 인사부의 입장이다. 부풀린 인신공격은 책임 회피용 면피 발언이다. 수 천 명 생산직 거느린 현장 중역들도 입장은 같다. 그들도 노조를 다스릴 책임이 있다. 이런 회의는 매번 자정 넘기지만 결론이 없다.
회장은 출근시 회사 정문 앞에 펄럭거리는 '악덕 기업 물러가라'는 그 프랭카드가 가장 기분 나쁘다. 띵똥! 정문에서 도착 신호를 보내면 여비서가 1층 엘레베이타 앞에 내려가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여 공손하게 절하고 모셔고 올라오는 분이 회장이다. 그는 사내에서 제왕이다. 그 자신이 생각해도 그는 국가를 위해서 첨단기술을 이 땅에 뿌리 내린 애국자다. 그런데 이 놈의 노조는 왜 이런가? 걸핏하면 자신을 악덕 기업인으로 몰아부치는 것이다. 자신의 긍지를 쓰레기통에 쳐박힌 회장은 간혹 노조 대책회의에 들어가지만, 거기서 자신의 제국 안에 역적 도배가 창궐하고 있다는 쓰라린 현실과 만난다.
회장 따라 그 회의에 들어가 배석하던 나는 우선 노조의 본질을 알고 싶었다. 그래 조세희가 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뫼비우스의 띠' 같은 노조 관련 책들을 읽어보았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투쟁은 유사 이래 쌓여온 인류의 숙제다. 수많은 노동자 희생 위에 자본가의 부가 쌓인다. 노동자는 잉여가치 수탈하는 자본가에 대한 피해의식이 많다. 피해의식은 증오와 투쟁을 야기한다. 감정 축적되면 노동자는 악의로 발전한다. 노동운동은 뒤에서 운동권 인사가 조종하고 있다. 노동자와 사용자가 임금인상을 합의하기는 애초에 어렵다. 애초의 증오와 피해의식의 발산이 주가 된다. 서로 동상이몽을 꿈꾼다.
대채로 이런 이야기다. 그래 나는 직접 노조위원장을 만나서 직접 그가 하는 이야길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노사가 동상이몽 이지만, 기자는 그 가운데서 말은 해볼 수 있지 않는가. 그래 여사원들에게 인끼있던 육사 출신 총무부장을 불렀다. 그에게 오더를 내렸다.
'아무런 조건 없이 인간적으로 소주나 한 잔 하고 싶어서 그러니, 박위원장을 불암산 뒤 송어횟집으로 데리고 와주겠소?'
'아마 어려울 겁니다.'
총무부장은 이렇게 대답하더니 얼마 후 박의 동의를 얻어왔다. 양자간 노조에 대한 공식 이야기는 않고 그냥 얼굴만 보자는 내 제의가 수락된 것이다. 회장 보좌하는 비서실장과 노동자 전체 이익 대표하는 노조위원장이 중간 사람 배제한채 한번 만난다는건 의미도 있다. 그래 불암산 뒤에서 만났다.
'미스터 박! 오늘 우리 그냥 직장 선후배로 만난거요. 머리도 식힐 겸 술이나 한 잔 합시다. 비싼 송어회 놓고, 쓸데없는 소린 맙시다.'
'그러지요'
박은 이렇게 대답했고, 배석한 옆의 총무부장은 토를 달았다.
'실장님은 기자 출신으로 회장님 자서전 쓰러오신 작가분이요. 회사 눈치 보는 그런 사람 아니요. 회사에서 유일하게 회장님께 직언할 수 있는 분이니, 기탄없이 이야기 해 보시오.‘
이렇게 말머리 풀자 처음 내가 몇가지 이야기를 물었다. 어느 대학 나왔느냐? 학비는 집에서 보내주었느냐, 직접 벌어서 다녔냐? 회사 입사년도는 몇 년 되었느냐 하는 그런 것이다.
그 후에 그가 현재 어떤 집에 사느냐고 물어보았다.
'팔천 만원 전세집에 삽니다'
‘자 한잔 쭈욱 마셔보소. 이야기 들어보니 박위원장은 나보다 고생은 덜한 것 같소. 사회 초년생인 당신이 현재 비서실장인 나와 가진 것이 비슷하니. 당신은 8천만원 현금 가지고 있고, 나는 지금 빛 1억 안고 2억짜리 서초동 아파트에 살고있소. 2천만원 차이요. 나는 소위 명문대학이란 걸 나왔는데, 대학시절 가정교사 하며 자취방에서 살았소. 티켓으로 밥 매식했고, 버스도 몇 정거장은 걸어다녔소.’
'처음 취직을 해서 불교신문 기자 하면서 집에서 한 푼 보조금 받지않고 조계종 회의실에서 공짜 결혼식 올렸소. 부조금 들어온 돈으로 값 싼 방 구하려고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녔소, 처음은 수유리에 살다가 주인 횡포로 쫒겨났어요. 그 다음 창동이다 이문동이다 싸구려 동네만 전전했소. 해마다 전셋방 값 오르면 쫒겨나서 이사 가곤 했소, 차비가 없어 명절에 고향집 못가고 남의 빈집 지켜주는 신세였소. 그러다 하도 신세가 서글퍼서 이 악물고 이문동 골목 막바지 18평 짜리 집을 죽기살기로 마련했소. 그때 내외경제 신문사 기자 시절인데, 백 이십 만 원 짜리 집 살려고, 전세금 삼십 만원에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은행돈 빌리고, 신문사 사원금고 90만원 대출 받은 인생이 얼마나 고달펐는지 아시오? 그때 내가 받은 월급 그로스는 3만원이었소. 출퇴근은 버스 토큰 달랑 두개, 배달 도시락으로 끼니 때웠소. 옆의 선배가 명색이 신문기자라는 사람이 아침에 모닝커피도 먹을 수 없냐면서 딱 1년간 모닝커피 자기 이름 끗고 마시라고 해주었소. 담배값 줄이려고, 신문사 바로 옆 명동에 나가서 파이프 하나 사고, 하루방 한 통 샀어요. 그걸 파이프에 조금 채워, 아침에 한모금 빨고 껐다가, 점심 먹고 한모금 빨고 끄고, 퇴근 전에 한모금 빨고 퇴근했어요.
그러다가 처자식 배 고프게 만들지 않으려고 회장 자서전 써주는 작가로 이 회사 온 것이요. 여기 중역이지만 중역이 뭣인줄 아시오? 뭘 모르는 사람들이 겉만 보고 대기업 중역 대단한 줄 알아요. 출퇴근은 운전사 붙은 포니 승용차로 하니 근사해요. 그러나 실은 비서실장은 머슴 중에 상머슴이요. 고달픈 직업이요. 회장 출근 전 아침 8시에 출근합니다. 퇴근은 밤 9시 입니다. 토요일도 없어요. 밤에 퇴근해요. 일요일은 한 달 두 번 밖에 쉰 적 없어요. 우리 회장이 어떤 사람인줄 알지요? 겸상 하면 막내딸도 긴장해서 설사를 한다는 그런 사람이요. 그 지독한 분 옆에서 나는 무너지지 않고 20년 내리 살았소.
그런 세월 보내고, 이제 비서실장이란 감투 하나 얻었는데, 지금 서초동 2억짜리 아파트 빛 1억 뺀 나머지 1억 채우려면 몇 년 걸리는지 아시오? 매월 백 만원씩 저금하면 년에 천2백만원, 10년이면 1억 2천만원 돼요. 계산상으로는 10년 걸리는데, 현실적으로 매달 백만원 저축 가능한 사람이 이 나라에 누가 있소? 10년을 독사처럼 독 품고 살아도 어려운 현실이요.'
박은 듣기만 했다.
'그런데 나는 현재 2억짜리 집에 살고있소. 그럼 내가 도둑질 했소, 사기 쳤오? 나는 돈 보다 사회 정의 외치던 기자였소, 그런 사람이 도둑질 했겠소? 다 교통비 담배값 아끼고 그야말로 피땀 흘려 절약한 결과요. 그리 살면서 대출금 갚아나갔고 부동산 값 올라 2억이라 이제 한시름 놓았어요. 그런데 누가 기득권이라고 겉만 보고 몰아부쳐요? 우리처럼 악착같이 산 사람, 그 사람에게 배울 점이 많지 비난할 점이 많소? 분배가 어떠니, 소외가 어떠니 하는 그런 시시한 이야긴 하지맙시다. 노조는 평생 가난하게 산다는 그런 헛소리도 하지 맙시다. 정신 바짝 채리고 이 악물고 살면 다 길이 있어요.'
물론 이야기 중간에 서로 잔도 몇 번 오갔다. 내가 자기보다 더 고생하고 살았다는데 그가 안도감을 느꼈던 모양이다. 박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더니, 잔 건네는 두 손이 완전히 공손해져 버린다.
내친김에 노동의 핵심 문제도 건드려 보았다.
'미스터 박! 아담스미스의 '국부론' 읽어보았소? 나는 대학 때 칼 맑스의 '자본론' 읽었소. 임금과 자본, 노동에 대한 자본의 지배, 소외된 노동에 대한 글 공감한 적 있소. 자본주의식 자유경쟁보다 공산주의식 평등을 꿈꾸기도 했소. 그만치 나는 가난했소. 당시 그런 책들은 금서요. 당국의 눈치 보며 그걸 보는 삐딱한 대학생 심정 알겠소?'
'저는 그런 책 모릅니다.'
박은 간단히 대답했다.
'노동운동의 골자는 잘못된 분배와 소외된 노동에 있다고 믿소, 분배 이야기 나왔으니 노사 문제 본질 생각해봅시다. 사실 내가 오너 최측근 아니오? 오너? 그 사람들 문제점 많아요. 자본의 속성이 무엇인지 아시지? 간단히 말하면 자본가는 노동착취로 기업 이익 편취하는 모리배요. 오너들 회사 돈 빼돌려 비자금 만들고, 회계장부 조작해 사회에 해 끼칩니다. 출근않는 마누라나 딸 회사 이사니 감사니 해서 월급 곶감 빼먹듯 빼먹습니다. 보나스도 챙기고요.
사실 회사란게 자기 돈만으로 만든 것 입니까? 주식회사는 소액 주주들도 다 오너요. 그걸 주주총회 때 총회꾼 자기들 편으로 매수하여 엉터리 결산하고 속여넘기는거요. 도둑질 하는 면에서 오너는 고래고 당신들 노조는 피래미요. 그들의 횡포를 막기 위해선 반드시 당신들 노조가 있어야 해요. 이게 노조의 필요성이고, 노조의 긍정적 측면이요.
그러나 오너라고 다 나쁜가요? 아담스미스 이론이 있소. '보이지않는 손'이란 말 아시지? 자본가는 필요악인 거요. 자본가가 있어야 자본주의가 성립되는 거요. 자본가의 끈질긴 욕심이 자본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요. 그런 이 사회의 필요악 존재를 알아야 하는 것이요.‘
‘자 송어회 한 점 더 들고 간빠이 합시다. 노조란 무엇이요? 대한민국 헌법은 노동3권 명시하여 보장하고 있어요. 헌법 제33조 제1항에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이게 할 일 없는 사람들이 괜히 만든 법입니까? 아니예요. 천만 아니예요. 노조는 자본의 횡포와 합법적으로 맞서 싸울 회사 내의 최후의 보루지요.
미스터 박! 당신이 노조위원장이니 투쟁은 당신 임무요. 그러나 쥐꼬리 같은 봉급 갖고 평생 일해도 내 집 마련 물 건너갔다는 그런 진부한 이야긴 하지마소. 열심히만 일 하면 집 장만 할 수 있어요.
일본은 왜 노조가 춘투(春鬪)라 해서 봄에만 노동운동 하는지 아시오? 순수한 임금투쟁이기에 그런 거요. 영국 대처수상이 왜 union boss(노조지도자)가 파업 하려면 노조원 전체 비밀투표에 의한 동의 얻어야 되도록 법을 고쳤는지 아시오? 노조지도자가 순수한 노조 활동 이외의 딴 일로 나라 일을 망치기 때문이오.
요는 올바른 노조는 꼭 필요하단 이야기요. 옆길 빠지지만 않으면 꼭 필요한게 노조요. 나는 박 위원장을 노조위원장이라고 절대 편협하게 보지않소. 당신은 젊고 유능하고 회사에 꼭 필요한 존재요. 나는 전직 '사회의 목탁'이던 사람이요. 회장 시키는대로만 하는 허수아비 아니요. 내가 오너 곁에 있으니, 당신이 노조라고 진급에 불이익 받지 않도록 보장하겠소. 대신 당신은 파행적 노조 활동은 않는다는 약속만 해주소.'
이 대목에서 그가 말했다.
'실장님이 말씀대로 하시면 저도 약속 지키겠습니다.'
'오케이!.'
이렇게 악수 한번으로 일은 끝났다. 대화의 통로가 뻥 뚤린 것이다. 이제 건전한 노조활동을 기대할 수 있었다. 조금만 상대 배려하면 길은 이렇게 있기 마련이다.
그 날 가져간 돈 충분하겠다, 우린 동지가 되어 신나게 마시고 헤어졌다.
그 후 회사에 금속노조 상부에서 지시한 대규모 쟁의가 벌어졌을 때다. 나로서야 뿌려놓은 씨가 있다. 초조할 일 없다. 느긋이 지켜만 보면 되었다.
인사부는 땅이 꺼지라 한숨 내쉬며 사내 시위 현장을 똥 마려운 개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비상대책 회의에 와서 일단 박 위원장 욕 퍼붓기에만 바빴다. 이런 쟁의가 일주일 갔을 때다. 박과 연락해보니 그 날이 쟁의 끝날 날이란다. 회장은 귀가를 못하고 밤 11시 넘도록 집무실 창 넘어로 회사 마당에 쌓아놓고 불태우는 회사 집기들 모습 보면서 요란한 꽹가리 소리, 구호 소리 듣고 있었다. 그 때 내가 옆으로 닥아갔다.
'회장님! 오늘 쟁의 밤 12시에 끝납니다. 끝나면 제가 바로 전화 올릴 터이니 걱정 하시지말고 댁으로 돌아가 편히 쉬십시오.'
그 소릴 듣고 회장은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싶었을 것이다.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쟁의는그 날 밤 정확히 12시에 끝났고, 나는 전화로 끝났다고 댁에 보고했다.
'자네 그 정보 어디서 얻었어?'
회장이 그렇게 묻길래,
'정보 출처 공개하면 다음 정보 끊어집니다.'
나는 냉정히 거절했다.
그런 다음 날이다. 사장 이하 전 중역 회의실에 모였다. 이러쿵 저러쿵, 인사부와 생산라인 중역들은 밝은 얼굴로 저마다 지난 밤 자기 무용담 늘어놓기 시작했다. 자기 공로 부풀리고 있었다. 그때 회장이 벽력같이 고함을 질렀다.
'에이! 쓸모없는 인간들 같으니라고! 김실장 이리 나와.'
그는 날 부르더니 회의실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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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실장님과 박위원장님 같은
분들이 있다면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 고울텐데 하는 생각을 하여봅니다...